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이맘때쯤 벚꽃이 필 무렵이면 생각나는 일......

... 조회수 : 480
작성일 : 2010-04-02 23:50:06
제 인생에서 가장 서글프고 또 서러웠던 기억중에 하나입니다만....^^

여자분들은 다 그러시겠지만...화사하게 펴서 지는 벚꽃을 참 좋아합니다.
유난히도 좋아한다는 말이 맞겠네요.

일년중에 며칠 못 볼뿐만 아니라 그 모습이 너무 좋아서..매년 벚꽃을 보러가곤 했어요.
그때가 2년전 이맘때네요.
아이가 태어나기 한달전입니다. 배가 만삭으로 완전 불어서 혼자서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할 지경이었죠.

그 날은 토요일이었고 남편 근무가 없는 날이었어요.

하지만 회사 조기 축구회에 가입을 해서..^^;
축구 경기가 있는 날이라고 나가더군요.

우리는 한달전부터 오늘 벚꽃을 보러 가기로 약속을 했거든요.

경기가 마치면 12시쯤 된다고 해서 전 혼자 집에서 그 시간에 맞춰서 꽃단장을 했어요.
오랫만에 화장도 하고 머리도 예쁘게 말고 옷도 이거저거 입어보구요.
남편 오면 벚꽃 보러 가서 산책도 하고 사진도 찍고 나중에 아기 태어나면 보여줘야지. 하는
생각으로 부풀어 있었어요.

밥도 안 먹고 남편 오면 같이 맛있는거 먹으러 갈려고 했죠..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사정없이 나더군요.

근데 12시가 되었는데도 남편이 전화도 안 오고 집에도 안 오는겁니다.

그때 회사랑 집이 참 가까웠어요. 차로 15분 거리.....

무슨 일 있나 걱정이 되서 12시 30분쯤 전화를 거니 남편이 급박한 목소리로
조금 있다 전화할께! 하고 끊는겁니다.

뭔가 나쁜일인거 같은데..뭐지 하면서 혼자 또 기다렸어요.
잠시후 전화가 와서는...
축구를 하다가 같은 팀 친한 친구와 다른 팀(다른 회사) 사람이 싸움이 붙어서
친구 앞니가 나갔다고....그거 때문에 싸움 말리고 지금 경찰서라는거에요..ㅠ.ㅠ

그러면서 빨리 간다고 했는데......

저 혼자 화장하고 집에서 기다리면서 초조하기도 했고...기분이 상하기도 했구요.
꼭 자기가 있어야 되는 자리도 아니고 그냥 오면 안 되나? 하는 생각이 지배적이었죠. 사실....
집에서 마눌은 밥도 못 먹고 기다리고 있는데..^^;;;;;

결국......오후 3시가 되어도 오지 않아서 저 혼자 엉엉 울었네요.

화장한 얼굴은 엉망이 되었고..정말 얼굴이 퉁퉁 부을때까지 혼자 침대에 쓰러져서 울었어요.

남편은..오후 5시에 집에 도착하더군요. 12시에 오기로 한 사람이......

이미 제 얼굴은 엉망이 되었고 기분은 더 엉망이었구요.
벚꽃이고 나발이고 아무것도 보고 싶지 않더군요.

한참 화가 난 절 남편이 겨우 살살 달래서 고기집으로 갔는데...
제가 좋아하는 차돌박이도 안 넘어갈 정도로 기분이 이미 상했었어요.

그리고 보러 간 벚꽃은...아름답지도, 멋지지도 않았어요.

그후로 지금까지..이제 벚꽃은 싫네요.

그 날 남편은 솔직히 아직까지 이해 못 하겠습니다.
저 혼자 기다리는거 알면서도...왜 오후 5시에 집에 와야만 했는지..
그때 자기 아니면 그 일을 할 사람이 없었던 것도 아니고.....
그 날 밥도 못 먹고 오후 5시까지 혼자 울면서 남편 기다린 만삭의 절 생각하면
아직도 속이 상하네요.
IP : 183.102.xxx.153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언니 보고싶어...
    '10.4.3 12:37 AM (116.124.xxx.69)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던날 눈처럼 내리던날 ....
    사랑하는 나의 언니가 교통사고로 먼저 떠나버렸네요
    그날이후 4월은 저에게 잔인한달이 되어있더라구요
    벚꽃과 장미를 좋아했던 여인이였는데 그렇게 세상한철 벚꽃처럼 피었다가
    꽃잎처럼 흩날리는삶을 살고 가버려서 한동안 웃음도 잃어버렸구요
    무표정 ,원망,증오 ....최진영씨 우울증 정말 공감합니다
    제삶에도 변화가 생겼더라구요
    언니가 못다한 삶 내가 행복하고 잘살아야겠다 언니 몫까지 ....
    전 벚꽃을보며 언니를 그리워하고 있어요 ^^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35610 아이델구왔어요 ^^ 좋아죽겠어요...-어제글올린94포차입니당.. 10 94포차 2009/02/02 1,600
435609 수두걸린 집에 가려하는데 8 수두 2009/02/02 807
435608 한우 양곱창 잘하는 집 추천해주세요... 14 아...곱창.. 2009/02/02 1,050
435607 삶이란 무엇인가? 12 해남사는 농.. 2009/02/02 1,122
435606 제사 8 진주 2009/02/02 1,043
435605 서울(용산)-분당으로 이사가려고 합니다. 이삿짐센터 추천요~꼭요 아름다운그녀.. 2009/02/02 966
435604 분당에 있는 청각치료센터 벨라르 혹시 아시는지요? 1 ..... 2009/02/02 421
435603 지금 그여인 이름은 잊었지만 5 해남사는 농.. 2009/02/02 964
435602 차량 범죄 줄이려면 정류장마다 설치하면 될것 같아요. 3 CCTV 2009/02/02 427
435601 유아들은 왜 자기를 3인칭으로 부를까요...문제가 되는건 아닐까요? 18 아이둘 2009/02/02 2,196
435600 ‘MB식 녹색성장’ 국제합의도 무시 1 세우실 2009/02/02 299
435599 18개월 아기가 환경이 바뀌고 짜증이 아주 많이 심해졌어요. 후.. 2009/02/02 533
435598 종교계도 “더는 침묵할 수 없다” 시국미사·법회 등 예고 5 세우실 2009/02/02 634
435597 용산참사 촛불집회.....경찰과 충돌 (오늘 집회모습) 1 세우실 2009/02/02 314
435596 [경제] 리먼 삼킨 노무라 4Q 5조 원 손실 2 세우실 2009/02/02 598
435595 음악학원 + 미술학원 4 오르간 2009/02/02 550
435594 닥스에서 숄을 보고 왔어요.. 3 고민녀.. 2009/02/02 1,380
435593 kbs1에 이면우 교수님 나와서..대한민국 길을 묻다..를 진행하시는데 9 대한민국 길.. 2009/02/02 1,010
435592 지금이 집 팔때인가요? 9 으아~ 2009/02/02 2,098
435591 친구 싸이에 갔다 재밌으면서도 와닿는 글이라 퍼왔어요 같이 즐감해요~ 10 동감 2009/02/02 1,871
435590 구나와 꾸나..뭐가 맞나요? 3 ... 2009/02/02 3,110
435589 MBC에서도 강호순 얼굴 공개했군요... 3 d 2009/02/02 1,127
435588 대학교 붙었어용~! 드디어 새내기?ㅋㅋㅋ 39 09새내기 2009/02/01 2,058
435587 원단 구입처요~~~ 4 원단 2009/02/01 478
435586 포탈 뉴스에 그 나쁜 ㅅㄲ 사진 좀 안 떴으면.. 4 우울해짐.... 2009/02/01 454
435585 두 집중 어떤 집을 선택하시겠어요??? 16 엄마 2009/02/01 1,665
435584 그놈의 소신때매 ...ㅠㅠ 6 ㅠㅠ 2009/02/01 966
435583 댁의 남편들도 이런 말 합니까? 50 흠.. 2009/02/01 9,021
435582 회원장터서 검색시 다음검색이 안되나요? 2 검색이 어려.. 2009/02/01 3,739
435581 질문...싹이 보이나요? 6 대학보내기?.. 2009/02/01 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