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아이가 키우던 동물이 죽었을 때 어떻게 다독여 주세요?
초등 들어가더니 강아지 키우고 싶다고 사달라고 계속 떼를 써서
강아지는 물론 동물은 절대 안된다고 했어요.
제가 어렸을 때 강아지를 키우다 몇 년후에 그 개가 목줄을 풀고 뛰어나가
차에 치어 죽어서 언니, 오빠, 부모님 모두 얼마나 울었던지...
언니, 오빠와 저는 거의 한 달이 넘도록 패닉 상태였었던 기억이 있었기에
병아리 한마리라도 키우다 만약에 헤어져야 한다면 그 때의 아픈 기억 때문에
도저히 자신이 없어 아이에게 제 경험을 말해주고 절대로 동물 키우는 건 안된다고 했지만
어느날 아이가 아빠를 꼬셔서? 햄스터를 사 가지고 왔답니다.
초1 때부터 키웠는데 올해 4학년이 되었으니까 그 햄스터도 우리와의 인연이 깊네요.
아이가 키운다고 사 온 햄스터는 집갈아주기, 먹이주고 물갈아주는 것은 남편의 몫이고
아이는 해바라기씨를 손에 들고 햄스터가 받아 먹는 걸 좋아해 해바라기씨주기만 했었죠.
어제도 평상시와 다름없이 남편이 햄스터 물을 갈아주는데 햄스터가 이상하다며
제게도 보라고 하는데 별 관심없어 얘좀 괴롭히지말고 가만 두라고 했었는데
저녁 늦게 다시 햄스터를 살펴보려던 남편이 죽었다고 말하더군요.
숙제를 하던 아이가 갑자기 거실로 뛰어나와 잠들어있는 햄스터를 깨우며
얼마나 우는지...겨우 조그만한 햄스터 한마리지만 지금 생각해도 마음이 너무 아프네요.
아이는 충격이 컸는지 계속 큰소리로 동네가 떠나갈듯 크게 울고...
옆집이나 윗집에 얼마나 창피하던지 아무리 안고 달래도 그치지도 않고
나중에는 지쳤는지 그쳤다가 또 울고...휴~~
아빠와 함께 화단에 묻어주고 와서는 또 울기시작 하더라구요.
잠자리에 들어서도 훌쩍이기에 너무 안스러워 안아줬더니
내 곁을 떠날 줄 알았으면 깨끗이 집이라도 갈아줄걸 후회된다고 또다시
엉엉울기에 햄스터가 원래 2년 정도 밖에 못살지만 넘 늙어서
견디기 힘들었을텐데 너랑 너무 헤어지기 싫어서 3년이 지나고 기력이 다해
할 수 없이 하늘나라에 간거라고 말해줬더니 그때야 조금 울음을 그치더니 잠들더라구요.
아침에 일어난 얼굴을 보니 얼마나 울었는지 눈이 퉁퉁부어 쌍거풀이 없어졌더라구요.
학교 가기전에 햄스터 무덤에 인사하고 학교 갔다가 오면 해바라기씨도 햄스터 무덤에
넣어준다고 하는데 아이의 아파하는 모습을 보니 어릴때 강아지 죽어서 슬퍼하던
내모습이 생각나 아이의 아픔이 얼마나 클지 짐작이 갑니다.
남편도 햄스터 집이 놓여있던 자리를 보더니 들어온 자리는 몰라도 나간 자리는
안 다고 너무 정들었나보다며 내마음도 이런데 아이좀 잘 다독여 주라고 하며 나가더군요.
조금 있으면 아이가 학교에서 올텐데 돌아와서 햄스터 있던자리를 보면 또 울먹일걸
생각하니 벌써부터 제 마음도 답답해 옵니다.
동물 키워보신 분들 중에 혹시 아이들이 키우던 애완동물과 헤어졌을 경우
아픔을 극복하는 어떤 특별한 방법이 있나요?
부모가 어떻게 옆에서 도와주면 잊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요?
1. 흠
'09.3.10 1:15 PM (61.252.xxx.168)저도 어릴적에 강아지가 죽고서 학교도 안가고 냅다 울기만 했는데요..
저런 동물을 키우는 것이 죽음에 대해 대비할 수 있게 해주는거 같아요..
음.. 일단.. 죽는게 끝이 아니라고.. 영혼이 있다. 우리 모두 죽는다.. 그런데 그 길을 기쁘게 보내줘야한다.. 이걸 강조하세요..
그리고... 다른 동물.. 좀 수명이 긴 것을 사주시는것도 좋을거 같아요..
동물들 죽는게 싫어서 안 기른다면.. 그건 좀 억지인거 같아요. 죽음도 우리 삶의 일부라는 것을 알게 해줘야한다고 봐요...
그리고 저는 새 강아지 기르면서 많이 위로 받았어요...2. ..
'09.3.10 1:55 PM (211.245.xxx.112)죽음을 다룬 동화책이 좀 있는것 같던걸요...도서관에서 보니까요... 그런류의 책을 보여주시는건 어떤가요? 그리고 저도 어릴때 동물 너무 좋아했는데 병아리 사오는걸 너무 싫어하셨어요...그게 이해가 안되었는데 제가 엄마가 되고 보니 저도 병아리나 동물들은 정말 안사주고 싶네요.... 얼마나 가슴아플지....그걸 보면 저도 얼마나 가슴아플지....그런데 동물을 사랑하는 원글님 아이는 정말 마음이 따뜻한 아이일것 같아요... 작은 동물들의 생명도 소중하게 여기잖아요...
3. 에고..
'09.3.10 1:58 PM (222.120.xxx.212)http://lovemnett.tistory.com/tag/TAMIYA
이거 추천해 드릴게요... (몰래 스토킹하면서 응원하고 있는 블로그인데 무단링크했어요)
윗분 말씀에 동감합니다.
어렸을 때 붕어 한마리 죽으면 한 달을 울면서 살았어요.. 붕어들도 성격 제각각이고 특히 사람 따르고 애교부리고 하는데 어찌나 슬펐는지..
그 햄스터 자녀분과 가족 덕분에 행복하게 살았으니 그걸로 충분한 거라고 잘 다독여 주세요..
이별은 슬프지만 사랑하지 않고 사는 건 더 슬프죠..4. 에고님..
'09.3.10 2:06 PM (218.237.xxx.252)링크해주신 내용 잘 받았어요..눈물나네요....
5. 아픈맘
'09.3.10 2:16 PM (58.229.xxx.130)답글 달아주신 분들 정말 고맙습니다.
에고..님이 링크 걸어주신 곳 고양이와 아이의 행복한 일상들을 읽으며
우리아이와 햄스터의 모습같아 아이가 돌아오면 꼭 보여줘야 겠어요.
모두들 행복한 오후 되시고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