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9-08-19 11:05 배철수 음캠의 오프닝 멘트(두 전직 대통령을 보내는 날)
글쓴이 : Dedication (211.223.♡.9) 'Dedication'님의 다른 게시글 보기 댓글: 7 단계 시간별 역순 댓글 조회 : 284 추천 : 4
故 노무현대통령님 발인때,
들판 너머, 산 너머, 강 건너...그 멀고 가파른 길을 우리는 묵묵히 갑니다.
모든 생은 자기에 이르는 길이라가기에, 어떤 길은 가고 싶지 않아도 그냥 참고 가게 됩니다.
세상에서 가장 먼 길은 머리에서 가슴까지 가는 길이라기에,
때로는 돌아가고 싶어도 꾹 참고 그냥 앞으로 앞으로만 나아갑니다.
운이 좋은 사람은 자신에게 어울리는 길을 골라 힘들지 않게 잘 가서,
보는 이들까지 흐뭇하게 합니다.
의지가 굳은 사람은 주어진 길을 한 치도 어긋남 없이 잘 가서,
샛길로 가거나 뒷길로 갈 수 도 있는데,
지름길로 가도 되는데 끝끝내 이 길이 옳다면서 힘든길을 가서,
두고두고 가슴아프게 하는 이도 있습니다.
이승에서 저승까지 가는 길보다 더 먼길이 머리에서 가슴까지 가는 길이라는 말이
가슴에 와 닿는 날입니다.
가슴으로 서로 하나 되는 것, 우리 모두가 바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어제,
겁이 많던 한 소년이 있었습니다
그는 도깨비를 무서워했고, 밤이면 마당건너 변소에도 혼자가지 못했습니다.
마음이 어려서 개구쟁이 시절에도 누굴 때려본 적이 없었답니다.
남에게 맞는것을 무서워했던 소년은 나중에 어른이 되어서도
아니 살아오는 동안 단 한번도 누구를 때려본 적이 없었다고 합니다.
겁장이 소년의 한평생은 겁나게 무서운 일들이 많았습니다.
그는 누구보다 자주, 많이 감옥을 드나들었고 죽을 고비도 여러번 넘겼습니다.
그는 겁이 나도 목숨을 걸고 자신의 소신을 지켰습니다.
"나는 여전히 겁이 많습니다. 그래도 악에 대해, 국민을 괴롭히는 자에 대해, 도덕을 짓밟는 자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과격합니다."
군사정권과 일부에서는 그에게 '과격주의자'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누구보다 마음이 여렸을 그는, 몇달전 그 큰 눈에서 뜨거운 눈물을 보였던 그는,
자신을 '겁 많은 온정주의자'라고 합니다.
故 김대중 대통령님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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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팍펌)배철수의음악캠프 오프닝멘트(두 전직대통령을보내는날)
....... 조회수 : 1,108
작성일 : 2009-08-19 15:41:01
IP : 121.147.xxx.151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
'09.8.19 3:42 PM (121.147.xxx.151)꽃과 동물을 사랑하던 마음 여린 분을 사람들은 과격한 빨갱이로 매도했지요..
너무 가슴이 아픕니다..2. ,,,
'09.8.19 3:43 PM (58.239.xxx.18)가슴이 아파서 눈물납니다..
3. 어흑.ㅠㅠ
'09.8.19 4:23 PM (221.146.xxx.1)왜 잃고서야 소중함을 아는 걸까요?
4. ㅜㅜ
'09.8.19 5:59 PM (220.120.xxx.23)비폭력 평화주의자였던 그분에게 누가 빨간칠을 한걸까요...
너무 슬프네요...5. 쟈크라깡
'09.8.19 10:22 PM (118.32.xxx.165)눈물이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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