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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기 힘드네요.

까망 조회수 : 1,065
작성일 : 2008-12-21 01:06:24
보통 사람관계에도 싸이클이 있듯이...요즘 몸이 힘드어서 마음도 힘든가 봅니다.
상황이 특별히 달라질 것도 없는데 마음이 울적하네요.
요즘 몇일은 육아와 가사에 치이네요.  
무거운 아기를 안고 씨름하다보니, 어느새 어깨와 손목이 고질적으로 아파서 쉬어도 낫지가 않아요.
미간에 잡힌 십일자 주름은 깊이가 더해가는거 같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미간의 주름이 잘 잡히지 않는다고 어느분이 말씀하셨던데,,,전 성격도 그렇지만 상황이 긍정적이질 않네요.

결혼생활하면서 살림하는 재미나 육아의 재미를 느끼지도 못하고 10여년을 살았어요.
돈이 없어서 아이 학습지 한권 사는 것도 벌벌 떨면서 사고, 지금 둘째는 이사와서 어린이집에도 못보내고 있어요.  전에 다니던 곳은 국공립이라 원비외에 드는게 없어서 정부보조로만 다녔는데, 이곳에선 다닐려면 사립만 있으니 추가로 내야하는 비용을 감당하기가 힘들기 때문이지요.
예쁜 그릇하나 사본적이 없고, 뭔가 맛있는 걸 만들어볼까 싶어도, 무엇을 하고 싶던지, 원하든지 할 수 있는게 없었어요.  
정말 쓰레기 봉투 살 돈이 없어서 쓰레기를 쌓아놓고 살았고, 쌀이 없어서 밀가루로 수제비를 만들어서 먹은 날도 부지기수고, 반찬을 만들려고해도 마늘이 없어도 살 수 없고, 간장이, 또는 기름이 없어서...정말 구차하게 살아왔네요.  의지를 꺾이는 일이 반복되다보니 그냥 자연히 우울해지더군요.  
전에는 일을 했지만 현재는 아이 둘을 맡기고 일 나갈 상황도 아니고, 젖먹이가 좀 더 클때까지 견디자며 살고 있어요.  보험을 깨서...친정에 돈을 빌리며..그리고 시댁에서 한달에 50만원씩 받으면서 살고 있죠.

남편은 늘 취업준비중...뭔가 기획중...그러면서 컴퓨터 앞에 앉아서 돈 벌이 안 한지가 8년째가 되네요.
그러면서도 집안 청소같은건 도와주지도 않아요. 쓰레기 하나 버려달라고 부탁하면 결국 기다리지 못한 제가 가져다 버리기 일쑤고...젤 잘하는건 쇼핑 나가서 물건 살 때예요.  제가 그만 사자, 꼭 필요한게 아니다라며 말리고 남편은  좀 더 필요한거 더보자고 하고...

정말 이혼해봤자 뽀족한 수가 없으니까 아이들 때문에, 친정부모님 생각에 살고 있기는 하지만...
요즘처럼 참 힘들때는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남편이 놀면서 시댁에서 돈 받는걸로 받은 수모를 생각하면 원망을 넘어서 한이 되네요.
저희 집을 시어머니 집마냥, 제 물건을 시어머니 물건 마냥 물어보지도 않고 가져가시고, 쓰시고 맘대로 계시고, 냉장고에 있는 물건하나, 싱크대에 있는 물건 하나하나, 심지어는 음식물 싸는 랩 싸이즈도 간섭하시던 시어머니.

멀쩡한 남편 저 만나서 일 안하고 저리 있으니, 며느리 잘 못 들였다시며...
남편이 아이들 병원에 따라가주고 하니까 저보고 호강에 겨워 산다며...
누구도 납득할 수 없는건, 50만원 주시면서 그 돈 아껴쓰지 못하는 저더러 사치스럽다고 그러시고...
정말 사리에 맞지 않는 말씀하시면서 윽박지르고 하시던거 생각하면 이거 한이 될거 같아요.

한달에 50만원으로 못 살아서 저 빚을 졌습니다.  그때도 아이들이 어려서 제가 일 할 수도 없었어요.
그런 제가 죄인입니까?
나중에 제가 나가 벌어도 갚을 수 없는 빚.  
제가 벌어도 부족한 생활비 때문에 빚을 갚기는 커녕 생활비는 계속 부족해서 진 빚...
전세를 계속 줄여서 살아가고 있는 제가 나쁜 며느리입니까?
저 그런 대접 받고 살았어요.  
정말 가정지키고 싶었는데, 왜 이렇게 두고두고 억울한지 모르겠어요.
그러다가 몇년전에 제가 나가서 돈을 벌기 시작하시니까 그제서야 저한테 미안하셨는지,
얼마전엔 저보고 착하다고 그러시더군요.

뒷 끝없다는 시어머니, 저에겐 어머니의 뒷끝이 다 상처로 남아있네요.
결코 어머니랑은 좋아질거 같지가 않아요.  정말 이 상황 잘 견디면서 살고 싶어요.
그렇지만, 우울한 저와 같이 사는 아이들에겐 정말 좋은 피드백을 주기가 쉽지 않네요.
늘 인상쓰고 있고, 축 쳐져있고...우울해있는 저 때문에 아이들의 인성마저 어두워질까 걱정되는 날이 많아요.
낙천적이고 긍정적인 사람이 되고 싶어요.  아니, 그런척이라도 하면서 살고 싶네요.
정말 저 아이들과 잘 살고 싶은데...요즘  힘드네요.

제 넋두리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우울한 글 올려서 죄송해요.
IP : 125.178.xxx.140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8.12.21 1:09 AM (121.131.xxx.166)

    원글님...글 읽는 내내...참..잘 견디셨다는 생각이 드네요
    무책임하고 게으른 남편과 남탓 며느리탓으로 모든 걸 돌리는 시어머니..그리고 그 와중에 어찌하든 살아보려고 아이들 데리고 아둥바둥 노력했던 원글님....
    토닥토닥...

  • 2. 저도..
    '08.12.21 1:31 AM (61.250.xxx.232)

    저두요.. 시댁에서 생활비 얻어쓴답니다..그런게 어떤건지..휴...저희어머니도 모든 잘못이 저때문이라하시죠.. 들어온 것이 복이없다하시면서... 오늘도 한말씀하시더라구요 " 알아서 기어라..내맘하나 틀어지면너희는 아무것도 아니다.." 종일 얼마나 가슴이 답답하던지요...그래도 나가서 돈을 벌 수 라도 있는 형편이시네요..저는 그것도 불가능하답니다.. ..그래두 울아들은 엄마가 너무 불쌍하다하니... 그나마 그것이 위로가 됩니다... 엄마가 힘드니 아이들에게 좋은 엄마 되기 너무 힘드네요.........그래두요... 우리 힘내요... 그동안 내가 깨달은 것 하나는요.. 내가 어찌할 수 없는 건 빨리 포기하자..네요..포기할 건 포기하고 할 수있는대로 밝게 경쾌하게살자.. 하루에도 몇번씩 되뇌인답니다.. 힘내세요..!!

  • 3. 매를 벌자
    '08.12.21 2:36 AM (81.57.xxx.96)

    여기서 넋두리라도 하시고 조금이라도 마음이 나아지시면,,, 얼마나 좋겠어요,,

    전혀 죄송할 일은 아니네요,,, 글 읽고서 마음이 짠하기는 하지만..........

  • 4. ..
    '08.12.21 7:57 AM (211.203.xxx.114)

    앞으로 님에게 좋은 일이 가득하길 빌어요.
    힘 내세요.

  • 5. 정말.
    '08.12.21 10:21 AM (60.197.xxx.18)

    옆에 계시다면 꼬옥 안아드리고 싶어요. 힘든 세월을 용케 참고 살아 오셨네요.

    저도 젊은 시절, 아이들을 바라보고 살기에는 내나이가 너무 젊은데...하면서 절망했던

    적이 있었어요. 지금은...그래도 옛말한답니다. 아이들에게 어렵겠지만 포근한 엄마가

    되어 주세요. 님에게 아이들이 힘이 되는 날이 꼭 온답니다.

  • 6. 힘내세요
    '08.12.21 12:27 PM (122.23.xxx.102)

    무능력한 아들을 탓할것이지 왜 엄한 며느리 탓을 할까요...

    8년이나 남편이 취업준비중이시라니 얼마나 마음고생을 하셨을지.... 정말 님이 대단하세요.

    님께서 일을 하신다니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몸은 고되도 내손으로 돈버는게 제일 속편합니다. 힘드시겠지만 애들 생각하셔서 용기 잃지마시구요, 남편도 돈벌어오라고 등떠미세요. 어찌보면 시부모도 제3자고 부부가 해결해야할 문제입니다.

    님이 우울해하시면 아이들도 알게모르게 상처받고 그늘이 생깁니다. 아주 조그만거라도 사고싶었던 거 사고, 맛있는거 먹으면서 스트레스 해소도 하시고 기운내세요~ 꼭 좋은 날이 올거에요.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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