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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근히 열불이 터져서 하소연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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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전반적인 상황은 이렇습니다
저는 집에서 29개월 짜리 딸 하나 키우고 있어요
결혼한지는 만 5년 넘었고요, 연애로 결혼했어요
직장에 다니다가 아이 육아 문제로 집에서 살림하고 있지요
선배맘들이 얼마나 아이 키우면서 발구르는 줄 뻔히 알았기 때문에
저는 아이가 태어나면 무조건 집에서 있으려고 했었는데
저를 안쓰럽게 생각하신 친정엄마가 봐주시겠다고 하셔서 14개월까지 주말에만 애를 데려왔어요
그런데 엄마가 애기를 보시다 허리 협착증으로 완전 아프셔서 결국 제가 키우게 되었거든요
살림도 익숙치않고, 애도 안보다가 갑자기 집에서 있으려니 심한 우울증까지 올 지경이었어요
답답하고 하루종일 말할 상대도 없이 신랑이 일찍 오는 것도 아니고 정말 힘들었답니다
지금은 많이 좋아지긴 했는데 3살짜리가 얼마나 집안을 어지럽히는지
손 느린 제가 하루에 한 번 정리정돈하고 청소하는 것이 너무 힘들고요,
밥 안먹는 아이 밥 먹이는 것이 정말 너무나 짜증스러워요
가뜩이나 입 짧은 신랑 때문에 요리하면서도 스트레스 받고 힘든데 아이까지 이러니 제 속이 좋겠습니까..ㅜ_ㅠ
남들은 별식이나 근사한 요리해주고 베이킹 해주면 좋아서 마눌을 업고 다닌다는데
저는 죽자고 음식해봤자 이 많은 걸 누가 먹냐는 소리나 듣고 결국 저 혼자 먹어야 되고요
아이 음식도 뭐 하면 먹으려나 싶어서 사실 심적으로 많이 부담이 됩니다
객관적으로는 남편은 아주 무난한 성품에 합리적인 사람이에요
다른 사람을 귀찮게 하거나 대접받으려는 마음 자체가 없거든요
그렇다고 살림에 작으나마 도움이 주거나 마누라 기분 맞춰주려는 마음은 전혀 없습니다
아이한테 자상한 아빠이기는 하나 적극적으로 놀아주거나 챙겨주지는 않고요
저는 사실 쫌...사사건건 불평불만이 많고 예민하긴 하지만 ㅜ_ㅠ
그런 제 성격이 저도 싫어서 가급적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피하고 은둔하며 지내는 편입니다
겉으로는 오히려 너무나 허허실실 두리둥실한 사람처럼 보여서 심지어 깔보는 사람도 있답니다 ㅜ_ㅠ
경제적으로는 힘들지는 않은데 24평에 살면서 달랑 아이 하나 키우면서
힘도 남보다 쎈데^^;;; 도우미까지 쓰는 것은 궁상맞은 제 기준에 안맞거니와
말씀드렸듯 성격이 아주 예민하고 사람한테 상처를 잘받아서 마지막 보루로 생각하고 있어요
그리고 육아가 전혀 즐겁지 않아 어린이집에 보내려고 했는데 자리가 없어서 기다리는 중이고요
딸아이는 밥 잘 먹어서 애태우는 점 빼고는 키우기 어려운 아이는 아니에요
여기까지는 제 평소의 상황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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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에 제가 늦게 일어나는 바람에 계획했던 일정이 취소가 되었어요
서울숲공원에 놀러가기로 하고 9시 정도에는 출발하기로 했는데 제가 10시에나 일어난거지요
이유는 아기가 전날 낮잠을 너무 늦게 자는 바람에 새벽1시 넘어서까지 잠을 안자고,
간밤에 모기까지 극성이었답니다...ㅜ_ㅠ
가뜩이나 아침에는 비몽사몽인 저를 원래부터도 약속을 잘못지켜서 신랑은 못미더워 했지요
그래도 눈 뜨자마자 지금이라도 출발하자고 웃으면서 말하고
몇 번이나 미안하다 어젯밤 힘들어서 그랬다고 하는데도 신랑이 화가 나서 말을 안하더라고요
처음에는 제가 지은 죄도 있고 너무 미안했죠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저도 속에서 나쁜 생각이 계속 들더라고요
아니 정 그렇다면 애만 데리고 자기만 룰루랄라 놀러가도 되잖아요
아이 씻겨서 챙기고 대충이라도 먹을 것 챙기는 것은 온전히 제 몫아닙니까...
그리고 딸아이한테 엄마가 정답게 잘 돌봐주지 못한다고 내심 안좋게 생각하지 말고
그렇게 잘할 수 있다면 아빠가 좀 잘해주면 안됩니까
피차 남편이나 저나 마찬가지로 인터넷 하거나 책보거나 티비 보고 싶지
애기랑 놀아주기가 귀찮고 힘들기는 마찬가지거든요
매일 늦게 오는 아빠보다 엄마가 훨씬 익숙한 딸은 사사건건 저만 찾지요
그나마 저는 아침에 늦게 일어났다 뿐 하루종일 제 할 일은 해야잖아요...청소하고 밥하고
자기가 나 도와주는 것이 뭐가 있다고 저 유세인지 아주 징징거리는 딸아이 까지 세트로 미워죽겠네요
휴...정말 도망가고 싶어요...ㅜ_ㅠ 주부는 정말 너무너무 밑지는 장사에요
저보다 훨씬 훠얼~씬 열악한 환경에서 꿋꿋하게 잘 사시는 분들 너무 많다는 것을 알기에
감사하면서 살고 싶은데 ㅜ_ㅠ 성질까지 더러워서 정말 마음먹은대로 잘안되네요
제가 아주 한 성질 해가지고 그동안도 여러 번 고래고래 결판을 치렀는데
오늘밤 정말 한 판 아주 지대로 붙을려다가 꾹 참고 여기다 써놓고 갑니다 忍
1. 그러게요
'09.9.6 9:43 PM (68.37.xxx.181)남편분이 9시에 여러번 원글님을 깨웠는데도 못 일어나셨나봐요
아님 깨우지도 않았는지.....깨워도 안 일어나면 딸과 둘이 가시던지 하지....
(남편분, 아주 못땠습니당 - 원글님 위로맨트임당 ㅎ ;;;)2. 이 정도면
'09.9.6 9:51 PM (59.186.xxx.147)남편 좋은 성격입니다. 요즘은 도움이가 있던데. 시청에 알아보세요. 가끔씩 바람을 쐬면 기분이 업 될텐데. 나는 유치원 보내는 엄마가 부러웠어요. 애들 을 항상 나이가 꽉 차서 보냈거든요. 그래도 남편 고맙다는 말 안합니다. 속상할 때가 참 많아요.
지금도 나 혼자 상처 받고, 님이 썼는데 내가 두리뭉실한줄 알고 사람들이 깔보죠.
할 수 있는 여유를 누리면서 행복하게 사세요.3. 쓰리원
'09.9.6 9:53 PM (116.32.xxx.59)나는 집에서 아이 보는게 힘들고...
남편은 밖에서 일하는게 힘들고요.
사람이 누구나 힘든법이라서 받아들이기를 잘 하셔야해요.
아이가 학교라도 들어가야 엄마가 사람꼴로 살 수 있어요.(제경험에 의하면)
서울숲에 가셔서 사슴들 먹이도 주고 바닥분수에서 물놀이도 하고...
잔디밭 조각품에서 기념사진도 찍고,
메타쉐콰이어랑 자작나무 숲을 돌아다니기도 하고... 좋은 시간을 놓치셨네요.
신랑에게 사과는 하시되 신경질적인 말투를 버리고,
열을 조금 식히신다음..
"여보 우리아이에게 재미있는 시간을 주려고 했는데, 우리가 서로 이렇게 신경질 부리니
아이에게 더욱 미안해지네."
다음엔 시간을 조금 늦추어서 서울숲 다시한번 다녀오자~라고 하세요.
엄마도 집에서 힘들겠지만, 매사에 힘들어하는 엄마 밑에있는 아이도 힘들긴 마찬가지에요.
남편 아니에도 대중교통 이용해서 평일에 한번 다녀오세요.
아이도 엄마도 힘들겠지만 외출하고나면 확실히 기분전환은 되더라고요.4. 원글
'09.9.6 10:00 PM (119.69.xxx.79)부끄러워서 지워야지 했는데 벌써 리플 달아주시고 고맙습니다
서울숲 주변에 살아서 종종 갔었어요~~~
주말에 집에 있기 답답하니까 동네공원이든 찜질방이든 어디든 잘 갑니다
남편은 깨우는 성격도 아니고 그냥 저의 늦잠 자체가 싫어서 말섞기가 싫었던 거지요5. 완완완
'09.9.6 10:10 PM (121.131.xxx.64)쭈욱 바깥생활하다가 육아로 집에 있게되면서 많이 우울해져요.
그걸 남편은 100% 이해를 잘 못해주더군요.
힘들게 직장생활 안하고 집에 있는건데 왜 그리 짜증이 늘었나. 그리 생각을 할지도...
짜증과 무표정 등으로만 표현하지 마시고
남편분과 솔직하게 이런저런 얘기를 많이 하세요. 낮에 이랬고 저랬고 이래서 속상했고 저래서 속상했고. 근데 불평불만으로 들리지 않게 그냥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많이 하세요.
그리고 의도적으로 낮에도 밖에 자꾸 나가셔야 해요. 집에 있다보면 애가 집도 많이 어지를 거니와 애 또한 지루하고 심심해서(엄마가 놀아주는 것도 한계가 있잖아요) 춥기 전에 많이 많이 동네산책 많이 나가세요.
또한 완벽하게 정리정돈을 하려 하지마시고요. ....완벽한 정리정돈이 안되니까 그냥 애 다니는 바닥만이라도 깨끗하게 청소한다로. 마음가짐을 바꿔보세요...
주말에 반드시 남편분과 함께 나간다 생각하지 마시고
남편분에게 아이 맡기고 홀로 찜질방 가시고, 홀로 커피한잔이라도 단 1~2시간이라도 그렇게 하시면 어느정도 스트레스가 해소가 되요. 그리 외출했다 오면 다시 육아에 마음 다잡을 수 있게 되고요....6. 토욜엔..
'09.9.7 12:10 AM (221.139.xxx.40)전 전업..
남편이 일찍 일어난 딸아이랑 간단히 아침 챙겨먹고 집주변 공원이나 놀이터가요..
전..자고..평일엔 아이랑 둘이 있으니..주말에라도?..저 못됐죠?
그래도 울 남편 꾸준히 그렇게 해주니 말은 안해도 너무 고마워요..
그래서 10시 넘어 일어나 맛있는 별식 점심으로 해놓고 기다렸다
셋이 같이 점심 먹음..너무 좋던데..
점심먹고 남편이 아이데리고 같이 낮잠 잘때도 있고 셋이 다시 산책 가기도하고..
되도록 셋다 편안히 쉬는 분위기로..
아이 어릴땐 꼭 어딜 가는것 보단 엄마 아빠랑 즐겁게 보내는게 최고!!
분위기 싸~하게 외출하면..애도 그거 다 알던데..7. 참
'09.9.7 12:12 AM (221.139.xxx.40)전엔 엄마밖에 모르던 딸아이가 이젠 아빠 출근 안하는 날 기다려요..
그렇게 해주는것도 엄마 몫인듯..
남편도 둘만의 외출 즐기던데..
딸아이가 아빠랑 간다하니 으쓱해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