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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직장에 TO가 났는데 아이들 때문에 고민이에요ㅜ ㅜ

나가고파. 조회수 : 799
작성일 : 2009-09-25 12:09:58
직장 다니다가 임신 하면서 그만 둔 케이스입니다.
그 사이 아이 둘을 낳았고, 다니던 직장 쪽 소개로 집에서 재택근무를 하고 있어요.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 둘 키우면서 제 일도 할 수 있어서 큰 불만은 없이 살았는데요,
예전 직장 동기한테서 자리가 났다며 복귀하지 않겠냐는 전화를 받았어요.

솔직히 전 너무너무 나가고 싶어요.
아이들 보면서 일을 하는 현재 상황이 나쁘지는 않지만,
성격이 사람들하고 어울리는 걸 좋아하는 성격인지라 솔직히 지금 많이 답답하거든요.

또, 집에서 일하는 죄로 집안일, 육아, 주말에 시댁일 등등 다 맡아하고 있는 것도 불만이고요.
그런 일들에 시간을 빼앗겨 제 잠 줄여가며 일하고 있거든요.

하지만 문제는, 제가 직장에 다닐 경우 절 도와줄 사람이 없습니다.
친정, 시댁 모두 차로 2-30분 거리에 있지만, 친정 엄마도 그렇고 시어머니도 그렇고 도와줄 분들이 아니세요.
남편 또한 아침 7시면 출근해서 밤 8시에 돌아오는 사람인지라 도움이 안 되고요.

제가 직장에 나갈 경우 아침에 아이들 봐주실 분, 오후에 봐주실 분을 구해야 하는데-
그럴 경우 경제적인 면을 따지면 지금이 차라리 더 낫거든요.
(직장도 멀어요...ㅜ ㅜ)

남편이 제 일을 이해해주는 사람도 아니라서,
(일 성격상 회식, 야근, 출장이 잦아요. 그런 걸 질색하거든요)
제가 직장을 나가겠다고 고집을 피우면 시댁하고 합가하겠다고 나설 사람이거든요.

시댁과는 문제가 많아서 그건 피하고 싶어요.
(시부모님이 수입은 적은데 헤프세요. 그래서 평소에도 그쪽으로 나가는 돈이 많습니다.
아이들 맡기거나 할 경우 제 수입은 고스란히 시어머니한테 흘러갈 가능성 100%입니다.
경제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합가는 아닌 것 같아요.)

그래서 결론은, 직장은 포기해야 한다고 나오는데,
제 마음이 그렇지 못합니다.
사회생활이 너무 하고 싶어요...ㅠ ㅠ

정녕 방법이 없을까요?
갑갑하고 힘이 드네요.

어디서 글을 읽다가 아이들 교육은 조부모 능력이다... 뭐 그런 글들을 봤는데,
지금까지 키워주신 친정 부모님께 죄스럽긴 하지만, 친정 어머니의 도움을 너무 받고 싶어요...
참 못 됐죠?
딸 낳은 게 뭐 죄라고.... 저 편하자고, 저 하고 싶은 대로 살겠다고 엄마 도움을 바라는지....
얘기 꺼내봤자 들어주지는 못하고, 또 그런 사실에 죄책감을 느낄 분인지라 말도 못 꺼내지만,
너무 답답해서 글을 남겨요.

아이들 희생시키고, 남편과의 불화가 불보듯 뻔하고, 시부모님들은 이 때다 하며 합가하자고 나설 제 직장 복귀-
...포기하는 게 맞겠지요?

하지만 30대 중반인 제 나이를 볼 때... 이 기회가 직장 복귀의 마지막 기회 같아서 미칠 것 같습니다ㅠ ㅠ
IP : 211.208.xxx.193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저라면...
    '09.9.25 12:21 PM (59.1.xxx.99)

    투자라고 생각하고 아이들 봐주는 사람을 구할 것 같아요.^^
    아이들 조금 더 크면 따로 사람 두지 않아도 될테고
    원글님도 계속 일하실 수 있잖아요.

  • 2. 집을 회사
    '09.9.25 12:30 PM (115.178.xxx.253)

    근처로 이사하시고, 봐줄 사람을 구하세요. 아이가 어린동안은 수입이 아이한테 다 들어간다고 해도 원글님 캐리어는 그대로 남습니다.

    의지가 있으면 다 해낼 수 있습니다. 야근은 사람 구해서 해결 하시고, 회식은 적당히
    참석해도 1차만 하고 오시면 됩니다.
    아이 어리면 그정도는 다 이해해줍니다.

  • 3. 나가지 마세요
    '09.9.25 12:44 PM (121.130.xxx.144)

    전 직장 다니고 이제 아이들이 초6과 중학생으로 많이 컸죠.
    그런데 참 아쉬움이 많아요.
    전 친정 부모님의 전적인 도움을 받으며 키웠는데도 그래요.
    저라면 그 직장 안나갑니다.
    금전적으로도 도움 안되고 님도 힘들고... 단지 님의 정신 건강만 좋아질 .... 그것도 가능성이 있는거죠.
    좋은 열매를 밎기 위해서는 어느정도 희생이 필요해요.
    님의 아이들을 반듯하게 키우자면 님의 어느정도 희생이 필요합니다.
    제 생각으로는 적어도 월 400-500만원정도 수입이 아니라면 아이에게 집중하는게 돈버는 겁니다^^

  • 4. 일하세요..
    '09.9.25 1:01 PM (115.86.xxx.129)

    두마리 토끼를 잡을순 없습니다.
    아이들에게 전업주부님들보다 집중할순없지만 본인 인생도 있잖아요...
    맞벌이 하는 부모들 주변에 많습니다.
    너무 죄책감이나 자책하시지 마시고 본인이 원하는걸 하세요..
    출산후 재취업 아무나 하는거 아닙니다.
    주변에 부모님도 계시다니 조건도 너무 좋네요...

  • 5. ~
    '09.9.25 1:07 PM (112.144.xxx.54)

    회사를 쭉~ 다니실 경우에 급여가 올라가지 않나요? 아이 봐 줄 사람 찾아서 돈쓰면 당장은 손해라도 길게 보면 이익...안될까요?

    그나저나 남편과 부모님 모두 별로 도와주실 분위기가 아니라면 너무 힘드시겠어요.
    그래도 사회생활이 너무 하고 싶으시다면 일단 시작하시고 문제해결해나가시길 권합니다.

  • 6. 회사옆
    '09.9.25 1:18 PM (143.248.xxx.67)

    엄마회사 옆으로 집 옮기시면 아침,오후가 좀 더 여유롭지 않을까요?
    무얼하시든지 원글님이 원하는 쪽으로 하세요.

  • 7. .
    '09.9.25 1:27 PM (125.128.xxx.239)

    딴소린데요 근데요..
    월급쟁이 400-500 백 버는 데가 있나요?

  • 8. 원글
    '09.9.25 1:31 PM (211.208.xxx.193)

    그러게요, 저도 4, 500 버는 월급쟁이 직장 궁금하네요^ ^
    (전문직이 최고인 것 같아요.
    그럼 저도 남편에게나 시댁에나 친정에나 더 당당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답글들 감사합니다.
    결론은 아직 못 내렸지만, 글을 쓰니 조금 속이 시원해지네요.

    직장은 파주...라서 이사는 힘들어요.
    아이들도 곧 초등학교에 들어갈 테니까요.
    저 혼자 다 끌어안고 덤비느냐,
    아니면 하던 대로 마음은 편하지만 응어리는 남는 방향으로 가느냐의 갈림길이네요ㅠ ㅠ

    제 마음 알기가 더 어려우니... 10대도 아닌데 방황하려니 민망하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ㅎ

  • 9. ..
    '09.9.25 1:43 PM (222.233.xxx.243)

    월급장이 400~500은 대기업 과장급 정도 되면 그 정도 받잖아요..
    월급장이는 뭐 맨날 죽을때까지 100~200 받으시는 줄 아시나요?

  • 10. 동경미
    '09.9.25 2:24 PM (98.248.xxx.81)

    저도 일하는 엄마인데 제 경우에는 아이들이 태어나서부터 줄곧 일을 해 온 경우에요. 출산 휴가 제외하고는 한번도 쉰 적이 없었고, 작년부터 재택근무를 하지요.

    특별히 엄마가 아이들 낳기 전부터 일한 것이 아니고 중간에부터 나가서 일을 하려면 세 가지가 되어 있어야 일하는 것으로 인해 생기는 가정불화, 육아문제, 경제적 문제를 피할 수 있습니다.

    1) 남편의 가사 분담: 아주 반으로 나눠서는 아니라도 남편이 이 면에 마음이 열려 있어야 합니다. 아내가 가장 잘 알 거에요. 남편이 어떤 스타일인지는...문제의 소지가 있을지 개선 여부가 있는지...일하는 아내가 아니라도 기본적으로 이 부분이 열린 사고를 가진 남편들은 잘들 도와주시더라구요. 그런데 일하는 아내라도 전혀 안 도와주시는 분들도 있고...

    2) 육아문제
    이 부분은 세 가지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이에요. 이게 흔들리면 나가서 일을 하면서도 집중도 떨어지고 능률도 안 오르고 부부간의 불화도 잦아지고 시댁 친정 관계 다 망가지지요. 먼 안목으로 보시고 아이를 확실하게 맡길 수 있는 곳을 두 세 가지 정도 생각해 놓으셔야 합니다. 그리고 아이들 남의 손에 (할머니도 마찬가지) 맡기면서 생기는 여러가지 애로사항 다 겪어낼 마음의 준비 잇으셔야 하고요. 내가 집에 있어도 생기는 문제들인데 나가 일하면 더 마음 아프지요. 그걸 감수할 각오가 되셔야 해요.

    3) 경제문제
    현재의 수입보다 많다고 해도 아무래도 나가는 것이니까 옷 값, 화장품 값, 아이들 맡기는 값, 외식비 늘어나는 부분, 기타 모든 차액 부분을 감당하고도 많이 남아야 됩니다. 어중간하게 남는 액수라면 일하는 데에 동기부여가 어려워져요. 요거 더 벌자고 애들 남편 이 고생 시키나 하는 생각이 일하는 엄마들은 빨리 듭니다. 제 경우에는 돈이 많이 남았고 시댁에서 적극 지원해주셨는데도 많이 힘들었어요. 저희 시어머니는 일하는 데 힘들다고 반찬도 많이 해먹지 말라고 다 이해해주시는 분이었고 남편도 가사일 저보다 더 많이 해주는 사람인데도 절대 쉽지 않았어요. 일 이년 정도가 고비일 거에요. 갈팡질팡 하면서...그런데 마음 굳게 먹을 수 있고 잘 흔들리지 않는 분이라면 해내실 수 있고요.

    일하는 엄마들 중 현재 사정이 아예 생계가 걸려있으면 대체로 다 이겨내는데 그렇지 않고 사실 남편 버는 돈으로도 어느 정도 충당은 되는데 내 욕심 반 전업이 싫어서 반 이런 분들은 많이들 힘들어합니다. 저도 일하는 엄마 노릇 올해로 16년이네요. 후회는 없고요. 아이들한테는 물론 많이 미안하고요.

  • 11. 원글
    '09.9.25 4:36 PM (211.208.xxx.193)

    정성 어린 답글 감사합니다.

    저 같은 경우 1, 2, 3 모두 문제입니다.
    특히 1이 문제이니 엄두가 안 나는 것이고요.

    남편 벌이만으로 생활이 어려운 건 사실이고, 제 재택근무로 생활을 유지하는 것 역시 사실인데
    제가 바깥에 나갈 경우에 더 문제가 불거져나오니 마음 접는 게 현명하겠지요.
    다만 제가 마음의 정리를 못해서 문제일 뿐.

    내 인생 내가 선택치 못하나.
    엄마라는 이름으로, 아내라는 이름으로 얼마나 더 희생해야 하나.
    그런 신세한탄을 자꾸 하게 되는 게 문제인 것 같습니다.
    포기할 부분은 빨리 포기해야 현명한 건데, 저도 사람이니까요.

    아무튼 정말 감사합니다.
    객관적 사고 정리(?)에 도움이 되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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