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갑자기 깨달은 것 하나...

인간관계 조회수 : 1,812
작성일 : 2008-12-14 14:02:40
이런 말하긴 뭐하지만 제가 좀 착하거든요
어릴때 천성부터 그랬대요 너무너무 순하고.. 착하고 그랬답니다.
자랑할려는게 아니고 뭔가 깨달은 바가 있어서 말씀좀 드리고 싶어서요

제 천성이 그래서인지 사람들한테 그 순간에 바로바로 하고싶은말 다 해버리는 것
그런거 잘 못합니다.  아주아주 아니다 싶지 않을때까지는 말이죠.
제가 여리고 상처를 잘 받기 때문에 상대방도 혹시 조금이라도 상처받을까봐
마음을 많이 쓰는 스타일이구요

그런데 이런 제가 실은 살면서 많이 당했거든요
못된 사람, 뻔뻔하고 ㅆ가지없는 사람, 나쁜남자, 그리고 기가 센 사람들한테 말이죠
끝까지 이왕이면 선하게 생각하고 이왕이면 좋게 생각하려도 엄청 애쓰다가
도저히 참다참다 이건 정말 진짜 아니다 싶을때 확 터져요..  터뜨리는 것도 아니고
저절로 인내의 한계에 도달된건지 저절로 터지는 거죠
이미 상대방은 제게 있어 너무나 나쁜 사람이 되었고
저는 엄청난 희생양이 되어 있고 억울한 심정만 가슴에 가득하죠
그리고 맘속으로 저는 그 나쁜 사람을 많이 원망하죠
원망하는 맘으로 가득찬 제가 제 마음이 그리 건강할수만은 없다는거
아마도 잘 아실꺼예요
그리고,  그런일이 있고선 그 사람과는 다시 예전처럼 친하게 못지내게 됨은 당연한 일이죠..

그런데 말이죠
어느순간 제가 느꼈어요
아 이런 관계는 그동안 제가 만들었다는걸요..
제가 그 순간순간 적당하게 해야할 말(조금 화났다면 조금 화난만큼만, 조금 삐진거라면
딱 그만큼만 표현하는 것)들을 안했기 때문에 상대방이 조금씩 더 저에대한 태도가 루즈해지고 편해진거고..
또 그러다가 편한것과 살짝 무례해지는 경계를 상대가 넘나들고 있게 되고,,
그런데도 불구하고 제가 아무런 조그만 태클도 걸지 않았기 때문에 또 점점 자연스럽게 좀 더 무례해지게
되었다는 것을요..  

아주 나쁜사람이 아니라면  그렇게 행동하는 상대방 스스로도 잘 모르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그런 관계로 길들여져 간다는 것이죠
그러니까 엄밀히 말하면 제가 작은일이던 큰일이던 제가 제때 할말을 딱딱 안했기 때문에
결국은 그 사람과의 관계에서 그 사람이 내게 예의를 다하지 않아도 별무리가 없게 느껴지도록
제가 허용한 셈이죠..   제가 길들인 셈..
그러다가 그런일이 몇번 쌓이고 쌓이고 하면서   결국 제가 못참고 크게 터뜨리면서 그 인간관계는 끝이 나죠
결국 제 맘속에 그 사람 나쁜사람이 되어 있고.

물로 그 상대방이 나쁘긴 하죠.  근데 더 중요한건 제가 어떻게 하냐에 따라서
그렇게 나쁘게 되지 않을 수도 있었는데...
그렇게 한순간에 인간관계를 끝내지 않을 수도 있었는데..
그렇게 끝나버리게 된게 처음에는 저는 상대가 나쁜 사람이어서 그렇다고만 생각했었거든요
그런데 여러번 이렇게 허무하게 끝나는 인간관계를 보면서 제가 느낀건.
아무래도 제가 이런식의 끝이 나도록 결과적으로 제가 유도한 셈이 되어버린거였구나  입니다.

어느날 보니까 깨달은 바가 바로 이거였던 거죠
아 내가 순간순간 필요한 말을 하지 않아서였구나.  
내가 그냥 그 순간을 참아버린거 아무말도 표현도 안하고 그냥 넘겨버린것 때문이구나..
내가 작게나마 할말이 있었다면 수위를 낮게 해서 표현을 했었어야 했구나..

난 그냥 그 순간순간 상대를 위해서 상대가 상처받을까봐 내가 참았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그건 내가 착하거나 내가 상대를 배려해서 할말들을 표현하지 않은게 아니라.
그건 제 자신을 제 스스로 돌보지 않고 그냥 유기시켜버린거였어요..  
그냥 그순간 조금이라도 시끄러러워지거나 껄끄러어지기 싫으니까 그 순간 살짝 방치해버린것이죠..

그런데 그런 자그만한 방치들이 쌓이고 쌓여서  나중엔 결국 인간관계를 하루아침에 허물어뜨리는
결과를 가져오더라구요.    지금와 생각하니 어리석었어요    


사람이 똑똑하다는거..
저는 이렇게 생각해요

책을 많이 읽고 많이 알고 박학다식한거 이것도 물론 똑똑한거죠

그런데 제 생각엔  자기가 순간순간 느끼는 것을 일단 그 자리에서 말해야 할지 안해도 될것인지를 잘 판단하는 것,  
그리고  말해야 할 것이라면  바로 그때 아주 딱 맞게 적합하게 표현하는 것.
그러니까 아주 적시에, 아주 적당한 농도로, 자기안의 마음을 상대에게 나타내는 것
이걸 잘하는 거야말로 정말 똑똑한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나이가 들수록 더 그런 생각들구요
(이런거 잘하면 현명하다고 하는 거겠죠?)

이런것이 없이 지식만 많다면 바로 헛똑똑이가 아닐까요

사람들과 함께 있을땐 자기맘이 어떤지도 잘 모르다가
집에와서 생각해볼수록 은근히 화가 난다거나, 아무래도 당한거 같다거나..
저도 그렇지만 뭐 이렇것들이 바로 순간순간을 적당하게 표현하지 못해서 일어나는 일이죠.

저는 어릴때부터 많이 참는게 미덕이다,,  결국은 참는자가 이긴다..
과묵하게 있어야 복이 온다. 말로 안해도 상대는 다 안다..  참는게 더 아름다운 품성이다..  참다보면 잘 풀린다..  등등

부모님께서 자꾸 표현하지 말아야 한다거나 또는 참거나 하는 식의 교육을 강조하셨고  
순한 저는 무조건 참으며 어린시절부터 성장했고, 그러다보니 조금 억울한거 같다거나
조금 뭔가 이상하다거나 해도  그게 객관적으로 아주아주 분명해지기고 명확해질때! 까지는
표현하거나 나타내지 않게 되었구요..(그게 결국 가슴속의 상처를 스스로 만들거나 키우는 거더라구요)

그 결과.. 이렇게 말하긴 뭐하지만.
사회생활하면서 가슴속에 무수히 많은 상처를 받았어요
착하다고 동네에 소문 짜했던 제가(별멍이 착둥이, 착순이 뭐 이래요 제가..)
그리 못돼지 않은건 분명한데 왜 이리 난 상처를 많이 받게 되었을까..  
뭐 그런 생각을 자꾸만 저절로 하다보니
이런 깨달음까지 얻게 되더라구요

부모님한테 원망도 정말 많이 했는데..(자꾸만 참으라도 하셨던거요..특히 여자니까 더 참아야한다고..)
이제라도 깨닫게 되었고 이제 어른이니 제 스스로 제가 저를 바꾸고 지켜야겠죠

아무튼, 살면서 가장 중요한건.  
인간은 혼자살진 못하니 결국 사람과 같이 어울려 살아야 하는데
(한자에서 사람인자가 서로 기대어 있는 모습을 그린 것처럼..)
내가 내 마음을 잘 돌보는 것.  그리고 그 마음을 서로 옆 사람과 아주 잘 나누어야 한다는 것.
그러려면 내 마음을 내가 아주 잘 알아서,  그것을 적시에,  적당한 만큼의 수위로 표현을 잘 해야 한다는 것.
그러니까, 타이밍 맞춰서 적당히 내맘을 잘 얘기하는것이 무엇보다도 아주아주 중요하다는 거죠
모든 순간들은 순식같에 지나가버리는데 작은얘기거나 큰 얘기거나 타이밍 잘 맞춰서 얘기 한다는게
정말 쉽지 않다는거 아마 공감하실꺼예요..

아마도 가까운 가족이나 친구와 생활속에서 이렇게 대화하는 연습,
의사를 잘 표현하는 연습하다보면  습관적으로 그렇게 될 것이고
아마도 어느순간  똑똑하게 잘 표현하는 스스로를 발견하게 되지 않을까 싶네요..
그러다보면 점점 더 건강한 모습의 내가 주변사람들과 잘 어울려 지내는 내가 되어 있지 않을까 합니다.


다 풀어놓고 보니 너무나 당연한 말인거 같기도 하네요 ;;
그래도 다 알고 있는 거지만 가슴으로 한번 깨닫게 되니 그게 와 닿는 차원이 정말 다르더라구요
저처럼 맘고생 많이 하신적 있으신 분 혹시 계시면 조금이라도 도움 되었으면 합니다.


저 공부해야 하는데(시험이거든요) 이렇게 긴글을 쓰게 될지 몰랐네요
조금 지루하셨더라두 이해해주시길... @^^@




IP : 61.36.xxx.3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과정..
    '08.12.14 2:10 PM (211.207.xxx.230)

    살면서 사회생활폭이 넓어지면서 겪는 당연한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혼자만 착해도 살수없는세상이듯이 나쁜사람도 혼자선 살수없는 세상이라 서로 부딫이고 일하면서 만나고 새로운 사람 만나고 하면 나와 너무 다른 많은 사람을만나게 되지요 그러면서 세상엔 정말 별의별사람이 다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때가 있어요 그럴때 나도 어쩔수없이 계속 사회생활을 하려다보면 처세술이 생기게되구 그러면서 약아지기도하고 이기적이되기도 하고 그렇지요 본래의 순수한 마음을 계속지니고살려해도 그렇게되면 제자신이 약하고 우울해지고 여건이 저를 그렇게 놔두지 않지요

  • 2. ㅡㅡ
    '08.12.14 2:10 PM (222.106.xxx.64)

    저도 님같은 성격이예요..폭발하는것도 똑같구요.
    알면서도 상대방 길들이기가 아직도 안되요....그냥 맞춰주다보면 또 제자리고...
    정말 어린시절 자기의견을 말하는 훈련이 무지하게 필요한것 같긴해요.
    저도 제자신이 느무 답답합니다.

  • 3. 쭈니사랑
    '08.12.14 2:17 PM (125.187.xxx.162)

    지금부터 열심히 연습합시다.
    살아보니 의사소통이 제대로 안되면 금전적으로도 손해 봅니다.
    기계를 고치더라도 그냥 전문가니까 알아서 해 주겠지가 아니라
    내가 알고있는 증상을 제대로 설명을 해야 시간도 단축되고 시행착오도 줄입니다.
    하물며 인간이 살아가는 과정이 단순히 기계고치는 것과 같을까요?
    엄청 복잡하지요. 정말 똑똑한 사람들은 커뮤니케이션이 잘 되는 사람입니다.
    많이 배우고 가방끈 길고 짧음에 상관없이......

  • 4. 자기자신을
    '08.12.14 2:18 PM (65.94.xxx.62)

    잘 지켜나가면서 인간관계를 유지하는것, 나이들면서 점점 더 중요하다는 것을 느낍니다
    맘에 와닿는 차분한 글 감사합니다

  • 5. 은행나무
    '08.12.14 2:34 PM (125.181.xxx.51)

    원글님의 생각에 정말 동의합니다.
    저도 똑같은 경우거든요. 그래서 요즘 좀더 씁쓸해져요. 결국 나의 문제구나 싶어서...
    그런데 내감정을 표현하고 싶어도 그사람도 나처럼 똑같이 상처받는게 너무 싫어서 표현을
    안하게 되는데, 어떻게 표현하면 될까요?
    내가 그순간 느낀 감정을 있는 그대로 과장하지 말고 말하라는 데,
    그 순간에는 정말 아무말도 안나오고 내가 움츠러들고 내가 죄지은사람처럼되고,
    정말 바보같지요? 우리 큰아이도 이처럼 되는 것 같아서 마음이 아파요.
    타고 나는 것도 있겠지요?
    고칠 수 있는 방법 있다면 알고 싶어요.

  • 6. 그러게요
    '08.12.14 3:37 PM (61.105.xxx.12)

    원글님
    저도 그래서 자기주장훈련, 자기표현훈련에 관한 책을 읽고 있습니다.
    실생활에 활용되고 도움되네요.

  • 7. 그런데요
    '08.12.14 9:33 PM (125.178.xxx.15)

    현자들은요 남의 언행에 그다지 신경 안쓴답니다
    제가 많은 분들을 접해보면서 배운거는, 쉽게 말해 한수 높은 이들은
    한수 아래들의 무례함에도 별 개의치 않더군요
    자기주장 자기표현에도 순하게 하는법을 배우시면 좋겠어요

  • 8. 축하드려요
    '08.12.14 11:50 PM (124.50.xxx.32)

    깨닫게 되셨다니 이제부터라도 덜 손해보고 덜 가슴아프게 사실수 있을거에요.
    주변에 그런사람이 있어서 안타깝게 보았더랬습니다.
    싫은일조차도 감수하면서 끙끙 앓는 모습이 이해되지 않았었는데....
    항상 양보하고 자신의 의견은 내세우는 법이 없고 항상 손해보고.....
    힘들면 주변에 하소연도 합니다. 센?사람들에게 당한 것을....
    자신을 더 도덕적 우위에 놓고 합리화합니다 은연중에..그리고 위안도 받지요. 자신이 착한사람이라당하고 산다고...
    해야할 말을 못하는 것과 착한 것은 좀 다르지만 그렇게 고착화되어갑니다.
    한발 떨어져 관찰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보면 "그건 좀 아닌 것 같아, 난 이게 좋으니 이걸로 할래,
    내 생각은 좀 달라서 난 이쪽으로 갈래...... 등등 " 간단한 한마디면 될 것을
    그 한마디가 어려운가 봅니다.
    그러다가 센?사람은 조그만 악?을 누리다가 점점 더 큰 것도 받아주니 거기에 익숙해져가고
    제3자 입장에서보면 무지 이상한 관계가 유지되다 결국엔 큰사건으로 관계가 깨어지더군요.
    자신을 표현하시는 게 처음이 힘드시겠지만 나쁜 사람에겐 나쁜행동을 맘껏 펼칠만한 만만한 사람을 찾아내는 묘한 능력이 있으니 그런 여지를 남기지 않도록 조심하셔요.
    건투를 빕니다.

  • 9. ,,,
    '08.12.15 12:27 AM (116.120.xxx.164)

    옳으신 말씀이세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58973 남편 양복 살 아울렛은... 2 몰라용 2008/12/14 544
258972 갑자기 깨달은 것 하나... 9 인간관계 2008/12/14 1,812
258971 지금 사는게 힘들어요 8 로즈다이앤 2008/12/14 1,524
258970 인터넷으로 친구와 실시간 대화하는 방법 알려주세요 3 수다조아 2008/12/14 340
258969 제사 예절좀 알려주세요. 5 제사물림? 2008/12/14 396
258968 초 5학년 올라가는 아이 가방구입 추천해주세요 어디서? 2008/12/14 162
258967 부직포 밀대 청소기 1 어디서 사면.. 2008/12/14 441
258966 남편이 정관수술을 했는데 복원해서 아이갖은분 계세요? 7 임신 2008/12/14 1,623
258965 제 상태 좀 봐주세요(아무래도 노화가 심하게 오는것 같아요) 1 서른아홉 2008/12/14 1,106
258964 특정대학 비하는 아니지만... 3 조심스럽게 2008/12/14 1,252
258963 물병, 스텐 VS 유리 어떤게 나을까요? 3 . 2008/12/14 499
258962 호떡이 넘질어요 ㅠㅠ 12 하늘 2008/12/14 628
258961 나이트를 가서 부킹을 하고도 전혀 꺼리낌 없는 여자 96 사탕 2008/12/14 11,961
258960 홍대 교육학과, 한양대 교육과 어디 등록 해야할지.... 조언좀 주세요. 17 고민 2008/12/14 1,831
258959 0.5도 올라가는데 보일러가 몇시간씩 돌아가네요... 1 주부 2008/12/14 548
258958 뉴스킨이 다단계인가요 7 nuskin.. 2008/12/14 1,643
258957 메주에서 탄 냄새가 1 메주 2008/12/14 190
258956 한국며느리 7 일본 며느리.. 2008/12/14 1,444
258955 구리시 미국소 안쓰는 어린이집 있을까요?? 2 고민중 2008/12/14 174
258954 칫솔은 어떤것이.. 2 20개월아가.. 2008/12/14 258
258953 프랑스 여자들 이쁜가요? 34 로얄 코펜하.. 2008/12/14 5,357
258952 로제타월드 2 외국어 공부.. 2008/12/14 546
258951 자랑으로들려요 15 서울 명문대.. 2008/12/14 1,449
258950 AP가 뭐예요? 국내 대학 진학해도 필요해요? 5 에이피 2008/12/14 801
258949 오렌곤에 있는 포트랜드 정보 8 포틀랜드 2008/12/14 557
258948 아침부터 스트레스 쌤 책 주문.. 2008/12/14 282
258947 (급질)구두 사이즈 어떻게 정해야 하나요? 2 갓난이 2008/12/14 191
258946 모유수유중 감기 걱정이에요, 9 / 2008/12/14 661
258945 아는분에게 김장김치를 한박스 받았는데.. 6 감사감사~ 2008/12/14 1,359
258944 제가 왜 이럴까요? 4 2008/12/14 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