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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아버지 생신 잘 차려드리고 우울하네요.

그냥시누이푸념.. 조회수 : 2,016
작성일 : 2009-10-25 17:21:20
며칠 간 82 들락거리면서, 장 볼 목록 짜고, 장 보고..
오늘 아버지 생신상 잘 차려드리고 잘 먹고 왔는데.. 우울하네요.

오빠들과 미리, 작은 아버지들도 오실테니 집에서 상 차려야겠다는 의논을 했습니다.
각자 몇 가지 해오자고 해서
저는 갈비찜, 해파리냉채, 녹두전 준비해가기로 했어요.
뭐 일 자체가 어려운 것은 아니었어요.
직장 다니느라 좀 바쁘기도 하고, 부산한 아들 녀석들 둘 데리고
뭐 여러가지 하기 어렵긴 했지만.. 그래도 나름 즐겁게 준비했지요.

갈비찜은 한우라.. 딱 상차릴 정도 4근만 준비했고, 해파리 냉채는 넉넉히 500g짜리 두 팩 준비하고,
녹두는 명절에는 재래시장에서 갈은 녹두 팔지만.. 요즘은 구하기 어려워,, 깐녹두 사다가 미리 불려가고, 이런저런 재료 밑 손질해서 갔네요. 또.. 녹두에 넣은 돼지고기 넉넉하게 갈아서.. 동그랑땡도 좀 하고...
그리고 오빠들이 튀김하게 새우 큰 것으로 사오라길래 넉넉하게 사갔네요.
아, 케이크도 제가 사가고요.

오늘 친정에 가니 친정부모님의 미사드리러 성당가셨고, 오빠들과 올케언니들이 먼저 와 있더군요.

손님들 오시기 전에 상차릴 수 있게 준비하고 맛 없으면 아버지께 혼날지도 모른다는 농담해가면서 음식을 했는데...

다 차린 상이.. 갈비찜, 해파리냉채, 녹두전, 동그랑땡, 친정엄마가 끓인 미역국, 친정엄마가 담근 겉절이, 숙주나물, 그리고 새우튀김이네요.  아, 제가 사간 케이크로 한가운데 장식하고요.

성당에서 부모님이 오시면서 돼지고기 삼겹살 사오려고 했는데
이것저것 준비 많이 했다고 좋아하시더군요.
친정엄마는 미리 말 좀 해주지 작은아버지들 오신다는데 조금 걱정했다고 하시고요.

아.. 친정아버지 생신상 잘 차려서 잘 먹고 왔는데..
오면서 생각해보니 은근히 부아가 납니다.
제가 준비해가는만큼 오빠들도 뭐 한가지씩 해오곤 했었는데.. 이번엔 회도 안떠오고..

어제 갈비 핏물 빼고, 8시간 이상 재우려고 새벽에 일어나서 끓는 물에 데쳐내고, 오늘 아침에도 재료 하나 없어서 아이들만 두고 마트 가서 동동거리면서 장봐서 갔던 것인데... 오빠들한테 서운하네요.

참.. 남편이 돌아오는 길에 내년부턴 그냥 식당에서 하자고 하네요.

모르겠습니다.

누가 뭘 해온 것이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 오늘은 좀 속상하네요.


IP : 125.178.xxx.60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9.10.25 5:30 PM (58.126.xxx.237)

    좋은 시누이시네요.
    공평하게 준비한 다는 의미에서 올케입장에서도 나쁘진 않았을것 같은데
    정말 올케언니가 준비한 것이 거의 없네요.
    손이 가는 건 다 시누이가 준비해갔구요. 제가 볼때 많이 서운하실 것 같아요.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제입장인 올케입장에서는 왜 집에서 하는지 불만이었을 것도 같고...
    다음부터는 서로 편하게 밖에서 식사하세요.

  • 2. 그럼
    '09.10.25 5:32 PM (121.140.xxx.90)

    오빠네서 준비한건 하나도 없네요.
    돈으로 드리려고 하셨는지도...
    그래도 같이 좀 분담하시지.
    속상하셨죠? 그래도 님 덕분에 모두가 즐겁게 식사했으니
    좋은게 좋은거라고 생각하세요.
    앞으로는 음식을 뭐 할것인가 이야기 후에 분담하시구요.

  • 3. 그냥시누이푸념..
    '09.10.25 5:34 PM (125.178.xxx.60)

    위로 고맙습니다.
    그런데 오빠들에게 서운해요.
    언니들이야 불편한 시집에 와서 상차린 것만으로도 고마운데 오빠들이 얄밉네요.
    아버지 생신인데 성의가 너무 없는 것 같아서요.
    그리고 저희집은 오빠들이 주로 요리해요. 언니들은 보조라고 할 수 있고요.

  • 4. ...
    '09.10.25 5:36 PM (58.226.xxx.25)

    근데 친정 부모님이 누가 뭐 해왔는지 아시긴 하세요?
    그 자리에 안계셔서 혹시 며느리들이 해온 걸로 아시는 거 아니에요?
    그래도 생색은 내야죠...

    그리고 내년부터는 그냥 밖에서 하세요.
    그게 모두한테 좋은 거 같애요.

  • 5. ..
    '09.10.25 5:44 PM (122.35.xxx.32)

    그러게요..오빠들이 뭔가 잘못전달한게 아닌가요?
    나눠서 하기로하고 아무것도 안해온게 이상하네요..
    아들들이 너무 무심했네요--;
    그래도 딸하나 있으셔서 아버지 기분 좋게 생신상 드셨으니 마음푸세요.

    다음부터는 식당에서 하는것도 괜찮을것 같아요.
    마음불편한 효도는 오래 못하더라구요. 좋은 마음으로 생신축하해드리는게 더 중요하잖아요.

  • 6. ...
    '09.10.25 5:48 PM (211.49.xxx.91)

    몇가지 해오라고 주문한것도 오빠면서 거기다 새우까지 사오라고 부탁하고
    결국 오빠들은 맨몸으로 온거네요

    충분히 섭섭하시겠고 남편분이 그리 말씀하실만 합니다.
    그냥 다음부터 외식하세요....

  • 7.
    '09.10.25 6:02 PM (58.142.xxx.32)

    형제가 여럿이라면 이런 경우에는 미리 상의를 하셨어야 한다고 봅니다.
    메뉴나 재료가 겹치지 않아야 하기도 하니까요.
    딸입장에서는 아버지 생신상 차려드리고 싶은 마음이겠으나
    며느리 입장에서는 그냥 나가서 먹고 싶은 마음도 있지 않았을까요?
    꼭 딸이라서 며느리라서가 아니라 사람 마음이 다 다르니까요.
    음식 준비해가서 축하드리는 과정을 즐기는 사람도 있지만고
    음식 하는 거 자체가 부담인 사람도 있구요.

    저도 친정행사때 제가 거의 준비하다시피 해서 몇번 상을 차렸더니 이제는 하기 싫어요.
    다른 형제들이 아무것도 안하고 점점 저만 바라보게 되더라구요.
    남편 보기도 무안하고 무엇보다 제가 지치고 힘들어서요.
    이제는 그냥 제가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한가지 정도만 해요.
    그러니까 다른 형제들도 한가지 정도씩은 준비하네요.

    사람마다 다 생각이 다르구나 하고 그냥 넘기세요.

  • 8. 원글
    '09.10.25 7:35 PM (125.178.xxx.60)

    아.. 위로들 해주시고 이런저런 조언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녁 차리고 식구들과 밥 먹으면서 우울한 제 심사를 하나하나 헤아려보니..
    제가 좀 옹졸했던 것 같기도 합니다.

  • 9.
    '09.10.25 7:35 PM (115.92.xxx.139)

    꼭 그렇게 얌체짓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더군다나 부부가 쌍으로 어쩜그리 똑같은지 원....신기해요.

  • 10. 꿀짱구
    '09.10.25 8:07 PM (61.81.xxx.90)

    어머 님 마음 저는 공감가는데요. 속상하시더라도 그냥 내 아부지 밥상 내가 정성들여 차렸으니 됐다... 생각하시고 잊으셔요. 다음번엔 다른님들 말씀처럼 사전에 상의 충분히 하셔서 밖에서 n분의 1로 부담해서 식사하시면 좋겠군요.

    어쨌든 님 마음이 참 이쁘십니다.

  • 11. 그냥...
    '09.10.26 1:55 AM (124.49.xxx.194)

    밖에 나가서 식사하세요...
    저희는 거의 일주일에 한번씩 보는데요...
    밖에서 먹는게 편해요...
    어머님이 음식 거의 하시지만...
    저는 그옆에서 잔심부름해야하고...음식하는 내내 서있어야하고...
    아들딸은 거실에서 티비보거나 잡니다...
    밥먹으면 저는 설거지해야하고...아들딸은 또 티비보거나 쉽니다...
    설거지하면 과일먹자고하고...그럼 저는 또 과일깍아야하고요...
    어떨때는 화가납니다...나설거지할때 먹고싶은 사람들끼리 깍아먹지...
    거기에 시누 애들은 밥을 또 늦게까지 1~2시간걸리게 먹습니다...
    음식만 안할뿐이지...벌 서는 기분...
    님은 그런 시누는 아닌거 같지만...
    일년에 두번뿐인 시부모님 생신을 그러케 한다는 며느리들이 잘못된거지만...
    이젠 밖에서 드시구...
    윗분말씀대로...나눠서 내세요...

  • 12. 아휴
    '09.10.26 3:58 AM (121.170.xxx.230)

    옹졸하다뇨.. 절대 그런거 아니세요~
    저 같으면 그자리에서 짜증 냈을텐데..잘 참으신 원글님 부럽네요..
    애들 둘 데리고 고생 많으셨어요..

    그래두 부모님이 울딸 최고라고 두고두고 좋아하실듯 해요~~

  • 13.
    '09.10.26 8:38 AM (98.110.xxx.159)

    내 부모한테 내가 좋아서 한걸로 만족해야 합니다.
    더 이상 기대,욕심은 ,,,,아니 되옵니다.

  • 14. 저도
    '09.10.26 10:31 AM (180.66.xxx.26)

    내가 상차려가는 일이 많긴 하지만..
    저는 내 부모님 상차려드리는 거 올케가 안했다고 뭐라 못합니다
    나가서 사먹고 싶은데 집에서 먹는게 불만일 수도 있구요

    오빠들 준비 안해온건 다음번에 오빠들이 다 준비하라고 하시면 되구요
    그냥 울 부모님 맛있게 드시고 좋아하신걸로 됐다고 생각하세요

  • 15. 무엇?
    '09.10.26 12:33 PM (168.154.xxx.189)

    아니..그럼 대부분 다 원글님이 재료 준비해서 가고 오빠 부부들은 "요리"를 하신 건가요? 그래도 그렇지..너무 하셨네요.
    아무리 내 부모 내가 챙기는 거라고 그냥 좋게 넘어갈 일은 아닌 것 같은데요. 원글님이 나서서 상 차리겠다고 하신 것도 아니고 사전에 상의해서 정한 일인데 맘에 들건 안 들건 재료 준비해 와야죠. 여동생이 재료 준비하고 오빠들이 요리하는 것으로 사전에 정한 게 아니라면 오빠 부부들 너무 하신 것 맞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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