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사회, 커뮤니티나 소수자나 약자가 겪는 편견에
어떻게 반응하고 또 관용/불관용하는지 그 정도는 다를 겁니다.
그리고 그 양상이 그 사회의 성숙도를 가늠하겠지요.
한국 사회는 유교적 가족 이데올로기와 이와 기묘하게 결합된 정상가족 이데올로기의 희생자가 많으면서도
애증이 강한 만큼 '남들이 보기에 평균적인' 가족에 속해있다는 것이 약한 인간에게 그나마 안정감을
주는 경우가 많지요. 우리를 열받게하는 각종 오지라퍼들도 대부분 가정사와 관한 거잖아요.
(왜 결혼안하냐, 왜 아이는 안 낳냐, 왜 자식에게 이러이러한 사교육을 안 시키냐, 뒤쳐진다,
너네는 집 안사냐, 너희 차는 왜 아직 그거냐, 누구누구네 자식은 이거도 해준다던데,
넌 누굴 닮아서 머리가 나쁘니, 어머니, 아버지 며느리가 봉입니까 etc.)
요며칠 82에서 이혼 가정 자녀 논쟁(?)을 지켜보면서
82에서 쉽게 그 편견이 해소되지 않은 아이템을 다시금 확인합니다.
제가 뭐 82를 파라다이스라고 생각해서 서운해서도 아니고
도덕적으로 완전무결한 공간을 꿈꾸어 그리 만들겠다는 야심이 있어서도 아니고
많은 분들이 현실 확인 운운하시니 든 생각이에요.
- 논쟁이 되었던 이혼 가정 자녀 : 바람핀 개떡같은 남편이 온갖 속을 다 썩이거나
비상식적인 시댁으로 정신병까지 얻어서 이혼을 결심한 사람의 하소연에 힘을 실어주고
열심히 살라고 진심어리게 응원하면서도 결국 그 자녀들은 편견의 희생양
- 가끔씩 동성연애자에 대한 편견가득한 발언들
(이 곳에 아무래도 남과 여가 결혼하여 아이를 기르는 입장인 사람들이 많아서 일까요?)
- 위의 주제도 내 가족일일 때와 불특정 누군가의 일일 때 반응이 다르지요.
어떻건 댓글의 경향 (물론 일반화할 수 없겠지요)이 이곳을 들르는 사람들이 특정주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평균치를 읽어낼 수 있다면,
일단 생각나서 적은 위의 주제의 경우 확실히 이 공간이 소수자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건 사실입니다.
어제인가, '고아' 를 폄하하는 글에 대해서 대부분의 비난과는 상당히 대조되는 것이지요.
어쩌면 사람들 생각에 '고아'는 진짜 아무 것도 없는 밑바닥의 약자여서 맘이 더욱 관대해지는 것일까요?
(사실 인간에게 그런 심리는 있지요. 아픔의 경중은 없다하나 이 곳에서도 진짜 막장, 궁상 상황을 겪은
사람에 대해서는 모두들 마음 따뜻하게 응원해주잖아요. 물론 그 감정 자체는 진실일 겁니다 )
암튼 '솔직히 말해서...' 라고 시작하는 발언이 어쩔 수 없는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라는
말로 자신의 잘못된 편견을 무의식적으로 정당화하는 일은 점점 줄었으면 좋겠어요.
정치적 진보와 삶의 진보의 균열, 저를 포함해서 많은 사람들이 자주 저지르는 실수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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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무서운 건 생활과 문화의 보수성
깍뚜기 조회수 : 366
작성일 : 2010-01-19 16:41:16
IP : 163.239.xxx.178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phua
'10.1.19 7:02 PM (114.201.xxx.148)며칠 전에 경향신문에 어떤 대학생이 진보적 활동가들의 현실생활에 대한
부적응에 대해 글을 썼더 라구요, 현실과 멀어지는 감각으로는 대중을
감동시킬 수 없다는 그런 내용으로...
민주화를 위해 자신의 한 몸을 기꺼이 내던지는 분들이(예를 들기에는 많이 죄송하지만,공지영씨 남편들..) 가정생활에서는 폭력도 행사했다는 사실을 알고, 굉장히 충격을 받은 기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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