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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른 30대 미혼에게 충고 부탁드려요
상큼해야할 월요일 아침부터 이런 글 올려서 죄송해요^^
어제 자려고 누웠는데 저 자신에 대해 많은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래서 저에 대해 객관적인 글을 좀 써보고 82cook선배님들의 조언이나 충고를 듣고싶어서요.
쓴소리도 좋으니, 좋은 말씀 많이 부탁드려요.
저는 30대 초반의 미혼이구요.
전문직은 아니지만 대기업에서 나름 비전있는 업무를 하고 있어요.
외모는 10명이 보면 6명 정도는 "깔끔하게 생겼네" 해줄 정도고, 1명 정도가 "이쁘네요"할 정도?
나머지 3명은..음.."걍 착실한 회사원같이 생겼네.." 하려나요?
대외적으로 보이는 성격은 밝고 활달한 편이구요.
요즘 고민은 갑자기 살이 좀 쪄서..예전에는 헐렁하던 55사이즈 옷들이 터져나가려고 하는 중이예요.
암튼..저의 고민은..게으르다는 거예요.
회사에서는 안게을러요..일도 열심히 하구요.
그런데 뭐랄까 천성이 게으르달까.
저희집이 전체적으로 그래요.
어렸을때부터 온가족이 다함께 배터지게 먹고 다같이 누워서 TV보는 문화..^^;;
그래서 자라면서 쭈욱 통통하다가 대학가서 타지생활하면서 살이 빠졌어요.
지금은 부모님과는 따로 사는데, 워낙 식탐이 강해서인지 조금만 관리안해도 금방 살쪄요.
주말에는 집밖에도 잘 안나가구요.
집에서 하루종일 혼자 놀아요. TV보다가 책 보다가..영화 다운받아 보다가 하면서
뭐 시켜먹고 하다보면 하루가 금방가요.
그러다보니 집청소도 주말에 한번 겨우 하구요..설겆이도 잘 쌓이구요.
예전에는 이렇게까지 집순이는 아니었는데,
나이가 들면서 친구들이 다 시집가고 주말에 놀 사람이 없다보니 집에서 놀게 되었구요.
이제는 이게 너무 편해서 약속도 안만들어요.
소개팅이 있는 주말에 가끔 나가지만, 기본적으로 소개팅도 귀찮아하면서 나가요.
이러다보니, 주말 밤에는 자괴감도 좀 들면서..
왜 이렇게 인생을 낭비하면서 살까..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요즘 드는 생각은 환경을 바꿔볼까 하는 거예요.
여행이나 출장을 가면 게으르지 않거든요.
회사를 다니는 주중에도 괜찮은데, 집에만 들어가면 저래요..
집, 직장 등등 너무 한 환경에서 오랫동안 생활하면서 삶이 여유롭다 못해 권태기가 온 걸까요.
나를 좀 새로운 도전에 던져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하고있어요.
어떤 조언, 충고도 좋구요.
자극이 될만한 책이나 글 추천도 좋아요.
도와주세요~
1. ㅎㅎㅎㅎㅎ
'10.7.19 10:36 AM (118.216.xxx.241)게으를수 있을때 그냥 게을르세요.애낳고 나면 게으름 피고싶어도 못피워요
2. 음
'10.7.19 10:40 AM (94.23.xxx.180)게으를 수 있을 때 그냥 게으르라는 거, 전 반대에요.
원글님이 결혼 생각을 완전히 접으셨다면 모를까,
30대 초반이면 적극적으로 사람들도 만나고 해야 인연이 만들어져요.
방구석에서 배달음식 시켜먹고 있으면 누가 봐주나요
취미 생활도 열심히 하시고 사람들도 많이 만나고 바쁘게 사세요.3. .
'10.7.19 10:47 AM (59.10.xxx.77)그런데 집에서 유유자적 하면서 게을러서 에너지를 비축하셔서 회사일을 잘 하시는 것일 수도 있어요. 그냥 전형적인 건어물녀구나 라고 생각이 드는걸요. 대신 소개팅은 들어올수 있을때 최대한 나가세요. 좀 지나면 소개팅도 안들어와요.
4. ㅋ
'10.7.19 10:48 AM (58.227.xxx.121)제가 딱 원글님 스타일이었는데요...
저도 집이 정말 편하고 좋았어요. 학교 다닐때도 방학때는 방콕.. 사회생활하면서 독립해서 혼자 살았는데
그때도 일과후나 주말엔 방콕...
어떨땐 그럭저럭 싫지않은 소개팅남 애프터보다도 방콕을 선택할 정도..
결국 서른 후반이 되서야 정신차리고 싱글생활 청산했습니다. 계속 혼자 살수 있겠다는 자신이 없어서요.
뭐...평생 쭉~~~~ 그렇게 사시는것도 괜찮겠다면 지금 생활도 나쁘지 않은데요.
잘 생각해보시고, 결혼해서 가정 꾸리고 싶은 생각이 드시면
다른 사람들하고 교류할수 있는 기회를 좀 넓히시는게 좋을거 같네요.
사람들하고 어울릴수 있는 취미활동을 좀 해보시는게 어떨까요?
저는 취미 관련한 인터넷 까페에서 남편 만나 결혼했습니다.5. ..
'10.7.19 10:59 AM (116.124.xxx.42)취미 생활이라도 하시면 어떤가요?
주말에 강습해주는곳도 많아요.6. 정
'10.7.19 11:01 AM (115.89.xxx.231)저희 부부가 가끔 그런 얘기를 하는데요.
두 사람의 성향이 좀 차이가 있습니다.
한 사람은 평소에 게으른 편이지만 해야 할 일이 생기면 에너지를 집중하는 스타일이고
다른 사람은 평소 산만하게 에너지를 쓰지만 집중은 잘 못하는 편이고요.
그래서 다소의 차이는 있겠지만
결국 모든 사람이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의 양은 대동소이하지 않을까?
그걸 어떤 식으로 사용하느냐에 차이가 있는 것이 아닐까?
그러면서 각자의 방식을 다 인정해 주지요.
(제가 산만한 스타일인데 집중하는 스타일을 좀 부러워하는 편이긴 합니다.^.^)
저희의 생각이 맞다면
님의 경우에는 아마 집중해서 에너지를 쓰시는 스타일이신 것 같습니다.
님이 하셔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일에는 강하게 집중하시는 스타일.
그렇다면 덜 중요하게 보이는 나머지 일과 관련해서는
다소 게으르게 대하시는 것도 정상이겠지요.
결혼에 대해서도 집중해야 할 일이라는 느낌이 드신다면
충분히 집중하시게 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7. 부럽당
'10.7.19 11:03 AM (175.119.xxx.4)좀 부러운 마음이 드네요
1학년 남자 쌍둥이에 손하나 까딱 안하는 신랑이랑 주말을 보내고 집안 청소 하다 이제 좀 여유로운 시간을 갖네요 . 사실 게으름을 피우면 피울수록 더 만족이 없는 것 같아요
우선 아직 결혼도 안했고 혼자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는 시간이 많은 분이시니 지금 하고 싶은걸
찾아 보세요 저는 영어 공부랑 피아노 연습을 더 하고 싶고 해외 여행도 다녀 보고 싶은데
왜이리 내 시간 내기가 힘든지 모르겠네요
저도 29살에 결혼해서 결혼 11년차... 다시 결혼 전으로 돌아간다면 내 시간을 더 많이 갖고 싶어요 그리고 부지런한 남자 만나서 결혼하세요 우리 남편 얼마나 게으른지 저보다 게으른건 못참겠네요 ㅎㅎㅎ8. 헐
'10.7.19 11:10 AM (121.157.xxx.15)윗댓글...정말 헐;;;;;;
결혼에 좋은시기가 있다는 생각은 안하는데....
전 원글님과 비슷한 나이에 비슷한 조건?(다만 전 결혼을 했어요)
인데 주말에 푹 쉬는건 당연하다고 늘 생각해 왔고 그 쉬는시간동안 잠을 자든 아님 활동적인 생활을 하든..그건 개인의 취향 문제라고 생각해요 남이 뭐라 생각하든 이틀이고 삼일이고 잠만 자는게 나를 위한거다라고 생각되면 전 그렇게 합니다...그게 게으르다는 생각도 안해요
주중에 바쁘게 일하고 주말에 쉬는게 당연하다고 생각......
전 결혼전에 원글님과 같은 생활을 오래 했지만 생각이 달랐다고 할까요.....주말에 빈둥거리며 쉬는게 나 자신을 위한거라고 생각했는데...9. 헐
'10.7.19 11:11 AM (121.157.xxx.15)제가 댓글 다는 동안 어이없는 윗글이 삭제되었네요...
10. 게으른사람
'10.7.19 11:13 AM (125.182.xxx.42)제가 한 게으름 합니다. 그런데 원글님 살 쪘다는 것이 걸리네요. 처녀가 살찐건 마음이 병 들었다는걸로 보는데요. 저는 처녀가 살 찐거 굉장히 안좋게 보는 사람 이에요.
그래서 더더욱 님이 쳐지는거 같네요.
저녁에 걸으세요!!!!
매일 하루도 거르지 말고, 저녁 9시에 나가서 아파트 한바퀴 돌으세요. 45분정도씩만 걸어도 젊으니까 확 좋아질 겁니다. 저녁에 걷고난 다음날 아침은 일어나기가 참 수월해요. 안걸으면 일어날때 몸이 무거워요.
땀 흘리면 땀속에 근심 우울증까지 나가요. 사람이 기운이 찹니다.
이미 게으르다고 말하는거 보니...마음에 병 들었네요. 그래서 몸도 붓는거고.11. 음...
'10.7.19 11:18 AM (180.71.xxx.105)좀 언짢게 들리시겠지만,
게으른게 천성이시다니 어쩔 수 없지만요
제가 제일 안 좋게 보는 여자가 게으른 녀자...... 저 남자.
죄송합니다.12. 아이스라떼
'10.7.19 11:35 AM (210.94.xxx.89)원글) 궁금해서 들어와봤더니 댓글 많이들 달아주셨네요. 감사해요.
하나씩 꼭꼭 씹어서 읽어보고 있어요.
충고를 해달라고 했으면서도 너그럽게 봐주시는 댓글에는 왠지 감사함과 안도감이 느껴지고,
솔직한 충고에는 또 정신이 바짝 들고 그러네요.
"정"님 댓글 읽으면서는 제가 정말 집중력이 굉장히 강한면은 있어 공감하면서 읽었는데, 문제는 에너지가 집중되는게 오로지 "현재 하고있는/주어진 일"뿐이라는 겁니다.
일만 하면서 살건 아니잖아요.ㅠㅠ
그리고, 위의 "게으른사람"님 댓글에..마음에 병 들었네요..라는 표현이 제 가슴을 쿡 찌릅니다.
좋은 조언 계속 부탁드려요.
퇴근할때 댓글 출력해가서 꼼꼼히 되새겨보겠습니다.13. 정
'10.7.19 11:54 AM (115.89.xxx.231)워낙 산만한 편이라 집중력 강하신 분들을 참 부러워하는데요.
그만큼 뚜렷한 취향을 갖고 계신다는 의미겠지요.
어떤 이유에서든 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것, 또는 좋아하시는 것에 대해서는
에너지를 다 바쳐 일을 마무리 지으시지만
반면 좀 땡기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거의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시고요.
어쩌면 지금 이런 생각을 하시게 된 데에는
어떤 계기가 있지 않으셨을까 싶습니다.
가치관이 다소 변화하신 것일 수도 있고
아니면 하고 계시는 일에서 어떤 돌파구가 필요하다고 느끼게 되신 것일 수도 있고요.
전자라면 무엇 때문에 기존의 가치관이 다소 흔들리시게 되었는지 점검해 보시고
새롭게 다시 가치관을 가다듬으셔서
다양한 일들에 대해 재의미부여를 하셔야 할 것 같고요.
후자라면 현재 하시고 계신 일에서 다소 정체되고 있는 부분은 무엇인지 따져 보시고
그걸 돌파해 가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 알아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님의 상황도 잘 모르면서 그냥 제 생각을 적당히 말씀드린 것이니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실 필요는 없을 것 같고요.
그저 님 자신을 재점검하시는데 힌트 정도가 될 수 있다면 좋겠네요.14. 허거덩
'10.7.19 12:13 PM (210.94.xxx.89)순간 제가 어젯밤에 여기에 글을 남겼었나.. 착각이 들었네요.
저도 요즘.. 남들은 멋진 싱글라이프를 즐기라는데,
나는 왜 이러고 살까.. 이런 생각을 종종 하게 되네요.
전 독립을 꿈꾸고있는데, 제가 정신적으로 그닥 건강하지 못한 편인지라
-그렇다고 무슨 문제가 있는 건 아닌데, 외로움을 격하게 타요-
독립도 걱정되더라구요..
님, 진짜 좀 만나보고 싶네요...ㅠ.ㅠ15. ^^
'10.7.19 5:33 PM (124.51.xxx.147)저는 일부러 일을 좀 만들어요. (30대중반 미혼입니다)
회사마치고 운동 등록해서 일주일에 3일 적어도 2일은 가고, 개봉작중 맘에드는건 꼭 개봉일에 가서 영화보구요. 주말엔 친구랑 아이쇼핑이라도 나가서 구경하고 (친구없음 혼자라도 나가 둘러봐요. 너무 안나다니니까 트랜드를 몰라서 한달에 한번은 나가서 구경합니다. 서점도 다니구요, 일주일에 한번은 도서관가서 책도 빌려오고(요샌 야간 대출되니까 회사마치고 대출도 하고 반납도해요). 그리고 방통대 3학년 편입해서 지금 4학년이예요. 공부 같이하는 친구들, 동생들 만들어서 스터디도 하고 가끔 모여서 수다도 떨구요. 여름휴가도 같이 1박2일로 가기로 했어요. ^^
외국어도 꾸준히 공부하고, 안잊어버리려고 일본드라마나 쇼 프로그램 열심히 보고있구요. 방통대 졸업하면 영어도 다시 시작하려구요. 영 혼자 공부하기 힘들면 윤선생 영어라도 중학생용 정도로 시작해볼까 어쩔까 합니다 ^^
뭐든 시작이 어려워서 그렇지 시작하고나면 어떻게든 하게되어요. 공부도 너무 귀찮은데 막상 시험 쳐야하니까 도서관 가서 종일 공부하게되구요. 그러니 관심있는게 있으심 일단 시작해보세요.
시작이 반입니다. 30대 초반이심 안늦었어요~!!!!16. ..
'10.7.19 11:58 PM (59.19.xxx.110)일본 드라마 호타루의 빛 생각나네요.
안 보셨으면 꼬옥 보세요.17. 아이스라떼
'10.7.20 11:16 AM (210.94.xxx.89)원글) ^^님/ 정말 부지런하세요...전 그 정도까지는 아니었지만..작년까지는 그래도 틈틈이 이런저런 활동을 했었는데요...올해 들어서 살이 쪄서 활동이 준건지..활동이 줄어서 살이 찐건지..또 그래서 마음이 우울해진건지..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는 모르겠지만, 점점 악순환의 고리에 들어서고 있는 느낌이었거든요.
어제 여기에 글 올리고 여러분 댓글 본 후에 퇴근하고 집앞에 나갔어요..빠른걸음으로 한시간 좀 안되게 걸었더니 땀도 좀 나고 왠지 모르게 내안에 있는 독소랄까..뭔가가 빠져나가는 느낌이 들더라구요. 그래서 일단 이번주 꾸준히 저녁에 한시간씩 걸어보려구요.
정님/ 또다른 댓글 역시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허거덩님/ 비슷한 고민들을 하는 싱글들이 꽤 있는 것 같아요.
..님/ 호타루의 빛 너무 재밌게 봤었죠..하지만, 여주가 이쁘다는거..ㅋㅋ
그리고, 여주가 아무렇지도 않게 매일밤 마시는 시원~~한 맥주를 똑같이 마셨다간
현실의 나는 술배가 나올거라는거..요즘 시즌2 하고있대요.
다들 너무너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