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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색한 모녀사이

아직도엄마가무서워 조회수 : 1,906
작성일 : 2009-09-25 12:32:19
친정엄마랑 사이가 어떠세요?

저는 굉장히 어색한 관계에요.
초등학교때까진 엄마한테 가끔 욕먹고 맞고 그래도 그런가 보다 했는데

중학교때 남동생이 교통사고로 죽고나선
엄마가 모든 스트레스를 저한테 푸는 느낌이었어요.

저한테 설겆이를 시켰는데 4살어린 동생이 했더니 별안간 따귀를 맞고
밤새 울고 고민하고 일주일 동안 엄마를 투명인간 취급했어요.
일주일 지나니까 아빠가 그만 하라고 엄마랑 화해를 시켜주긴 했는데
그 후로도 명절날 친척들 모인 자리에서 공개적으로 욕하고
그러는게 사춘기때 굉장히 모멸스럽고 힘들었습니다.

중학생인 저는 돈 없다며 동네에서 옷 얻어다 입히고
초등학생인 여동생은 백화점가서 10만원 넘는 원피스 사다 입히고...

그러다 보니 점점 엄마한테 마음의 문을 닫아 버린것 같아요.
그리고 엄마가 굉장히 다혈질이어서
순간적으로 막 소리지르고 손에 잡히는 거 아무거나 (연탄집게,총채,빗자루)들어서 때리는거에도 질려서
엄마처럼 감정을 통제 못하는게 너무 싫어서
점점 내 감정을 숨기는 사람이 된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지 제가 주위에서 차갑고 가까이 하기 힘들다는 평을 많이 받아요.

대학교때도 입학 하자마자
신입생 환영회니 뭐니 며칠 늦게 들어갔다가
혼나고 수업 끝나자 마자 집에 갔는데도 놀다 왔는지 알고 안 믿더라구요.
학교는 회기역이고 집은 역곡인데
5시반에 학교 끝나서 7시 좀 넘어 들어 갔는데도 대학교 수업이 긴걸 안믿고
놀다 왔다구 죽도록 맞다가 제가 쇼크로 정신을 잃었어요.
그담부터는 놀라셨는지 손찌검은 안했어요.

하여간...
취직을 해서도 내 맘대로 옷 하나 사입는 것도 싫어하고
눈도 자주 흘기고 악담도 많이 하고
엄마랑 사는 게 무척이나 힘들었습니다.

저도 결혼해서 자식을 낳고 보니
엄마가 나한테 그런게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잃은 슬픔을 주체 못하고 나한테 분출 했구나 싶어서
안쓰럽기도 하지만
하필이면 왜 내가 엄마의 분노를 표출할 대상이었는지 억울한 마음도 있습니다.

제나이 어느덧 35이고
엄마랑 어색한 사이가 된지도 20년입니다.

그래도 같이 살때는 관계가 이렇게 까지 나쁘진 않았는데
결혼하고 나니 저도 특별한 일 아니면 엄마한테 전화 한통 안하는 나쁜 딸이 되었고
굳이 잘하고 싶은 마음도 없습니다.

오늘 용기내서 엄마한테 나는 아직도 엄마가 무섭고 어렵다라고 얘기했지만
엄마는 자기도 내가  어렵다고 그러네요.

엄마한테 왜 나 어릴때 그랬냐니깐 엄마는 기억도 안난데요.
그리고 다 지난 일 가지고 왜 그러냐구요.

전 아직도 가슴에 상처가 있는데...
대면대면하게 지내다가도 친구처럼 지내는 모녀사이를 보면 부러운데...

잘 사는게 참 어렵네요...



IP : 121.173.xxx.92
1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에휴
    '09.9.25 12:39 PM (218.144.xxx.145)

    어린 시절부터 가슴에 한이 많이 쌓였네여...
    다 잊어 버리시고 님 가족 행복하게 사세요.

  • 2. 잘안되지만..
    '09.9.25 12:43 PM (211.246.xxx.132)

    마음의 상처는 아무리 잊을려고 해도 안되더군요..
    그것도 가까운 사람은 더더욱..
    친척이야 안보고 살면 그만인데..
    부모님같은 경우 그럴수도 없고..
    가끔씩 모진소리에 상처받은 것도 잊혀지지않는데..
    원글님이 받은 상처와 충격은 오죽하겠어요
    그냥 관계를 회복하려고도 말고
    무덤덤하게 지내시는게 오히려 좋을지도 몰라요
    저도 한번씩 상처받은게 울컥 올라올때는
    정말이지 살기도 싫은데요..
    되도록이면 생각안할려고 해요

  • 3. 페퍼민트
    '09.9.25 12:44 PM (59.150.xxx.77)

    저는 아버지랑 사이가 그래요. 아버지는 저를 죽이고 싶어했었어요. 그래서 엄마랑 친해요.아버지는 그냥 생각안하고 살아요. 엄마랑 친구같이 수다떨고 같이 아버지 욕하고 용돈도 드리고 같이 마음을 나누어요. 님도 어머니랑 사이 안좋은건 생각마세요.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서운했던 감정이 사라지겠죠..저도 서른이 넘도록 아버지를 아버지라고 불러 본적 없습니다. 너무 무서운 사람..이렇게만 놔두고 상관안해요. 모든 사람을 내가 이해하고 풀수는 없어요. 그게 부모라도. 그냥 어머니는 어머니가 좋아하는 사람하고 지내면 되고 님도 아이들이랑 신랑이랑 형제들이랑 즐겁게 지내요. 20년동안 묵은 감정은 쉽게 풀릴수가 없어요..어머니 스스로 풀려서 손을 내밀면 모를까...억지로 이해하려고도 풀려고도 하지말고 그냥 자연스럽게 순리되로 내버려두고 살아가는건 어떨까요? 그때 왜 그랬어 하면서 따지진 마세요..과거는 과거일뿐 돌려서 바꿀수는 없어요. 과거는 과거로 내버려두세요. 그과거속에서 울고 아파한다면 어리석은 사람이 돼요..다만 현재나 미래를 즐겁게 좀더 행복하게 살 방법을 생각하세요.

  • 4. 그러게요
    '09.9.25 12:50 PM (218.52.xxx.41)

    상처준 사람은 기억도 안 난다고 하고 ...상처 입은 사람만 힘든건가봐요.. 님 힘내시구여~ 그냥 할 수 있는 만큼만 하세요.정말 좋아지려면 엄마가 잘 기억이 안난다고 하더라도 미안하다고 따님한테 얘기하고 용서하고 그래야 한다고 그러던데..전문 상담가가 한 말이에요. 그렇게 되면 좋을텐데요...

  • 5. 원글님이
    '09.9.25 12:54 PM (211.246.xxx.132)

    그런 맘이 든다고 해도 나쁜 딸 아닙니다. 원글님 맘에 짐을 지우지 마시구요. 아무리 부모자식간이라도 상처받았으면 그런 맘 드는게 당연한겁니다.

  • 6. 아직도엄마가무서워
    '09.9.25 12:55 PM (121.173.xxx.92)

    신경을 써야 할 일이 생겼는데
    맘이 안가서 억지로 해야합니다.
    참 나쁜 딸이고 어색한 모녀입니다.
    사실 엄마가 그래 너 옷 사왔을때 눈 흘겼다고 하자 됐니?
    해서 더 상처 받았거든요.
    친정에서 울 집까지 자가용으로 10분 거린데
    울면서 걸어왔어요.
    위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7. ....
    '09.9.25 12:59 PM (218.232.xxx.230)

    님은 전혀 나쁜딸이 아니십니다 .착한자식이되려 하지마세요
    저도 그런대우받다가 나중엔 엄마가 천사표가 되고
    네가 그렇게 영리하게 지혜롭게 잘살줄몰랐다고 엄마가 잘못한게 많다고 미안하단말도 하셨어요
    그럼에도 전 엄마를 좋아해서 돌아가실때까지 누구도 예상치못한 병수발 다 했구요
    그런데 가끔 그 귀한 시절을 사랑받지못하고 자란 내가 가여워져서 한번씩 웁니다

  • 8. ..
    '09.9.25 1:15 PM (58.149.xxx.108)

    엄마의 힘들고 아픈 마음을 이해하지만
    그것을 어린 딸인 원글님에게 해소한 것은 옳지 않은 일이었고
    그로 인해 나는 깊은 상처를 받아 지금까지 고통스럽다
    엄마가 진심으로 사과해 달라 하고 이야기해보세요

    저는 무척 자존심이 강한 엄마로부터 '그래 그부분은 내가 부족했었구나'
    하는 말을 듣는 순간 엄마에 대한 원망이 많이 녹아내렸습니다
    그리고 이제 제가 남동생에게 그렇게 사과하려고 합니다

  • 9.
    '09.9.25 1:28 PM (114.129.xxx.42)

    무섭진 않고 저 역시 어색하고 그랬어요.
    엄마는 아빠와의 사이가 너무 안 좋았고 그 스트레스를..고스란히 제가 받았죠.
    제가 기질적으로 매우 명랑했거든요..근데 엄만 그게 싫었나봐요.
    결국 오빠 대신 제가 고스란히..엄마의 감정의 쓰레기통이었어요.
    전 엄마가 칼을 제 목에 대기도 했어요. 고등학교때..죽여버릴거라고..
    이유는 별거 아니었어요..엄마가 하는말에 말대답했다는 그 사소한 이유 하나.......
    말대꾸하는 딸 필요 없다고 하더군요......
    근데 저도 원글님처럼 어느 정도는 이해하지만..사실 이해 못하는 일이 90%에요.
    저도 자식 낳아 키우면서..솔직히 엄마를 이해할줄 알았지만..못하는 경우가 더 많아요.
    엄마랑 제 사이는 어느정도 회복됐어요...엄마 역시..제가 어릴때 상처 받았던거..
    충격적인 사건들..지금 와서 얘기하면 깜짝 놀라면서 니가 그걸 기억할줄 몰랐다..거나
    엄마는 기억도 안 난다..입니다. 상처 준 사람은 정말 잊나봐요..
    전 평생 그 기억 속에 살아야 되는데요.......

  • 10. 저는
    '09.9.25 1:36 PM (119.200.xxx.42)

    모든사람과 잘 지낼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남일수도 또 가족일수도 있구요.

  • 11. ..
    '09.9.25 1:51 PM (112.144.xxx.72)

    저도 엄마가 저에게 상처준 것들을 요즘에 싸우면서 얘기하면
    저를 더 옹졸한 인간으로 받아치시더라구요
    아주 오래된것까지 일일히 다 담아두고 있다면서
    그렇게 꽁하고 속에 담아두고 지금 퍼붓는다고..

    그럴때 마다 엄마라는 사람이랑 이야기가 절대 되지 않을꺼 같고 저는 점점 마음을 더 닫습니다

    그럼 또 엄마는 너는 왜 엄마한테 마음을 닫냐고...

  • 12. 부러운 모녀사이를
    '09.9.25 1:53 PM (115.178.xxx.253)

    포기하셔야 할것 같네요..

    원글님이 너무 너무 안됐어요.. 어린 나이에 그런일을 겪으셨다니..
    가족들도 나쁘구요..아버님도.. 어린딸에게 그리 모질게 하는걸 그냥 두셨다니..

    그냥 멀리서 최소한의 도리만 하세요.. 원글님 아이랑 남편이랑 재미있게 사세요..
    너무 안스러워서 제가 다 눈물이 납니다.
    힘내세요.

  • 13. 원글입니다.
    '09.9.25 2:13 PM (121.173.xxx.92)

    아버지는 직업이 지방을 다니면서 현장을 감독하는 일을 하셔서
    제가 성인이 될때까지 겨울에만 집에 계셨어요.
    그래서 제가 어떻게 자랐는지 모르세요.
    아마 그래서 남편한테 할 분풀이까지 다 저한테 했을꺼라고 머리로만 이해합니다.

    오늘 엄마랑 얘기하다가 감정이 폭발해서 제 자신도 건드리고 싶지 않았던
    상처를 건드렸나봅니다.
    한참을 울었더니 머리는 띵하지만 가슴은 후련하네요.
    위로댓글 감사합니다.

  • 14. ㄹㄹ
    '09.9.25 2:20 PM (61.101.xxx.30)

    제 큰언니와 엄마 사이가 그래요.
    제가 10살 때 큰언니가 20살이었는데, 늘 엄마에게 타박을 듣는 것만 봐왔어요.
    그래서인지 더 큰언니는 게으르고 무책임하게 행동했어요.

    저도 엄마처럼 큰언니를 '모자라다'고만 생각했었는데,
    좀 나이가 들어 생각하니 '엄마가 늘 모자란 애 취급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엄마한테, 왜 큰언니를 미워했느냐고 물어봤는데
    엄마 하시는 말씀은 '애가 모자라서'라고 큰언니에게 문제가 있다는 거에요.
    다른 자식들은 예뼈하셨는데 큰언니만 반푼이 취급하신 게 마음아파요.

    용기내세요..원글님 어머니도 연세가 지긋하실 듯 한데, 돌아가시기 전에
    원글님과 소통하고 화해하고 가셨으면 좋겠어요.

  • 15. 원글
    '09.9.25 2:30 PM (121.173.xxx.92)

    상처는 받는 사람만 기억한다가 맞는 말 같아요.
    설겆이 동생이 대신해서 뺨 맞은 얘기 하니 안 맞고 자라는 애들이 어딨냐는 말하더라구요.
    엄마는 왜 내가 맘이 상했는지 포인트를 못 잡고 있더라구요.
    엄마와 저는 소통이 안돼는 관계인가 봅니다.
    일찍부터 포기했지만 완전히 포기하고 내 자식들 하고만 오손도손 정답게 잘 살려구요.

  • 16. 우리 엄마도~
    '09.9.26 12:01 AM (59.15.xxx.32)

    결혼하고 아이도 낳은 후에 한 번 엄마에 말해 보았는데.....

    아, 그 때도 그 분은 반성을 하지 않으시더이다.

    지금은 돌아가신지 10 여년이 다 되어가는데도, 내 맘은 괴롭고.....

    왜 나를 남편으로 동생으로만 생각하시고, 어린 딸로는 대해 주시지 못하셨을까요. 무능하고 성격 장애가 있는 남편과 사시는게 너무나 힘드셔서 그러셨겠지요?

    또 그런데 바로 밑에 여동생과 그 아래 남동생에게는 지나치게 잘 대해 주셔서인지, 그 동생들은 피차 나이가 오십이 가까운데도, 제게 문자를 보냅니다. 돈 보내달라고. 돈을 보내면, 도착했다는 전화도 안 합니다. 일 년에 몇 이삼 백은 남편 모르게 보내지요.

    아, 무거워요. 엄마 살아계실 때는 엄마가, 돌아가시니 동생들이.....
    나는 친정에 빚 갚으려고 태어났난 봅니다. 나는 명품백 하나도 없고, 외식이라야 칼국수가 전부인데.... 가끔 모여서 얘기해 보면, 잘 살지도 못하면서 웬 겉 멋은 들었는지....

  • 17. 그엄마
    '09.9.26 3:49 AM (211.237.xxx.201)

    왜 그러신데요.
    지나간일 갖고 왜 그러냐니.... 욕 나옵니다.
    그리고,나이어릴때는 멋도 모르고 맞았다지만...다큰 대학생을 때린답니까!!!
    이건 무슨 어른이라할것도 없고 정신병자 아닌가합니다.
    화해하시라는 말은 정말..가식적으로라도 못하겠네요.

  • 18. 향기나는
    '09.10.4 9:34 PM (125.176.xxx.27)

    글을 보고 제얘기인것만 같아, 회원가입까지 했네요.
    우선 정말 위로를 해드리고 싶습니다. 저도 그 마음 100퍼센트 이해합니다.
    저에게도 그런 엄마가 있거든요-

    제가 어렸을 적부터 대학생때까지 엄마에게 괴롭힘을 정말 많이 당했어요.
    비속어는 기본이고, 사람의 가슴을 갈코리로 찍어 내리는 욕과 말들을 퍼붓기도 예사였죠.

    저와 제 동생은 어렸을 때, 물통을 냉장고에 넣을 때에도 어느 위치에 놓아야하는지 한참을 망설였습니다. 왜냐면 엄마의 머리속에만 있는- 엄마가 생각해놓은 위치에 물통을 넣어두면,
    "욕이 1/3이고, 넌 어쩜 게으르고 더럽고 어쩌구어쩌구부터 시작해서-
    그래서 너는 무슨일이 안되는거야"라고 소리를 지르고,
    방문을 발로 차고,
    머리채를 붙잡아 흔들때도 있었으니까요.

    다른 집에서는 부모님들이 허허-웃으시거나 오히려 아이를 챙겨주실만한 일에
    저와 동생은 그런 욕과 마음대로 쏟아붓는 언어폭력을 들으며 자라야했습니다.

    그런데 제 동생은 그나마 엄마랑 코드가 잘 맞아서 저보다는 엄마와 잘 지내는 편이었고
    또 동생이 외향적 성격이라 항상 집밖에 있을때가 많아서 엄마에게 당하는 시간이 적었죠.
    저는 엄마와 코드가 전혀 맞지 않고, 아빠랑 비슷한 성격이라 엄마가 너무너무 싫었고,
    또 공부때문에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서 엄마에게 당하는 시간이 너무나 많았습니다.

    엄마도 동생보다는 제가 싫은지, 저를 100배정도 더 못살게 굴었습니다.

    이런 예는 정말 사소한 예이고, 사실 제 어린시절과 청소년시절에 엄마에게 당한 일을
    다 이야기하자면 책 한권 나옵니다.

    그런데 이제 저와 제 동생 모두 성인이 되고 시집도 가게 되었습니다.
    아빠가 하늘나라로 가셔서 엄마는 혼자 살게 되었구요.

    그런데 정말 괴로운건,
    엄마는 자기가 수십년간 자식들에게 어떤 잘못을 했는지 전혀 모른다는겁니다.
    엄마는 그간 아빠,저,동생에게 욕을 퍼부으며 자신은 혼자 살고 싶다고 노래를 부르더니-
    이제 혼자 살게 되니까 전혀 다른 태도를 보입니다.
    자긴 가족을 위해 희생하고 살았다. 다 자기 공이다.
    그리고 저와 제 동생에게 너무 자주 전화를 해서-
    자기 외롭다. 만나자. 맛있는거 사줄께~집에와~ 이러면서
    아주 다정한 모녀사이인양 말을 하는데-
    진짜 무슨 호러물같이 무섭습니다.

    저도 마음이 약해서-
    그리고 우리나라 정서가 워낙 부모에게 효심을 다해라라는 유교주의 문화를 갖고 있기때문에-
    엄마를 뿌리치기도 마음이 불편해서-
    전화가 오면 받아주고, 가끔 만나주기도 하고,
    명절이나 생일이면 선물과 돈을 준비해서 엄마집도 찾아갑니다.

    그런데 엄마가 이제 혼자되서 사람이 많이 누그러졌다고 해도-
    저는 수십년간 엄마에게 받은 상처가 너무 커서 엄마가 싫습니다.
    엄마를 미워하고 증오한적도 많지만, 이젠 종교적이유로 그러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엄마랑 같이 있기가 싫습니다.
    말하는 것도 싫고요.

    명절이라고 정말 시댁보다 더 가기 싫은 엄마집에 갑니다.
    시댁에서 죽어라 일하고 지친몸을 이끌고 오후에 엄마집에 도착하니,
    엄마는 17세 소녀처럼 삐져있습니다. 삐진투로 말을 하구요-
    그리고 기운이 하나도 없는 척, 불쌍한 척을 합니다.
    늦게 왔다고요-
    정말 그런 모습을 보면 참고 있던 울화가 치밀어 오릅니다.


    그리고 동생내외도 엄마집에 도착하니-
    이제부터 고기를 굽는다고
    제동생과 저를 부엌으로 부릅니다.
    냉장고에서 이거꺼내라- 고기구워라- 상차려라- 설겆이해라-

    다른 분들은 친정가면, 엄마가 음식 다 해놓고
    시댁에서 고생한 딸 위로해주고
    딸은 친정에서 맘놓고 쉬다 오지 않나요?
    그런데 동생보다는 저를 일시키는데 덜 부르긴 합니다.
    전화하는 것도 동생한테 더 많이 하구요.
    저를 동생보다는 어려워하는것같기는 한데-
    그렇다고 자기가 저지른 일을 기억하진 못합니다.


    제 동생도 엄마에게 자주 전화가 와서 징징거리는것때문에
    정신병치료라도 받고 싶을 정도로 괴롭다고 하더라구요.
    엄마가 너무 싫지만, 한편으로는 혼자 있는게 조금 가엽기도 하고-
    그래서 꾹 참고 엄마를 만나주지만, 집에 돌아오면 화가 폭발하는것-
    이건 제 동생이랑 저랑 똑같은 상황입니다.

    엄마를 피해 둘다 아주 미국으로 이민을 가고 싶단 생각도 잠시 해봤습니다.

    어떤 때는 엄마가 어떤 짓을 해왔는지-
    제가 어떤 마음이 상처가 있는지-
    말을 해주고 싶습니다.
    그래서 엄마가 너무너무 싫다구요.

    이번 추석에도 엄마집에서 저녁에 나오려니까
    엄마 외롭다고 몇분만 더 있다고 가라고 막 잡는데-
    "엄마랑 같이 있는게 정말 싫어,엄마랑 하고싶은 말도 없어"라는 말을
    한번 시원하게 해봤으면 좋겠더군요.

    그렇게 얘기하면 엄마가 상처받을까봐
    제 동생도 저도 얘기를 못하고 있습니다.

    엄마는 자신과 자주 만나주지 않는 딸들을
    오히려 제 동생과 저를 나쁜 자식, 유교윤리를 지키지도 않는 불효녀들이라고
    생각할 사람입니다.

    이런 사연 어디에다가 말하기도 창피해서 어디다 쉽게 이야기할수도없지만
    친한 친구한테 말할때면-
    자기가 당한 일이 아니기때문에-
    그냥 엄마를 불쌍히 여겨라. 그러다 돌아가시면 후회한다. 잘해드려라 하는데-
    그런말 듣는게 제일 싫습니다.
    유교적 전통에 의해, 그 가정의 소서사와 당사자의 고통은 모르고 쉽게들 하는 말이지요.
    저는 아버지가 돌아가실때, 하필 왜 사랑하는 아빠냐- 차라리 엄마가 돌아가셨으면....하는
    생각 솔직히 많이 했습니다.
    그리고 엄마는 돌아가셔도 제가 잘해주지 못한게 한스럽지는 않을 것 같기때문입니다.

    정말 엄마를 생각하면 갑갑합니다.
    저와 제동생같이 불쌍한 사람들이 또 있겠나-
    아마 세상에 우리뿐일거다- 라고 생각했는데,
    상처받은 분들이 많으신거같아서-
    안쓰러움과 함께 용기를 내어야겠다는 생각이 같이 듭니다.

    우리 힘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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