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참 많은 공부 했습니다.
살아온 35년여 세월보다 더 많은 것을 님이 가신후 일주일 동안 깨닳게 되었습니다.
많이 웃으면서 울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올려주신 작은 사진,이야기 하나하나가 날카로운 칼날처럼
우리의 잘못을,우리의 무지했음을 일깨워 줍니다.
그런 밤입니다.이제 영영히 보내 주어야 하는 날이 밝아야만 하는 그런 밤입니다.
영원히 놓치 않고 붙잡고 있으면서 참회를 하고픈 그런 밤입니다.
누구를 탓하겠습니다.모두 우리의 탓입니다.
자려고 하는데,
저도 노무현 전 대통령님과 일화가 있다는 것이 갑자기 떠올라서 여기에 글을 올립니다.
제가 결혼하던 때 장인어른의 사업은 기울고 가세가 기울어져 있었죠.하지만 그분이 그 때에도
김해 어느 동네 향우회의 회장을 하고 있었더랬습니다.
워낙 큰소리 치시기를 좋아하시는 분이고 딸을 사랑하시는 장인 어른은,
노무현 대통령에게 저희 청첩장을 보냈습니다.당연히 오실리가 없죠...
전혀 일면식 없었답니다.참고로...^^;(전 혹시나 아시는 분인 줄 알았죠...)
지금 생각하여 보니 다른 대통령이었으면 보좌관이 청첩장 보고서 바로 휴지통에 버렸겠죠.
축전의 축 자도 말 못 꺼내 보고 말이죠.동네 이장님 한테도 아니고, 대통령에게 같은 김해 고향 사람이라고
청첩장을 보내다뇨...ㅋㅋㅋ..대단하신 장인어른 이시죠..(지금도 비슷하십니다만..ㅋㅋㅋ)
2004년 11월 어느 날이었는데,그날 제가 결혼 하려던 예식장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예식상 앞으로 대통령 축전이 왔습니다.^^;;
서거 후에 그분에 대해서 많은 뉴스나 이야기를 보니,참 정이 많으셨구나...
지금보니 충분히 그럴 수 있는 분 이셨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어쨌든, 저희에게 축전을 보낸다는게 장소가 그 예식장이니 그쪽으로 보냈구요.
예식장은 VIP 결혼인 줄 알고 참 분주하게 도와 주셨더랬습니다....
이 늦은 밤에 찾아보니 그 축전이 없네요..아마도 장인 어른 집에 있나 봅니다.
증거를 보여 드릴 수는 없지만,정말 저에게도 그 분과의 추억이 있다는 것이 너무나 감격 스럽습니다.
제가 그 축전을 보면,다시 눈물이 날 지도 모르겠군요..
마치 영화 러브레터에서 소중한 추억이 하나씩 되살아 나는 그런 밤이네요...
슬프고,비통하고 아쉽고 미안하고....정말 이 이모티콘 하나로 표현이 될까요? OTL..
정말 좌절입니다.무릎을 펴고 일어 설 수가 없고 고개를 들 수가 없습니다.
노무현 대통령님,굽이 굽히 흘러서 큰 바다로 가서 다음 세상에서 뵙겠습니다.
보내주신 뜻밖의 축전,그때 몰랐던 그 따스함을 이제야 알아버린 한 백성이 소리 죽여 읍소합니다.
당신이 그런 분인 것을 미처 몰랐던 것과 신문,방송에 나온 말을 그대로 믿었던 지난날을 참회합니다.
우리, 앞으로 대한민국에서 이런 대통령을 다시 볼 수 있을까요?
강하지만 너무나 따뜻했던,정말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고자 간절히 기도하는 한 인간을 만날 수
있을까요?
멀리서 나마 고개 숙여 기원하겠습니다.부디 부디 편히 가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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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저도 노무현 대통령님과 일화가 있더군요... (펌)
ㅠ.ㅠ 조회수 : 1,013
작성일 : 2009-05-29 14:42:12
IP : 203.250.xxx.43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무크
'09.5.29 2:44 PM (124.56.xxx.36)그 분이 축하해 주신 결혼인만큼 그 분의 뜻대로 잘 살아주세요.....아이들에게 그 분의 뜻대로 살수 있도록 잘 양육하십시오....
2. 헌화하긴하나?
'09.5.29 2:44 PM (59.7.xxx.89)아 정말 ㅠㅠ 인간적인 분이신거 알았지만 그래도 이건 ㅠㅠ...더 눈물이 ~
3. ..
'09.5.29 2:45 PM (211.225.xxx.237)네..그분은 그런 분이셨는데..왜 우린 이리도 늦게 깨닫고 지켜주질 못했을까요....너무 죄스럽고 한스럽고....
4. 가신분을
'09.5.29 3:49 PM (115.95.xxx.139)알게 해 주는 훈훈한 이야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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