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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봉하마을에 다녀왔습니다.

님그리워 조회수 : 1,103
작성일 : 2009-08-10 21:37:45
오늘부터 남편휴가라, 봉하마을에 다녀왔어요. 제가 일일계획표를 작성해놨거든요^^

딸아이 하나는 유치원보내고, 4살짜리는 데리고. 전에 49재에도 같이 갔던 둘째^^

진영읍에서 노란 수국 한다발 샀어요. 가게주인장 말씀으로는, 시나브로 봉하행 손님들이 국화사러 들른다네요.

노란 국화를 제일 많이 찾는다고......


쨍쨍 햇볕은 나지않았지만 꽤나 무더웠어요.

우리가 도착한 시각이 10시 40분쯤. 50여명의 방문객들이 보였습니다.

서거하신 후 4번째 갔는데, 당연히 오늘처럼 한산한 적은 없었지요......

사저를 지나 바로옆에 안장된 자그마한 비석.

도대체 비석 어디있냐고, 수런대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공터같은 곳에, 든든하고 찬란한 바람막이도 제대로 없고, 위용을 뽐내는 조각하나 없는 그곳에,

작지만 온화하게 누워있는 나의 대통령님의 비석......

연세있으신 노인들, 단체로 방문한 중년아줌마들에게서 참 많이 나왔던 말.

"어찌 이렇게 초라할 수가 있어, 어쩌면 이럴수가 있어. 이게 무슨 대통령 묘야"

......

하지만 그 분과 너무나 잘 어울리던걸요. 아름답고 단단하고 옹골찼습니다.

많은 국화다발과 송이들이 환하게 웃으시는 모습 주변에 놓여있었습니다.

저도 살아계실적 못드린 바보같은 노란꽃다발 놓아드리고, 절 두번하고, 눈물한방울 떨구었답니다.

그 날 이후로 매일매일 다짐했거든요. '그래도 한 나라의 대통령까지 하시고, 이렇게도 많은 사랑을 받으셨으니,

가엾다 안타깝다 비통하다 생각하지 말자. 그 누가 이렇게 잊지못할 역사로 남으리'

그게 효과가 있었는지, 오늘은 눈물이 흘러내리지는 않았습니다......ㅠㅠ

그렇지만 이렇게 무더운데, 가슴에는 왜 칼바람이 부는지요.







절대로 잊지않으리라 또다시 다짐했습니다.

2009년 5월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누가, 누구에게,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용서는 하되, 잊지말라고요?

아니오. 저는 용서도 하지 않고 잊지도 않겠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나의 대통령님. 편히 쉬세요. 다시는 이 땅에 오지 마세요. 다시 보고싶지만.

언젠가 제가 그곳으로  갈 때까지, 대한민국 땅에는 오지 마세요.






우리가 돌아오던 12시경에는, 버스와 자가용들이 점점 많아져서 처음 봤던 사람의 몇 배로 늘어났습니다.

아! 저처럼 아파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은가봅니다.





사랑합니다......
IP : 123.248.xxx.32
1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우리
    '09.8.10 9:50 PM (219.241.xxx.11)

    같이 노영동멤버 되는 건 어때요?^^
    다음까페 "노무현과 영원한 동행을" 있습니다.
    한달에 만원 자동이체 하면 봉하재단이사가 되는 겁니다....오천명 번개를 이룰 그 날까지요,,
    저도 엄청 더운 날에 참배하고 왔어요 오늘도 엄청 더웠는데,,,수고 많으셨어요

  • 2. 저도
    '09.8.10 10:11 PM (123.248.xxx.38)

    토요일에 갔다왔어요.
    너무 초라하고 허하다고 하시는데 저는 노짱다움이 느껴졌어요.

    천천히 모두가 그 분을 느낄 수 있는 분위기로 꾸며(?)지길 바랍니다.

    그 뜨거운 볕아래 밀짚모자 쓰고 묘 옆에 서 계신 명계남씨를 보며
    잠시 묵념하고 돌아서기가 죄송한 맘이 들었어요.

  • 3. ---
    '09.8.10 10:29 PM (121.144.xxx.80)

    앞으로 추모재단이 설립되면 조금 더 아담하고
    더 편안한 공간이 될 수 있을거라 생각됩니다.

  • 4. 노짱그리움
    '09.8.10 10:29 PM (128.134.xxx.92)

    저도 그리워요. 저도요...

  • 5. ..
    '09.8.10 10:30 PM (58.148.xxx.92)

    저도 용서하지도 않고 잊지도 않겠습니다.
    마음 속에 내내 칼 갈고 있을 겁니다.
    사랑합니다, 대통령님...

  • 6. 이번주
    '09.8.10 10:30 PM (115.140.xxx.24)

    찾아 뵙고 올려고 합니다..서울에서 가는거라...멀지만..멀게 느껴지지 않네요..
    부산쪽이 많이 덥지 않다고 하여 다행입니다..
    나무도 없고..햇볕이야 따갑겠지만...

    ㅠㅠㅠ 저도 너무 그립네요~

  • 7. 노래
    '09.8.10 10:37 PM (121.144.xxx.80)

    "사랑한다 더 사랑한다"라는 노래는 누가 부르는 노래인지요? 전 그 노래만 들으면 노짱이 생각나서 눈물이 줄줄 흘러요. 퇴임해서도 나라와 지역을 위해 많은 일을 하실 분이었는데 아까워서...ㅜㅜㅜ

  • 8. 언제쯤
    '09.8.10 10:44 PM (118.36.xxx.239)

    봉하에 다녀올 수 있을지...ㅜㅜ
    아직은 다녀오신 분 후기만 읽어도 눈물이 나요..

    저도 노란 국화 사들고 봉하 내려갈 날이 꼭 오겠죠...

    너무 그립네요...ㅜㅜ

  • 9. ㅠ.ㅠ
    '09.8.10 11:06 PM (125.137.xxx.182)

    절대 용서못합니다!!

  • 10. ㅜㅜ
    '09.8.10 11:25 PM (125.208.xxx.39)

    눈물이 아직 멈추지가않네요..

  • 11. ㅠ.ㅠ
    '09.8.11 12:44 AM (115.143.xxx.107)

    저도 휴가 행선지 중 하나를 봉하로 잡았습니다.
    그런데, 너무 죄책감이 생겨요. 가는 길에 와인을 한병 들고갈까 하는데,
    노짱님께 뿌려드리지 않고 꽃만 덜렁 놓고 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 점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 12. ....
    '09.8.11 8:43 AM (147.6.xxx.101)

    묘소 주변에 와인을 뿌리긴.... 그렇습니다. 주변 토양.... 주위 참배하신는 분들에게 폐를 끼치은 행위 같습니다만....
    멀찍이서 뿌리면 또 모를까. 그렇다면 또 의미 없어지고....

    와인은 집에서 노짱님 생각하면서 맛있게 드시는게 좋을듯 합니다.
    가보시면 와인 뿌릴 분위기 아닌것 아실겁니다.

  • 13. phua
    '09.8.11 10:05 AM (110.15.xxx.42)

    마음은 하루에도 몇번씩 봉하로 갑니다.
    다시 가서 인사를 드려야 할텐데....

  • 14. 으악
    '09.8.11 11:24 AM (116.123.xxx.109)

    전 병 걸렸어요.노짱 말만 들어도 눈물나는 병.
    저도 가보고 싶은데 너무 멀어서 엄두가 안 나네요.

  • 15. 저도
    '09.8.11 11:49 AM (218.237.xxx.110)

    7월말에 다녀왔어요.
    묘역 주변에 그 뭐지.... 다가가지 말라고 세우는 줄 치기 바로 전에요...
    너무나 다정스럽고 아름다운 묘여서, 눈물이 막 났어요.
    아.... 정말 그 님다운 묘였어요.

    살아계셨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날 봉하에 눈물 철철 흘리며 걸어다니던 검은 옷 아줌마 한명 보신 분들
    흉해도 이해하셨으리라 생각하면서.....
    저같은 분 몇분 계셨거든요.... ㅠㅠㅠㅠㅠㅠ
    날이 갈수록 더 뵙고싶고, 아쉽고, 억울하고.... 미치겠어요.

  • 16. 아직도
    '09.8.11 1:04 PM (221.146.xxx.135)

    봉하 관련 글만 보면
    자동으로 눈물이 콸콸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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