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딸이 둘이에요.
회사동기였다가 이젠 친구가 된 이들 셋이서 저희 집에서 애들데리고 만나 놀았거든요.
세 집에 만났는데, 죄다 딸만 둘씩. 큰애들 나이는 1년씩 차이나게 조로록인데, 둘째 나이는 임신을 거의 동시에 해서 셋다 동갑이라 고물고물 애기들까지 끌어안고 만난거에요.
큰 애들끼리는 죄다 여자애들이니까 저희 집 장난감들 다 끌어내서 셋이 소꿉놀이를 하고, 엄마들은 둘째들 끌어안고 식탁에서 수다떨며 차마시고..
뭐 대충 그런 분위기였는데요.
큰 애들이, 누가 아빠 누가 엄마 누가 아기..이렇게 나눠서 놀더라구요.
근데, 밥 먹고 나중에 설거지하는 장면에서 엄마들이 빵 터졌어요.
아빠역할 아이가 나서서 설거지를 하려니까, 아기역할 아이가 '설거지는 엄마가 하는거야~!'하고...설거지하려던 아빠역할 아이는 '아냐, 설거지는 아빠가 하는거야~!'하고...엄마역할이었던 아이까지 '맞아, 설거지는 아빠가 하는거야~!' 했죠.
아이역할이었던 아이가, 계속 아니라고 설거지는 엄마가 하는거라고 우기고..
그 장면을 보더니, 그 아이역할이었던 아이 엄마가, 애들 소꿉장난 하는 거 보니까, 자기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다 보인다며..ㅎㅎㅎ
자기만 밥차리고 설거지 하는 것 까지 다 하고 사는 거였다고 꺼이꺼이 장난삼아 우는 척하고..그랬어요.
맞벌이하는 집인데도, 그 친구는 집안일을 자기가 다 한다고 하더라구요.
딸들만 키우고 있는데, 우리들 딸들도 집안 분위기따라 다른 생각을 하면서 자라게 되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 친구네 딸들은, 엄마 아빠가 같이 일해도 엄마만 집안일 하는게 당연하다 생각하면서 자라서, 나중에도 힘들지만 그렇게 사는 걸 별 거부감없이 받아들일테지만, 다른 딸들은 또 다르겠죠.
아들만 키우고 계신분들이나, 남매를 키우고 계신분들은 또 집안 분위기가 어떤지 궁금해지기도 하고..
아이들 노는 모습 보다보니, 유치원 선생님들은 애들 집안 분위기 속속들이 다 알겠다 싶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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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만 둘씩인 친구들과의 모임
나와 친구들 조회수 : 842
작성일 : 2010-01-27 11:34:33
IP : 125.186.xxx.45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그래서
'10.1.27 12:46 PM (125.131.xxx.199)자식은 부모의 거울이라잖아요?
아이들 보면 그집 부모가 어떤 사람들인지 나옵니다. 가족 분위기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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