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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가방때문에 운다시는 분.. 보고 글써요..
결혼할때, 착한 며느리병에..
사실 평생 명품 가방이란걸 근처에서 구경도 한번 못해봤던지라..
(가족, 친척, 친구들 다 통털어도 명품 가지고 있는 사람이 없어서;;;)
시어머니가 예복에 핸드백도 하나 사라는걸 괜찮다고.. 미루고 미루다 결국 안샀어요.. 그땐 너무 비싼걸 사면 허영심이 있어보일까 겁났고.. 너무 싼걸 사면 또 자존심이 상할까봐 못사기도 했고.. 남편이 나중에 좋은걸 사주겠다고 하기도 했고..
ㅋ 순진했던 그때;;
그래서 제가 가지고 다니던건 미국 출장갔을때 아웃렛에 들러서 시즌오프 세일로 샀던 110불짜리 핸드백이 최고가이자 유일한 핸드백이었어요. 그보다 좀 더 비싼 핸드백은 아빠가 대학입학 선물로 사준 레노마 가죽 핸드백..
딱 그 두개로 대학시절 내내와 직장생활 3년을 버텼으니까요 ㅎ
여튼. 각설하고.
결혼하고 신혼에 백화점에 갔다가 너무 맘에 드는 가방이 눈에 들어오는거에요..
가죽과 캔버스가 적절이 섞인 작은 숄더백이었는데 굉장히 가볍고 롱샴보다는 훨씬 우아한 실용적인 핸드백이었어요..
여름이고.. 있는 가방들이 다 까만색인지라.. 베이지색 천가방에 확 꽂혀서 샀어요.. 그게 12만원짜리였어요..
저도 싸다고는 생각 안했지만.. 가죽 핸드백에 비하자니.. 여름용 저렴한 가방으로 잘 샀구나 싶었거든요..
근데 그날 저녁 남편 친구들과 모임이 있어서 그 가방을 들고 바로 가게 되었어요..
남편 친구들과 모여서 떠들면서 놀다가 가방얘기가 나온김에 남편이 하는말..
"야.. 이거 오늘 백화점 가서 엄청 비싸게 주고 산거야.."
그러는거에요.. ㅠ.ㅠ
백화점에서 엄청 비싸게 주고 산 가방이라니...
누가 들으면 백만원은 우습게 넘어갈 가방은 산줄 알았겠네...
정말 얼굴이 화끈 거려서... 제가 황급히..
"아니에요.. 이거 싼거에요.. " 웃으면서 넘겼죠..
그때 느꼈어요.
남편도 저한테 명품 브랜드니 뭐니 아는척을 했지만
그야말로 '이름만' 들어봤던 거고.. 한번도 사본적이 없어서 여자 가방이 가격이 얼마나 되는지 몰랐던거죠.
저도 결혼 후에야 여자 가방 가격이 얼마나 된다는걸 처음 알게 되었고.. 알긴 했지만 10만원대 이상은 내 손으로 결제하기 손떨려서 못살때긴 했으니까.. 똑같긴 했지만..
ㅎ
남편이 30만원짜리 가방 추천하셨단 그분 글 읽고 나서 써요.
남자들이 얼마나 잘 모르는지.. 아마 30만원이면 남편 딴에는 굉장히 좋은 가방이라고 생각하고 추천했을 거에요.
저도 결혼하고 나서 엄마가 루이비통 가방을 꼭 가지고 싶어하셔서.. 한 30만원이면 사려나.. 하고 알아봤더니 100만원까지도 올라가는 지라.. 정말 기절을 했었어요.. 무슨 핸드백 하나가 100만원이나..
근데 알고보니 샤넬백은 300~400만원도 한다니...
요즘은 차라리 양가죽을 사서 내가 만들지.. 하기도 한답니다. ㅎ
ㅋ 이러고 보니 제가 엄청 옛날 사람 같네요.. 저 올해 서른에 결혼 4년차.. 연봉도 나름 쎈 대기업도 다녔었는데요.. ㅎ
세상물정은 모두에게 똑같이 적용하지 않는다는거. 82올때마다 느껴요 ㅎㅎㅎ
1. ㅎㅎㅎ
'09.9.23 12:20 PM (123.214.xxx.108)생각해보니.. 예복도 구로동 아웃렛에서 십만원대 정장을 샀네요.. 원피스도 싼걸로 살려다.. 엄마가 너무 그러지 말라고 하도 말려서 백화점가서 삼십만원 정도 하는 원피스를 사놓고 지금도 못입고 아까워합니다. 안그랬으면 실용적인 십만원 미만의 원피스 샀을 텐데...
남편 정장도 사실 구로동 아웃렛에서 맞췄네요.. 워낙 둘다 연구소라 정장 입을 일이 없기도했고.. 직장 근처라 아웃렛이 가까워서 그랬을 수도 있고;;;
이렇게 궁상을 떠는데도 왜 이리 돈이 안모이는지 몰라요.. ;;; 둘다 엥겔지수가 워낙 높아서 그런가... ㅠ.ㅠ2. 음...
'09.9.23 12:26 PM (58.233.xxx.213)30만원짜리가 싼 가방인가요...어느 누구에게는 지갑을 몇번씩 열고닫고 하다가 그냥 돌아설수도 있는 가격인데...-.-
그리고 남자들 가방가격 잘 모르는 사람도 많아요.
그글 쓰신 원글님 서러운맘 이해는 어느정도 하지만 글쎄요...30만원 가방에 속상한 눈물이 날른지는...사람 나름인가봅니다3. ㅎㅎㅎ
'09.9.23 12:31 PM (123.214.xxx.108)전 그래도 그 글 쓰신 원글님 이해가요..
물론 내가 직접 100만원 짜리 가방.. 사려고 백번맘먹어도.. 실제로 결제하려면 손떨려서 못하고.. 혹은 사오고 나서도 집에와서 백번 후회하고 환불할까 고민하는게 여자들.. 엄마들 마음이잖아요..
하지만.. 최소한 남편만은 "걱정하지 말고 비싼거 사~. 당신 그동안 고생했잖아.. 요즘 가방 백만원 우습다던데.. 당신도 그런거 하나 가지고 있어야지.."
이렇게 말해주길 바라는게 아내의 마음 아닐까요?
그리고 오히려 남편이 그렇게 나와주면.. 그마음만으로도 배가 불러서 30만원 짜리 가방도 100만원짜리 가방처럼 기쁘게 들고 다닐 수 있는 거구요.. ㅎㅎㅎ4. 양가죽
'09.9.23 12:35 PM (210.57.xxx.179)사다가 만들지.. 맞아요^^
5. ,,
'09.9.23 12:43 PM (58.239.xxx.18)이런예기 자게에서 해도 되나 몰르겠는데 한다리 걸러 아는분이 깡통시장에서 a급으로
명품가방 만들어 팔거든요.. 엄마들끼리 모여서 디자인 골라보내면 물건 만들어 보내오고,
(듣기만하고 실지로는 안해봤기에) 그 한다리 언니가 골라보라고 싸게 장만하라길래
집에와서 컴으로 한참 디자인 보고 있었더니 울신랑이 옆에서" 왠만하면 진짜 가방사고
모자라면 보태줄께. 분명사고 나면 후회할거다,,,," 안살거 뻔히 알아서 그런가 암튼
망설이다 결국은 안샀네요 휴.. a급이래도 저한테는 비쌌기에..6. 그
'09.9.23 12:50 PM (121.186.xxx.176)원글은 읽지 못했지만..
30만원도 저는 생각도 못하는 가방 가격이네요..ㅠㅠ
왜 저는 남편과 아이들 그리구 부모님까지도 돈 쓰는건 아낌없이 쓰는데
왜 내 자신한테는 돈 만원에도 벌벌 떠는지 모르겠어요..
그래 나도 이제 그러지말고 나를 위해 투자를 하자 하고 생각을 해도
지금도 순전히 나를 위해 쓰는건 돈 만원에 벌벌 떠니...
정말 제 자신이 너무 한심스럽네요...................ㅠㅠ7. 양가죽으로
'09.9.24 12:36 PM (211.179.xxx.94)직접 만들까하는 님에 버금가는 울 남편.
오십 전에 악어백 하나 들어보자는 나의 말에,
호주에 가서 악어를 한마리 잡아 올까 궁리하는 울 남편.
남편. 그래도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