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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친구 시리즈

친구와 진상 사이 조회수 : 627
작성일 : 2009-04-16 11:17:32
글 두 개가 확... 저의 기억을 되살리면서 가슴 한쪽이 너무 답답해지는 순간이에요.^^
남 일이지만 괜히 답답하고 치밀어오르는 거..이거 병이에요.



제가 결혼한지 어언 16년(@,@ 허,,,벌써...)인데요.

친구들보다 결혼을 좀 일찍 했어요.

그 중에 평소 마음도 잘 맞고 여러가지로 봤을 때 서로 존중, 의지하는 친구였어요.


서로 성격 별로 좋지 않은 거 같이 웃으면서 알고,
민폐 끼친다 싶으면 바로바로 지적해서 웃고 넘어가는 편한 사이였는데,

제가 결혼하고 애를 낳았습니다.
그 친구는 미혼.

제가 그 친구 작품 사진을 찍어준 게 있는데, 아무 때나 빼 주기로 했거든요.
별로 급하거나 중요한 게 아니라서.

그런데 갑자기 그거 달라는 거에요. 필요한 일이 생긴거죠.
평소라면 당연히, 흔쾌하게 당장 만나서 전해줄 일인데,
하필이면 마침 제 아이가 생후 6개월에 열감기를 앓고 있었어요.

사정 얘기를 하고 몇 일 미뤄야한다는데도,
숨넘어가는 자기 사정 때문에 안된다는 거에요. 미안하지만 지금 당장, 직접, 만나서 달라고,
그때는 퀵이나 택배가 지금처럼 쓩쓩 날아다니지도 않을 때라. (무려 1993년이잖아요?^^)


결국 그 친구의 진로 - 대학원 진학이라는 거사 _와 관련된 자료라
애는 엄마한테 잠깐 맡기고 어쩔 수 없이 틈을 내서 주고 왔는데,
아.....
난 그 친구를 더이상 이전처럼 대할 수가 없는 거에요.

하루 이틀 정도만 여유를 준다면 가능한 일이었는데도
열감기로 전날 밤을 펄펄 끓었다는데도

미혼의 친구는 자기 사정만 중요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가슴 한쪽에 찬 바람이 슝... 들어왔다 나가는 기분.


아마 1년 정도는 부쩍 데면데면 전화연락만 조금 하다가 끝난 것 같아요.
우리가 워낙 서로 까칠하고 이기적이고 서로 피해주지 않는 좀 드라이한 우정이었기 때문이었는지도 모르지만,

애가 전부였던 순간에 그런 친구의 모습은 참 이기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고
이런 이기적인 친구가 저도 별로 소중해지지 않은 거에요.

가끔 궁금하긴 합니다만.... 잘 살겠죠.
워낙 깍쟁이에다 야무지고 억척이고 욕심많고, 이거 다 좋은 의미에요.
자기 앞길을 똑부라지게 헤쳐나가는 유형이거든요.


괜히 오늘의 진상친구들 얘기로
결혼한지 어언 16년이나 됐다는 놀라운 사실을 새삼 확인하고,

진상친구, 나빠요.




IP : 125.177.xxx.201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9.4.16 12:00 PM (121.169.xxx.175)

    결혼한 친구집에서 1달간 살면서 이혼하네 마네~ 하면서 남편이 술시중을 들어줬습니다.
    매일밤 술을 먹는데 전 12시면 그냥 꾸벅 꾸벅 졸거든요..
    서로 말이 통하는 언니고, 화통해서 남편이 매일 새벽 3-4시까지 같이 술 먹어줬죠
    안방에서(전 침대에서 자고..)언니랑 남편은 침대 발치에서 술 먹으면서.. 죽죽 우는 언니
    달래주고.. 술 주정하면 같이 들어주고!!
    문제는 저흰 맞벌이 직딩이고, 이언닌 별거중??인 전업주부니.. 하루종일 잘수 있는데
    저흰 그게 안돼잖아요.. 체력적으로도 엄청 힘들고.. 1달을 그리 하면서 달래주고 하다
    언니는 다시 컴백홈... 고맙다 하데요..
    몇년후.. 술 먹다, 이언니.. 내가 너 얼마나 사랑하는줄 아냐~ 등등 하다, 내가 너한테
    이만큼 해줫는데.. 너는 나한테 해준게 하나도 없다.. 서운하다.. 등등 얘기할때..
    보신각 종으로 맞은듯한 둔중한 울림.. 와.. 저리 말할수 있냐..
    담부터는 언니는 자신만이 소중하구나.. 했고 지금은 3년에 한번이나 볼까.. 하는 수준이
    됐죠..
    왜!! 1달이나 술 시중 들어줫을까.. 재워가며, 먹여가며, 술 사줘가며..
    정말.. 똑똑하고 사람 칼 같이 잘 자른다.. 하던 제가.. 이미지 변신을 꾀하며 시도했던
    일이었는데.. 결론은... 그냥 내 멋대로 살아야 겟다..

  • 2. 덧붙여서
    '09.4.16 12:37 PM (123.214.xxx.81)

    한 말씀...
    맞아요
    정말 남에게 잘 해줄 필요가 없더라구요
    무개념인 인간들 천지라....ㅠㅠ

  • 3. 윤리적소비
    '09.4.16 1:03 PM (210.124.xxx.22)

    음.. 원글님 친구분!.. 진상은 아니지 않나요?
    대학원진학도 인생에 있어서 중요한 일인데 원글님의 일만 중요하고
    친구분의 일은 좀 덜 중요하다는 인식도 문제아닌가요?

    친구분이 1-2일 참을수 있었던 상황이 확실한가요?
    그런데도 그런거면 좀 어이없겠지만...
    그런게 아니면 원글님도 본인이 친구보다 더 우선인 생각을 가지고 계신거네요.

  • 4. 엥? 원글
    '09.4.16 2:23 PM (125.177.xxx.201)

    윗님...
    원래는 그 사진이 없어도 대세에 별 지장은 없는 것이고요.
    수십장의 작품사진 중 한 장.... 없어도 무방한.
    욕심을 좀 부려서 챙기려 했던 것이고요...
    제 일보다는 애가 아프니 좀 팍팍했던 것이고요....

    아이가 열이나서 아픈데 사진 갖다 줘야할만큼 친구를 우선하지는 않는거 맞아요.
    애 아픈데 친구 부탁들어주느라 돌아다니는 거 웃기지 않은가요?

    그래도 할 수없이 갖다 줬답니다. 친구한텐 좀 정떨어졌다는 것일 뿐.

  • 5.
    '09.4.16 2:31 PM (125.187.xxx.238)

    친구가 이동할 상황은 안 되었던가요?
    저희는 모임할 때 기혼자 집이랑 가까운데서 모이는데...

  • 6. 진상까진
    '09.4.16 5:39 PM (173.3.xxx.35)

    서로 타이밍이 맞지 않아 섭섭하긴 하겠어도 진상까진....
    원래 원글님이 해줬어야 할(하기로 약속한) 것이니
    애 아픈데 나가는 것이 그리 웃기는 일 아니라고 생각.;;;
    애를 데리고 나가는 것도 아니고 어머니에게 맡기고 나가셨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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