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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부부생활, 가정생활 하는 분들이 너무 부러워요..

고양이를 부탁해 조회수 : 2,662
작성일 : 2010-08-16 14:51:08
결혼 12년된 아들 하나 전업주부입니다.
저희 부부 문제에 대해 잠깐 이야기 좀 하려고 해요.  

10년차쯤 되면 그냥 주위에서 보아도 하나둘씩 안 맞는 부분도 포기하고 살고 마냥 애정으로 살아지는 때는 이미 지난 시기이지도 하지요.. 그냥 저희 부부도 남들 보기에는 가끔 투닥 투닥 하면서 적당히 살아가는 평범한 부부로 보일 겁니다.  근데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정말 이미 곪을 대로 곪아서 누가 한번 건드리기만 하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을 끌어 앉고 살아가고 있나 봐요.  

남편은  평소에는 순하고 먼저 화내는 적은 없는 편이지만 한번 화내면 손찌검이 따라붙는 성격이네요.. 하지만 이런 사정은 시댁 식구들을 전혀 몰라요.. 그저 착하고 조용한 막내아들이죠..  저는 다소 예민하고 조용한 성격..  확실히 남편보단 짜증이 많긴 해요.. 저 자신도 인정하죠.. 이러한 두 사람이 만나 한번 불꽃이 튀기면 제가 맞는 걸로  끝이 나요.       이런 일이 10년 동안 거의 매해 한 두번 이상은 있었던 일입니다.  

지금 나의 마음 상태는 기본적으로 모멸감. 애증. 자기비하 등으로 -왜냐하면 여태껏 한번만으로도 이혼 사유가 됨직한 일을 수차례 겪고도 그냥 살아왔다는 비참함(?)-남편에 대한 기본적인 믿음이 없어요.. 하지만 평소에는 잊고 살아가죠.. 아니 잘 살아요.. 깨 볶는 시늉도 하구요. 남편도 물론 그렇겠지요.  

그리고 남편의 마음 상태는 한마디로 말하자면 -본인 입으로 말한 것을 정리하자면 - 너로 인해서 , 너를 만나서 내가 와이프나 때리는 나쁜 놈이 되었다는 게 견딜 수가 없다. 너를 만나기 전에는 사람들과 큰소리로 싸워 본 적조차 없었는데 너라는 인간을 만나서 내가 이런 나쁜 놈이 되었다는 게 억울하다. 내 잃어버린 십년을 되돌리라.. 너랑 나랑은 근본적으로 맞지 않는다.  그리고 앞으로 너랑 싸우게 되면 예전처럼 또 그럴지도 모르기 때문에 너랑 살기 싫다. 너한테 때린 것에 대한 사과도 하기 싫다.  너하고는 아이 때문에 사는 거다. 너란 인간 자체가 싫다.  이 모든 말이 며칠 안 되는 사이에 들은 거랍니다.

싸움의 시작은 거의 100% 제가 화를 내면서 시작해요.. 그건 인정해요..  예전 속상했던 일이 확 올라오면서 저도 모르게 한번으로 끝나면 되는 일을 더 키우는 꼴이죠..  게다가 정말 오래전 남편이 처음 손을 댔을 때 한 말이 잊혀지질 않아요.. 니가 맞을 짓을 했기 때문에 때렸다고..  그간 시댁일로 무수히(지금은 소강상태) 싸우면서부터 지금까지 저의 자존감은 바닥을 치고 있어요.  내가 문제구나.. 하는

세상에 정말 매를 버는, 나쁜 인간이 여기 살아가는 구나.. 하구요.. 그런 생각까지 하다보니까 가슴이 터질것  같아서 죽겠어요.. 내가 혐오스럽고 동시에 나 그렇게 못된 사람은 아니것 같은데 하는 이중적인 감정 때문에요..

지금 제 자신이 과감하게 모든 거 정리하고 일어서지 못하는 것 때문에 괴로워요.. 아이가 걸리고 친정부모가 걸리고..  이런 내 자신이 너무너무 싫어요..  
그냥 이혼 서류 도장 찍고 갈라서는 게 왜 이리 힘들까요.. 가슴 한군데가 막막해요..
IP : 121.135.xxx.32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그건 좀...
    '10.8.16 2:55 PM (119.149.xxx.33)

    아,,,그건 좀 아니라고 봅니다... 세상에 맞아도 쌀 일이 뭐가 있을까요? 부부사이에요.
    그렇게 생각하면 때리는 일이 맞을 일쯤 될까요?
    아무리 생각해도 잘못은 남편 분이 했네요.
    부인이 신경질을 낸다고 손찌검이라니....제 머리로는 이해가...
    남편 분이 부인을 세뇌시킨 건가요? 오랫동안 맞고 사는 여자들이 나중엔 자기가 잘못해서 맞는 거라고 생각하게 된다던데, 아무래도 그런 심리 같아요.
    무슨 도움이 될 만한 얘길 드리기엔 제가 아는 게 없어서...주변에 도움을 좀 받으세요.

  • 2. 왜 이혼이
    '10.8.16 2:55 PM (175.112.xxx.87)

    안되는지는 원글님이 제일 잘 아실텐데요..답도 님이 알고계실테구요..

  • 3. 그래도
    '10.8.16 2:59 PM (118.33.xxx.153)

    경제적인 능력은 되시나봐요
    아이들 문제도 걸리지만,
    솔직히, 경제적 능력없어서 이혼못하고
    참고 사시던데요.

  • 4. ..
    '10.8.16 3:07 PM (116.34.xxx.126)

    토닥토닥... 전..연애를 그런 놈과 해봤죠. 죽을 힘을 다해 헤어졌고, 정말 저 손끝 하나라도 위하는 그런 남편과 결혼해서 잘 살고 있어요. 1년에 한번 정도의 폭력이니 몸은 견딜만 하겠지만,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겠어요. 천천히 자립 준비 하시고 새로운 세상에서 살아보시기 바래요

  • 5. phua
    '10.8.16 3:08 PM (218.52.xxx.98)

    원글님 남편이 열등감이 많으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부부사이에 맞을 일이라니....

  • 6. 안타까움
    '10.8.16 3:20 PM (220.85.xxx.198)

    원글님, 힘든 와중에 글을 참으로 차분하게 쓰셔서 그 자리에 있지 않아도 상황파악이 되는 느낌입니다.
    쓰신 글로 봐서는 남편분도 문제가 있고 부인에게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다행스럽게도 원글님쪽에서 원인을 조금은 느끼고 아시는 거 같아요.
    손찌검 자체는 절대 100% 남편 잘못이고요 (이걸 참지 못하는 남편에게 문제가 있음)
    원글님께도 상대방의 분노를 엄청나게 자극하는 무엇인가가 있을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남편분을 옹호하는 게 아니고 연애라면 당연히 당장 헤어지지만
    결혼하고 아이까지 낳고 사는데 헤어지는 것이 쉽지 않음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원인척결과 해결이 더 힘들지요..
    (부부사이에 맞을 일은, 없습니다. phua 님 말씀이 옳지요.)

    이혼한다고 능사가 아니에요. 저는 정신분석적 심리치료를 권하고 싶네요. 비용이 너무 부담되시면 신경정신과 치료라도요.
    치료 받고 꼭 같이 사시라는 게 아니구요, 이혼은 할 수도 있고 안할 수도 있어요.
    다만 이혼을 할 때 하더라도 내가 남편과 정신적으로 분리될 준비라도 되었을 때 하는것과
    내가 지금 뭔짓을 하는지도 모르는채 분노에 휩싸여 (사실은 이혼하기 싫은데) 잡아뜯기듯이 하는 것은 이혼후의 삶 자체가 달라요.

  • 7. --
    '10.8.16 4:57 PM (211.109.xxx.155)

    담아주었따가 폭발하는거. 안좋다.
    남편부터 바꿀려고 하지마시고 본인 부터 들여봐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지난 일들은 잊어보려해보세요

  • 8. ...
    '10.8.16 8:35 PM (121.138.xxx.54)

    제 얘기 같네요. 남편의 반응도 같고요.
    남편분은 그간 만만한 사람을 못 만나서(사실 아내처럼 만만한 사람이 없잖아요) 그런 행동을 안한 것 뿐이지요. 결혼전 자기 가족들 틈에서도 성질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이 있었을겁니다.
    착한 아들역을 연기해야 했다거나요. 그러다 만만한 님에게 폭발시키는 것 아닐까요?
    다른 사람과 만났다면 님이나 남편분이나 안 겪어도 될 일을 겪고 있는 것은 맞지만,
    결혼생활을 뜯어보면 그리 완벽하고 바람직한 부부도 별로 없는 것 같아요.
    남편분이 요즘하시는 말이 싸움끝에 나온 말이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면,
    이혼을 원치 않으신다면, 원글님이 화나는 상황을 피해갈 수 있는 길을 찾아보세요.
    본인이 매를 버는 이상한 사람이란 비하는 하지 마시고요.
    그건 온전히 남편의 문제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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