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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나쁜 말버릇 고치고 싶어요!
오늘도 덥네요...
요즘 밥맛 없다고 물냉면, 비빔냉면, 열무국수 돌아가며 먹고 있는데 오늘은 입맛도 없어요 -_-;
요즘 남편의 나쁜 말버릇 때문에 고민이 좀 많은데... 연애 할 때는 몰랐는데...
남편과 대화를 하다 뭔가 논쟁(?!) 하게되면 말빨에 눌려 영락없이 제가 지고 말아요.
가장 기분 나쁘고 빈번한 일은.
제가 뭔가 지적을 했을 때 인정하는 척 하면서 '너도 그러지 않느냐'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몰고 가
결국 '너부터 이렇게 이렇게 하면 내가 안 그랬다'로 끝나는 것입니다.
최근의 예를 들면
1. 저희는 애연가 커플이었어요. 10년 넘게 폈는데... 저는 결혼식 하는 날 끊어서 지금까지 참고 있어요.
간에 혈관이 잘 형성이 안 된 애연가 친구 아기가 돌 지나 하늘나라 가는 거 보고서도 못 끊었다가
결혼하면서 자연스럽게 멀리하게 되었죠. 남편은 15년 넘게 피고 있는데... 건강 걱정도 되서
온 몸에서 담배 냄새 난다... 줄이는 연습 하는 게 좋겠다... 돌려돌려 얘기해도 말을 안 듣고.
'나 치과치료 받으러 간다. 같이 스케일링 하자.' 했더니만 '무조건 싫다.'고 합니다.
'담배 찌꺼기 청소 좀 해야하지 않냐. 담배 많이 펴서 이가 누래지잖아' 했더니만
'너 이는 더 누래. 난 안 갈테니 너 혼자 가' 이러네요.
사실이긴 하지만... 너무 열받아서 '넌 남한테도 그런 식으로 얘기하냐.'했더니 대답 없고.
주말 내내 말 안하고 냉전...
2. 제가 뭘 해 달라거나 물건을 들어 달라거나 받아 달라고 하면 꼭 사람을 기다리게 만들어요.
본인이 뭔가를 하고 있으면 그걸 잠시라도 멈추고서 바로 들어주지 못한다해도 사람 얼굴이라도 봐야할텐데
짧게는 30초. 길게는 3분. 기다리게 만들어요.
메일을 쓰고 있거나, 인터넷 검색을 하거나, 문자를 보내거나, 베란다의 본인 물건을 정리 한다거나 등등등
나는 지금 바로 손이 필요해서 그런건데 바로 못 해줘서 화가 나는 게 아니라
적어도 부인이 뭔가 얘기할 때 바로 듣기라도 하려는 자세가 부족해서 답답할 때가 많아요.
그래서 제가 '대답도 없이 왜 사람을 기다리게 만들고, 쳐다도 안 보냐'고 하면
'나 지금 ~~~ 하고 있는 거 안 보이냐.' 하고... 아~ 짜증나~
3. 남편이 빡씬 직업이라 휴일에 12시에 배고파서 스스로 일어나거나 낮잠을 자도 뭐라 하지 않거든요.
그 시간에 저는 저만의 시간 갖고요.
(평일에는 엄두도 못 내기에) 최근에는 주말마다 바빠서 우리 둘만의 오붓한 시간을 못 보내고 있었고
지난 일요일에 축구 보느라 밤 새웠더니만 제가 낮잠을 3시간이나 잤어요.
오늘 아침에 '주말에 ~~~하자, 우리 침대에서 비수면 상태로 만난지 넘 오래됐다.
이렇게 이렇게 기분 함 내보자.' 했는데 '지난 주말에 잔 게 누군데' 합니다.
짜증나다 못 해 너무 서럽더라고요.
월~금요일 12시 퇴근은 기본이고... 누구 때문에 1박2일로라도 여행 못 가는데
본인의 행태는 기억을 못 하고 석달만에 처음으로 낮잠 잔 내 탓을 하고 있으니.
'매번 그렇게 내 탓 하면 좋아?' 하고 말았어요. (주말 약속 잡아서 나갈꺼에요! )
10년 넘게 혼자 살고
(청소,빨래,식사 등 연애할 때 제가 결혼하고서도 이러면 참 좋겠네~ 할 정도로 혼자 잘 하며 살았어요.
남편은 지금도 제가 가사일에 스트레스 받지 않을만큼 잘 하고 있고요.)
부모님께 거의 터치 안 받고 자랐고 그 분들도 이래라 저래라 하시는 분들이 아니고
본인만의 삶의 방식 강하고, 남 참견 안하고 참견 받는 것도 싫어하고 본인 중심적이란 건 잘 알거든요.
우유부단하지 않고 독립적이어서 참 좋은데...
바깥일, 집안일 등등 기본적으로 해야하는 것들은 각자가 알아서 잘 하기에 문제가 없는데
요즘 들어 대화할 때 제가 힘들어요.
'내가 너한테 늘 너 방식으로 말리는 것 같다.'고 해도 남편은 웃고 말고요 지가 뭘 잘 못 했는지 몰라요.
매번 달래가면서 제가 원하는 것을 얻어야 하는 걸까요?
제가 요령이 없는 것 같아요. 솔직히 말하면 내가 뭘 얼마나 잘 못 하고 있는지 모르겠고요 T.T
제가 뭘 하거나, 사거나, 친정/시댁에 어떻게 하거나 전~혀 군말없이 무조건 OK 하는 사람이고
울 친정에 잘 하고, 시댁 바람막이 잘 해주는 사람인데 요즘들어 부쩍 벽을 느끼게 되네요.
제게 지혜를 좀 나눠주세요 T.T
1. ..
'10.7.15 1:23 PM (112.151.xxx.37)고치려고 하지마세요. 못 고쳐요. 뭐..우리 남편도 비슷해요.
정말 남 탓하는 버릇....사람 속을 다 뒤집어놓지요.
그거 고치려고하면 너무나 많이 싸워야하구...싸운다고해서 고쳐지는 것도
아니고 설혹 고친다고 해도 그 사이에 부부간의 애정은 다 마르구요.
원글님이 한 수 위로 진입할 단계같아요.
남편이 어떻게 대답할지..어떻게 행동할지 이제 빤하쟎아요.
거의 수학공식이지요. 원글님이 공식에 대입을 다르게 하면
답이 달라지쟎아요. 아 하니까 a구... 어 하니까 b다.
남편 바꾸는데 들어가는 노력보다 오히려 쉽습니다.
다 괜챦은데 사소한거 한두개가 사람을 기분 나쁘게 한다면....
그냥 그 사소한 부분은 포기하는 것도 정신건강에 괜챦아요.
내가 뭔가를 부탁하거나 물었을때..바로 대답하지 않는 것.....
아..저 사람은 자기가 하고 있는 일이 있으면 저거 마칠때까지는
꼼짝도 안하지!라고 원글님이 이해하고 넘어가세요.
그거 바꾸기 힘들어요. 즉각적인 도움 자체를 기대하지 마세요.
적어도 내가 비명지르면서 죽는다고 설치면 그땐 모른체 안 하겠지~
하는 마음이 편해요.
제가 남편분 편을 드는게 아니라....저도 신혼때 무지 상처받고 싸워댔는데
오래 결혼생활 하다보니깐.... 상대에 대해서 사소한 것들은
포기할 것은 포기하구...내가 마음을 돌리는게 훨 낫더라구요.2. 지혜
'10.7.15 3:24 PM (119.71.xxx.63)마흔중반의 결혼 18년차 주부입니다.
안타깝지만, 남편은 고칠수 있는 대상이 아니에요.
자기 속으로 낳은 아이도 고칠수 없는데, 남(?)의 속으로 낳아 키워진 사람을
어떻게 고칠수 있겠습니까? ^^
싸움에서 이기는 방법은 한가지만 있는것은 아이네요.
꼭 겉으로 상대방을 굴복시키는것만이 사과가 아니라는 거지요.
반대로, 겉으로 상대방에게 숙이고 들어가는것처럼 보인다고 해서 꼭 지는것은 아닙니다.
지금, 말빨로는 남편분이 승하신듯 하지만 원글님맘은 반발심만 가득하쟎아요.
을르고 달래서 요령껏 내가 얻을수 있는 모든걸 얻는게 절대 비굴한게 아닙니다.
어짜피 정공법이 통하지 않는 경우라면, 오히려 실속도 차리는 쪽으로 선회하는것이 현명하지요.
겉으로 보여지는 것에 연연하지 마세요.
인생은 길고 결혼생활역시 지긋지긋하게 길답니다.
눈앞의 결과에 일희일비하지 마시고, 긴싸움을 위해 최대한 체력소모를 적게하면서도
최대한의 수확을 얻을수 있는 방법을 택하시는게 좋습니다.ㅎㅎ
일단 원글님의 말투부터 좀더 유화적으로 고치시고
칭찬과 격려 때론 남편의 긁어대는 말투에도 무시해버리는 배짱도 키우셔서
진정한 승자가 되시길 바랍니다.^^3. 기필코할테다
'10.7.15 6:15 PM (210.2.xxx.116)두 분 말씀 너무너무 감사드립니다!!!
제가 언젠가부터 말을 예쁘게 안 한 것도 사실이고요...
뻔히 알면서도 정면으로 부딪히는 부분이 있기도 해요.
현명하게 잘 이끌어 갈 수 있는 지혜 얻고 갑니다.4. ...
'10.7.16 8:29 PM (110.12.xxx.163)성인이 되서 버릇 고치기 쉽지않죠....급 고치려고 하면 부작용 커집니다.
시간이 많이 걸려도 서서히 돌려서 야금 야금 부작용 최소한으로 줄이면서 하시는게 좋을것 같아요.
본인이 잘못하고 있다는걸 어느 순간 알아야 고쳐지지 느끼지도 않은걸 억지로 하자면 집안의 평화가 깨질수도 있어 더욱 악화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