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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사업 : 토론 제안보다 의문에 대한 답이 먼저다

이준구 조회수 : 267
작성일 : 2010-07-14 11:57:09
4대강사업 : 토론 제안보다 의문에 대한 답이 먼저다

국회에서 세종시 수정안이 부결되자 정부는 국민의 여론을 무시한 당파적 결정이라고 볼
멘소리를 했다. 그런데 여론이 세종시 수정안을 지지하고 있다는 것은 어떻게 알았을까? 나
는 신문에 보도된 여론조사 결과를 보고 수정안 찬성자가 반대자보다 약간 더 많다는 사실
정도만 알고 있을 뿐이다. 우리가 모르는 고감도 여론청취 장치라도 갖고 있다면 모를까,
여론조사 결과를 보고 판단했다면 민심이 분명히 자기네들 편이라고 그렇게 자신만만해할
처지는 못 될 것 같은데 말이다.

좋다. 정부 말대로 여론이 수정안 지지쪽으로 약간 기울어 있다는 것을 인정해 주기로 하
자. 그렇다고 해서 국민이 압도적으로 수정안을 지지하고 있다는 말을 할 수 없음은 정부
자신이 더 잘 알리라고 생각한다. 불과 몇 퍼센트 포인트에 불과한 차이를 갖고 여론이 분
명히 자기네들 손을 들어줬다고 강변하는 것은 무리가 아닐까? 내가 제3자의 입장에서 관
찰한 바에 따르면 수정안에 대한 국민의 여론은 거의 반반 정도로 나누어져 있었다. 국회의
표결 결과가 민심에 반하는 것이었다고 단정하기는 힘든 상황이었다고 본다.

그런데 이와 같은 정부의 태도를 4대강사업에 대한 태도와 대비시켜 보면, 심각한 자가당
착에 빠져 있다는 것이 드러난다. 세종시 문제와 관련해서는 국민의 여론을 거론하며 국회
의 결정을 비난하고 있다. 그러나 4대강사업과 관련해서는 국회의 결정을 빌미로 국민의 여
론을 타 누르는 모순된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공사를 중단하고 원점에서 다시 논의해야
한다는 말이 나오면 이미 국회에서 법률이 통과되었고 예산이 책정되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변명으로 피해가고 있다. 자기네들 편리한 대로 국회를 비난하기도 하고 방패막이로
삼기도 하는 모순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여론조사 결과에서 나타난 불과 몇 퍼센트 포인트의 차이에 그렇게 민감하게 반응하는 정
부가 4대강사업과 관련해서 드러난 민심의 향배에는 어찌 그리도 무감각할 수 있는지 도무
지 이해할 수 없다. 4대강사업에 대한 반대 여론을 어떻게 입증해 보여야 알아듣는 듯한 시
늉이라도 할까? 지방선거에서 ‘4대강사업 반대’를 공약으로 내건 야당에게 표를 몰아줬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했나 보다. 수많은 지식인과 종교인들이 자신의 양심을 걸고 거듭 결사반
대를 외쳐온 것도 듣지 못한 것 같다. 지금 방식 그대로 4대강사업을 계속하는 데 찬성하는
사람이 20%도 채 되지 않는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본 적도 없는 듯하다.

사실 정부라고 이렇게 명확한 여론의 흐름을 모를 리 없다. 다만 모르는 척하면서 공사의
속도를 더욱 높이는 작전으로 나가고 있을 뿐이다. 모래도 다 파버리고 보도 모두 쌓아 놓
은 다음 이제는 어쩔 수 없다는 핑계를 댈 심산이라는 것이 뻔히 들여다보인다. 우리 사회
에서는 이런 억지가 잘 통하기 때문에, 언제나 일을 저질러 놓고 보자는 태도를 취하기 마
련이다. 여론에 귀 기울이지 않고 오히려 속도전으로 대응하기로 결정한 배경에는 바로 이
런 계산이 깔려 있었을 것이라고 짐작한다.

최근 정부는 적극적 홍보전을 통해 민심을 자기편으로 끌어오려는 작전을 개시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홍보를 한다 해서 무엇이 달라질 것이라고 기대하기에 아까운 혈세를 쏟아
부으려고 하는지 그저 답답할 따름이다. 4대강사업과 관련해 정부측 인사들이 늘 앵무새처
럼 되되는 말이 하나 있다. 실정을 잘 몰라서 그렇지 적극적 홍보를 통해 알려주면 사업을
지지하게 될 것이라는 말이 그것이다. 정말로 그럴까? 그것은 자신들의 머릿속에 그리고 있
는 희망사항에 불과할 뿐,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날 확률은 지극히 작다.

우리는 실정을 몰라서가 아니라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에 4대강사업에 반대하고 있다.
어설픈 홍보를 통해 우리를 설득한다는 것은 ‘나무에서 물고기를 구하는 것’(緣木求魚)만큼
이나 부질없는 일이다. 정부측 일각에서는 지식인과 종교인을 설득하려는 노력이 부족해 오
늘의 상황을 빚었다는 자성론이 제기되기도 하지만, 핀트가 안 맞아도 한참 안 맞는 진단이
다. 지금 정부가 머리를 짜내 만든 홍보로는 우리 마음을 털끝만큼도 움직일 수 없다. 우리
에게 그런 홍보를 하기 위해 쓸 돈이 있으면 불우이웃돕기에나 쓰라고 충고하고 싶다.

정부는 4대강사업에 대해 특별한 관심도 없고 이렇다 할 정보도 갖지 못한 일반시민을
대상으로 한 홍보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듯하다. 요즈음 신문이나 TV를 보면 얼핏 보아서
는 이해하기 힘든 홍보물들을 자주 보게 된다. 그 한 예가 ‘어린 아이의 웃음소리가 돌아오
려면’이라는 멘트로 시작되는 TV 홍보물이다. 그 뒤를 이어 왜가리, 물방개, 송사리, 물별이
끼 같은 우리의 감성을 자극할 만한 단어들이 해맑은 영상과 함께 연이어 등장한다. 나도
그랬고 많은 사람이 그랬을 테지만, 처음 보면 어떤 환경단체에서 환경 사랑 캠페인이라도
벌이는 줄 알기 십상이다.

이것이 4대강사업 홍보물이라는 사실은 맨 마지막에 “강이 돌아와야 합니다.”라는 멘트를
듣고서야 깨닫게 된다. 어린 아이의 웃음소리부터 물별이끼까지 이 모든 좋은 것들을 되살
리기 위해 4대강사업이 필요하다는 어처구니없는 논리다. 강이 돌아와야 한다니 우리 강들
이 모두 바람이 나서 가출이라도 했단 말인가? 얼마 전에는 전직 생태학자라는 사람이 우리
강들이 늙었다는 해괴망칙한 논리로 4대강사업을 두둔하더니 이제는 가출했다는 말까지 나
오는 판이다. 정당화할 논리가 궁색해지다 보니 이제는 별의별 희한한 말들의 잔치가 벌어
지고 있다.

이렇게 감성에 호소하는 홍보로 사람들의 마음을 일시적으로 끌어들일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냉엄한 진실은 언젠가 그 모습을 드러내기 마련이고, 사람들의 마음을 정말로 움직
일 수 있는 것은 바로 이 진실뿐이다. 4대강사업과 관련된 유일한 진실은 그것의 실체가
‘강 살리기’가 아니고 ‘강 죽이기’ 사업이라는 것이다. 홍보물의 화려한 영상과 부드러운 목
소리가 진실의 끈질긴 힘을 이겨낼 수 없다.

정부는 홍보전의 일환으로 4대강사업을 반대하는 사람과 끝장 토론을 제의하고 있다. 내
가 그 토론에 초정을 받을지는 잘 모르지만, 지금 생각으로는 참여할 의사가 전혀 없다. 아
무런 의미가 없는 토론일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사업에 찬성하는 사람들과 반대하는 사
람들이 토론을 벌인다면 사업의 첫 삽을 뜨기 전에 했어야 마땅한 일이다. 그래야만 그 사
업을 실행에 옮기는 것이 바람직한지의 여부, 그리고 만약 실행에 옮긴다면 주의해야 할 점
이 무엇인지가 밝혀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때는 일체의 논의도 없이 정부 독단으로 밀어
붙여 놓고 와서 지금에야 토론을 한들 무슨 소용이 있다는 말인가?

그나마 4대강사업의 계속 여부를 원점에서부터 다시 생각해 보자는 유연한 자세로 토론
을 제의한다면 응할 마음이 조금이나마 생길 수 있다. 그런데 지금 이 순간에도 정부는 4대
강사업 강행 의사를 조금도 굽히지 않고 있다. 공사는 계속하겠지만 할 말 있으면 해보라는
식의 토론 제의인 셈인데, 그런 토론을 골백번 해본들 무슨 소용이 있을지 모르겠다. 보나
마나 뻔하지만, 정부측에서는 그 토론회를 정부가 개발한 논리의 선전장으로 이용할 속셈이
다. 반대하는 사람을 들러리로 이용해 선전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속셈이 뻔히 내비친다.
뿐만 아니라 반대하는 사람들이 제기한 의문에 대해 궤변으로 응수해 교묘한 힘빼기 작전으
로 나올 가능성도 크다.

나는 홍보든 토론이든 정부가 지금 말하는 방법으로는 절대로 우리를 설득시킬 수 없다고
믿는다. 우리를 설득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우리가 제기한 의문에 대해 납득할 수 있
는 답변을 제시하는 일뿐이라고 생각한다. 그 동안 우리는 4대강사업의 타당성에 대해 수많
은 의문을 제기해 왔다. 그러나 정부는 못 들은 척 그냥 넘겨버리는 작전으로 일관해 왔다.
우리가 제시한 의문 중 어느 하나에 대해서든 진지하고 성의 있는 답변을 들어본 적이 없
다. 나는 최소한 다음과 같은 기본적 의문에 대한 답변은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첫째로 4대강사업을 반드시 현 정부의 임기 안에 끝마쳐야 하는 이유를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 제대로 준비해 공사를 하려면 몇십 년이 걸려도 모자랄 대형사업을 이렇게 서둘러야
할 이유가 과연 무엇일까? 졸속으로 시행된 공사가 많은 부작용을 낳는다는 것은 상식 중에
서도 기본적인 상식이다. 그런데도 너무나 서둘러 끝내려 하는 바람에 공사가 진행 중인 지
금은 물론, 앞으로 긴 시간에 걸쳐 어떤 부작용에 시달리게 될지 모르는 상황을 만들어 버
렸다. 무엇이 그리 급하기에 충분한 논의와 준비도 없이 무모하게 공사를 시작했는지 그 영
문을 알 수 없다.

수질 정화를 위해 4대강사업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한두 해 안에 공사를 끝내지 않으면
물고기들이 모두 죽어버리기라도 한다는 말인가? 아니면 적합한 식수원을 확보할 수 없어
지금 당장 외국에서 생수를 수입해 마셔야 할 상황인가? 그렇지 않다는 것은 정부 스스로가
잘 알고 있으리라 믿는다. 급히 손을 쓰지 않으면 4대강 어느 지점에서 당장 큰 홍수 피해
가 날 것처럼 보이는 것도 아니다. 도대체 현 정부의 임기 안에 서둘러 공사를 끝내야 하는
이유를 단 하나라도 생각해낼 수가 없는 상황이다.

둘째로 변변한 비용편익분석조차 하지 않고 22조원 이상이 소요되는 초대형 공공사업을
시작하게 된 이유가 무엇인지 밝혀야 한다. 작은 댐 하나 만들 때도 비용편익분석을 거쳐
경제적 타당성이 있는지를 검증하고 사업을 시작하는 것이 상식이다. 이런 상식을 뒤엎고
그렇게 큰 규모의 사업을 경제적 타당성에 대한 검증 없이 바로 사업을 시작했어야 할 특별
한 이유가 과연 무엇일까? 경제학자로서의 내가 도저히 납득하기 힘든 부분은 유독 4대강
사업에 대해서만 타당성 검증 의무를 면제해 줘야 한다는 논리다.

이와 관련해 제기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중요한 의문은 과연 4대강사업의 편익이 22조원
이상의 비용을 정당화할 수 있을 만큼 크냐는 것이다. 정부는 수질 정화, 홍수 방지, 용수
확보라는 막연한 사업 목표만 제시하고 있지, 그것들로부터 나오는 편익이 구체적으로 어떤
규모인지에 대해서는 단 한 마디 언급도 없다. 따라서 22조원 이상의 큰돈을 들여 수행할
가치가 있는 사업인지에 대해 전혀 판단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강을 살리겠다는 막연하기
짝이 없는 구호만으로 그 엄청난 돈이 들어가는 사업을 지지해 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상식
에 어긋나는 일이다.

셋째로 수질 정화를 위해 4대강사업을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하기 전에 우선 수질오염 상
황에 관련된 구체적인 통계자료를 제시해야 한다. 우리가 정부로부터 듣고 있는 것은 갈수
기 때의 낙동강, 영산강 물이 농사에도 쓰지 못할 정도로 나빠진다는 말 정도다. 그러나 4
대강에 걸친 대대적 사업을 정당화하려면 각 강의 모든 지점에 대한 구체적 수질 관련 통계
가 제시되어야 한다. 또한 수질오염이 심각한 문제라면 왜 그런 문제가 발생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 결과도 제시되어야 한다.

이와 동시에 지금과 같은 대규모 준설이 수질오염의 문제를 해결하는 최선의 대안임을 명
4대강의 어떤 지점에서 채취된 퇴적토라 할지라도 환경기준을 초과하는 오염도를 보인 경
우는 단 하나도 없다고 한다.1) 오염되지 않은 퇴적토를 말끔하게 거둬 낸다 해서 물이 깨
끗해질 리 없다. 4대강 수질오염의 주요한 원인은 오염된 퇴적토에 있는 것이 아니고 지천
으로부터 흘러들어오는 오염된 물이라는 것이 정설이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수질 정화라는
관점에서 볼 때 대규모 준설은 결코 최선의 대안이 될 수 없다.

또한 보를 쌓아 물을 막는 것이 어떻게 수질 정화에 도움이 되는지에 대해서도 납득할 만
한 설명이 있어야 한다. 정부는 물을 가둬 양을 늘리면 저절로 물이 맑아지는 양 선전하고
있다. 그러나 구정물이 많이 모인다고 맑은 물이 될 수 있을까? 이렇게 상식에 어긋나는 말
을 믿게 하려면 최소한 그와 같은 변화가 일어나는 모의실험 결과라도 보여주어야 한다. 그
런 노력은 하지 않고, 독일 뮌헨의 이자르(Isar)강은 보를 쌓은 다음 수질이 더 좋아졌다는
등 사실과 다른 선전이나 해대니 불신이 쌓여갈 수밖에 없다.

넷째로 4대강 연변의 홍수 위험이 어느 정도이며, 어떤 성격의 대책이 필요한지를 구체적
으로 밝혀야 한다. 우리가 파악한 바로는 지난 10년 동안 4대강사업의 공사구간에서 홍수
피해가 일어난 사례가 지극히 드물다. 90% 이상의 홍수 피해가 공사구간이 아닌 지천에서
일어났기 때문에 홍수 방지를 위해 4대강사업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수긍하지 못하는 것이
다. 홍수 위험이 상대적으로 더 큰 지천을 제쳐두고 본류에만 공사를 집중시켜야 할 특별한
이유가 도대체 무엇일까? 나아가 깊이 준설하고 보를 쌓는 것이 가장 효율적으로 홍수를 예
방할 수 있는 길이라는 점에 대해서도 충분한 설명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는 무슨 이유로 물 부족 사태에 대한 대비책 마련이 시급한 과제라고 주장하는
지를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 만약 몇 년이라는 짧은 기간 안에 갑자기 물 부족 사태가 발생
할 것이 확실하다면, 지금 당장 그 사태에 대한 대비를 시작해야 마땅한 일이다. 그러나 누
구를 붙잡고 물어 봐도 그런 일이 벌어질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대답할 것이 분명하다. 사실
몇십 년 후라 할지라도 물 부족 사태가 일어날 것이라는 확실한 예측을 할 수 있는 근거는
없다. 결국 몇 십 년 후에 혹시 일어날지도 모르는 일에 대비한다는 뜻인데, 그 일을 현 정
부의 임기 안에 끝마칠 수 있도록 서둘러야 하는 이유가 도대체 무엇인지 궁금하다.

위에서 제기한 의문의 핵심은 다음 두 가지로 정리해 표현할 수 있다. 하나는 4대강사업
이 과연 타당성을 갖고 있는지에 대해 확실한 증거를 보여 달라는 것이다. 그리고 다른 하
나는 그 사업을 반드시 현 정부의 임기 안에 끝마쳐야 하는 이유가 도대체 무엇인지를 명백
히 밝히라는 것이다. 이 두 가지 점에 대한 속 시원한 설명이 있어야만 4대강사업에 대한
반대여론이 조금이나마 누그러질 수 있다. 성실한 설명으로 이해를 구할 생각은 하지 않고
어설픈 홍보전이나 벌이는 것은 사태를 더욱 나쁜 방향으로 몰아갈 가능성이 크다. 진정한
대화와 소통을 원한다면, 아무 쓸모없는 겉치레 토론을 제의할 것이 아니라 우리가 제기하
고 있는 의문에 대한 성의 있는 답변부터 내놓아야 할 것이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4대강사업의 타당성을 입증할 책임은 그것을 추진하고 있는 정부
측에 있다. 그것을 입증하는데 실패했기 때문에 반대여론을 잠재우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백하게 입증해야 한다. 우리 환경대학원의 이동수 교수가 최근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이 사업에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입증책임을 뒤집어씌워 구체적인 증거를 들어 반대하라고
압박하는 것은 궁색한 책임회피에 불과하다. 우리는 지금 우리 삶에 전례 없이 큰 영향을
주게 될 거대 토목사업에 대해 정당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것이며, 정부는 이에 대해 진
지하게 답변해야 할 의무를 갖는다. 이런 진지한 답변만이 난마처럼 엉켜 있는 4대강사업의
실타래를 풀어나가는 첫 걸음이 될 수 있다.

주석--------------
1) 이동수, 「4대강 사업의 퇴적토 준설-또 하나의 졸속과 부실」, 환경과 미래, 2010년 봄호 통권 70호,
pp.11-21. 이 논문의 결론 첫 부분을 인용해 보면 다음과 같다. “현재 4대강의 바닥퇴적토의 표층의 중금속
오염 수준은 독성을 염려하지 않아도 되거나, 혹은 일부 지점들에 대한 추가연구나 조사를 필요로 하고 있는
수준이며, 즉각적인 정화를 요구하는 기준을 넘는 경우는 어느 지점에서도 발견되지 않았다. 따라서 수질오염
관리측면에서 준설을 포함하여 수질개선을 위한 적극적인 대책을 즉각적으로, 그리고 광범위한 구간에 걸쳐
취해야 할 과학적, 합리적 근거는 현재 찾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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