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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자게에 올라온 유아 성추행에 대한 글을 보면서

... 조회수 : 1,001
작성일 : 2008-12-12 11:27:58
요즘 자게에 올라온 유아 성추행에 대한 글을 보면서
시간이 갈수록 제 맘속에 잘한 행동이었는지 질문이 끊이지 않는 몇년전쯤의 그 일이 생각납니다.

이 기회에 여러 의견들도 들어보고 싶습니다...


제 딸아이 6살때입니다. 멀리서 형님과 9살 7살된 사촌오빠들이 놀러왔죠.
어른들은 거실에서 이야기 하며 있었고
아이들은 오랜만에 만나 조금은 서먹하기도 하고 반갑기도 한 분위기에서
당시 3살 이였던 제 아들까지 합세해 이방 저방 다니며 신나게 놀고 있었습니다.

한참 잘 놀고 있다가 갑자기 제 딸아이가 울면서 나와 하는 말이
00오빠가 발로 자기 잠지(딸아이 말 그대로 표현해서..)를 아프게 찼다고 아프다며 막 우는겁니다.
저는 놀래서 많이 아프냐 어쩌다가 거기를 발로 찬거냐고 물었는데
이 9살 짜리 남자 아이는 아무 말이 없는겁니다.

저는 "00 오빠가 놀다가 실수로 그랬나보다.. 많이 아퍼?" 하며 아이를 안고 달래는데
그 순간 울 딸아이의 분명하고 앙칼진 한마디
"아냐!   놀다가 그런거 아냐, 일부러 그랬단 말야!"

아이 표정과 말을 볼때 뭔가 이상하다 눈치 채고 딸이를 앉혀 놓고 자세히 물어봤죠..
어쩌다 그런건지.. 그러다가 정말 기각막힌 소리를 들었습니다...

아까, 00오빠가 내방에서 자꾸 팬티 내려보라고 해서 싫다고 했다고
그리고 엄마 방에서 노는데 자꾸만 일부러 발로 내 잠지를 찌르고 차서 아파서 울은거라고.
00오빠 나쁘다고...

기가 막히더군요. 겨우 9살짜리가..
하지만 그 순간 이 일을  어찌 해야 하나..
사촌간에... 어린아이들 사이에 이 일을 어찌 해야 현명하게 해결하는 것일까
정말 당황스럽고 화가나 정말 순간 멍~ 했었습니다.

9살짜리를 불러서 " 너 왜 **이한테 그랬니? 그러면 안돼지. 거기는 소중한 곳이야. 그런 곳을 발로 차면 안되지.
그리고 궁금해도 보여달라고 하는거 아냐. 너는 다른 사람이 네 고추 보여달라고 하면 기분 좋겠니?"
하고 낮은 목소리로 타이르듯 말했고

자초지정을 같이 보고 있던 형님이 남자아이를 데리고 방으로 들어갔습니다.
야단치는 듯한 소리가 들리더군요...

거실에서 세게 맞았는지 많이 아파하는 딸아이를 안고 달래면서 수만가지 생각이 교차했습니다.

여자 형제가 없으니 호기심에 그럴 수 있을까?
큰 의미 없이 한 짖궃은 장난중 하나 였을가?
9 살이면 어느정도 알 나이인데 얼마나 혼내야 하는걸까?
너무 혼내면 내 딸아이나 그 아이나 둘다에게 또렷한 기억으로 남아 나중에 상처가 되는건 아닐까?

거의 1년만에 만난 멀리서 비행기 타고 작은집에 놀러온 사촌...
어렵게 온건데...   우리집에 온 손님인데...
내가 어찌해야 하나.....


그런던 중 방에서 큰소리가 나며 아이가 우는 소리가 나서 방문을 열어보니
형님은 너 이럴꺼면 집에 가자며 가방을 메고 애를 잡아 끌고있고
아이는 안간다고 울면 버티고 있더군요...

휴~..... 저도 모르게 형님을 말리고 애를 잡고 타일렀습니다.

" 여자애들은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하지..  그래 궁금할수 있어.
하지만 보여 달라고 하면 안돼는거야. 그리고 ** 이는 네 동생인데
네가 잘 보호해 주고 데리고 놀아야지. 싫다는데 계속 장난치고 아프게 하면 안된다."

그리고는 방에서 나와 다른 아이들은 데리고 놀이터로 갔습니다..
울 딸아이는 언제 울었었냐는 듯이 신나게 놀더군요.

형님은 미안하다고 하고
그리고 그냥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잘 놀고 잘 지내다가 사촌들은 갔습니다.
물론 그 후로는 절대 아이들 끼리만 방에서 놀지 못하게 하고 항상 제 눈은 딸아이를 주시했죠..

그러면서도 저 스스로 그 9살짜리를 계속 잠재적 위험요소 쯤으로 보고 있는게 미안하기도 하고
역지사지로 만약 내 아들이 커서 그런 실수를 저지른다면 나는 어찌 했을까? 스스로에게 물어보기도 했죠.

딸아이에게는 잘 했다고.. 그곳은 소중한 곳이니까 아무도 보여주면 안되고
항상 엄마에게 모두 다 이야기 하라고만 해 주었지요.
몇년전 일이지만... 기억에 또렷이 남아 있습니다.

요즘 자게에 올라온 글을 보면 우리 딸보다 더 어릴적 일이지만 기억하고 있는 분도 계시고
미흡하게 대처했던 엄마를 원망하는 글을 보면서...
혹시나 울 딸도 말하지는 않지만 이 일을 기억하고 있지는 않을까?
그때 사촌오빠가 울 딸에게 잘못했다 미안하다는 말도 안했는데...
엄마로서 내가 좀더 강하게 울 딸 입장에서 생각하고 행동했어야 했던건 아닐까..
후회도 남습니다...

만약 그랬다면 형님네는 정말 다시 비행기 타고 집으로 돌아갔을 수도 있었겠다 싶기도 하고
9살짜리 사촌 오빠에게는 정말 큰 상처로 남았을 수도 있었겠죠?

가끔 딸아이가 뭘 만들거나 그리고 있을때 지나가는 말로
"00오빠 우리집에 놀러왔을때 기억나? 엄마는 왜 기억이 잘안나냐??? 뭐 했지 우리?"
하고 물어보면..
"어디어디에서에서 밥먹고 큰엄마가 장난감 뭐 사주고... 어디 갔었고.. "
하는 것만 이야기 하네요... 기억 못하는것 같기도 하고...
나름 속이 깊은 아이라 기억하지만 말 안하는것 같기도 하고...

지나간 일이지만 제가 어떻게 했었어야 가장 현명했을까요?
그리고, 울 딸아이는 정말 기억 못하고 있는건지.....  한번쯤 다시 이야기 해봐야 할런지요?
어떻게 물어보고 어떻게 이야기 봐야 할까요?

아니면, 이대로 계속 쭉 잘내면 되는걸까요.....?
IP : 63.95.xxx.254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무래도
    '08.12.12 11:31 AM (121.183.xxx.96)

    ...상담센타에 한번 문의해 보세요.
    어쨋거나 그 사람들은 여러 상담사례가 있어서
    확실히(강의 들을때 보면) 보는 시각이 보통의 엄마들과는 다르다는걸 느꼈거든요.

    전에 라디오 듣다가 적어놓은 전화번혼데(전 남아를 키우지만..다 적어놓고 있어요)
    서울 338-5801(성폭력 상담소) 입니다. 그때 나온 상담자가 말을 꽤 설득력있게 잘하더라구요.
    물론 그 상담자가 전화를 받을지는 모르겠지만요.

  • 2. ..
    '08.12.12 11:33 AM (203.142.xxx.230)

    저는 원글님이 당시 하실 수 있는 최선의 행동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아이에게 다시는 그 얘기를 꺼내지 않는게 좋겠다고 생각됩니다.

    아이에게 잊혀졌으면 다행이고
    만약 안 잊혀졌다 하더라도 다시 얘기를 꺼내는 것은
    아이를 도와준다기 보단 '그래, 그건 의미 있는 사건이었어'라는 분위기가 될 것 같습니다.

    그 때 일은 언급하지 않고,
    에둘러서 앞으로의 성교육에 관심을 두고 아이를 돌봐주시는게 좋겠습니다.

  • 3. 참을수 없습니다.
    '08.12.12 11:51 AM (58.140.xxx.200)

    기억해요. 머리좋은 아이들은 24개월때 일도 기억합니다. 배변교육할때의 일까지 기억하고 잇는 저로서는,,,,머리좋은것도 머리 아픕니다.

  • 4. 원글님
    '08.12.12 11:54 AM (222.106.xxx.201)

    따님이 지금은 잊은 듯 해도 시간이 흐른 후에 기억날 수도 있구요 상처로 남아 있을 수도 있어요
    제가 5살때 동네 아저씨가 우리집 마당 외진 구석에서 저를 안고 막 얼굴을 비벼댄 적이 있었어요
    저는 그 때 무섭고 싫었지만 반항을 못했고..엄마에게도 말 못했어요 그리고 기억에서 잊어 버렸어요
    그런데 성인이 된 후에 그 기억이 되살아나면서 매우 불쾌하고..그 아저씨가 증오스러웠어요
    앞으로 따님이 성에 대해서 알게 될 때에 그 그 기억이 되살아 날찌도 모릅니다
    그 때 그 분노감을 공감해 주고 잘 풀어 주세요

  • 5. ...
    '08.12.12 12:11 PM (63.95.xxx.254)

    원글입니다... 저도 우리 딸이 기억하고 있을것 같아요.
    하지만 ..님 말처럼.. 구체적으로 제가 먼저 물어보는것은 '의미있는 사건'
    '더 또렷한 사건' 으로 만들것 같아 아주 가끔씩 지나가듯 물어봤지만요.
    엄마로서 느껴져요. 기억하고 있는것이...
    동생이 신생아 일때 아기가 물내리는 소리에 자다 깨서 놀랠까바 쉬하고 변기에 물을 안내렸다는
    마음결이 참 고운 아이이거든요.
    그래서... 후회가 남습니다...

    동서지간, 우리집에 손님에 대한 예의, 잘못한 아이가 받을 상처까지 생각하느라
    정작 가장 중요한 우리 딸애가 받았을 상처에 대해 제대로 보듬지 못한 자책감이 듭니다...

  • 6. 어제...
    '08.12.12 12:18 PM (124.111.xxx.92)

    아이고... 참 현명하기도 힘듭니다.

    바로 어제,
    아이를 데리고 신나게 동네를 도는데 이웃 할아버지를 만났습니다.
    '안녕하세요' 인사하는 아이를
    할아버지는 이쁘다고 두 손으로 볼을 쓰다듬네요.
    헉,
    순간적으로 '안녕히 가세요' 인사하고 내빼듯이 아이 손 끌고 돌아왔습니다.

    '인사 잘해서 이뻐. 근데, 할아버지나 다른 사람이 얼굴 만지거나 하면
    얼른 헤어져 와야해. 세상엔 좋은 사람도 많고 나쁜 사람도 많은데
    우린 누가 좋은 사람이고 누가 나쁜 사람인지 알 수가 없어서
    무조건 조심해야하는거야. 알았지? 누군가 몸을 만지려 하면 '싫어요'하고
    똑똑하게 말하고 얼른 도망쳐야하고!'
    그랬더니 아이는
    '엄마가 있어서 다행이다' 합니다 ㅠㅠ

    착하고 해맑은 아이에게 이런 말을 해야하는 사회가 원망스럽습니다.

    그래도 못미더워 집에 돌아와 얘기합니다.
    '항상 상냥하고 부드러운 말을 써야하지만, 너가 젤 미운말을 써야할 때가 있어.
    그건 바로 누군가 네 몸을 만질때야. 그땐 세상에서 젤 미운 소리로 소리쳐도 엄마가 야단치지 않아.
    잘했다고 칭찬할거야'

    원글님.
    두 아이 모두에게 상처주지 않도록 부드럽게 잘 처신하셨네요.
    저도 배울께요.

    그런데 그때 아이들에게 잘 이해시키셨는데
    궂이 다시 얘기할 필요가 있을까요?
    무엇인 현명한 것인지 저도 궁금하긴 합니다.

  • 7. 어제...
    '08.12.12 12:20 PM (124.111.xxx.92)

    '딸아이에게는 잘 했다고.. 그곳은 소중한 곳이니까 아무도 보여주면 안되고
    항상 엄마에게 모두 다 이야기 하라고만 해 주었지요.'

    라면 아이에게도 위로가 되었을거 같아요.
    전 님이 참 현명하다고 생각됩니다.

  • 8. ..
    '08.12.13 7:48 AM (98.116.xxx.45)

    아이가 기억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원글님이 하셨다는 것처럼 그런 방식으로 당시 기억을 끄집어 내는 것에 반대해요.
    원글님은 아이의 상처가 어느 정도인지 기억은 하는지 염려하는 마음에서겠지만 딸이 기억하고 있다면 그런 식으로 돌려서 떠보는 엄마에게 분노를 느낄 것 같아요. 뭔가 수치스러워서 어른들 눈치 못챌 정도로 말짱하게 모르는 척 딴짓 하는 것, 당연한 반응이라고 생각합니다.
    차라리 아무말 꺼내지 마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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