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이 뻑이 나서 일찍 집에 들어왔다던 남편이 말하네요..
'000가 백만원 넣었대... 확인 좀 해봐..'
지난 6월에 남편후배 회사와 자문위원 계약을 맺었는데..
그동안 자금이 안 풀려서 한번도 못 받았다가..
크게 해준것도 없어서..
별로 기대도 안했던..그런 계약이었어요..
(남편 본업은 따로 있구요~)
근데.,이번에 남편 후배회사가 투자를 받았대요..
그래서 그 돈을 어제 처음 보냈다는거예요..
어제 여기다 집에 불난꿈 꾸었다고 글 쓰고..
앞으로 좋은 일 있을거라는 댓글 받았는데..
그 말이 그대로 실현됐지 뭐예여...^^
출장비건.. 수당이건.. 돈이 생기면..저한테 몽땅 갖다 바치는 남편입니다..
갖다 주긴 하지만..
타 가는 돈도 만만치 않아 ..제가 늘 잔소리를 하구요..
어쨌든 남편의 부수입인지라 먼저 말 꺼내진 않고 가만있었더니..
꼴랑 백만원가지고 주식을 하겠다고 합니다..
그래서.. 지금은 주식할때가 아니다.
좀더 있어야 한다.. 그랬더니 자기도 안다면서..
그냥 계좌만 터 놓고 나중에 할꺼라고..
옛날에..
한 4년전에.. 남편이 투잡뛰고 몇백을 받았는데..
절반은 저를 주고 절반은 주식을 하겠다고했던 남편이..
주식은 안하고 어한짓 하다가 저한테 딱 걸린적이 있어요..
첫아이 2살때..
직장다니면서 아기 보느라 젤로 정신없었을때..
그 와중에 방통대 공부한다고.. 아기 재워놓고..
밤마다 시험준비로 열공하던때 남편이 사고를 제대로 한번 쳤어요..
그 아픔을 잊는데 꽤 오랜 시간이 필요했는데..
'주식'하니까.. 문득 또 그때 일이 생각이 나더라구요..
그래서..좀전에 남편에게 문자쳤어요..
'나 이쁜 구두 안 사줄꺼야? 반지 사준다거니 암말도 없구..'
'책 사줬잖아.. 내 생일 선물 사라고 한 돈 가지고 책 사줬구만..'
얼마전 남편 생일이었는데.. 언니들이 제부 뭐 맛있는거라도 사주라고..
돈을 보내왔거든요.. 그 돈으로 맑스 일대기를 다룬 9권짜리 책을 사가지고 왔더라구요..
'아~ 책 고맙지..근데 나 돈 없어서 구두 못 사는데..맨날 다른 여자 구두 이쁘다고만
하지말고 나도 하나 사줘..'
(어찌나 지나가는 여인네들의 패션에 신경을 쓰시는지요.. 구두 밑창에 색깔들어가 있는
구두 신은 여자가 그렇게 섹시해 보인대요... 출산한지 이제 삼개월이 되가는 제게..지나가는
여인네들을 향한 그 시선과 품평회는 정말 스트레스 이빠이랍니다..칫)
이렇게 주거니 받거니 하다.. 남편에게 전화가 왔어요..
'에고.. 도움이 안돼요..도움이..'
'진짜? 나 도움 안되? 그럼 사라져 줄까?ㅋㅋ'
'이십만원가지고 돼? 백화점 비싸잖아..'
'몰라.. 나도 가봐야 알지..백화점 다녀온지가 몇년이 지났는지..
내가 카드 쓰고 올테니까 나중에 오빠가 결재해줘..'
'알았어.. 그럼 목요일날 쉰다니까.. 그때 백화점 다녀와~'
ㅋㅋㅋ
난 또 승질낼까 잠시 걱정했는데..
어쩐일로 흔쾌히..허락을 하네요...
둘이 줄 수 있는 상처는 다 줬고..다 받았습니다..
그 때 그 아픔들을 잘이겨내고..
아. 나 . 정. 말. 행. 복. 하. 다. 하며 지내는 요즘이네요..
어제 오늘..
나영이사건보며.. 자는아이 얼굴보고
이런저런 생각에 한숨 못잤어요...
오늘 아침에 아침 먹으면서..'우리 oo.. oo가 마음이 아픈일 생기면..
엄마는 한잠도 못잘거 같아..그리고 너무너무 속상할꺼야..' 했더니
'엄마.. 눈 감아봐..' 그러더니
살며시 눈을 감자..눈꼽을 떼주고.. 그자리에 뽀뽀를 하네요..
소소한 행복이 있는 이 일상을 잃고 싶지 않습니다..
그냥.. 막.. 행복하다가..또.. 마음이 아프다가..
오늘 온종일 그러네요..
암튼.. 결론은..
울 남편.. 사람됐고.. 사랑스런 아이들 덕분에..
살맛이 난다는 겁니다..ㅎㅎ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푸핫~ 남편이 사람됐네요..ㅎㅎ
국화씨 조회수 : 1,457
작성일 : 2009-09-29 15:37:29
IP : 123.109.xxx.127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
'09.9.29 3:38 PM (220.117.xxx.208)부럽당... 좋으시겟네요...
2. .
'09.9.29 3:47 PM (125.128.xxx.239)우리 신랑은 마늘 먹음 사람 될까요...?
원글님 행복하세요3. 푸하하
'09.9.29 3:52 PM (116.46.xxx.31)좋은 일도 올라와서 울적했던 기분이 그나마 조금 나아졌네요. 그런게 행복이겠죠 ㅋ 점하나님, 너무 재미있으셔~ 마늘과 함께 쑥도 권해요~ㅋㅋ
4. ㅎㅎ
'09.9.29 3:56 PM (124.80.xxx.179)점하나님..^^ 우리신랑도 마늘하고 쑥좀 먹여볼까봐요..밥으로요..^^
5. 부러우면
'09.9.29 4:06 PM (221.144.xxx.185)지는건데....... ㅜ.ㅜ
좋으시겠어요. ^^
아마 힘든일 잘 헤쳐나오신 후 얻는 행복이 아닐까요?
마늘 엄청 먹는 울 신랑이는 왜 그럴까.. 쑥이 빠져서 그런가..6. 국화씨
'09.9.29 4:18 PM (123.109.xxx.127)욱하는 성질이 좀 남아있긴 하지만..
아이들에게도..
제게도...
90점은 넉넉히 줄수 있는 아빠입니다..
머리가 아플정도로..
화가 나고 아픈데..
남편과 아이때문에 웃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N
번호 | 제목 | 작성자 | 날짜 | 조회 |
---|---|---|---|---|
368503 | 중1 여자아이 치아교정,,,, 3 | ,,, | 2008/01/03 | 248 |
368502 | 골프초보자의 질문입니다. 9 | 여쭤봅니다... | 2008/01/03 | 573 |
368501 | 짜장면값이 올랐나요 5 | 호곡 | 2008/01/03 | 774 |
368500 | 속성으로 전문가 수준까지 배우고싶어요 3 | 뜨개질 | 2008/01/03 | 371 |
368499 | 아이들과 3년 정도 공부하러 갈려고 하는데요... 4 | 캐나다 | 2008/01/03 | 488 |
368498 | 책상위 문구류 깔끔 정리할 도구 추천 부탁드립니다 3 | 정리꽝 | 2008/01/03 | 604 |
368497 | 어깨랑 목이 너무 많이 뭉쳐 아파서요.. 10 | 안마? 마사.. | 2008/01/03 | 939 |
368496 | 야탑 시외버스 터미널에... 3 | 혹시 | 2008/01/03 | 1,068 |
368495 | 물어보아요~` 4 | 물어보아요 | 2008/01/03 | 378 |
368494 | 프로폴리스문의요.. 9 | 도움좀주세요.. | 2008/01/03 | 635 |
368493 | 새해 사주나 운세 잘 보는 싸이트 아시나요? ^^ 2 | 새해 사주 | 2008/01/03 | 766 |
368492 | 피아노가 배우고 싶어요.. 3 | 뒤늦게 | 2008/01/03 | 341 |
368491 | 돌아가신 할아버지 꿈 5 | 꿈이 궁금 | 2008/01/03 | 858 |
368490 | sm5 리콜 대상에 저희가 포함되는거 같은데.... 2 | sm5 | 2008/01/03 | 399 |
368489 | 예물, 예단 얼마나 하셨나요? 9 | 결혼 | 2008/01/03 | 1,074 |
368488 | 미국 샌프란시스코 | 비타민c | 2008/01/03 | 144 |
368487 | 법무사 소개부탁드려요~ | ... | 2008/01/03 | 108 |
368486 | 국립현대미술관"방방숨은그림찾기"..36개월 아이 데리고 가기 괜찮을까요. 3 | 36개월 나.. | 2008/01/03 | 356 |
368485 | 이집트&두바이 9일 여행.... 8 | 조언 주셔요.. | 2008/01/03 | 707 |
368484 | 마트에 파는 맛난 간단식? 1 | . | 2008/01/03 | 414 |
368483 | 청국장은~ 6 | 청국장에대해.. | 2008/01/03 | 494 |
368482 | 이명박씨를 응원하렵니다. 32 | 자포자기 | 2008/01/03 | 1,219 |
368481 | 아기가 퇴원후 구토가 심해요... 3 | 걱정... | 2008/01/03 | 204 |
368480 | 보통 학원비 현금으로 내는거죠? 4 | 음악학원 | 2008/01/03 | 597 |
368479 | 10년 넘은 냉장고 4 | 냉장고 | 2008/01/03 | 558 |
368478 | 운동 많이 하고, 먹기는 평소대로, 살은? 18 | 빠질까요? | 2008/01/03 | 2,033 |
368477 | 세무사라는 직업이 돈을 많이 버는 직업인가요? 6 | 세무사 | 2008/01/03 | 8,561 |
368476 | 건강염려증 다들 있겠지만 전좀 심한거 같아요. 1 | 이것도 병인.. | 2008/01/03 | 459 |
368475 | 이유식 재료 어떻게 신선하게 먹을수있나요? 1 | 이유식 | 2008/01/03 | 117 |
368474 | 이번에 못낸 서류 언제또 제출하나요? 5 | 소득공제 | 2008/01/03 | 25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