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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하면 말수를 줄일 수 있을까요?

수다 조회수 : 1,190
작성일 : 2009-02-11 17:33:36
나이 마흔 하나구요. 결혼이 늦어서 아이들은 7살, 3살 있어요.
사춘기 때는 많이 듣는 편이고 수다스러운 편은 아니었는데
대학입학1년 사귄 과친구가 조잘 조잘 애교있는 수다쟁이 었거든요.
그 친구랑 같이 지내다 보니, 은근히 수다쟁이라도 밉상이지 않고 귀연 모습에 자꾸 닮고 싶은 맘이 있었는지.
아님 제 본성이 늦된 사춘기에 드러난 건지, 아무튼 얘기하길 즐기는 형이 되었네요.

물론 입이 가볍거나 한 편은 아니었어요.
삼십 중반까지는 직장 생활했는데 여자들이 많은 직장, 입단속이 무지 중요한 곳이라 한번 들은 말 절대로 옮기지 않는 걸 원칙으로 해서 그런지, 맘 터놓고 고민상담하는 친구, 동생도 많았구요.
대신 오지랖 넓어서 사람 속 캐기 좋아하는 선배는
제가 이말 저말을 옮기지 않으니 독하다는 소리를 하더라구요. 사실 독한 형은 절대 아니거든요.
오히려 자칫 너무 피곤해지고, 곤란해지기 쉬운 분위기의 직장에서 소심한 제가 나름 살아남기 위해 선택한 방법이고, 또 그게 옳다고 생각했으니까요.

각설하고, 그러나 요지인 즉은 전 재미있는 얘기, 영화얘기, 책얘기, 잡다한 상식,
요리 등등 주저리 주저리 수다떨고 놀기를 좋아해요.
그런데 요즘은 저랑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아이 친구 엄마들과 만나서 놀다보니,
은근 저의 수다가 공허하게 느껴지네요.
늘 돌아서면 소모적으로 느껴지고, 또 아이 친구 엄마라는게
하나 걸러 알게 되는 사이라 잘 못하면 별말 아닌 것도 와전 되게 되구요.
어릴적 친구들이랑은 실컷 수다 떨고 돌아서도 찜찜하질 않은데
나이를 먹고, 사회생활을 하면 할수록 다변이 눌변보다 폐해가 많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네요.
동네 엄마들이랑은 말수가 많을 수록 호감도도 떨어지는 것 같고, 괜한 말 한 것 같고.
하다 못해 연애인 얘기라도 좀 개운치가 않아요.

제가 이제 불혹을 넘긴 나이니 앞으로 살 40년을 위해 이젠 입조심을 하란 신의 계시인지.
말, 수다에 대해 생각하게 되네요.
말수를 줄이고, 다른 사람의 대화에 진정으로 귀 기울이는 진지함을 갖고 싶은데
이놈의 인간이 덜 되서인지....

말수가 없으신 분들은 정말 말을 하고 싶지 않으신지요?
아님 말을 하고 싶지만, 입이 안떨어지는 건지.


좀더 성숙한 인격이라 해야할까. 어째튼 말하는 사람에서 다른 사람얘기를 들어줄 줄 아는 사람으로의 모드 전환에 성공하신 분 있으신가요?
엄마들 하고 있을 땐 하고 싶은 말 꾹 참고, 잘 듣고 있다가
82에 와서 '임금님 귀는 당나귀귀 ~'하며 조잘 거려야 하는지. ^ ^


IP : 116.122.xxx.242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09.2.11 5:41 PM (114.206.xxx.176)

    어찌하면 말수를 늘릴 수 있을까가 걱정인데
    저에게 님은 배부른 푸념입니다.

  • 2. 어머나
    '09.2.11 5:46 PM (165.141.xxx.30)

    저같은 또 계셨네요 일단 방가~ 제가 늘 명심하면서도 안돼는거...과묵해지자....절대불가에요... 저덕분에 제주위 모임과 사무실은 화기애애지만 조용하고 얌전한 여성이 되고 싶어여..
    어딜가든 설치는 제가 시러요......

  • 3. ^6^
    '09.2.11 6:03 PM (220.116.xxx.2)

    쪼잘쪼잘 수다가 많은 사람 보면여..., 좀 귀여워여........

  • 4. 수다
    '09.2.11 6:05 PM (121.186.xxx.14)

    많아야 좋아요 스트레스 해소에 치매예방까지~~~
    이다도시 정도만 아니면 귀엽고 좋아요^^

  • 5. 아참!
    '09.2.11 6:06 PM (121.186.xxx.14)

    우울증 예방에도 최고~^^*

  • 6. 이다도시급도
    '09.2.11 6:22 PM (61.38.xxx.69)

    좋다고 생각하는 데요.
    스트레스 해소에 최고.
    그런데 상대방은 좀 잘 선택해야 하는 건 맞아요.

  • 7. 계속하시길
    '09.2.11 6:47 PM (218.236.xxx.148)

    저도 34살에 큰애를 본 엄만대요,성격은 과묵하고 말이 없는편이었구요.
    수다는 친한 친구들하고만 조금 떠는정도...대부분이 듣는 편이었고요...
    수다 뒤에 오는 공허함이 싫었고, 말을 많이 할 수록 말 실수는 피할 수 없단 생각에 될수 있으면 말을 아끼자는 입장이었어요.
    이게 애들 초등학교들어가니 제 발목을 잡더군요.
    나중에 친해진 엄마들이 그래요. 말이 없으니 가까이 다가가기가 너무 어렵다.
    쌀쌀맞아 보인다. 등등등...
    그래서 성격을 고치기로 노력했죠^^
    현재는 남편이 깜짝 깜짝 놀랩니다. 너 말이 너무 많다고...
    단아한 조신한 스타일에서 완전 푼수 아줌마로 변신 했습니다.
    사는게 훨씬 즐겁고 ,사회 생활도 편합니다.

  • 8. ...
    '09.2.11 6:56 PM (58.235.xxx.214)

    말을 많이 하면 아무래도 실수도 많이 하게 된답니다
    그래도 원글님은 본인이 말씀을 많다는걸 아시니 고칠수 있을거 같아요
    말많은 우리 언니....
    정말 짜증날 정도에요 상대방 대답할 기회도 안주고 떠들어댑니다
    말이 너무 너무 많아요 한말 또하고 또하고 하는데
    본인은 모르는거 같더라고요

  • 9. ㅎㅎ
    '09.2.11 7:47 PM (219.241.xxx.120)

    객관적으로 관찰해보세요.
    다른 사람들 말하는 횟수랑 내가 말하는 횟수랑...
    저도 예전엔 수다스런 사람들이 부담없어 좋았지만
    제 주위에 너무 수다가 심한 사람 둘이 있다보니... 두 사람 교통정리해주느라
    넘 바빠요, ㅋㅋ 그리곤 그 두 사람 뒤돌아서서 서로 말이 많다고 한 소리하는데..^^

  • 10. 저는
    '09.2.11 11:22 PM (58.225.xxx.94)

    간절히 늘리고 싶어요

  • 11. 그냥
    '09.2.12 1:15 AM (116.37.xxx.48)

    그냥 자리와 사람을 가리세요.
    저도 직딩인데 종알종알... 수다까지는 아니여도 주거니받거니 잘하는 편이에요.
    사람 봐서 내말을 골치아픈 수다로 아는듯한 사람 앞에서는 목소리 들려주지 마시고... 즐거운 상대랑은 맘껏 수다떠시죠뭐....ㅎㅎ

  • 12. 모모
    '09.2.16 3:49 AM (124.5.xxx.148)

    너무 이런 저런 생각많이 하는게 더 스트레스에요...
    걍 맘편히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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