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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목소리를 가진 그녀. vol.2

추억만이 조회수 : 926
작성일 : 2009-04-15 12:32:16
1편

http://www.82cook.com/zb41/zboard.php?id=free2&page=1&sn1=&divpage=59&sn=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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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그녀를 알게 된 후..
나는 나도 모르게 자주 그녀의 모습이 떠 올랐다.



환하게 웃는 모습.
수줍어 하면서도 당당한 모습.
많은 짐을 보며 한숨을 내쉬던 모습.
양손을 허리춤에 얹은체 날 째려보던 모습



[놀라셨죠?] 라는 쪽지를 내게 건네며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날 바라보던 그녀 모습까지.




그리고 그녀는
가끔씩 내 꿈에 나온다.



여름이니 좀 벗고 나와 내 눈을 즐겁게 해줄법도 하건만..

그녀는 이미지 메이킹이라며 쪄 죽일듯한 태양아래
꼭 털이 달린 하얀 파카를 입고 꿈에 등장했다.



그리곤 아주 다정한 목소리로 내 이름을 불러주며
웃어주곤 했다.



내 이름을 부르는 그 목소리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내가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그런 달콤한 속삭임이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꿈에서 깨어나면


그 인상깊었던 그녀의 목소리는
전혀 내게 구체적인 어떠한 것으로는 기억되지 않았다.




그녀가 고집하는
하얀 파카 덕인지는 몰라도..



그녀는 그렇게
순백색의 이미지로 내게 다가오고 있었다.





-9-

방학인지라 학교 친구들을 자주 못만나는 관계로..
우리는 주로 메신져를 통해서 썰을 풀었다.

친구들과 썰을 풀던중 낯설은 닉네임이 말을 걸어왔다.


[인어공주 ] 안녕하세요?
[비굴자취생] ㅋㅋㅋ 누구냐 너?
[인어공주 ] 네..네?


다짜고짜 시작된 내 반말에 그녀는 적잖이 당황하는 듯 했다.


[비굴자취생] 내가 아는 여성들은
[비굴자취생] 감히 인어공주란 단어를 내뱉을 만한 몽타주는 없는데..
[인어공주 ] 아하하..네..저 204호요 ^^


[비굴자취생] 헉.. 우리 이쁘신 건너방 처자!!!
[인어공주 ] 이쁘신은 아니지만 그 처자 맞아요..


[비굴자취생] 으하핫~ 반가워죽겠네..
[인어공주 ] 바쁘신거 아니에요?


[비굴자취생] 네 바빠요.
[인어공주 ] 아! 죄송해요..


[비굴자취생] 그대와의 대화에 온신경을 집중하느라 바쁘오..
[인어공주 ] 저기 점심에 뭐드셨어요?


[비굴자취생] 갑자기 그건 왜?
[인어공주 ] 치아에 버터라도 낀거 같아서요.


[비굴자취생] 느끼하단 소린가요?
[인어공주 ] 알면서 뭘물어요?


[비굴자취생] 말 참 잘하신다? 너???
[인어공주 ] 화나셨어요?


[비굴자취생] 아뇨 농담이에요.ㅋㅋㅋ
[인어공주 ] 저기..제 방에 오실래요?


[비굴자취생] 허억.. 정말요?
[인어공주 ] 네..


[비굴자취생] 저기 샤워좀 하구요.
[인어공주 ] 으음..샤워는 왜요?


[비굴자취생] 옷 벗을 일이 생길지도 모르잖아요...
[인어공주 ] 파전 먹는 일이 옷벗을 일이에요?


[비굴자취생] 파..파전?-_-
[인어공주 ] 생각보다 많이 해서 좀 남아서요


[비굴자취생] 혼자 사는 자취청년 못 먹는걸 우찌 아시고..정연씨는 천사에요.
[인어공주 ] 헤헤


[비굴자취생] 술 할줄 아시죠?
[인어공주 ] 당연하죠..헤헤






-10-

나는 냉장고에 있던 소주 한병을 꺼내들고
현관문을 두드렸다!



"잘생긴 이웃 사촌 왔습니다!"



그녀는 여전히 환한 미소로 나를 맞이해 주었다.


'저 미소에 남자들 여러명 넘어 갔을게야'


그녀의 방은 이사짐을 나를 때와는 많이 달라져 있었다.
살림살이 하나 하나가 너무나 아기자기 했다.



하늘색 벽지하며 앙증맞은 테이블에 이쁜컵들 하다 못해
펜꽂이 나 마우스 패드 하나마져도 그녀의 세심한 성격을
말해주듯 안 이쁜것들이 없었다.



"와~ 방이 참 예뻐요"



그녀의 컴퓨터 옆에는 작은 테이블과 맛있게 생긴 해물 파전이
준비 되어 있었다.

그녀에게 소주를 한잔 따르며 말했다.

"우리 친구하고 첫 술자리에요~"



그녀는 웃으며 여길 보란듯이 컴퓨터 모니터를 가르켰다.

[네. 사실 술한잔 마시고 싶어서~ 파전을 해봤어요]



컴퓨터 옆의 술자리..
그녀는 하고자 하는 말을 키보드를 이용해 하고 있었다.



모니터를 보며 대화를 나눈다는 것이
썩 내키지는 않았지만..



그것은 그녀의
나와 그녀 둘 다를 위한 세심한 배려였다.




[사실 저 오늘 원고 마감했어요!]

나: 무슨 원고요?



[아~ 저 글써서 먹고 살아요]

나: 아~ 작가셨어요?



[네..]

나: 와~ 멋지다. 내 주위에 작가가 있다니!!



[작가가 꿈은 아니었는데..
키보드를 두드리는게 내 생각을 말하는 방법이다 보니..
자연스레 글을 쓰게 됐고..그러다 보니 어느새
남들이 작가라고 불러주게 되어 있더라구요]


나: 으아 난 아직도 학생인데!! 그건 둘째치고 마감 축하해요~



[에이! 근데 달랑 소주 한병?]

나: 음.....기분이다! 정연씨가 쏠테니 2차갑시다!



[으음..그래요 ^^]






-11-

메뉴판을 바라보고 있는 그녀의 표정은 정말 즐거워 보인다.


나: 그렇게 좋아요?

[네 ^^]
[저 혼자 오면 메모로 주문을 하는데 그게 영불편 한게 아니에요]



하긴, 소주 한병을 시킬때마다 메모를
해서 보여줘야 하니 여간 불편한게 아닐게다.

그녀는 뭐가 그리 즐거운지 생글 거리며
한잔 두잔 술을마시기 시작했다.

술이 꽤 오른 후에 나는 궁금했던 질문들을
속에서 끄집어 내기 시작했다.




나: 남자친구는 없어요?

[네]

-그녀는 네,아니오,감사합니다,미안합니다 같은 자주 쓰는
단어들은 항상 들고 다녔다.




나: 왜요?? 메신져 대화명이 '인어공주' 던데..
목소리랑 바꾼 왕자님은 어딨어요!

그녀: .............




잠깐 사이에 마주친 그녀의 눈빛에..
나는 지금 크게 실수 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젠장. 이걸 농담이라고 한건가'




나: 아..미안해요 정연씨..

[괜찮아요..]



나: 미안해요.. 제가 좀 주책이죠?



그녀는 말없이 술을 마셨다.

이 분위기를 어떻게 전환해야 될지 걱정만 앞설뿐..
아무 방법도 떠오르질 않았다.







[왜 그렇게 안절부절이세요?]

나: 네...?



[화장실 가고 싶으신가보다..맞죠?]

나: 네에.....맞아야 될거 같아요.





나는 얼른 화장실로 자리를 피했다.





[뒷일 치르셨나보다. 냄새나요..]

화장실에서 돌아 왔을때..
그녀는 어느새 평소에 밝았던 그녀 모습으로 돌아와 있었다.




하지만
내가 화장실을 다녀온 그 짧은 사이에


반병이나 비워진 소주병을 보고
내가 얼마나 큰 실수를 했는지 절실히 깨달았다.




그녀가 아팠을텐데도..
날 배려하는 그녀의 마음에 술기운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감정이 격해져 눈물이 다 나오려 했다.




나: 정연씨는 정말 좋은여자에요!! 정연씨를 쏠로로 두는건
대한의 남아로서의 예의가 아닙니다.. 정말입니다. ㅜ.ㅜ



그녀는 조금은 오버가 섞인 내 행동에 조용히
메모를 건넸다.




[오빠,그런 말 안하셔도 제가 쏠꺼에요]


격해졌던 마음이 한방에 진정됐다-_-;




나: 절 겨우 그런 놈으로 보신거에요?




[쭈쭈바 하나에도 목숨거시잖아요]

나: 으음.....-_-





그녀와 나는 쉽게 친해진 듯 하면서도..
일정한 거리가 되면 더 이상 다가갈 수가 없었다.


그녀는 마치 스타 고수인듯
그녀의 마음에 디펜시브 메트릭스라도 걸어놓은듯 싶었다.



나: 음..정연씨



[네?]

나: 정연씨 애인으로 나같은 사람은 어때요?



[안돼요]

나: 왜요 왜!



[그냥 안돼요!]

나: 내가 애인이 되면 안되는 이유 백가지만 말해봐요 그럼 수긍할테니..



그녀는 100가지 이유라는 조건에
충분히 gg 쳤을 상황 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특유의 용감한 표정으로 [좋아요] 라고 말하고는
메모지 한움큼을 집어들고는 글을 써내려가기 시작했다.




나: 에이..됐어요..내가 얼마나 싫었으면..
진짜로 100가지를 쓰려고 해요!..



토라진 내게..



그녀는

웃으며 쓰고 있던 메모를 건넸다.










[가까이 두고 싶은것들은..이상하리만큼 멀어져만 가네요]



to be continued....




IP : 122.199.xxx.204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추억만이
    '09.4.15 12:32 PM (122.199.xxx.204)

    1편

    http://www.82cook.com/zb41/zboard.php?id=free2&page=1&sn1=&divpage=59&sn=on&s...

  • 2. **
    '09.4.15 12:53 PM (211.249.xxx.61)

    읽다보니 더... 없네요
    비오는날에 상큼함이랄까
    일일 연속극보다 재미있네요
    내일 ...또 오겠습니다.

  • 3. ㅠㅠ
    '09.4.15 1:01 PM (202.21.xxx.9)

    추억만이 님 얘기인줄 알았어요.. 좀 실망 ~~

    그래도 넘 재미난 얘기네요..

  • 4. 감사
    '09.4.15 1:37 PM (211.55.xxx.30)

    재미있어요.

    근데 픽션말고 추억만이 님 이야기 해주세요.

  • 5. 이제 막
    '09.4.15 2:02 PM (211.229.xxx.169)

    빠져들고 있었는데

    아쉽네요 ^^*

  • 6. .
    '09.4.15 2:13 PM (119.203.xxx.186)

    어제보다 왜 더 짧은 거예요?
    비도 오는데 좀 길게 퍼다 주시지.
    이거 끝나면 추억만이님 얘기 해주실거죠?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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