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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너무 허망해서...
이렇게 갑자기 준비도 없이 보내드릴줄은 몰랐어요.
먼 지방으로 시집온지 10여년이 다되어가는동안..
먼길이라 저희집은 큰일 있을때 손에 꼽을 정도로 다녀가셨는데...
이번에 7월말경에 동생들의 부추김으로 제가 있는곳에 가족들 휴가차 다녀가시고
바로 다음날..병으로 돌아가셨어요.
엄마도 네가 있는곳에 온김에 며칠 더 있다가마 하셔서..아버지만 먼저 가시고
그래서 결국 엄마와 저는 임종도 못하고 동생네 부부만..지켰어요.
괜히 제가 있는 먼곳까지 오시라고 하셔서 돌아가실 날짜만 앞당긴것 같고..죄스런 맘 크지만..
안그랬으면 봄에 아버지 생신날 뵙고 못봤을텐데
그렇게라도 얼굴 보이시고 가셨으니..딸 맘 편하라고 그렇게 하셨나싶네요.
평소에 지병이 있으셨지만..그것과 무관하게
정말 예상치도 못한 부분이 문제가 되어 돌아가셨는데..
나중에 뵙고 보니 엄마없이 혼자 집에서부터 병원까지..토하고 그러시면서 2시간을 가셨더라구요.
너무 가엽고 죄송해요.
너무너무 죄송하고 불쌍하고 안쓰럽고..어찌 할바를 모르겠어요.
나이는 꽉찬 30대 후반인데..나는 아직 중고생처럼..정신적으로 여전히 미성숙한 개체로
아버지,어머니를 큰산으로 믿고 살았고..
이 나이에도 여전히 명절때나 친정에 가면 아버지가 먼곳에서 왔다며
차비라고 10만원20만원 주시곤 했지만..
제대로 아버지께 용돈드린적이 한번 없는 못나고 미련한 딸년입니다.
멀리 시집와서 10여년~
자주 못뵙고 지낸 시간인지라..여전히 아버지 계신 친정에 그모습 그대로 계신것 같아..
분명 현실인걸 알면서도
10여년간 나의 일상엔 아버지가 항상 내눈앞에 계신것이 아니어서..
아버지가 안계신 지금이 특별히 이상할것도 달라진것은 눈에 보이게 없는데
현실은 안쓰럽고 불쌍한 아버지가 돌아가신게 맞고
겁많은 아버지가 겪었을 고통을 생각하고 내 어리석음을 죄삼는 다면..이런 죄인이 또 있을까싶고..
지난 몇주가 며칠처럼 발이 허공에 뜬것 같다가도..고요한 햇살아래 있으면 현실은 편안한것도 같고.
그래서 지금 아버지와의 추억을 곱씹으며 매번 미친듯이 통곡할수도 없고
그렇다고 담담하게 생활도 안되어 눈뜨고 감을때까지 가슴엔 먹먹함만 있고.
미친듯이 몇날이든 몇년이든 울든지,먹지를 못하든지..하면 좀 나으려나..
여전히 느껴지는 식욕과 자꾸 아버지의 상황을 그냥 받아들이려고 하는 맘속에서
스스로를 속죄할 방법을 찾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그 크신 은혜를 받고 어찌..갚을것인가.
내 이렇게 아버지를 일찍 잃을줄도 몰랐고 고통속에 계실때 손잡아 드리지 못하고
빨리 막아드리지 못해서..참으로 불효자입니다.
지금도 '안 자냐' 하시며 문 앞으로 불쑥 걸어들어오실것 같네요.
아버지..이 생에 주신 큰은혜 어찌 갚을까요.
다음 생에 뵈오면 갚을 기회를 주세요..
너무 늦게 깨달아서 죄송합니다.
어쩌나..어쩌나...너무 보고 싶습니다.
사랑합니다.
: 시간이 약인지 모르겠습니다. 아직 약효가 통하기엔 시간이 짧네요. 제게 이런일이 이렇게 빨리 닥칠줄 몰랐습니다. 횡설수설 어버이 잃은 자식의 한풀이라 생각하시고..긴 글 읽어 주셔 감사합니다.
1. ....
'09.8.12 5:07 AM (68.164.xxx.50)아버님의 명복을 빕니다.
저도 연로하신 부모님이 계시는지라 이런 이야기를 볼 때마다 돌아가시기 전에 잘 해드려야지 하면서도 그저 항상 받기만 하는 못된 딸년....
가슴이 너무 아프시겠어요.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나아지겠지요.2. 엉엉
'09.8.12 6:33 AM (123.214.xxx.176)아침부터 눈물 한바가지 흘리고가요
울아부지. 언제나 태산같은 그늘이셨고 이제 내가 대신 해드려야 하는데....3. ㅜㅜ
'09.8.12 6:51 AM (123.213.xxx.132)평생아무것도 해준것 없는 아버지신데도..
2년 지난 지금도 생생해요
그리워요 아버지4. ..
'09.8.12 8:06 AM (222.239.xxx.45)아버님의 명복을 빕니다...
5. ...
'09.8.12 8:55 AM (211.210.xxx.30)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6. ....
'09.8.12 8:58 AM (210.94.xxx.89)아버님의 명복을 빕니다.
저도 2년전에 갑자기 그렇게 떠나셨어요.
어느날 갑자기 엄마한테서 아빠위독이라는 문자받고, 부랴부랴 휴가내고 퇴근해서 지방 친정으로 가던 도중에 돌아가셨다고 다시 연락받았었죠.
정말, 한동안 출퇴근길에 운전하다가 문득 라디오에 음악만 나와도 눈물나고 그랬었는데,
이젠 조금은 잊혀지나봅니다.
엄마도, 며칠전 그러시더라구요. 지금까지는 아빠가 돌아가셨다는, 혹은 무섭다는 생각을 한적이 없는데, 며칠전 혼자 방안에 앉아계시는데 문득 컴컴한 창밖을 보다가 아빠가 들여다보고있는거 아닌가 생각하니까 막 무섭더라면서 이제 진짜 정떼려나부다. 라고 웃으시더라구요. 그 말듣고 어찌나 짠하던지..
무슨 말로도 위로가 안되시겠지만, 어설픈 한마디 해드리고 갑니다. 힘내세요. 아직은 약이되기엔 시간이 너무 짧겠지만, 시간은 흐르게 마련이니까요. 아마 돌아가신 아버님도 즐겁게 사는 모습을 보면 좋아라 하실겁니다. 힘내세요...7. 그냥
'09.8.12 9:15 AM (114.204.xxx.132)저도 괜히 눈물만 나네요...아버님이 따님 얼굴 많이 보고 가셔서 다행이라 생각하실거예요.
좋은 곳으로 가셨을 아버님 생각하셔서 어머님 잘 챙기시고 원글님도 밥 잘 챙겨 드세요.
식음전폐하시면 아버님 화내실겁니다...ㅠㅠ8. 저도...
'09.8.12 9:32 AM (122.32.xxx.10)아버지를 그렇게 보내드렸어요. 출근길 교통사고로...
벌써 14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아빠라는 말만 봐도 너무 아파요.
이 짧은 거 치면서 벌써 눈물이 나네요.
살면서 새록새록 생각이 나서 더 힘이 드시겠지만,
가신 분께서 그리 사는 거 원하지 않으실 거에요. 힘내세요.
혼자 남으신 엄마께 잘해드리시구요. 저도 못하지만요... ㅠ.ㅠ
아버님께서 좋은 곳으로 가셨기를 진심으로 바래요...9. 님
'09.8.12 10:01 AM (211.219.xxx.78)글 읽다가 눈물 쏟았네요..
아버님께서 님 마음 알고 계실 거에요.
하늘에서 지켜보고 계실 거여요.
편안하실 거에요.
편안하실 거에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그리고 어머님 잘 챙겨드리세요 꼭이요..10. ...
'09.8.12 10:25 AM (218.155.xxx.104)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11. ..
'09.8.12 10:43 AM (61.255.xxx.146)너무 눈물나요.
12. .....
'09.8.12 11:09 AM (121.134.xxx.206)아버님도 하늘나라에서 ...따님 마음 알고 계실거예요...
명복을 빕니다.
저두 부모님 생각하면 눈물나요..살아 계실때 잘 해야 겠다는 생각 많이 하고 삽니다.13. ..
'09.8.12 11:30 AM (211.203.xxx.139)전 살아계실 때 나긋한 딸이 아니었어요.
그런데
돌아가시고 5년이 지난 지금 늘 아버지가 그리워요.
정말 한번만이라도 만나고 싶어요14. .....
'09.8.12 12:41 PM (211.55.xxx.30)글 읽어 내려갈수록 절절함이 더해져서 다 못 읽었어요.
허망하게 가셨지만 맘속으로 잘 보내드리시고 남은 어머니께 잘 하세요.
아버님의 명복을 빕니다.15. 우리 아버지도
'09.8.12 1:28 PM (118.127.xxx.23)갑자기 사고로 돌아가셨는데..그게 벌써 5년이 지났네요.
잠깐 지붕고치신다고 사다리 타고 올라갔다가 떨어지셨어요..그리고 혼수상태..말한마디 나눠보지도 못하고..그냥 가셨습니다..인생은 60부터라는데..딱 그때요..가족들이 얼마나 힘들었는지...저 정말 좋은 딸 근처에도 못가고 나쁜 딸이었어요..너무 한스럽습니다..
가시고 나니 좋은 기억만 떠올라..그렇게 생전에 자상했던 분인지 몰랐는데..자식사랑도 많았고..엄마한테는 무지 잘한 좋은 아버지였어요..저도 용돈 한번 드린적 없어요..
이제 조금 살만해져..여기저기 모시고가면 좋을텐데..해드릴수가 없으니..참 쓸쓸합니다..
아버지 걸음걸이..말투..좋아하셨던 음식..생각하면..그렇게 죄송할수가 없네요..돌아가셨던 병원 몇년이 지나고..지나가기만 해도 그렇게 눈물이 쏟아지던데..
원글님..지금 심정 제가 잘 알아요..힘내시고..잘 추스리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