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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기의 봉우리
저 학교다닐때 줄곧 1,2등 했는데,전기때 안정권으로 교대 썼다가
수학시험을 너무 망쳐서 떨어졌었어요.
혹시 91학번이신 분들 전기 수학 시험 기억 나시나요?
엄청 어려웠었어요....평소에 문과 치고는 수학점수 꽤 나오는 편이었는데,
이건 푼 저나 찍은 친구나 비슷하게 나오더라는....3년 수학공부한 시간들이 아까워 죽을뻔 했다죠...
암턴,중요한건 학교 선생님들,부모님들,저 까지 당연 붙을거라 생각했던 교대가 떨어졌어요.
인생에서 그런 처참함....처음이었어요.
눈물이 어찌나 나던지 며칠 낮밤을 먹지도 못하고 계속 울었어요.
나중엔 눈이 퉁퉁 부어서 연말시상식등을 티비로 보는데 화면이 안 보일 지경이었죠.
거기다가 후기 시험은 또 한달 더 공부해서 시험 쳐야 된다는 가혹한 형벌이....
먹지도 못하고,먹으면 체하고 앉으나 누우나 눈물이 쉴새없이 흐르던 그때 밤에 잠을 잘려고
누워서 라디오를 듣는데,이 봉우리 노래가 나오는거에요.
그 땐 양희은이 불렀어요.
정말 노래가사가 딱 제 처지였죠.
지금은 힘들고 지치더라도 봉우리에 올라가면 지나가는 바람이 땀을 식혀줄거라는....
가슴이 막 벅차오르면서,그래 이게 인생의 끝이 아니야....다시 올라가보자....
라고 주먹 불끈....
그 다음날부터 다시 도서실을 다니기 시작했고, 마음에 썩 드는 학교는 아니었지만,
후기로 학교 들어가서 잘 다녔고, 세상에서 젤루 착한 남편과 똑똑한 딸 두고 지금까지 자알 살고 있습니다.
아마,그 때 교대 들어가서 선생님 하고 있었다면 지금의 남편은 못 만났을것 같아요.
이게 다 제 팔자지요.....ㅎㅎ.......
지금도 이 노래만 들으면 가슴이 막 저리고 아프고 그래요....그 때 그 감정이 살아나서...
밑에 어떤 님이 송창식씨의 사랑이야 링크해주시거 들어가보니 김민기씨의 봉우리도 있길래
저도 링크 걸어드립니다...
http://www.youtube.com/watch?v=9INbCyTf_bM&feature=related
1. ...
'10.9.28 1:50 PM (61.82.xxx.147)2. 와우
'10.9.28 1:52 PM (211.206.xxx.105)오늘 복터졌네요.
3. 김민기씨
'10.9.28 1:53 PM (211.206.xxx.105)공장의 불빛을 송창식씨 스튜디오에서
만들었다네요.
대학때 김민기씨 저 공장의 불빛 엄청 불렀는데4. 깍뚜기
'10.9.28 2:00 PM (122.46.xxx.130)아, 제목만 읽고도 찡하게 눈물이 솟네요...
원글님의 이제는 아련할 추억도 참 많이 공감되구요.
저는 예전에 한살림 운동과 더불어 민주화 운동의 따스한 아부지같은 분이었던 고 장일순 선생에 관한 글들을 읽던 끝에 이 노래를 아주 깊이 만났습니다. 김민기씨도 이 부을 아버지처럼 생각했다고 하지요.
"하여 친구여 우리가 오를 봉우리는
바로 지금 여긴지도 몰라"
지금도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잊고 있거나
무조건 달리면서 맘과 몸이 피폐해졌을 때 이 구절이 떠올라요.
가사를 옮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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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손을 들어 가리키지
높고 뾰족한 봉우리만을 골라서
내가 전에 올라가 보았던
작은 봉우리 얘기 해줄까
봉우리 지금은 그냥 아주 작은
동산일 뿐이지만 그래도 그때 난
그보다 더 큰 다른 산이 있다고는
생각지를 않았어
나한테는 그게 전부였거든
혼자였지
난 내가 아는 제일 높은 봉우리를 향해
오르고 있었던 거야
너무 높이 올라온 것일까
너무 멀리 떠나온 것일까
얼마 남지는 않았는데
잊어버려 일단 무조건 올라보는거야
봉우리에 올라서서 손을 흔드는거야
고함도 치면서
지금 힘든 것은 아무 것도 아냐
저 위 제일 높은 봉우리에서
늘어지게 한숨 잘텐데 뭐
허나 내가 오른 곳은
그저 고갯마루였을 뿐
길은 다시 다른 봉우리로
저기 부러진 나무등걸에
걸터 앉아서 나는 봤지
낮은 데로만 흘러 고인 바다
작은 배들이 연기 뿜으며 가고
이봐 고갯마루에 먼저 오르더라도
뒤돌아 서서 고함치거나
손을 흔들어 댈 필요는 없어
난 바람에 나부끼는 자네 옷자락을
이 아래에서도 똑똑히
알아 볼 수 있을테니까 말야
또 그렇다고 괜히 허전해 하면서
주저앉아 땀이나 닦고 그러지는 마
땀이야 지나가는 바람이 식혀주겠지 뭐
혹시라도 어쩌다가
아픔같은 것이 저며 올때는
그럴땐 바다를 생각해 바다
봉우리란 그저
넘어가는 고갯마루일 뿐이라구
하여 친구여 우리가 오를 봉우리는
바로 지금 여긴지도 몰라
우리 땀 흘리며 가는
여기 숲속의 좁게 난 길
높은 곳엔 봉우리는 없는지도 몰라
그래 친구여 바로 여긴지도 몰라
우리가 오를 봉우리는5. 김민기씨
'10.9.28 2:01 PM (211.206.xxx.105)학전에서 지하철 1호선인가?
하는 뮤지컬 만드셨는데
지금도 하나요?
요즘 유명한 배우들 다 그 뮤지컬한거로 유명한6. .....
'10.9.28 2:06 PM (118.32.xxx.49)전 이노래 들으면, 한 선배언니가 생각나요.
학교다닐땐 한 문학하던, 감수성 풍부한 언니였는데,
지금은 아이엄마 되서, 완전 털털..
어느날, 만나서 차마시다 이노래를 듣는데,
갑자기 큭큭 웃더라구요.
이젠 이 노래 가사가 왜이리 야하게 들리는지 모르겠다고,
아, 완전 아줌마 되었다고, 막 한탄하는데..
좀 재밌기도 하고, 막 그랬어요.
그때부터 이 노래 들으면 그 언니 생각이 나면서 저도 큭큭..7. 옆에
'10.9.28 2:10 PM (211.206.xxx.105)천리길이라는 노래도 있어 들었네요.
정말 대학때 엄청 불렀던 노래
지른김에 김민기 음반도 질렀네요.8. 수학시험
'10.9.28 2:12 PM (122.40.xxx.20)노래랑 전혀 상광벗는 91년도 학력고사 얘긴데요
저 91학번...원글님과 정반대 상황
저는 애저녁에 수학 포기하고 3년을 거의 뚜껑도 안열어보고...
2학년 모의고사때부터는
그냥 앞부분 좀 풀고 17번 쯤 나오는 미분부터 드립다 찍고
주관식은 1,-1,0 셋중하나로 찍고
시간이 엄청 남아 마지막 수열 주관식에 200번째 항 구하는거 일일이 더해 써내면
점수는 25-30정도...55점 만점에 반땅정도 ㅠㅠ
다른 과목 거의 만점인데 수학이 이래서 총점맞춰 원서내고 시험봤더니
그해 수학 엄청어려워 수학 잘하던 친구나 내 점수나 거의 비슷..
덕분에 과수석하고 장학금받았어요...
이럴줄 알았으면 sky에서 yk에 원서 넣어보는건데....하면서 대학입학했던 기억나요..9. 실력이
'10.9.28 2:26 PM (125.139.xxx.212)아깝네요..
운명이 있는건지 제 여동생은 근면 성실 그 자체인데 학력고사를 너무 못봤어요.
(88학번) 당근 본인선택으로 재수를 했고 성적이 어마어마하게 잘 나왔죠
근데 88년도에 시험제도가 바뀌어 선지원 후시험이 되어 지방사대에 들어갔어요
재수라 겁이나서 좋은과 지원을 못했죠..여기 의대 들어갈 성적하고도 남을정도로..
지금 교사하고 있는데 많이 힘들어해요..그때 제도가 바뀌지 않았더라면 인생이 바뀌었을텐데..
옆에서 지켜본 제가 다 아쉬워요.
동생은 공부도 그림도 노래도 다 저보다 잘하고 착하고 순했고
고모들도 동생만 이뻐하고 나만 미워했는데 요리만 제가 잘해서인지
제가 편하게 사는거 보면 참...
전 공부땜에 화가나거나 샘이 나본 경험이 읎네요.
열심히 해본적도 없고 ..동생 순위고사 공부하다 늦게 오면
방해하고 안놀아준다고 징징대고 ..
헌데 딸아이 성적가지곤 엄청 흥분되고 속상하고 딸 친구들하고
비교하고 떨어지면 괜히 친구엄마한테 자존심 상하고..
원글님 지금은 후회없으시다니 다행이예요.
저도 김민기 노래 좋아해요..양병집을 비롯하야
심금을 울린다 할까...김민기 씨디 찿아봐야겠어요..10. 천리길
'10.9.28 2:29 PM (125.139.xxx.212)쿠사 조순대가서 많이 불렀던 노랜데 ..
동산에 아침했살 구름 뚫고 솟아와...11. ^^
'10.9.28 3:47 PM (58.141.xxx.245)봉우리인줄 알고 오른 그곳이 고갯마루였다는..
최선을 다하고 살면 내 지금 있는 이 곳이 봉우리라는..
알고보면 정말 희망적인 가사이지요
양희은님이 부르는 봉우리 정말 쵸아효^^12. ...
'10.9.28 3:52 PM (112.152.xxx.183)초등학교때 제 인생에 제일 처음 사본 카세트 테이프가 김민기 이 봉우리가 들어있던 테이프였어요.
초등학교 선생님이 백구를 가르쳐 주셔서 그거 들으려고 샀는데 나중엔 이 봉우리가 더 좋아서 많이 들었지요.
이 앨범에 들은 노래들 다 좋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