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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살 아들 진로때문에 괴롭습니다

자식사랑 조회수 : 1,185
작성일 : 2009-09-23 22:06:41
82쿡에 거의 1년만에 와보는거 같아요.

힘든일 있을때마다 마음속 얘기 털어놓으면 누구보다 많이 관심 가져주시고
조언해주는 고마운 곳이예요.

고3 수험생도 아니고 초등4학년 외동 아들땜에 요즈음 맘이 너무 아픕니다.
제 아들은 축구를 너무나 좋아합니다. 그래서 1학년때부터 취미처럼
학교에서 만들어진 클럽에서 축구를 하다가 3학년 겨울방학에 다른 구에 있는
초등학교 축구코치에게 눈에 띄어서 전학까지 가게 되었어요.
매일 버스타고 그 학교에 가서 공부하고 방과후 축구하다가 집에 오는 시간은 7시,,
어떤때는 8시가 넘기도 합니다.
영어학원 같은건 생각도 못하고요. 숙제도 거의 못하고 피곤해서 쓰러져 잘때가 많아요.

3,4학년때는 저학년이니, 건강하고 튼튼하게 자라나는 모습에 남편도 나도 전학보내기 잘했다고 좋아했죠.
그렇다고 아이를 축구선수로 키울 결심을 하진 않았구요,, 하지만 정말 재능이 있고 좋아한다면
말리지는 않겠다는 정도의 생각은 하고 있었구요
그저 초등학교 때 실컷 놀아보게 하자는 그런 마음도 있고 어린 나이에 자기가 좋아하는 걸
열심히 하는 모습이 좋아 보이기도 하구요.

전학간 학교가 초등 축구부에선 유명한 곳이라 잘하는 아이들도 많은데 남편이 지난 일요일
큰 시합에 따라 갔다가 아이의 플레이에 많이 실망했나봅니다.

이제 그만시키자는 얘기를 남편하고 심각하게 했고 아이에게도 포기를 시키려고 하는데...
아이가 굉장히 충격을 받았는지 몇 일째 밥을 잘 못먹네요.
너무나 착하고 여린 아들인데
머리가 나쁘지는 않아 별로 공부도 않하고 수업시간에 열심히 듣는것으로 2,3등은 늘 하는 아이예요

아이의 진로를 위해서 이제 축구부를 그만 두게 할것인지를 심각하게 고민하는데
아이에게 너무 큰 상실감을 주는 건 아닌지.. 두렵고 괴롭네요..


IP : 61.254.xxx.209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부모님의
    '09.9.23 10:30 PM (58.237.xxx.112)

    포기가 너무 빠른거 아닌가요?

    그냥 갑자기 위인전이 생각나네요.
    훌륭한 집안에서 좋은 태몽을 꾸고, 어린시절을 유복하게 하는일마다 잘되어 큰 인물이 되었다..


    그러나 실제로 위인전을 자세히 읽어보면 역경을 이겨낸 경우가 정말 많더라구요.
    노력하지 않고 그냥 위인이 된사람은 진짜 없는듯한데..

    하물며 우리같은 평범한 사람들이야. 말해 무엇하겠어요...
    아이가 그정도로 충격을 받으면..저라면 재고해 보겠어요.

    그리고 저렇게 충격받았는데 그만두게 하면,,,앞으로 아이가 무얼 더 잘할지...
    하고싶은 것도 못하게 하는데,,,과연 자기가 다시 또 하고싶은 일이 생긴다고 장담도 못하잖아요. 나이도..이제 슬슬 사춘기가 시작될텐데........

  • 2. ?
    '09.9.23 10:34 PM (219.251.xxx.54)

    예체능으로 성공하기는 정말 힘든듯합니다.
    제 아는집이 아들 축구 시키는데 공부는 저리 가라더군요.
    어찌나 힘든지 감독 코치가 부르면 그저 가야되고
    이것저것 챙겨주고 시합때 따라다니고 돈은 돈대로 몸은 몸대로
    포기하고 싶을을때가 한두번이 아니였다다는군요.
    그래도 공부가 제일 쉬운듯합니다.
    예체능으로 밥 먹을 정도 할려면 적어도 1% 이내에 들어야 되는듯 합니다.
    성공할려면 0.1% 이내에 들어 되는것 같구요.
    공부는 1% 정도하면 잘하는 축에 끼이지 않겠어요?
    수업시간에 듣는것 만으로도 2~3등 한다면 정말 마음만 먹으면 공부로 성공할 아이군요.
    11살이면 공부하기에 늦은 나이가 아니랍니다.
    제 아이도 중3 거의 다 가서야 공부 하겠다고 마음 먹었고 지금은 괜찮아졌지요.
    아드님한테 잘 이야기 나누어 좋은 방향으로 갈수있도록 하시기 바랍니다.

  • 3. ?
    '09.9.23 10:41 PM (219.251.xxx.54)

    더하여 제 아들도 축구 너무 좋아한답니다.
    고3때 까지도 축구하다가 코뼈 부러지고해서 애 태우기도 했구요.
    뭐 수능 코 앞에서도 점심먹고 축구 저녁 먹고 축구하더군요.
    그래도 운동하니 오히려 건강에 좋은지 수능때까지 헤이해지거나 체력이 딸리지않고
    오히려 싱싱하더군요.
    공부하면서도 얼마든지 즐겁게 축구할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 4. ..
    '09.9.23 10:46 PM (221.146.xxx.109)

    아직은 초등학생이니 지금 성적 유지하도록 노력하면서 하게 두세요. 부모 뜻이 아닌 자기 의지대로 관둘 수 있도록요. 제 사촌역시 어릴때 운동을 너무 좋아했는데, 부모님의 반대로 관두게 했더니 그때부터 반항한다고 일부러 공부를 안했답니다. 지금에서야 공부 안한 걸 후회하지만요. 꼭 아이와 많은 대화 하시기 바래요~

  • 5. 어중간
    '09.9.23 10:59 PM (119.67.xxx.56)

    뭐든 어중간한게 참 골치아프지요.
    제 딸은 수영을 했어요.
    운동신경이 뛰어난것도, 체격조건이 좋은 것도 아닌데,
    취미로 하다가 2학년때시에서 하는 수영영재스쿨에 들어간거죠.
    거의 매일 버스 타고 수영장 가서 수영훈련 몇시간 하다보면
    집에서 공부할 엄두 못 내죠.
    힘들어서 저녁 밥도 애가 제대로 못 먹데요.
    오히려 잘 먹어줘야하는데, 통 제대로 안 먹더군요. 안 먹힌데요.

    저는 그만둬라고 진즉에 말했죠.
    하지만 수영실력도 그저그렇지만 어쩌다 조그만 수영대회에서 동메달도 따다보니
    간댕이가 커져서 수영을 계속 더 하겠데요.
    운동량은 많지, 왕복 버스시간만 1시간 넘지, 그렇다고 잘 먹는 것도 아니지, 수영실력도 보통 취미로 수영 배우는 애들보다 손톱만큼 잘한다 뿐이지.....
    하여간 속 많이 태웠습니다.
    키 크는데 도움되라고 시킨 수영인데,
    이노무 수영 덕분에 키가 더 안 컸어요. 지금 5학년인데 키 135센티....
    지난 1학기 기말시험 즈음에 근육통이 잘 안 나아서 그 핑계로 수영 그만두게 했습니다.
    본인은 좀 섭섭해하는데, 대신 미술학원 다니면서 원하는대로 그림 그리고
    일상생활에 시간적 여유가 많아지니까, 수영 그만둔거 본인도 아주 만족해합니다.
    수영 그만두고 나서 밥도 더 잘 먹으니까, 지금 딱 보기 좋게 살이 올랐고요.

    진작에 수영 그만 뒀으면 좋았을 것을.....]
    주변에서는 왜 애가 원한다고 그리 수영을 하는 것을 엄마가 허용하고 있냐고, 열이면 열 전부 이해를 못했습니다. 엄마가 애한테 너무 끌려다닌다고...
    그동안 그노무 아이의 뜻을 존중했다가 제가 홧병나기 일보직전이었습니다.

    갑자기 하던 운동을 그만두게 하면 아이가 잘 받아들이지 못할겁니다.
    학교 축구부가 아니라
    일주일에 한번 정도 모여서 축구하는 YMCA 의 축구클럽 같은 걸 권해보거나,
    아이가 좋아하는 다른 활동을 하는 것을 대안으로 제시해서
    서서히 다른 방향으로 모색해보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4학년이면 아직 시간이 있네요.

  • 6. 저는..
    '09.9.23 10:59 PM (220.72.xxx.94)

    축구를 계속 시키실거아니면 지금 그만 두시라고 하고 싶어요
    저희 아이도 축구부 있는 학교에다니는데 3학년 부터 코치한테계속 전화 옵니다
    축구 시킬 마음 이없었었기 때문에 처음부터 거절하고
    아이는 클럽 축구에서 그냥 즐겁게 하고 있구요
    학교운동부 공부도 하게 하면서 한다지만 정말 힘들지요
    제가 아는 영어 교습소에 5,6학년 운동부아이들 영어 공부 하러 오는데
    중학교 가야하니 영어는 해야하고 파닉스 부터 하면서 매일 졸면서 앉아 있다 갑니다
    수학도 마찬가지고..
    고학년 까지 끌다가 그만두시면 더 어려워지니 아이와 많이 이야기 하면서 설득해보세요
    저희 아이는 클럽 축구 하면서 FC서울 서포터즈 가입해서 경기장 가서 응원하면서
    즐기는 축구로 스스로도 만족합니다

  • 7. 일단
    '09.9.23 11:09 PM (222.101.xxx.209)

    아이가 아직 어린데 어떤 일이든 잘못한다고 판단해서 당장 그만두게하는건 전 좀 아니라고 생각해요
    어렸을때 하는 모든 활동들은 아이에게 즐거움과 성취감 자신감을 배우는 하나의 과정인데 거기서 아이가 뭘 배우겠어요
    축구는 혼자하는 개인경기가 아니라 팀안에서 동료들과 신뢰감을 쌓고 위치를 찾고 그후에 안정된 플레이를 할수있는 스포츠인데
    지금 시작한지도 얼마안됐는데 부모가 먼저 실망하고 그만두게할까 생각하는건 너무 성급하다는 생각입니다
    물론 부모가 아이를 객관적으로보고 냉정하게 판단을 해야하기도하지만
    일단 좀 시간을 주고 아이가 팀안에서 적응을 시키신다 생각하시구요
    코치나 감독하고 상담을 하세요
    아이가 연습에 잘 참가하고 있는지 부족한 점은 무엇인지 친구들과의 관계는 어떤지 이번경기의 플레이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리고 아이하고도 대화를 나누세요 힘든점은 없는지 경기를 마치고 어떤 생각을 했는지 등등이요
    한경기보시고 쉽게 판단하시지는 마시기를 바래요

  • 8. 어중간
    '09.9.23 11:11 PM (119.67.xxx.56)

    그리고 저는 딸에게 수영스쿨 그만두더라도
    지가 원하면 일주일에 한두번 수영장에 가서 실컷 수영해라.....
    토요일 오후나 방학때 수영장에 가서 물놀이 삼아 시원하게 수영하면 얼마나 좋냐고.
    그리 권했습니다.
    애가 하도 수영스쿨 그만 두는 것을 애닯아 하길래.

    근데요.
    수영스쿨 그만두고 석달 동안 단 한번도 수영장에 간 적이 없습니다.
    갈까 말까 하다가 결국엔 수영장에 안 가데요.
    우리 딸은 원글님 아들과 달리 수영에 대한 열망이 예상외로 적었던듯 합니다.
    물론 모르지요... 수영 그만둔거 속상해서 수영장 안 가는 것일지도.

    아직 어린 아이들이고 세상 물정 잘 모릅니다.
    그리고 애들은 자기가 잘 하는 것에 대한 자부심이 아주 강합니다.
    그걸 못 하게 하면 자기가 무너진다고 생각하나 봐요.
    운동은 그냥 취미로 즐기도록 대안을 제시하고 운동을 그만 둘 경우에 얻을 수 있는 또다른 잇점들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눠보세요.
    축구 그만둔다고 막다른 길이고, 인생 끝나는게 아니라, 다른 더 많은 길을 택할수 있는 과정이 된다고 설득해도 4학년 정도면 알아들을 듯 합니다.

    세상엔 김연아 엄마들이 아주 많습니다. 엄청난 뒷바라지들......저는 감당이 안 되더군요.
    하지만 우리 딸이 그 동안 수영을 배우면서 얻은 자신감과 자존감에 대해서는 아주 높게 평가합니다.
    그냥 이정도가 딱 좋은거 같습니다.

  • 9. 어중간
    '09.9.23 11:17 PM (119.67.xxx.56)

    축구는 잘 모르겠지만
    수영은 선수가 될 아이라는 것은 아주 초반에 알수 있습니다. 박태환급 괴물 선수들....
    그래서 일찌감치 될 넘인지 아닌지는, 금방 알수 있습니다.

    자기가 잘 하는 운동이 꼭 진로가 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요.
    취미로 오래오래 꾸준히 하면서 건강하게 살아가면 되잖아요.

    원글님 아드님이 얼마나 의지를 가지고 있는지 축구에 대한 열망이 어떤지
    (박지성처럼 엄청난 노력으로 후천적으로 두각을 나타내기도 하니까)
    잘 살펴보시고, 아무리 봐도 냉정하게 판단해서 우리 애는 좀 아니다 싶으면
    적당한 선에서 끊어주는 것이 부모가 할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 10. 원글이
    '09.9.24 1:43 AM (61.254.xxx.209)

    남편이 술마시고 늦게 들어와서 많은 얘기를 나누었어요.
    시합에 간 건 첨이 아니고 1년동안 함께 많이 따라 다니며 우승도 하고 발전하는 모습을
    보고 흐믓해 했습니다.
    남편이 단순히 축구 실력땜에 그런것이 아니더군요,
    코치가 시합이 끝난 상황에서 장난치는 제 아이와 딴 아이를 혼내면서, 말 끝부분에
    볼도 못차는 새끼들이라고 했다네요, 코치 5명중 유일하게 시합중에 욕을 하는 코치인데
    제가 그 코치에게 아이 개인레슨까지 맡기도 있거든요.
    그러니까 남편은 아들이 코치에게 멍청한 새끼, 볼도 못차는 새끼라는 욕을 듣는걸 보고는
    그자리에서 남편성격에 주먹으로 한방 먹일려다가 아들을 생각해 참았던 거였어요.
    저도 그 얘기를 들으니 너무 화가나더군요

    윗님들 말씀처럼 축구는 단체경기라 운동 이상으로 배울수 있는 부분들이 많아요
    개인기외에도 전체적으로 상황파악을 하는 능력도 필요하고 게다가 학원축구라는게
    취미가 아닌 성적이 중요하다보니 팀내에서도 전쟁과 같은 치열한 경쟁이 있어요..

    제 아들은 개인기는 좋지만 성격이 소심하고 근성있게 끝까지 집중하는 능력이 부족한듯합니다.

    결론은 강제로 그만두게는 하지 말자는 것이었어요.
    스스로 자기의 능력이 부족하다고 느껴 자기 판단하에 그만두던지 아니면 한단계 더 발전할수 있는 계기가 되도록 하던지요. 본인 스스로 이런 어려움을 이겨낼수 있다면 더 큰일도 할수 있지 않겠냐구요..
    덧붙여 그 코치란 인간에 대해서도 아이앞에서 남편과 얘기를 했어요.
    축구를 가르쳐주는 선생님이지만 인격적으로 성숙하지 않은 사람이니 그가 하는 말들에 휘둘리지 말라구요, 아들에게 자기가 결정할 수 있는 기회를 주려구요
    늦은 밤에 맘들 써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 11. 저도
    '09.9.24 11:15 AM (61.82.xxx.23)

    저의 아이는 지금 10살인데요..
    꿈이 수영선수입니다.
    6살때부터 수영시작해서 8살부터는 선수하고 싶다고 해서 일단 열심히 하라고 했어요
    전국대회 나가서 1,2위정도 하는 그런 수준이지만
    제 생각에는 수영선수감은 아닙니다.
    그저 활동적인 성격이고 다른 아이들보다 운동신경 조금 더 있다고만 생각되요
    그래서 지금은 본인이 좋아하니 시키지만 결국에는 더 큰 대회 나가고
    여러 선수들 만나면 자연스레 본인의 길을 찾을 것 같아서 말을 안 하고 있을 뿐입니다.
    그러면 자연스레 그만 두겠지요.
    그래도 운동을 하게 되면 공부를 위해 학원 다닌다는 것이 힘들어서 걱정이긴 해요
    특히 여기 대치동에서는 더 힘들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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