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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
친하게 지낸 언니가 있어요.
아이들도 그렇고.. 저도 언니랑 성격이 맞는다고 느꼈고 바라보는 관점도 좀 비슷하고 같이 있으면 재미있구요.
1년 정도 잘 지낸 것 같습니다. 그 사이 그 언니가 소위 무리지어 다니는 팀과도 친해졌죠.
저도 여러 사람들을 만납니다만, 그 무리와 함께 하는 게 즐거울 때가 많았어요. 코드도 얼추 맞는 것 같고.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이 언니가 나를 멀리한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안 보려는 것 같은..
왜일까 싶었지만 물어볼 수는 없었어요.
자존심이 걸려 있기도 했고.
같은 동네를 사는 것도 아니고, 5~6년 넘게 친분을 쌓은 그 무리에 비하면 원래 나와 자주 만나는 사이도 아니었구요.
그렇게 시간이 흘렀습니다.
이번 여름..사실 이 문제로 좀 괴로왔습니다.
저도 바쁜 사람이라서 하염없이 누군가와의 만남을 갈급하는 처지는 아니지만,
뭐랄까요.. 거절의 상심. 그런 게 참 크더라구요.
무리까지는 아니어도 그 언니에게 좋은 후배로 잘 자리매김하고 싶었는데, 사실 그 언니와의 관계 때문에 남은 무리들과의 관계도 살짝 서먹해진 것 같구요. 그 무리 중의 한 명은 같은 동네거든요.
나에 대한 거절이 아이들에 대한 거절.. 이런 생각까지 미치니 참 안타깝구요.
그래서요.
저 어차피 복원될 수 없는 관계라면, 한번 물어보고 싶어요.
어떤 문제였는가. 나에게 어떤 문제가 있는가.
사실 살면서 이런 거절을 처음 겪어서.. 내가 이렇게 문제있는 사람인가 살짝 놀라고 있는 상황입니다.
솔직하게 묻고 조언받고 싶은데..님들 생각은 어떠세요.
저, 이런 부분에서는 좀 용감한 성격이거든요.
내년에 이사가기 전에, 내 성격에 개조가 필요하다면 기꺼이..그러고 싶어요.
나도 모르게 내 마음이 많이 아픈가 봐요.
1. ..
'09.9.7 9:47 PM (114.207.xxx.2)저라면...그냥 물어보지 않고...관계를 끊겠어요...
아줌마들과의 관계에 너무 연연해 마세요...
그냥 물흐르는대로 놔두세요....
님이 물어보신다고 회복될것 같지도 않아보여요...2. 제 생각
'09.9.7 9:50 PM (211.104.xxx.37)알아보려해도 솔직히 이야기 하지 않거나
실은 아주 별거 아닌 이유일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두 분 관계가 지금은 인연이 아니거나 계속 친해지는 때가 아니라는 거 아닐까요?
관계라는 것은 때로 물 흐르듯이 흘려 보내고 놓아주고 그래야
지금의 나에게 맞는, 더 편한, 더 도움되는 인연이 들어올 여지가 생기더라구요.
원글님은 이런 생각까지 할 만큼 마음결이 고우신 분이니 곧 좋은 친구가 생기겠지요.
보다 활기차게, 자신감을 갖는게 더 급하신 듯 합니다.
사람과 돈은 잡으려 하면 더 멀리 도망가 버리는 습성이 있다하니 그냥 놓아 버리시지요.
세상은 넓고 사람은 많더라구요.
^^ 힘내세요.3. 회복을
'09.9.7 9:50 PM (125.177.xxx.103)기대하는 물음일 수도 있겠죠. 네, 그런 마음이 아주 없다고는 말할 수 없지요.
하지만 그것보다 큰 건 제가 참 좋아하던 언니였어요. 저 좀 차가운 편인데, 잘해주고 싶었거든요. 관계를 끊어야 한다면 마무리를 잘 짓고 싶어서요. 답답한 것 못 참는 성격에 오래 고민했네요. --::4. 제 생각
'09.9.7 9:56 PM (211.104.xxx.37)아, 그러시구나.
그럼 여지를 남겨 놓으시면 되지요.
슬그머니 밀쳐 내는 듯 하여도 원글님은 그런 거 전혀 모르는 것처럼 행동 하시고
원글님이 뭔가 바빠서 모임 못 가는 것 처럼, 얼굴 보기 힘든 것처럼 하시고
다만 '**언니, 좀 덜 바빠지면 맛있는 거 먹으러 가자아~~~~!' 이러면서
여지를 남겨 두되 감정의 찌꺼기가 없는 것처럼 하세요.
그럼 그 분도 나중에 혹시나 마음이 좀 가벼워 지거나 지금 뭔가 걸리던게 없어지면 연락해 올 거예요.
다시 연락 오면 아무렇지도 않게 바로 어제 만났던 것처럼 이야기 이어 가시면 되고요.
뭐든 일도양단에 지금 바로 이 순간에 즉답과 확답과 정답을 알고 싶은 그런 욕구가 있을 수 있지만 그걸 잠시 누르는 것도 좋아요.
저축액 중에서 나중을 위해서 원금을 남겨 둔다는 심정이라고나 할까요?5. 원글
'09.9.7 10:00 PM (125.177.xxx.103)네, 고맙습니다. 저 에너지 있습니다. 자신감인지 자기 방어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면에서도 나쁘지 않았구요. 살면서 친구 문제로 외로운 적도 별로 없었구요.
그래서 더 충격이 큰가 봐요. '많은 사람들이 나를 싫어하고 쑥덕거릴지도 몰라..' 이런 피해적인 생각을 하게 될 줄은 정말 몰랐어요. 다른 사람들을 만나면서도 그 거절이 계속 내 마음에 자리잡는 걸 보면 말이에요..6. 제 생각
'09.9.7 10:05 PM (211.104.xxx.37)맞아요, 원글님.
거절을 당해 보지 않은 경우는 그런 부분에서 크게 마음이 아프기도 해요.
그런데, 이런 말이 있어요.
빛은 더 밝은 빛으로 가리라는 말.
원글님 주변에 있는 엄청 크고 무수한 밝은 빛들을 돌아보시고, 기억해 내시고 그냥 잊으세요.
^^7. 그걸 느낀지는
'09.9.7 10:06 PM (125.177.xxx.103)한 6개월 정도 되었어요. 제 생각님이 쓰신 대로 그렇게 행동도 하고요.
그런데 그 언니의 주변관계를 돌아보면 나는 이제 그리 그 언니에게 필요한 사람이 아닌 듯 해요(사실 그래서 언니 주변에서 정리된 사람을 두 명 정도 옆에서 보았거든요). 아, 이 필요라는 말을 나쁜 뜻으로 쓴 것은 아닙니다. 아무래도 사람은 누구나 자기에게 어떤 쪽으로든 득이 되는 사람을 만나고 싶어 하니까요.
언니 패턴으로 보면 그 정리를 필요로 하는 사람에 내가 들어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뭐랄까. 나 역시 속 시원히 마무리를 잘하고 싶은.. 제 욕심일까요?8. 물어본다고
'09.9.7 10:26 PM (58.228.xxx.219)말해줄까요?
아니야.오해야 이러겠지요.
3살난 아이도 자기에게 유리하게 말하는데,,,,하물며 수십년을 산 성인들이야...
그냥....끊으십시오.9. ..
'09.9.7 10:39 PM (218.145.xxx.232)물어보면, 내가 이러저러해서 너랑 좀 멀어지고 싶었어.. 라고 답해줄 거 같은가요?
아무 이유 없고 통보없이 멀리하는 사람이라면,
어머, 별일 없어. 난 전과 똑같은데, 너 보기보다 예민하고 피해의식 있구나!
라고 말해서 원글님을 이상한 사람 만들거여요. 그러면, 또 상처받겠죠.
저도 그런 거로 너무 괴로워해본 적이 있는데요. 한 오년 전 쯤에. 거의 이년을 고민했어요.
그러구 내린 결론은요.. 그 쪽이 조울증환자거나, 사회성이 부족하거나... 라는 거여요.
아뇨. 더 솔직하게 말하면, 그 쪽이 미친년이라고 생각해요.
그냥 잊으세요. 그 사람 말고도 세상에 좋은 사람 정말 많아요.
쓸데 없이 사람 믿고 맘줬다가 발등찍었다고 생각하시구요. 그냥 그 사람 버리세요.10. 원글
'09.9.7 11:22 PM (125.177.xxx.103)네, 그럴지도 모릅니다. '난 전과 똑같은데..'라고 할 가능성 높죠.
그게 참 사람 성격인 것 같아요. 전 솔직하거든요. 자존심 상하지만 솔직하게 물어보고, 미래를 위해 고치고 싶어요. 마지막까지 아니라고 하면, 끝이라 생각하고 깔끔하게 악수하고 돌아오고 싶어요. 쓰다보니 무슨 애인과 헤어지는 사람의 댓글 같은데.. 그런 마음 절대 아니구요..T.T
내가 지금 마지막으로 찾고 싶은 것은 나의 대인관계, 사회성에 대한 질문과 답변입니다.
칼로 베인듯 한 마지막 상처가 남더라도, 그래서 그 상처에 눈물나더라도 쿨하게 궁금해요.
도대체 무슨 문제일지. 내가 앞으로도 관계에서 스트레스받지 않으려면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지. 진정을 가지고 묻고 싶어요. 이 언니로 인해 그 무리들의 관계에서까지 당당하지 못한 나를 비춰보는 게 더 어렵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