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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떠났던 남편의 상태를 이해해보고싶습니다 도와주세요

그리고 조회수 : 6,192
작성일 : 2010-06-11 17:02:27
얼마전에 여기에 바람핀 남편을 붙들고 마음 돌아오길 바라는 심정의 글을 썼던 사람입니다.
바람을 폈고 그 마음의 정리는 했지만 저와 근본적으로 사랑이 끝났다고 남편이 생각했고 남편이 떠나려던 걸
제가 붙잡았던 내용이었습니다.
그때 진심어린 조언과 위로을 받고 조금씩 중심을 잡으려하고있어요. 우선 감사드립니다.
지금 남편의 상태는 일상을 저와 조금씩 나누고자 하지만 그리고 저에게 진심으로 미안해하고 있지만
저도, 남편도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할지 아직 잘 모르고 있습니다.
저는 더이상 남편에게 사랑을 구걸하고 있진 않아요. 많이 진정이 되었고 제 일을 더 열심히 하며
남편의 지금 혼란스런 상태를 이해해보고 싶고 시간을 갖어보고 싶습니다.
남편도 노력은 해요. 저를 따뜻하게 안아주고 미안해합니다.
우선 남편에게 제가 느낀 것은 우리의 관계를 회복하고 싶어해도 저는 이미 남편을 믿을 수 없게 된 거고
자신이 이런 상황을 만들었다는 데에 괴로운 것 같습니다.
내가 힘드니 12시전에는 저에게 문자라도 꼭 하라고 했는데 솔직한 심정으로는 이런 전화는 하고 싶지 않답니다.
자기도 널 위해 그까짓거 하는 거 아무 것도 아니지만 왜 내가 이런 상황을 만들었을까싶어서
하고싶지가 않아진다는데 이런 심리에 어떻게 대응해야 앞으로 제가 남편과 현명한 시간을 보낼 수 있을까요?
남편은 마음을 제게 돌리고 싶어하지만 아직 본인이 혼란스러워 내가 더 아무렇지 않게 대하고,
제게서 더이상 의심하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으면 하는 걸까요?
남편은 떠난 마음도 마음이지만 저에게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이미 자신의 행동으로 건넜다고 생각했던 거라는 느낌이 들곤해요.
그리고 내가 붙잡아서 지금 내곁에 있는 것이 아니고 본인이 제 곁에 있고 싶어서 있는다는 말은 합니다.
너무 아파하는 저를 지켜본 남편이 자신이 바람을 폈다는 행동을 진심으로 후회한다는 느낌은 제가 받고 있습니다.
이런 상태에 있는 남편과 제가 앞으로 서로 어떻게 대하고 바라보고 어떤 시간을 가져야 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을지 조언을 구합니다.
제가 이토록 남편을 이 지경에서도 놓지 못하고 사랑하는 이유는 제가 남편에게 기쁨을 많이 받아서인 것 같습니다. 제가 하는 일 많이 좋아해주고 지지해주고 든든했던 사람이었고 이제 돌이켜보는데 저는 남편에게 별로 준 게 없습니다.
너에게서 기쁨을 담뿍 받고 살았는데 나는 준게 없는 것 같아 너의 잘못을 다 떠나 그 점은 너에게 진심으로 아프고 미안하다고 제가 남편에게 말했어요. 가슴으로 저의 진심을 받아주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남편은 예술 관련 일을 하는 하는 사람입니다. 그의 일과 꿈이 돈벌이가 적다고 무시하며 지내온 시간들 속에서 남편이 점점 멀어져갔네요. 물론 그도 내게 받은 상처때문에 자신이 바람을 폈다는 합리화는 스스로 경계하고 있습니다.
저에게 잘해주고 싶어하는 것 같으면서도 반발심 같은 것을 갖고 있는 것 같고 제가 어두운 표정을 지으면
저보다 더 어두워지고 제가 힘들고 화가 나 있나 저를 조심스럽게 살피고 있는 것도 같습니다.
조언 부탁드립니다. 고맙습니다.
IP : 125.188.xxx.107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0.6.11 5:30 PM (59.17.xxx.109)

    남자들의 심리한 한마디로 구질구질해지는건 죽어도 싫다.. 로 정의할 수 있을것 같아요.
    잘못을 했어도, 미안하고 앞으로 잘할게 하면 그걸로 끝인겁니다.
    이후에는 그 얘기를 꺼내면 적반하장으로 나오죠.. 그게 남자에요..

    여자의 입장에선, 잘못을 했다면서 왜 부인이 원하는 행동을 하지 않을까 생각하겠지만..
    그래서 그런 남자를 보면 잘못을 뉘우치는거 같지 않다라고 다시 생각하게 되죠..

    저도 여자고, 제남편도 참 못할짓 많이 하고 살았지만.. 다름을 인정하는 순간에 이해가 되는거 같아요.. 사실 힘들죠..

  • 2. ....
    '10.6.11 5:32 PM (123.214.xxx.21)

    님글 그동안 쭉 읽었고....저역시 남편바람으로 힘든 시간 보내고 있으며
    그때도 님께 댓글 달았었는데요...

    님....저는 남편분 이해되지 않습니다.
    님 말씀으로는 남편분이 바람핀것에 대해 정말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는데
    그리고 님께 고통을 줬다는 그부분을 정말 미안해하고 있다고 말씀하시는데요..

    님께서 남편분께 믿음이 사라졌다하시는데 그럼 남편분은 그 믿음을 회복하기 위해
    님이 원하시는 부분을 수용하고 들어줘야 하는거 아닌가요?
    남편분 잘못 해놓고도 이기적인 분이란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님....님께서 남편분께 너무 많은 걸받고 님은 너무 안줘서 놓질 못한다하셨는데요
    그말을 또 남편분께 얘길하셨다고 하는데요..님께서 아무리 그렇게 생각하신다 하시더라도
    남편분께 말씀하신다는 건 남편에게 면죄부를 주는 결과 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대처하시면 남편분 말은 그렇게 하실지 모르겠지만 내가 바람핀거 니탓도 있다 이렇게
    생각할수 있게 만드는 거예요.

    님은 남편분에게 사랑을 구걸하지 않으신다 하셨는데 글속에 남편분께 사랑을 애원하는
    모습이 다 묻어나오는거 같아요...
    어찌보면 님의 마음과 님의 행동이 잘 조절이 안되시겠지요.
    남편의 바람은 용서치 못하겠는데 남편을 너무 사랑하고 있다는거 그래서 남편을 놓지
    못하겠다는거....
    이건 저도 마찬가지여서 지금도 남편과 살고 있는데요..
    님 그런 속내를 남편에 비치지 마세요...

    너무 안타까워서 ...제가 님께 소금을 뿌렸는지 모르겠지만 댓글 달았어요.

    님...남편과 헤어지지 않고 남편에 대한 믿음 회복하기 위해서는 남편에게 너무 빨리 용서하는
    느낌 주지 마세요...남편을 너무 이해하실려고 노력하시는거 같아요..
    에효~~~~~

  • 3. 그리고
    '10.6.11 5:43 PM (125.188.xxx.107)

    원글이- 처음에는 남편도 제가 원하는 것을 했습니다. 문자로 계속 어디에 있다, 어디간다, 몇시에 들어간다등 그런 것들을 했었는데 얼마후 저에게 두번째의 충격인 저에 대한 마음이 변했고 나를 자신의 인생에서 계속 고민해야할지 모르겠다고 말한 그 고백후에는 저에게 일상을 보고하는 듯한 자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님의 말씀도 맞습니다. 저의 어떤 행동, 말도 어쩌면 다 내가 너를 참 많이 사랑한다는 걸 남편에게 전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더 이상 힘들지 않기 위해서라도 저는 남편의 상태와 혼란을 이해해보고 싶어요. 변한 사람을 제가 붙들고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 4. 에효~~~
    '10.6.11 5:50 PM (123.214.xxx.21)

    위에 댓글 쓴 사람인데요... 진짜진짜...안타깝고..아~~~~답답해요....

    님~~~~저도 남자를 잘 모르지만요... 남자들은 여자가 자기한테 집착한다 생각하면
    도망갈려고 하는거 같아요..
    자기가 어떤 짓을 했는지는 인식못하는 **같은 존재죠..<죄송합니다 제가 흥분해서리>
    그저 남편분 맘속에는 넌 나없으면 못살아....이런 마음이 있는거 아닌가요??

    지금도 님때문에 있는게 아니라 내가 원해서 있는거라고 당당하게 말하잖아요..

    님이 남편을 생각하는 마음이 ..........아~~~~그냥 안아드리고 싶네요...

    만약 님께서 제 여동생이라면....
    남편에게 차가워지라고 말하고 싶어요....그리고 남편에서 무관심으로 마음을 돌려보세요.
    지금처럼 매달리는것이 아니라....
    예술을 하는 분이시라니...더욱더...

    저경험으로는 예술쪽분들 자유분방함을 많이 추구하는듯....
    그냥 놔둬보세요.. 님도 님이 관심 있으신 걸 배워보세요...남편에 대한 생각을 최소한으로..

  • 5. 두분
    '10.6.11 5:55 PM (220.88.xxx.254)

    다 노력하는거 같은데요.
    정황상 평소에 자존심이 많이 상했던거 같은데
    보고하는것도 비슷하게 자존심이 상하나 봅니다.
    예술쪽 일하는 사람들이라면 좀 숨막힐꺼 같구요.
    헤어질 마음도 없고 잘해나가려 한다면
    일부러라도 시선을 다른데로 돌려보세요.
    마음도 치유할 겸 상담을 받아보던가 책을 보세요.
    애니어그램 공부하는데 알아보시면 어떨까 해요.
    전 남편에 대한 불만에 너무 힘들었는데
    미술치료 상담 받고 애니어그램으로 성향을 테스트 해보고
    그 사람 타고난 성향이 내 성향과 다른거 인정하고
    내가 정답도 아닌데 내식으로 고치려고 하지말자...로 생각을 바꿨는데요.
    오래 걸렸는데 요즘은 다른 성격의 장점도 보이고 합니다.
    암튼 남편에게 고정된 관심과 애정을 딴데로 돌려보세요.

  • 6. 남편이
    '10.6.11 5:58 PM (125.208.xxx.157)

    지난 글을 읽지 못했지만,
    아마도....
    남편 마음이 떠났나 봅니다.
    그리고 여자가 있나 봅니다.....
    마음이 행동으로 나타나기 마련이거든요.

  • 7. 시간이 약입니다
    '10.6.11 5:59 PM (203.253.xxx.252)

    그저 물 흐르듯이 관망하며
    시간이 지나가기만을 기다리세요.
    너무 노력하지 마세요. 지치십니다.

  • 8. ..
    '10.6.11 6:02 PM (221.140.xxx.130)

    이런분이 남편 바람피기전에 남편에게 심하게 대했다하는데 믿어지지 않네요..
    사랑하는 사람이 약자라는 말이 생각나네요..
    특별해 보이는 님의 남편은 그냥 다른 보통 남자와 같은 사람이예요
    바람핀 나쁜남자..
    하지만 다른건 다른 와이프와 달리 바람핀 남자를 이해하려고
    보듬어 주려는 와이프를 가진 남자죠..
    남편분 원글님께 미안한 마음은 조금 가져도 본인이 잘나서 그렇다고
    착각하고 사실수도 있을것 같아요
    아마 또 다른 바람이 불 수도 있으니까요
    이번이 처음이라면 더더욱 강하게 대처하심이..

  • 9. .
    '10.6.11 9:24 PM (114.206.xxx.161)

    왜 남편이 그랬을까 아님 어떻게하면 남편이 편해질까 내가 해준게 뭐가 있을까 이렇게
    생각하시지마세요. 적어도 상처의 원인이 되는 사람이 어떻게하면 님을 편하게 해줄까
    어떻하면 그 상처를 치유할까를 고민하는게 맞죠.... 비슷한 상처를 가진 사람으로서
    님이 좀 특별해보이네요.... 전 제맘속의 괴로움때문에 남편의 상태까진 관심없었거든요.
    이해는 무슨....

  • 10. ..
    '10.6.11 9:47 PM (125.176.xxx.189)

    남편 상대녀가 미혼의 직장 동료였나요? 지금도 같이 근무하는..
    아니면 행선지를 일일이 말해 줘야 할만한 이유가 있는 상대인가요?

    그렇다면 남편의 태도는 님께도 미안해하지만 상대녀에게 미련이 아직은 남아 있는 상태일 수도 있어요. 눈에 보이면 장애에 부딪쳐 못다이룬 사랑이란 생각이 강하게 들거든요.
    님 뿐만 아니라 상대녀에게도 책임감과 미안함을 동반한 감정을 둘 다에게 함께 느끼구요.

    아마도 아내보다는 상대녀에게 더 감정이 클 겁니다.
    그 감정이 아내에게로 넘어오는 기간이 좀 많이 걸려요.

    만일 제 추측이 맞다면 남편분 환경을 바꿔주셔야 해요.
    그래야 님도 남편도 그 상황에서 벗어날 수가 있어요.
    의심을 안 할래야 안 할 수 없는 상황이고 남편도 자신의 잘못의 증거를 매일매일 맞닥뜨려야 한다면 자괴감이 심할 겁니다.
    이건 제 추축에 의해서 쓴 글이구요.

    아무튼 남편이 왜 그랬을까를 생각한다는 건 님의 고통이 너무 크므로 남편의 심리가 이래서 그랬을 거다라는 걸로 합리화를 하면 좀 편할거 같아서 찾는 몸부림 같은 거에요.

    그런데 남편분의 외도 이유가 따로 없어요.
    삶이 권태로웠고 님보다 상대가 어떤 순간엔 더 편했고 님이 줄 수 없는 무언가 준다는 감정의 쏠림 현상이 일순간 왔던 거지요.

    그러다 님에게 들켰고 상대녀와 어떤 식으로 헤어졌는지 모르지만..
    상대녀에게 질려서 그만두려고 할즈음에 아내에게 걸린거라면 미련이 없겠지만
    아내에게 들킴으로 인해서 한참 타오르던 감정이 멈춘 상태라면
    아내에게 대한 감정과는 별개의 상대에 대한 미안함 내지는 아련한 마음 같은 게 남아 있을 거에요.
    그걸 접어내는 데 시간이 필요하고 상대가 내 눈앞에 계속 왔다갔다 하는 상태라면 그 마음 접기 어려워서 더 힘든 2중고를 겪을 거구요.

    혹시나 그런 상태에 놓여 있고 그래서 님이 남편의 동선을 확인해야 하는 상태라면..
    무한루프로 같은 상황 반복이에요.
    그걸 먼저 끊어내세요. 남편과 함께요.

    그리고 님에게 못할 짓 한 자신에 대해서는 스스로 느끼는 실망감이 클 거에요.
    그러면서도 제어가 안되는 마음, 님에 대한 미안함 여러 가지 감정들로 힘들 거구요.
    함께 극복해 가시다 보면 길이 있겠죠.

    상담 받아보시길 권해드려요.
    남편의 심리보다는 님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 보시는게 더 많이 필요할 듯 싶어요.
    그러다 보면 남편에 대한 님의 마음과 현 상태에 대해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가닥도 잡히실거에요.

  • 11. 비타민
    '10.6.12 3:39 AM (180.64.xxx.136)

    먼저 쓴 글도 읽었고 이 글도 보면,님이나 남편분이나 참 잘 만난 분들이란 생각이 듭니다.
    님은 차분하고 자제력도 있고 생각도 깊습니다.
    감정적으로 행동할 수도 있는데 이성적으로 생각해보시고 지혜롭게 움직이시네요.
    남편분도 님에 대한 신뢰가 있고 괜찮은 분입니다.

    이런 경우는, 여러가지로 생각하셔야 합니다.
    남편분이 이혼하겠다고 설치는 것도 아니고,그 여자와 지금도 그런 관계인 것도 아니고, 님에게 덤태기를 씌우는 것도 아니죠.
    그런 상황이라면 전혀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있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생각하기 나름'이라는 겁니다.
    이혼절차나 복수하는 방법 등을 생각할 것 없이,
    이 상황을 어떻게 내 인생에서 받아들이고 해석하고
    극복하며 살아가야하는지를 깊이 생각해야한다는 겁니다.

    한번 잘 살아보자고 결심한 부부가 평생 그 약속을 지킨다면야 무슨 걱정이 있겠습니까만
    세상일이라는게 그렇지 않지요..
    이성적 사고만 사고가 아니라, 부부관계를 유지할 수 없는 수많은 사고들이 사실 많습니다.
    꼭 이성적 사고만 지탄의 대상이 되는 건 아니지요.
    사실 제일 컨트롤하기 힘든게 사람의 마음, 아닙니까?

    이성간의 흔들리만 마음의 흔들림이 아니지요.
    절대적으로 믿었던 신에 대한 배신감에 종교를 버리기도 하고,
    믿었던 친구의 배신에 통곡하기도 합니다.
    부모자식간은 또 어떻습니까?

    사람을 살아가면서 수많은 마음의 흔들림을 경험합니다.
    그 경험이 나 혼자만의 경험이면 문제가 없는데 부부사이에서 벌어지는 이성문제는 상대에게 고통이지요.
    님 남편도 꼭 님에게 고통을 주겠다는 생각은 없었을 겁니다.
    아마도...아내 모르게 지나갈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고,
    자신의 마음을 그 순간 다 잡지 못해서 벌어진 일이라 자책감ㅇ이 크겠지요.

    문제는, 그 후에 다시 평상시처럼 살아가야한다는 겁니다.
    '외상후스트레스증후군'이라고 들어보셨습니까.
    큰 사고를 겪은 후 정신적,심리적으로 충격을 입어 정상적인 생활을 못하는 것입니다.
    겨우 사고 한번 봤다고 일상생활을 거의 못한다는 게 이해가 안가는 게 대부분의 사람들 생각입니다.
    그러나, 한번 당해본 사람은 그것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압니다.
    이미 사고는 과거일이 되었고 다시 평온한 일상으로 돌아왔음에도 공포에 떨고 사람을 기피하고 심지어 잠도 못자고 일상생활을 거의 못하며 삽니다...
    제기 아는 한 사람이 지금 그런 일을 겪어 5분이상 뭘 지속하지 못하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님도,님 남편도 그런 상황입니다.
    님 남편은 아닐거라고요?
    아닙니다. 님 남편같이 섬세한 사람은 아마도 님과 비슷한 수준의 그런 증상을 겪고 있을 것입니다.

    아내가 전화를 걸었을 때 가슴 두근거리는 것, 아내에게 정해진 시간에 전화를 걸려면 갑갑한 것..
    시어머니가 하루 한번 전화하라고 하면서 심장병 생겼다는 며느리 많이 있잖습니까? 뭐라고 하는 것도 아닌데요.
    님 남편도 그럴 겁니다.
    그렇다고해서 남편을 자유롭게 놔두는 것이 다가 아닙니다.

    님은 이번 일을 통해 뭔가를 깨닫고 극복할 때라고 생각하셨으면 합니다.
    사람이 뭔가 득도를 하는 때는 어떤 충격적인 일을 겪었을 때입니다.
    그때 기존에 갖고있던 생각이 완전히 깨지고 새로운 각성을 하게 되지요.

    힐러리 클린턴 같은 여자를 생각해보세요.
    전세계가 다 알도록 남편의 불륜이 까발겨지고, 사람들이 '왜 저렇게 똑똑한 여자가 이혼을 못하냐'는 눈초리에 시달리면서도 살았습니다.
    얼마나 치욕스러웠을까요.
    그 일을 보면서 저는 "저 사람은 그 일을 통해 무슨 생각을 했을까"생각해봤습니다.

    남편분의 마음은 자신은 '떠났다'고 생각하지만 그게 사실은 아닙니다.
    사람은 자기 마음이 떠난 것을 잘 모릅니다.
    님에 대해 두근두근하고 의지하던 마음이 거둬진 것을 '떠났다'고 생각하는 것이지
    사람이 자기 마음을 자기가 다 알면 뭐가 걱정이겠습니까?
    자기 마음을 자기가 모르니 심리상담을 하고 정신분석을 하는 거죠.
    자기 마음을 자기가 다 알면 자기가 전문가게요?
    그러니 님은 그런 남편의 말을 들으면 "니가 니 마음에 대해 뭘 알겠니"하고 속으로 생각하세요.
    미안해하고 살피는 것으로 만족하세요.
    상대에게 그런 마음이 있다는 것으로 '거둬진게 아니'라는 겁니다.
    진짜로 거둬지면 그런 마음이 들지도 않아요.

    상처가 나면 아무는데 오래 걸립니다.
    하루아침에 나으면 오히려 정상이 아니지요.
    남편에게 그렇게 말하세요.

    손에 상처나서 완전히 아무는데도 한달 이상 걸리는데
    어떻게 마음이 그렇게 쉽게 아물겠느냐고.
    당신이 이런저런 마음이 들고 아프고 쓰린 것도 정상이고,
    내가 아픈 것도 정상이니 그것에 대해 너무 서로 신경쓰지 말자.
    이 모든 것은 정상적인 과정이다.

    아무 일도 없는 듯이 구는 것도 이상한 것이고,
    오히려 서로를 의식하고 눈치보고 그런 것이 정상이니 서로가 '지금으로선 당연하지'하고 생각하자.

    당신이나 나나 살아가면서 다른 사고도 얼마든지 만날 수 있는 것이다.
    당신이나 나나 교통사고나서 병원에 입원해있을 수도 있고
    암에 tv에 자주 보이는 부부들처럼 한쪽을 병간호하다 먼저 보내는 일이 있을 수도 있다.
    보증 섰다가 전재산 날릴 수도 있고, 불이 나서 집이 홀랑 다 타버릴 수도 있다.
    이런 사건들과 비슷하게 둘 중 하나가 다른 이성에게 마음이 흔들리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위에 말한 그 사건보다 이 사건이 더 치명적일까요?
    과연 그럴까요?

    님은 오히려 이번 일을 기회로 남편의 존재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고
    남편도 님의 다른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어차피 벌어진 일, 그 일을 원망하고 서로를 원망해봤자
    앞으로 나아질 일은 하나도 없습니다.
    벌어진 일은 그냥 덮어두고
    <그 일을 통해 우리가 서로 앞으로 나아질 방법>이 무엇이며
    어떻게 받아들여야하는지,를 생각할 기회로 삼으세요.

    제가 이렇게 단호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저 역시 죽음의 터널같은 사건을 통과하고
    그 전에는 전혀 상상치도 못했던 것들을 깨닫고
    삶의 방향을 전환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다시 태어난다면 그런 일은 절대로 다시 겪고싶지 않죠.
    그렇지만 그렇다고해서 그 일 때문에
    나 자신과 내 삶, 내 가정을 깨는 것은 완전히 다 잃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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