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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자 안 편한 기혼의 생각
일단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우울한 건 1차적으로는 개인 감정의 문제이니 그렇다치고,
저는 그 원글을 보고 참 절망스러웠어요. (원글님한테 뭐라 하는 게 아니라요;;;)
여성이 자신의 일을 하면서 (자아실현이라는 말이 좀 개뿔같지만, 어떻건 뭔가 사회적 성취를 하려고 공부하고 노력한 걸텐데요...), 가족과의 삶을 일구는 균형있는 삶이 아니라
그 글에 따르면 '팔자 편한 전업주부' 가 로망이라는 고백을 보면서, 서로 모순되어 보이는 두 가지 생각이 오갔어요.
- 아직까지 여성이 직장 생활과 가정 생활을 양립하기에는 사회적 기반과 인식이 일천하다보니
그런 생각이 드는 거겠다. 수퍼우먼과 현모양처의 양자택일을 자꾸 강요하는 사회, 그러면서 육아와 교육 비용이 전적으로 개인에게 전가되는 거지같은 사회
- 그렇지만,
[공적영역의 노동=(좀 잘나가는) 남성의 몫 vs 사적영역의 우아한 하우스 와이프=중산층 여성] 이라는 19세기적 도식이 더더욱 강화되는 건 아닌가 하는 불편함, 19세기 서양식의 이런 이분법적 생각도 어차피 못사는 여성에게는 하나의 신화에 불과했고, 그러니 불필요한 박탈감을 엄청나게 심어 주었잖아요.
여기서 전업주부의 직무가 의미가 없냐는 논의는 차치하고요. 왜 의미가 없겠습니까요~ 오해는 마시길.
결국 예전이나 지금이나 가난한 여성들의 이중, 삼중고는 주목받지 못하는 느낌.
또한 여성 불평등적인 제도(특히 출산, 양육, 노동 관련) 개선을 위해 애쓰고, (사회적 싸움과 연대)
가정 내에서 맞벌이 여성으로서 최대한 평등하게 가사노동과 교육을 분담하려고 노력하는 (개인적 투쟁^^)
여성들의 입장에서 보면 왠지 힘이 쫘악~ 빠지는 그런 느낌.
솔직함은 우리의 속물성을 분출하고 확인할 기회라는 점에서 한 번쯤은 댓거리를 해야 할 수다이긴 하지만,
때로는 우리가 벗어나야할 덫을 오히려 우리 스스로 강화시킨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결국 돈돈돈 때문이겠지요. 망할!
1. 2
'10.10.22 2:42 PM (122.34.xxx.90)왠지 나이 어린분이 쓰신글 같은 느낌이...
2. 동감
'10.10.22 2:47 PM (59.6.xxx.11)저도 거기 팔자 편한 여자입네하고 답글 달았지만, 그냥 범사에 감사한다는 취지이지..
깍두기님 같은 생각으로 흔들림없이 일하고 애키우고 아둥바둥 살아요.
근데 그걸 참 힘들게도 산다.. 왜 그러고 사니.. 불쌍하단 식으로 얘기하는 친구를 보면 기가 탁 막힙니다. 아는만큼 보인다고 전 속으로 그래서 니가 재벌 마누라나 되냐 라고 비웃지만 여기서 아빠보다 엄마들이 아들에 대한 맹목적인 애정도 그렇고 이 사이트 구성원과 관련된 분위기인지 뭔진 모르겠지만 정치얘기할때의 가열찬 분위기랑은 대조적인거 같아요.
그래서 이제는 그냥 편한 수다 사이트라고 생각하고 편하게 봅니다 ㅎㅎ3. 깍뚜기
'10.10.22 2:56 PM (122.46.xxx.130)2님~
그렇게 말씀하시는 것으로 미루어 보아, 제가 2님 보다는 더 어릴 것 같네요 ^^;;;4. ..
'10.10.22 3:01 PM (203.226.xxx.240)^^
저는 똑똑치를 못해서..멋진글 쓰지는 못하겠구요..
그냥...사람들의 의식이 기업의 의식이 조금 더 넓고 높고 깊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출산, 육아, 직장, 가사 기타 등등
모두 개인적인 행위처럼 보이나 결국은 인류의 올바른 번영을 위한 가장 초석이 아니던가요.
지금 내가 하는일이 물론 내가 잘 먹고 잘 살기 위한 것이기는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나를 포함한 인간 전체, 즉 인류가 오래되록 올바른 방향으로 번성하기 위해 일조하는 거라는 굳은 신념!!! 같은거..그런거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모든게 "돈" 이라는 목적 하나에 귀결되는거 너무 슬프고 공허합니다.
"인류에 공헌한다" 이 하나의 그럴듯한 신념과 명제가 공유되는 사회에서는
출산휴가를 위해 장기간 일터에서 떠나 있어도
육아와 가사를 위해 직장이라는 터를 잡지 않아도
결혼도 아이도 거부하고 워커홀릭으로 살아도
그 올바른 신념에만 위배되지 않는다면...사회 공헌자로서 인정받을 수 있지 않을까..요...
제가 너무 이상적인지도 모르겠지만요. ^^5. 볼때마다 느끼지만
'10.10.22 3:03 PM (211.193.xxx.133)깍두기님은 글을 참 잘쓰셔.
사설인데요,,어제 모 사이트에서 어느 정신나간놈이
"맞벌이는 여자들의 허영심6. 깍뚜기
'10.10.22 3:06 PM (122.46.xxx.130).. 님~
공감해요. 그리고 멋지십니다~
어떤 것이 '진짜' '선택'이 된다면 그 어떤 삶의 방식이든 무슨 문제겠어요~
저 자신과 벗들이 옳다고 생각했던 것을 자꾸 제 스스로 '이상'이라는 말로 자기 검열해가는 것 같아서 서글프더라구요. 사실 이 글은 우선 제 자신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이었던 거죠.
이렇게 흔적을 남기면 자꾸 캥길테니까요 ^_^;;;7. ..
'10.10.22 3:15 PM (220.149.xxx.65)저는 그런 면이 여성들 사이트의 단점이자 맹점이 아닌가 할 때가 있어요
일견 맞는 말이고
또, 내 주변에 있는 이들에게라면 팔자 편한 게 최고다 할 수도 있는데
이게 조그마한 사이트에서 친구들끼리 수다떠는 개념으로 시작해서
이제는 사이트가 커지고, 많은 여성들이 그런 글을 보면서
그게 보편타당한 진실이 돼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어려운 문제죠
그래도, 당장의 내 일신의 안위보다는 좀 더 멀리 볼 필요는 분명히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엔 게시판에서 글 쓰기도 어려워지는 거 같아요
덧) 깍두기님 아까 성스갤에서 ㅋㅋㅋㅋ 재밌었네요8. 좋은말씀....
'10.10.22 5:40 PM (58.76.xxx.8)저는 학교다닐때까지 사회(직장)생활도 남녀평등 일거라 생각했어요
학교에선그렇게 교육받잖아요....
현실에선 괴리가 있었어요...나도 남자들이상좋은교육받고 우리부모..날 위해 열심히
양육했는데.....실상 조직에선 여자들은 조연일뿐....성추행이 비일비재..승진도뒷전...
박탈감이 컸습니다......여성도 일하면서가정과 양립하려면....
의식이아닌 현실이 평등해야해요.......개인이 바꾸기엔 힘들구요..그러다보니
우리사회경제활동에 여성의 자리는 남성에비해 질낮은 자리가 많고
혹여나 성공한 여성분도 소수라생각되요....고시합격해도 들어가서 직장생활해보면
암묵적 차별이 있다더라구요......
가정도 마찬가지구요....
상대적으로 밑천없이 시작하는 젊은분들은 내집한칸 마련하기 어렵고 삶의질도 낮을수밖에
없습니다...........이해되는 현실이지만......바꾸기란 참 어렵죠....9. 깍뚜기
'10.10.22 5:47 PM (122.46.xxx.130)211님~ 그 사람 진짜 좀 맞아야겠는데요!!!
220님~ 점 하나 횽이시오? 고새 점이 는 것이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