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올린 글 보신 분들이 있을지 모르겠네요.
치의학 전문대학원에 합격했다구요.
당시 심정은 꼴찌로라도 합격만 하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는 거였고
실제로 준비기간이 너무 짧아서 다음 해에라도 붙기만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었어요.
다행히 한 번에 합격해서 잘 다니고 있어요.
이제 얼마 안 있어 졸업이네요.
받아놓은 날은 빨리 온다고 울 엄마가 늘 그랬는데
저도 이제 환자 좀 보고 시험 몇 번만 더 치면 졸업입니다.
들어와서 이상한 사람 좋은 사람들을 참 많이 만났어요.
마음통하는 동기들이 있고, 또 고민 털어놓을 수 있는 교수님들도 있고.
이상한 사람들도 있지만 또 어딜 가든 그런 사람들 없는 곳은 없을테니
그러려니 하고 넘기기도 합니다.
성적이 아주 좋지는 않은데다 나이 많아서 수련 남기도 그래서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
요사이는 이 생각 저 생각, 생각이 많습니다.
지금도 별로 아는 것이 없는 것 같은데 나가서 페이 좀 하고 개원하는게 맞는건지,
눈 딱 감고 수련을 받아볼 지, (그러자면 공부를 좀 더 빡세게 해야 하는데) 고민입니다.
아주 재미있어 보이는 전공이 있기는 합니다만
그걸 하자면 시간과 노력이 너무나 많이 들고, 체력이 받쳐줄 지도 걱정이네요.
뭣보다, 여기 제 인생을 다 걸어 볼 지 말 지를 이제 결정해야 할 시간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이렇게 가슴떨리는 일을 찾기가 어렵다는 건 오랜 경험으로 알고 있는데
현실적인 문제들이 자꾸 걸립니다.
하여튼, 요즘 환자를 보는데, 일정 조절이 너무 복잡하고,
거기 진로 고민까지 겹치니 무척 심란합니다.
부디 좋은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기도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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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를 먹어도 진로 고민은 끝나지 않네요
... 조회수 : 495
작성일 : 2009-07-26 23:35:19
IP : 115.161.xxx.3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
'09.7.27 12:07 AM (115.161.xxx.3)나이는 다양하고, 대학 졸업 후 바로 오거나
2-3년 혹은 그 보다 더 많은 시간이 지난뒤에 입학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수련은 변수가 많아서 나이가 많다고 다 불가능한 건 아니에요.2. 그래도
'09.7.27 12:03 PM (59.22.xxx.158)저보단 젊으실거에요.
전 40대 중반인데 진로를 바꿀려고 힘들게 계획을 세우고 있어요.
저는 님이 재미를 느끼는 그 분야에서 수련을 더 받도록 권하고 싶어요.
님은 충분히 해 내실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왠지 오는데요.
님이 한 번 진로를 바꾼 것 만으로도 용기와 역량이 있는 분이라는 증거에요.
님께 좋은 말 하나 배웁니다.
받아놓은 날은 빨리 온다구요.
저도 그 말에 용기 얻어 도전해 보고 싶어요.
님도 일단 그 길에 발을 들여놓기만 하면 어느순간 끝나는 날이 올거에요.
얼마나 빨리 가는가는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아요.
옳은 길을 가고 있는가. 그렇다면 천천히 가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님이 가슴뛰는 일을 놓치지 말고 그 길로 매진하세요.
분명히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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