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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레이터에 대해서 좀 아시는분 없으세요?

친절한공주님 조회수 : 1,197
작성일 : 2009-02-01 20:14:10
제가 아직 대학생이라
진로에 대해서 고민이 많은데요..
주위에 큐레이터나 큐레이터에서 일하시는분의 얘기를 좀 듣고싶어요
전 참고로 미대생이거든요..
작가는 현실적으로 힘들거 같은생각이 들어서요......
답변이 좀 힘드시면 쪽지로도 괜찮아요 ㅠㅠ
요즘 이것때문에 고민이 이만저만이아니에요 휴
IP : 59.22.xxx.165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빚좋은
    '09.2.1 8:45 PM (116.44.xxx.121)

    개살구...중에 하나라고 봐요.
    심하게 말한 것일지도 모르는데 정말 작은 갤러리 들어가면 잡부도 그런 잡부가 없고
    오너 성격이상하면 장난아니더라구요. 월급은 또 워낙에 박봉이고...
    그래서 거의 국립으로 빠지려고 애쓰더라구요.
    미대생이시라니 주위에 선배들 있으실테니 잘 아시겠지만
    흔히들 생각하는 이쁘게 차려입고 나와서 그림이나 설명하고 그런거랑 거리가 멀죠...

    그런데 구체적으로 어떤게 궁금하신건지...

  • 2. 전공자
    '09.2.1 8:47 PM (211.176.xxx.233)

    지금은 또다른 전공으로 밥벌이를 하고 있는 사람인데, 제 원래 전공이 그쪽입니다.
    제 대학동기들은 대부분 큐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는데, 그다지 전망이 있거나 소득이 좋다은 직업은 아닙니다. 이 일을 정말 좋아하지 않으면 성취감 또한 그다지 높지 않다고 합니다. 큐레이터로 활동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석사 출신인데, 석사 대우를 못 받는 현실입니다.
    1. 과천현대나 시립미술관, 예술의 전당 ->들어가기 진짜 어렵습니다. 자리가 없습니다. 거기 들어가려면 선배 하나 처리하고 들어가야 한다는 농담을 할 정도로 어려운 일입니다.
    2. 리움, 선재아트, 금호, 가나, 아트센터나비 등 규모있는 갤러리 -> 실기 전공해서 들어가기 힘들 것 같습니다. 동기들이 대부분 여기 들어가 있습니다. 리움이나 나비처럼 대기업 미술관이 아니면 급여가 매우 박합니다.
    3. 인사동이나 청담동의 작은 갤러리들 -> 동기들이 대학 졸업하고 대학원 가기 전에 많이 들어갔는데, 스스로 노가다한다고 말했습니다. 급여는 너무 낮고, 4대 보험 안되는 곳이 많았는데... 요즘은 어떤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90년대 후반보다 경기가 더 안좋아졌으니 대우가 썩 나아지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4. 독립큐레이터 -> 이름값이 없으면 활동하기 힘들고, 소속된 곳이 없다보니 소득이 일정치 않습니다. 이 일이 미쳐있는 애들 중 경력이 많고, 이슈가 된 전시회를 연 아이들이 이렇게 활동하더군요.
    제가 조심스럽게 조언하자면, 아직 젋으시니 다른 길 모색해보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작가로 활동하는 것보다야 살아남기는 쉬울 것 같습니다만, 이쪽 분야도 과포화상태라 전공자가 아니면 발 들여놓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실기 전공하셔서 큐레이터로 일하시려면 대학원을 가야 할 것이고(학부만 나와서는 정말 노가다만 합니다. 90년대 말에는 100이면 잘 받는다고 할 정도였습니다), 그것도 시간과 자본을 많이 투자해야 하는 일인데, 그것에 비해 얻는 것이 너무 없다는 점 감안하셨으면 합니다.
    대학 졸업반 쯤 되면 인생이 끝난 것만 같고 새로운 것 시작하기에 너무 늦은 것 같지요. 저도 그랬습니다만, 스물 다섯에 다른 전공으로 대학을 갔습니다. 지금 하는 일도 그 전공과 관련 있는 것이고요. 그때 저처럼 다른 일을 할까 망설이다가 눌러 앉은 친구는 10년이 지난 지금 후회합니다. 그렇게 나이 먹었던 것도 아닌데, 왜 다시 시작을 못했을까. 큐레이터가 일생의 꿈이라면 하셔야지요. 그러나 차선책이시라면 잘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제가 주제 넘게 오버했는지 모르겠습니다. 부디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 3.
    '09.2.1 8:55 PM (210.91.xxx.246)

    위에 전공자님 말씀이 200% 정확합니다.
    작으나마 월급 되는 곳은 자리 없습니다.
    그래도 꼭 하고 싶으시면 집안에서 갤러리를 차려줘야 합니다.

  • 4. 전공자
    '09.2.1 9:06 PM (211.176.xxx.233)

    그리고, 제가 졸업하던 당시에는 큐레이터 전공인 과가 저희 과 밖에 없어 취업하기가 나은 편이었는데, 지금은 학부나 대학원에 이쪽 전공으로 과가 많이 개설되어 자리가 더 없을 것 같습니다. 앞에서 말씀하셨듯, 집안에서 갤러리를 차려주는 것 말고는 정말 답이 없는 것 같습니다. 아는 사람이 갤러리를 냈는데(집에서 차려준 것 같음), 그것도 유지하려면 장난이 아니라고 하더군요. 그림 파는 재간 없으면 임대료도 안 나온다지요..

  • 5. 아아
    '09.2.1 9:25 PM (218.237.xxx.141)

    미대생이면 이미 잘 알고 있을 것 같은데..
    큐레이터로 만족하면서 살려면 sk, 삼성, 쌍용, 금호, 대우그룹 딸이어야 해요.

  • 6. 더불어 질문드려요.
    '09.2.1 9:50 PM (83.204.xxx.216)

    대학원 이론 전공자도 전망이 별반 다르지 않겠죠?

    저는 이론 공부하고 있는데...
    박사 학위 받는 날까지 계속 해야할지, 나이 더 들기 전에 다른 길을 찾아봐야 할지 고민이에요. ㅜㅜ

  • 7. ...
    '09.2.1 10:20 PM (121.133.xxx.113)

    원래 재산이 좀 있는 집안 딸이어야 가능한 직업 중 하나죠.
    왜 신정아가 변양균 라인을 탈려고 안간힘을 썼는지..
    왜 주변 사람들에게 에르메스 스카프 선물하고 다니면서 허영심을 부렸는지
    잘 생각해보면 답이 나와요.

    출발선이 갖춰져야 하는 직업은..그들만의 리그 밖에 있는 사람이 진입하기 어렵습니다.

  • 8. 취미로
    '09.2.2 12:34 AM (211.192.xxx.23)

    남보기 그럴듯하게 하시는거 아니라면 근로조건은 열악하고,,
    실제로 쉽게 되지도 않습니다,
    아마 지금 큐레이터의 현실도 그렇고 별로 개선의 여지도 없어서 앞으로도 있는 집 딸의 호사취미 아닌다음에는 별로..
    국립은 좀 나르지 몰라도 거긴 정말 경쟁 치열할거에요.,..

  • 9. 20년 전
    '09.2.2 3:28 AM (125.177.xxx.201)

    과천 현대미술관 학예관 월급이 40만원이었어요.... 놀랍죠?
    그 분들 다들 미학 쪽 석박사에 해외유학 갔다왔습니다.
    유학파가 아니면 거의 명함을 못 내밀었어요.
    그래도 거길 못 가서 줄을 섰다죠.
    전형적인 부익부 빈익빈인 직업.
    미술시장이 허약하니까 자본이 없으면 제대로 일을 할 수가 없어요.
    지금도 마찬가지구요.
    특히 큐레이터는 작품을 거래하는 딜러와 달라서 매출창출이 어려운 분야에요.
    그러니 결국 있는 집 자식들의 폼나는 직업 아니면 박봉 쓰리디 직업이 되죠.
    대부분의 큰 미술관들은 다 재벌기업에서 운영하고 회장 사모님부터 그 딸들, 며느리들이 학예실장 등을 하죠.
    홍라희가 그렇게 삼성의 미술관을 운영하고 있구요.
    더구나 실기를 전공해서는 일을 제대로 하기 힘들어요.
    큐레이터는 기획을 해야 하기 때문이에요.
    미대 전공자...특히 서양화일텐데 참 먹고살기 힘듭니다.^^
    기업 미술관의 고용 큐레이터들도 더럽고 치사하다고 그럽니다.
    고용주의 의견이 절대적이니까요. 미학적 가치판단? 이런 거 별로에요.
    신정아가 예일대 학력 내세워서 성곡미술관에 취직한 걸 보면 알죠.
    나름 유능한 사람입니다. 문제는 결국 성골귀족들 언저리에서 배회하다 몰락했다는 것.
    그 사건을 보면서 우리 사회의 가치관을 홀딱 벗겨냈다고 생각했어요.
    얼마나 많은 신정아가 곳곳에서 욕망을 불태우며 몸부림치고 있을지....

  • 10. 저도 한때
    '09.2.2 9:54 AM (125.177.xxx.54)

    큐레이터가 꿈이였어요... 그래서 방학때도 열심히 여기저기 실습도 다니고 그랬죠...
    대학원도 진학하려고 했고... 근데... 정말 집안에서 받쳐줘서, 하나 차려주신다면 할 만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말리고 싶어요.
    저도 중간에 포기 했어요.. 열심히 하면 되겠지~ 그런 길이 아니에요...
    중간에 나를 끌어줄 끈이 있거나, 나를 밀어줄 돈이 있거나... 그렇지 않고 서는 정말 힘들어요.
    말리고 싶네요...

  • 11. .
    '09.2.2 12:16 PM (210.221.xxx.193)

    10년 전 얘깁니다.
    제 친구 홍*대 예술학과 나와 청담동 알아주는 갤러리 들어갔습니다.
    월급이 50만원인가 그랬어요.
    1년 정도 다니면서 틈틈히 공부해서 9급 공무원 시험치고
    지금은 동사무소에 다닙니다.(10년 전엔 공무원이 지금 같은 선망은 아니었어요.)
    샷다맨이라 보시면 돼요.

  • 12. 친절한공주님
    '09.2.3 5:24 PM (220.84.xxx.196)

    아.. 모두 친철한 답변들 너무 감사합니다. 뭔가 확신이 서네요.. 도움이 많이 됬습니다...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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