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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0원짜리 어그부츠

남편의 선물 조회수 : 772
작성일 : 2010-03-06 11:55:08
연애기간부터 10년...
남편을 알아온 기간이다...
난 꽃다발을 한번도 받아보지 못했다...(남편에게서는)
결혼 직전 이런 푸념을 늘어놓는 내게 친구들은
아이를 낳으면 그 날은 주겠지...위로했다.
그건 위로일 뿐이였다.
출산일 내게 꽃은 보낸 이는 외숙모를 비롯한 친척분들이었다.

화분은 받아보았다. 다육이들
아...한 송이의 장미는 프로포즈할 때 받아보았다...
한 송이일 뿐이다....

좋은 남편임은 틀림없다
그.러.나.
나도 가끔은 꽃향기를 맡고 싶은 뿐이다.

남편은 그래도 기념일을 잘 챙긴다.
크리스마스, 생일, 화이트데이, 결혼기념일, 첫 만남일.....
이 다섯가지정도......와 해외출장길에서 돌아올 때....

처음엔 말없이 그냥 본인이 선택해 왔다
하지만 선물을 받는 나의 표정을 보더니
점점 물어보기 시작한다...
그렇다...
난 쇼맨쉽에 약하다
그래서 직장생활도 힘들었다
지금은 전업이라 너무너무 행복하다....
여하튼.....
난 근육경련이 일어나지만
참으며 이쁘다는 말을 해야 했었다....
하지만 남편도 날 10여년 보아왔는데
사실을 알고있다
난 사탕을 먹지않는다
초코렛홀릭이다...
화이트데이에...
이상한 강아지가방의 배부부이 투명비닐소재로 되어있고
그 안에 정말정말 출처를 알 수 없는 사탕으로 가득찬 물건을 사왔다
그 땐 정말 한마디 했다...
사탕을 전혀먹지 않는 것도 알면서 어떻게 사탕을 사오냐
내가 초콜렛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지 않냐...
답변은 이랬다....
오밤중에 사려니 문 연데가 *****뿐이 없었던 데다가 괜찮은 물건들은 다 팔린 것 같았단다....
오.......
친구들의 반응은 이랬다...
강아지인형 이쁜데...사온거라도 다행이지.....머...
너희들이 내 친구 맞니...
난 먼지앉는 봉제인형 싫단 말이야....
남편이 연애시절 준 푸우인형도
차마 버리진 못하고 창고에 박혀있단 말이야....
난 그 푸우가 고속도로에 가격표 얼마를 붙히고 앉아있던 녀석이라는 것을 알지만
연애기간 내내 함구했다가
결혼 후 말을 했다
남편은 살살 웃으며 강하게 부정했지만
난 진실을 알고있다.
간혹 차를 타고 그런 진열이 되어있는 곳을 지나치게 되면
저기 푸우 있다고 알려준다....

그 이후에 각종 기념일에 여러가지 선물을 해 주었지만
난 얼굴경련을 내내 감수해야 했다

하.지.만.
어제....정말
괜찮은 물건을 가져왔다
이제까지의 제일 흡족했던
일본출장길에 아울렛에서 사온 스와로브스키 목걸이와 귀걸이세트를 제치고
이 녀석에게 일등자릴 내어주려한다
바로 5000원짜리 어그부츠다....

어제 회식을 마치고 오는데
어그부츠 230사쥬 2개놓고 5000원이라고 파는 좌판을 봤단다
부인이 소시적 구두광이라 쇼핑을 같이다녔던 턱에 사쥬가 230이란 것도 알고
수족냉증과 비스무리한 몸상태라
겨울엔 장갑과 수면양말이 실내에서도 필수품이라는 것도 알고있고
이번 겨울에 내내 나도 어그부츠를 사아지.....되내이다가 결국 봄을 맞이했다는 것도 알고있는
이 착한 남편이
술을 마신 와중에도
정말 딱 내가 찾는 스탈의 부츠를 사왔던 것이다
천연양모가 아님 어떠하랴....
유명브랜드가 아님 어떠하랴....
겨울이 다 가고 봄이 왔음 어떠라....
겨울이 또 오는 것을.....

이번 여름 유럽연수가 중국연수로 바뀌었다는 비보를 전하며
스페인에 있는 친구를 만나러 가기로 했던 나의 계획에 차질을 빚게되어 슬프겠다며
연수기간에 맞춰 넌 그냥 스페인 가라고 해 주는 착한 남편....
여러가지 각종 기념일을 합하여
넷북을 사라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두달이상 정말 필요한지 고민하고 있는 남편을
정말 격하게 사랑해야겠다......

IP : 59.16.xxx.80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0.3.6 12:09 PM (114.207.xxx.103)

    대반전이군요.
    어쩄거나 자랑질을 하셨으니 82쿡 자랑회비 내쇼!!!!

  • 2. 흠~~
    '10.3.6 12:56 PM (61.102.xxx.204)

    입금받아야할듯....^^*

  • 3. ...
    '10.3.6 1:19 PM (114.200.xxx.48)

    자랑인지 한탄인지 알쏭달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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