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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TI 검사 했어요.

부부란게 뭔지.. 조회수 : 1,772
작성일 : 2010-08-10 13:23:43
한동안 남편이랑 사이가 안좋아서 상담을 받았는데, MBTI를 받아보라고 하시더라고요. 남편은 상당히 힘들어 하면서 검사지를 작성했는데.. 전 쉽더라고요. 난 나 자신을 잘 알지.. 이런 기분으로 쉽게 쉽게 작성했는데..

결과는 남편: I (17) N (1) T (27) P (1)
            저  : I (3)   S(11)T(5)    J(35)

남편은 논리적이고 분석적이며, 객관적인 입장에서 비판적인 태도를 잘 취한다.

제 경우엔 아주 신뢰할 만하고 사실적이며 책임감이 강하여 육아에 적합한 유형이라고 나왔어요.



근데 사실 저는 예능계열 전공자이기도 하고 자유분방하고 창의적인 사람이었던 것 같은데..  

남편과 부딪히면서...  이 사람은 변하지 않겠구나. 내가 변해야 겠구나. 그런 생각이 들어서 7년간 많이 노력했지요.

첫애가 어릴 때, 쌀튀밥을 엎질렀어요. 전 이렇게 된 바에 던지고 놀자 하고는 애랑 튀밥을 머리에 쏟고 손으로 비비고 놀았어요. 쪼르륵 줄도 세워보고.. 그림도 그려보고.. 애랑 그렇게 잘 놀아 주었던 것 같은데.. 어지르면서요. 오만가지 꺼내다가 덕지덕지 붙여가면서도 놀고.. 유리창에 물감으로 그림도 그려가며 놀고... 퇴근해서 본 애 아빠는 난리가 났었죠. 이게 뭐하는 짓이냐고 아까운 줄도 모르고 청소는 어떻게 할 거냐며...

지금은 제가 그렇게 못해요. 지저분한 거 싫고, 번잡해 지는 거 싫어서.. 예전엔 안그랬는데.. 애가 나가서 더러워 보이는 벽에 기대거나 엘리베이터 버튼 누른 손으로 뭘 집어 먹거나 하는 것도 못봐요.. 너무 싫어요. 이렇게 까지 할 필요는 없는데 싶으면서도요...

그리고 한동안은 미친듯이 청소에 열중하기도 했었어요. 둘째애를 임신해서 산만한 배로 하루에 두번씩 화장실 청소를 했어요. 출근하는 남편, 아침밥 먹이는 것에 사명감도 느꼈었죠. 집안일에 집착하는 제가 이상했어요. 허전함 같은 것도 느껴지고.. 아마도 제 존재의 의미를 거기서 찾으려고 했던 것 같아요.  남편은 자꾸 제가 틀렸다고 하니까 남편의 기준에 맞추려고 했던 것 같아요.

지금은 너무... 힘들어요. 기껏 청소해 놓으면 오분도 안되어서 폭탄을 만들어 놓는 아이들 때문에.. 너무 화가 나요. 그리고 버거워요. 남편은 도와주지 않아요. 본인은 나가서 돈을 벌어 왔으니 집안일은 제 몫이래요. 자꾸 자꾸 화가 나요.

검사지 해설해 주시는 분께서 원래의 내 성격이 궁금하다는 말에.. 모르겠는 거에요. 저도.. 남편이 좀 도와주면 다시 제 성격으로 많이 돌아 갈 거라고 했는데.. 그렇게 될까요? 결혼 전과 지금의 제 모습이 많이 바뀐 건 사실이지만 저도 사실 이렇게 변한 제 모습이 편한 부분도 있거든요.
  
그 검사지 받아 들고 나오는데.. 기분이 착잡했어요. 나만 노력했나..? 나는 이렇게 내가 아닌 모습으로 까지 변해가며 노력했는데.. 남편은 어쩌면 그렇게 본인의 모습 그대로 인지.. 너무 똑같이 나왔어요. 어렸을 적부터 지금까지.. 변하지 않고 본인 모습 그대로... 너무 잘 맞는다며 웃으며 나오는데..

얄미웠어요.. 그리고 서운했어요. 내가 이런 기분이라는 것도 모르고 자기 얘기만 하는 남편이..

IP : 175.117.xxx.77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기운내세요
    '10.8.10 1:29 PM (124.111.xxx.159)

    저희집과 비슷하시네요.성격은 다르지만,남편은 자기 성격 그대로 유지하면서 기고만장이고,전 제 성격 죽여가면서 남편에게 맞추려고 노력중인거..

    하지만 제가 저답게 못살고 있다는 것에 대한 울분은 날이 갈수록 커지네요.이 울분을 그냥 '지금은 애들 때문에,또 딱히 이혼 할정도는 아니라서 참는다만,나의 노후는 너와 함께 하지 않는다'라는 각오로 누르며 살아요.
    생각만 해도 끔찍해요.퇴직해서 나만 쳐다볼 남편을 상상하면요...그

    래서 조금씩 저금도 하고 살아요.오로지 나의 독립을 위한 저축이에요.액수는 작지만 남편 퇴직하고 나 못살게 굴 때쯤에 소리소문 없이 사라져 나만의 공간을 가질 정도는 됩니다.

  • 2. ㅠㅡㅠ
    '10.8.10 1:32 PM (58.122.xxx.108)

    토닥토닥....
    더불어 같이 사는 최고의 친구가 부부라던데...
    좀더 적극적인 대화와 다툼?까지도 필요한 것 같아요.
    남편분...아니 남자들은 왜들그리 이기적인지...ㅠㅡㅠ

  • 3. 깍뚜기
    '10.8.10 1:36 PM (122.46.xxx.130)

    MBTI 같은 심리검사 결과를 잘 활용하면, '역시 넌 그런 인간이었어!' 라고 상대를 단정짓기 보다다는, 상대방이 왜 저런 방식으로 생각을 하고, 행동을 하는가 상호 이해에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전혀 전문적이지 않고, 제 방식대로 설명하면) N과 S는 자주 부딪칠 수 있는 거 같아요. N이 보기에 S는 세부적인 것에 너무나 집착하고, 즉 숲을 보지 못하고, 자기에게 익숙한 방식을 고수하는 경향이 있고, S가 보기에 N은 성격상 친절하지 않을 때가 많고, 자존심이 지나쳐 때로는 자기 중심적이어 보일 때가 많구요.
    그리고 극 J와 극P도 많이 부딪치지요. 역시 제 식으로 대충 말해보면 J는 계획, 정리쟁이, P는 우발적이고 어지르기 대장 ^^ 서로를 이해할 수 없을 때가 많지요. 원글님 결과를 보니 남편 분과 J P의 격차가 너무나 크네요. 이 부분이 갈등의 원인일 수 있겠다 싶어요.
    또 같은 T여도 수치차이가 적지 않으니, 때론 남편분이 자신을 옳다고 전제하고 원글님을 다다다 논리적으로 공격해서 숨막히실 때도 있을 거 같아요. '니 덩 굵다!'고 해주고 싶을 만큼요 ^^


    결론은... 기왕 심리검사를 하셨으니 상대의 입장에서 사고와 행동 패턴을 잘 이해해보려고 하세요. 물론 이 노력도 양쪽 모두 비슷해야 되겠지만요.

  • 4. 부부란게 뭔지...
    '10.8.10 2:05 PM (175.117.xxx.77)

    고맙습니다.. 그래도 지금은 상황이 많이 나아졌어요. 이혼을 하네 마네까지 얘기가 나왔었는데.. 문제는 꺼내 놓고 봐야하나봐요. 전문가 앞에서 얘기하니까 항상 했던 말을 반복하는 건데도 받아 들이는 입장에서는 다른가 보더라고요. 많이 노력하는 모습이 고마워요. 저도 영 엄한 곳에 삽질 하고 있었다는 생각도 하게 되서.. 좀더 다른 노력을 해보려고 하고요..

    종교단체에서 하는 2박 3일 부부 캠프가 있어서 거기에 신청도 해놨어요. 부부가 행복해야 그 사랑이 넘쳐 아이에게도 간다는 말... 그 말에 용기 내서 노력해요. 행복해 지려고요.. 이왕 같이 사는 거니까... 그리고 저희 남편.. 좋은 사람이에요. 다만 서로가 맞지가 않아서 그렇지.. 전 제 남편 한편으론 많이 존경하는 부분 있어요.. ^^

  • 5. ^^:
    '10.8.10 2:22 PM (61.73.xxx.137)

    우리 부부도 한 번 받고 싶네요~ MBTI 검사 어디서 받아야 좋나요?^^;

  • 6. 부부란게 뭔지...
    '10.8.10 2:26 PM (175.117.xxx.77)

    저희는 연세대 부설 아동 상담센터에서 받았어요. 부부상담도 해 주시더라고요. 가격은 오만원씩 10만원.. 해설비 10만원.. 해서 20만원이네요..

  • 7. ...
    '10.8.10 2:26 PM (203.128.xxx.169)

    원래 istj가 사람 숨막히게 하는거 아닌가요? 전 잘 모르지만 애가 어질러도 같이 놀았다면..아마 원래 J가 아니실거같아요.. STJ가 예술을 할수 있나 하는 생각까지 ㅎㅎ
    그리고 원래 F인데..남편때매 T가 되신게 아닐까요. 저도 지금 검사하면 F로 나오는데 어렸을 때 ISTJ로 추정되는 엄마한테 시달리며 자랄 때는 엄청난 T로 나왔었어요..
    저도 한 때 남편한테까지 시달릴땐 제가 원래 어떤 모습인지 모르겠을 때가 있었어요... 돌이켜보면 약간 우울증 같아요.. 내가 나를 모르다니....
    그래도 상황이 좀 나아지면.... 내가 원래 어떤 모습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은 안하게 되는거 같아요 사람은 어차피 상황에 따라 변할 수 있는건데.. 문제는 내가 타의에 의해 변해버렸다는거에 대한 자괴감 같은거 아닐까요..
    횡설수설이네요..

  • 8. ..
    '10.8.10 2:35 PM (125.139.xxx.4)

    근데 사실 저는 예능계열 전공자이기도 하고 자유분방하고 창의적인 사람이었던 것 같은데..
    istj는 이러기 힘든데요?
    원글님 유형은 그냥 주어진 대로 생활해 내기, 얌전하고 깔끔하고 조직에 순응하는 타입이셔요
    남편분이 원글님하고 같이 지낼때 좀 벅차기도 할거예요
    소심 A형 스타일들이 istj유형이거든요

    원글님은 점수로 보면 경계선상의 istj유형 같아요.(많이 부드럽고 유하신 분으로 보이셔요)
    전형적인 istj유형은 같이 지내기 많이 힘들거든요. 빈틈이 없어서요.
    잔소리는 추임새로 넣어주시고, 깔끔함이 도를 넘기도 하구요.

  • 9. ...
    '10.8.10 2:41 PM (203.128.xxx.169)

    아 그리구요... T들한테는 논리로 따지는게 아니라 그냥 니 똥 굵다! 내지는 시끄럽다!로대처하는게 나을 수도 있다는걸 남편과 지내며 느낍니다. 어차피 자기 궤변 논리에 빠져서 남의 얘기 안들으니까요..그럴땐 전혀 다른 논리를 제기하거나 힘으로 누르거나 자비심?에 호소하거나 하는게..

  • 10. 부부란게 뭔지...
    '10.8.10 4:52 PM (175.117.xxx.77)

    댓글 보다가 생각해 보니.. 제가 변해 있는 이 성격이 아이들에게 꽤나 괴로울 수 있는 성격이네요.. 전 이렇게 지내는 게 옳다 생각 했었는데 다시 한번 생각 해 봐야 겠어요.

    남편하고의 트러블만 생각 했는데.. 아이들하고의 관계도 다시 한번 짚어 봐야 할 것 같아요. 아닌 게 아니라 첫째 딸 아이가 저 때문에 좀 힘 들어 하거든요. 정리를 잘 못하는 일곱 살 여자 아이인데.. 정리 문제나 일을 깔끔하게 처리하지 못하는 문제로 저한테 많이 혼이 나거든요.

    인간관계는 참 어렵고도 힘든 문제인 것 같아요. 그래도 이렇게 부딪히며 깍이는 게 저는 싫지는 않은데.. 이 순간엔 힘 든 게 사실이에요... 지나고 나면..내공이 쌓이겠죠..? 경험치.. 레벨업!! 제 딸도 그렇게 받아 들여줬음 좋겠네요.

  • 11.
    '10.8.10 5:35 PM (118.44.xxx.92)

    저도 원글님이랑 비슷한 성격에 비슷한 과정을 거치고 있네요.
    요새 한참 고민입니다.
    근데 다들 저 검사를 알고 계시네요...호오... 알파벳들 전 뭐가 뭔지 모르겟는데용.ㅎ
    이글. 댓글들 넘 흥미롭네요 근데 덧글들 더 많이 달렸음 좋겠어용

  • 12. 검사.
    '10.8.10 8:43 PM (114.206.xxx.152)

    전 ESTJ인데 남편하고 똑같아요,아들이 ENTP인데 제가 잔소리를 좀 많이 하죠..검사하고나서 많이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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