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흐릿해서 그런지 지나간 사랑에 대한 추억들이 자꾸 떠오르네요.
저도 결혼한지 벌써 십수년이 지났고
그 사람과 헤어진지는 그 보다도 더 오래 되었건만
참 뜬금없는 생각에 저도 당황스러운거 같아요. ^^;;
지금 남편과 너무 재미나게 잘 살고 있어 정말 사랑하고 있는데
그래도 추억이라는게 무섭긴 하다 싶은 생각이에요.
엇그제 밤엔가 무슨 프로를 보다가 남자가 전화를 끊으면서 애인한테 사랑해~ 라고 하는 장면을 보는 순간
주책없이 생각 나기 시작 한거죠.
그때는 지금처럼 핸드폰 세대가 아니다보니 삐삐를 주로 사용 했었잖아요.
지금 생각해도 나에게 너무 과분하게 잘생겼던 그 사람이......
절대로 내 사람이 될수 없을거라 생각 했던 그 사람이 어찌어찌 엮여
그 도도하던 인간이 저에게 사귀자고 했던 날이며
술에 취해 새벽에 제 삐삐 음성사서함에 사랑해~ 죽도록 사랑한다.
라고 했던 그 음성이 아주 목소리 까지 또렷하게 기억이 나는거에요.
그 음성 지우지 못하고 오래오래 계속 반복해서 들었던 기억도 나요.
그 고백을 듣고 비록 취중진담인지 취중농담인지 모르겠으나 정말 눈물 펑펑 쏟으면서 행복해 했었거든요.
저는 키가 작은편인데 그 남자는 180이 훌쩍 넘는 큰 키라서 겨울에 춥다고 저를 코트안에 품어 안아주면
제 귀가 그의 가슴쯤 가서 느껴지던 그 따뜻함과 그의 심장 뛰던 소리가 들리던것이며
그리고 신촌현대 백화점 뒤편에서 길을 걷다가 갑자기 저를 확 끌어 안아 당겨서는 마치 영화처럼
저에게 그 사람 많은 곳에서 키스를 해주었던 부끄러운 기억까지
네 물론 지금은 그렇게 하라고 해도 못하겠죠. 젊은 치기 였던거 같아요.
그래도 그게 왜 그리 황홀하게 느껴졌었던지 부끄러운것도 몰랐었네요.
너무 사랑했었고 결혼까지 할뻔 했었지만
여러가지 이유로 그와 헤어졌는데
그리고 참 너무 많이 힘들었었는데
다시는 사랑같은거 못할거라 생각 했었는데
지금 남편 만나서 헌신적인 사랑으로 마음을 열게 되고
지금은 그 남자를 사랑했던것보다 천배는 더 남편을 사랑하지만
그래도 가끔은 아주 아주 가끔은 지나간 추억이기에 혼자서 조심스럽게 추억의 페이지를 폈다 접었다 하게 되는거 같아요.
지금은 어디서 무얼하며 살고 있는지 모르지만
헤어지고 한동안은 날마다 그에게 저주를 퍼부으며 불행해지길 바랬는데
잊지 못할 추억의 한페이지를 만들어 준 사람이기에
부디 그도 아주 행복하기를 바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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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간 사랑에 대한 추억
날씨탓 조회수 : 663
작성일 : 2009-08-07 11:03:44
IP : 61.97.xxx.180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무기어빠
'09.8.7 11:24 AM (61.73.xxx.197)기분 좋아 지는 추억이네요.^^
전 안좋은 추억만 가득~ ㅋㅋㅋ2. 슬프네요
'09.8.7 11:29 AM (59.3.xxx.222)깊은사랑은 슬픔이라고 정의 내리고 싶어요.
3. ^^
'09.8.7 12:05 PM (121.181.xxx.108)저도 그래요
지금 남편 너무 사랑하고
그사람과남편중 다시 선택할수있다고 해도 남편을 선택하겠지만
저의 젊은 시절을 아름답게 정말 사랑하며보낸 남자이기에
간혹 기억이 나죠
하지만 요즘은 이런 생각해요
그 사람이라서 기억나는게 아니라
그 시절 그 젊엇을때 그 파릇한 생동감과
아름다움이 그리워 더 생각나는듯해요
다시 돌아갈수없는 시절에 대한 그리움이랄까4. ^^
'09.8.8 7:19 AM (86.212.xxx.15)순정 만화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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