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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정말 잘못하는 건가요?

며늘.. 조회수 : 1,100
작성일 : 2009-01-27 17:42:08
자세히 이야기하자면 너무 길지만,, 최대한 간추려 보겠습니다.
시댁과 한동네에 살고 있답니다.
결혼한지 10년.. 저희 아버님 이것저것 해보신다고 빌린 빚이 1억이 훌쩍 넘구요..(10년전, 1억이지요..)
술 먹고 밤에 저희집에 전화해서 '불질러버리겠다'고, '다 죽여버리겠다'고 새벽에 전화해서 무서워 운적도 있답니다..  
젊어서는 노름에 미쳐서 일년 내내 일한 돈 몇 일만에 홀랑 다 날리고, 술먹고 집에 와서 집안물건 다 때려부수고 애들 때리고 마누라 때리고.. 뭐 그리 살았답니다.. 다행히 술 안먹으면 멀쩡하게 일 잘한답니다.
일년 내내 일해봤자 몇일 만에 홀랑홀랑 다 날리니, 집안 사정은 불 보듯 뻔하지요..
굶기를 밥 먹듯이 했다하면 될것 같네요..

어쨌든, 자식들도 제대로 못 거두고 살았는데,, 다행인지 막내아들이 그래도 자기하는 분야에서는 인정받고 돈도 그런대로 잘 벌고 있습니다..그 막내아들이 제 남편이구요.

저는 유복하게 자란편이라서 그런 집안 환경이 이해가 안되었지만, 그래도 카리스마 있고 자신감있게 사는 남편 모습에 혹해서 결혼후 잘 살고 있습니다. 결혼하면서 아버님 빚을 저희가 다 갚고 있구요. 집에 들어가는 큰돈도 저희가 다 부담하구요,  집도 동네에서 제일 좋게 지어서 살게 해 드렸습니다. 결혼하고 처음 몇년간  술을 드시면 행패를 부리던 아버님이 다행히 술을 끊어서 그나마 안정되게는 살게 되었는데요..

저희 남편이 부모님한테 금전적으로도 잘 하고, 수시로 고기랑 뭐랑 사드리고, 맛있는 식당 발견하면 꼭 모시고 가고... 남들이 보면 정말로 잘하는데.............. 입이 좀 거칩니다..
경상도 남자들이 원래 말이 없는데다가 말투가 좀 거칠잖아요..  문제는 부모님 한테도 좀 그런 편입니다.
예를 들면, 고기를 구워먹으면서도 '아버지, 이거 잡수이소.. 아따.. 그거 말고 이게 맛있다니까요.. 이거 잡수소, 이거...'  뭐 그런 편입니다..
제가 그러지 말라고 몇 번을 이야기 해도 예전에 당한게 너무 많아서 말이 곱게 안나온다네요..
죽도록 맞은것도 억울하지만,  술 먹고 행패를 얼마나 많이 부리는지 동네보기 창피했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남들이 불쌍한듯, 혹은 거지 취급하듯 보던게 제일 싫었다고 하는데,,  어느정도는 저도 이해가 되더군요.

그런데, 이제는 형제들이 뭐라고 하네요..
본인들은 일년에 서너번 오면서 제대로 보살펴드리지도 않고,  올때마다 저희가 이것저것 대접을 다하는 편입니다. 부모님이 교통사고가 났다고 해도 문병한번으로 끝나고, 어디 편찮으시다고 해도 한번 들어다 보고는 끝입니다. 그래놓고 어쩌다 전기라도 고치거나 하면 얼마나 유세를 부리는지,, 제가 기가 차서 저희 남편이 했는거 이야기 해주면 가까이 살기 때문에 당연히 해야한답니다.

큰댁에 행사가 있거나 생신이나 제사때는 당연히 저희가 가야합니다.
저도 뭐 기왕하는거 기분좋게 하자고 생각은 하지만,, 어머님이 저한테 하라고 자꾸 그러면 정말 짜증나네요..
손위 동서는 뭐 폼으로 있습니까.. 가까이 산다는 이유로 일은 뭣같이 해야하고, 막상 트러블 생기면 너희가 손 아래니까 어쩌고 하고..

휴가도 날짜 맞춰서 한꺼번에 오든지 하면 좋을것을  휴가올때마다 부모님과 가까이 산다는 이유로 내내 불려다니면서 다 대접해줘야하고, 저는 그냥 쌩까면 좋겠구만 저희 남편은 또 자기 형제들이라서 엄청 챙기려고 하네요.. 그러면 뭘해요.. 고맙다고 생각안하고 저희가 유세부린다고 생각하는걸..

오늘 시누이가 왔다가면서 한바탕했네요.. 제 눈치가 보인다나 어쩐다나, 저희남편이 아버님한테 말을 함부로 한다나 어쩐다나.. 실컷 대접 다 해주고 이게 무슨 꼴인지 모르겠네요..

작년부터 손위 시누이랑, 아주버님네랑 자꾸 트러블이 생기네요..
자기들을 무시한다는데, 본인들은 자신들이 해야할일 (명절에 온다든가, 부모님생신때 온다든가..하는일) 빼 먹으면서 옆에서 그거 일일이 다 챙겨야하는 저희 보고 도로 뭐라고 하네요..
자격지심이라고 생각하고 넘기려고 했는데,, 저도 이제 지칩니다..
아무 하는 일없어도 손위라고 대접은 받고 싶은가봐요..

부모 형제들과 같이 친척집에 방문하면.. 다들 저희 부부를 칭찬하느라 정신이 없답니다.
어떻게 부모한테 그렇게 잘 하냐고..  그러면 뭘 합니까.. 형제들한테 계속 스트레스 받는걸...

IP : 61.85.xxx.139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시누이
    '09.1.27 5:51 PM (61.105.xxx.12)

    가 눈치 보인다는 건 그 사람의 생각이니 그 사람 문제예요.
    님이 눈치준 것 아니쟎아요.
    남편이 아버지에게 함부로 말하는 걸 목격하면 싫은 거는 이해해야 할 거예요.
    고치고 싶은데 어릴때 당한게 많아 잘 안된다고 노력하겠다고 답하시면 좋을 듯...

    부모가까이 사는 자식이 젤 고생하더라고요.
    멀리 사는 자식들은 그거 잘 모를거예요.

  • 2. 마을이장
    '09.1.27 6:10 PM (218.151.xxx.108)

    동병상련이라 할까
    저희집하고 똑 가읍니다
    저희는 한마을에 삽니다
    저희 남편은 영원한 짝사랑은 없으니 좀 기다리자고 합니다
    내나이 50대중반 여기서 무엇을 기다리며
    무슨 형제간에 영화을 얻겠읍니까 ?
    원글님 마음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울 남편도 그러니까요 그래서 효자남편과 살기 힘이든다고 하나봐요
    원글님 힘내시고 그렇게 살다보면 좋은날 있겠지요
    __________화 팅_________

  • 3. 물론
    '09.1.27 10:18 PM (124.49.xxx.249)

    잘못하는 거 아니에요.
    문제는 효자 신랑이랑 산다는 것 뿐..
    무엇보다 신랑이 상황 판단을 잘 해서 직접 말하게 해야죠.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돈도 돈 대로 쓰고
    안 좋은 소리까지 듣는다는 것을
    신랑이 깨닫고 나서줘야지
    집안이 조용해지겠지요.

  • 4. ...
    '09.1.27 11:07 PM (121.152.xxx.163)

    우리집하고 같네요..근데 별수가 없더라구요.
    막내가 맏이 노릇하면 원래 표도 안나고 유세도 못해요.
    못하는 큰집이 큰소리치고. 부모님은 큰아들큰아들 하고.
    막내꺼 갖다가 큰아들 주고 그러더라구요.
    울신랑이 되게 한마디 하고는 좀 수그러 들었어요.
    그래도 맘은 아마 똑같은 거 같아요. 우리 앞에서 티내는게 좀 줄어들었을뿐..
    우리 형제들도 비슷하네요. 좋은거는 맏이가 하는게 당연하고.
    궂은일 돈드는일은 당연히 우리가 하는줄 알고..
    저는 그냥 신경끕니다... 마음에 담아두지도 않고. 그냥 할도리 하고 잊어버리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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