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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남편이랑 또 싸웠네요.

속상해 조회수 : 1,707
작성일 : 2008-12-09 11:49:04
아침부터 남편이랑 큰소리 내며 싸웠답니다.

결혼 15년차라고 해도

제가일찍 결혼해 아직 마흔도 안된답니다.

남편과는 네살차이구요.

결혼해서 한 10년은 무지하게 싸웠답니다.

그 흔한 성격차때문에.

10년쯤 지나고 나니, 서로에게 포기할건 포기하고, 많이 이해하는쪽으로.

남편은 자기가 참고 산다 하지만, 전 제가 많이 체념하고 산다고 생각하거든요.

여하튼 한 10년 지나니, 싸우는 횟수도 많이 줄더만요.

근데, 요즘들어 남편이랑 많이 삐끗거립니다.

술 좋아하는 남편이 간이 않좋아 술을 끊은 상태거든요.

몇개월 됐네요.

술 먹을땐 저한테 항상 암말 못하고 살았어요.

술때문에 늘 속상해하는 저한테 큰 소리칠수가 없었는데,

지금은 술도 끊은상태이구,

겉으로는 가정에 충실한 남편이 되었는데,

전 그 전이랑 달라진게 없으니,

화가나나봐요.

저도 잘해줘야지 하는데,

잘 안됩니다.

애들키우고, 집안 다스리다보면, 억세진다고 해야하나.

목소리는 왜그리 커진건지.

남편이 제일 싫어하는게 자기보다 목소리 큰건데,

감정 조절이 안됩니다.

사춘기 두녀석 키우랴,



오늘도 싸운건 아주 사소합니다.

여름부터 김치냉장고를 살려고 마음먹고 있었답니다.

사실 김치를 시댁에서 얻어먹고, 사서 먹는 저희로서는 김치냉장고가 필요 없었는데,

나이가 드니, 슬슬 김치도 담아먹어야겠고 요리에 슬슬 관심을 가지게 되니,

냉장고 하나로는 부족하더군요.

놓을 자리가 마땅찮아서,

남편도 놓을자리없다고, 그냥 이사가면 사자 했지요.

전 시누네한테 집에있는 디지털 피아노를 가지고 가라고 하고, 그 자리에 놓을려고 마음먹고 있었답니다.

추석에 시어머니께서 김치 담았다고, 주신다고 하는데,

냉장고에 넣을때가 없다고 김치냉장고 사고 싶은데, 남편이 놓을자리없다고, 못 사게한다고 했더니,

시어머니께서 김치냉장고는 있어야되지 않겠냐고 하니, 남편이 자기엄마가 말하니, 조금 마음이 흔들리는지,

시누네보고 피아노 가지고 가고, 하나 사들여주고 가라 하더군요.

아 그래서 사도 되겠구나 하고 있던차에 시누네가 피아노를 가지고 갔답니다.

김장도 해야되고해서 전 인터넷 쇼핑으로 김치냉장고 모델보고 몇개 골라놓고, 매장가서 볼려구 했답니다.

오늘 아침에 남편한테, 김치냉장고, 골라봤는데, 이말 꺼내자말자

내년 1월이면 가전제품이 싸진다더라 하는데,

그 순간 왜 또 1월이냐구, 한 목소리키웠더니,

남편이 뒷말 들어보지도 않고 또 큰소리부터 낸다고,

내가 너한테 뭐냐구.

남편대우를 해달라구 하는데.

그냥 저는 그 순간 화가나서, 감정조절이 안된겁니다.

여름부터 말한거 겨우 살까 싶었는데, 또 1월달 얘길하니.

남편은 1월달에 사자고 한게 아니고,

1월에 가전이 싸진다더라 그말 한마디 한것뿐인데,

길길이 날뛴다고, 저더러 질린답니다.

전 그랬죠.

지금 김장철이고, 여름부터 얘기하지 않았냐구.

근데, 자기가 또 미룰려구 하니, 화가 안나게 생겼냐구.

남편은 절대 그럴생각없었다구,

그냥 말했을뿐이라구.

전 그랬죠.

늘 큰소리 나게 원인제공은 자기가 하고,. 큰소리 나게 한거에 대해서는 생각안하고,


무조건 자기 앞에서 큰소리 친거에 대해서만 나한테 나쁘다고 말하냐구 했더니,

듣기 싫다는겁니다.

그리고 한 20분 싸웠네요.

근데요.


남편이 그만 살잡니다.


순간 멍해지는게.

15년 살면서 남편한테 이런말 처음 들었답니다.

아무리 싸워도, 제가 늘 못살겠다 했어도 남편이 이런말 한적 없거든요.

사실 남편한테 늘 이길려구만 한건 아니고,

10번 싸우면 8번은 제가 잘못했다합니다.

좋은게 좋은거라고, 집안 분위기 험악하게 해서 좋을거 없을거 같아서.

싸우고 나면 문자로 미안하다고, 안 받아주면 받아줄때까지 간 쓸개 다 빼놓고 살살거립니다.

그럼 남편은 못이기는척 받아주고요.

남편의 문제점은 제가 항상 자기를 떠받들어주기를 바란답니다.

늘 싸우는 이유가 자기를 무시한다는거.

그동안은 자기가 술때문에 저자세였는데,

이젠 아니다라는거지요.

자기가 할만큼 다하고 있는데, 여전히 큰소리내는 제가 싫은게지요.

남편이 안 살고 싶다고 까지 했으니, 또 남편한테 잘못했다  빌어야하나요.

저도 홧병날것 같답니다.








IP : 59.4.xxx.33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저도
    '08.12.9 11:55 AM (218.147.xxx.115)

    홧병날 거 같네요.
    아니. 도대체 왜 그냥 그런 말을 할까요?
    뻔히 필요한 물건 여름부터 내내 고민하고 결정짓고 사려고 맘 먹은거 모르는 것도 아니고
    왜 필요없는 말을 해서 꼭 사람 기분을 긁어 놓을까요?
    저희 남편도 그런 편이거든요. 꼭 할 일도 궁시렁 궁시렁. 꼭 계획했던 거 할거면서도
    이렇네 저렇네.. 정말 무슨놈의 불평 불만이 그리 많고 꼭 상대방 기분을
    확 버리게 하는지 이해가 안가요.

    또 내가 정말 생각없이 그냥 한 말이었는데 상대방에게 상처가 됐거나 혹은 오해가 되었다면
    기분좋게 풀어줘야 하는 거 아닌가요?
    휘발류는 자기가 뿌려놓고 왜 불이 안꺼지고 활활 타냐고 되려 성질내면 어쩌자는 거에요.

    으..정말 남자의 저런 생각없는 행동들이 질려요.

    그냥 사려고 하셨던거 사시고 특별한 말씀 하지마세요.
    좀 생각이란걸 할 수 있게 내버려두면 뭐라도 느끼는게 있지 않을까요?

  • 2. 아이구...
    '08.12.9 12:01 PM (221.139.xxx.183)

    마음 푸셔요... 정말 부부 싸움은 아무것도 아닌일에 욱해서 시작되는거 같아요...
    그맘 저도 압니다.
    근데 남편분도 완전 틀린말 한 것도 아니니 소리치시지마시구 잘 얘기했음 좋았을걸요...
    우선 대리점가서 가격조사해보고 이것저것 물어보고 언제살지 의논해보자고 좋게 얘기하시구 푸세요...
    아침부터 소리질러 미안하다 하시구요...
    이노무 남자들은 그냥 애 대하듯 하는게 최고지요 뭐...

  • 3. 받들어 주기
    '08.12.9 12:03 PM (221.138.xxx.55)

    바라는건 님의 남편 뿐 아니고요.ㅎㅎ
    대개의 남편들이 다들 그렇지 않나요?
    사실 여자들도 받들어주면 좋잖아요.

    저는 40대 중반인데 남편이 목소리 점점 커진다고
    예전에는 뭐라해도 그냥 수긍하고 말았는데
    요즘은 토를 달고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다고 하대요.

    남성 호르몬이 늘어서 그런거냐고 묻던데...
    ㅎㅎㅎ
    그게 잘 수그러들지 않고 자꾸 발끈해지는거
    정말 호르몬 탓일까요?

    빌것 까지는 없고 잘 화해하고 넘어가세요.
    좋은게 좋은거니까요.
    김치냉장고 땜에 이혼까지 불사할건 없으니까요.^^

  • 4. 평안과 평화
    '08.12.9 12:07 PM (58.121.xxx.166)

    원글님.
    어떤 날은 맑음이였다가 어떤 날은 흐림, 그리고 비옴.
    이런 변화는 대게 남편의 눈길, 목소리에서 오는 거였습니다.

    나의 여러 심적인 변화의 중심에 남편이 있듯이
    남편들 또한 마찬가지 아닐까요?

    서로 품격있게 대화하고,
    조용한 목소리로 대화하고,

    오늘부터 목소리를 한 옥타브 낮추고
    대화를 시도해 봅시다.
    조용한 말소리는 큰 소리보다
    훨씬 설득력이 있다는데.

  • 5. 큰딸
    '08.12.9 12:16 PM (211.253.xxx.34)

    울 남편이랑 똑 같네요.
    전 가격조사 다해놓고 거의 저질리기 바로 전에 통보식으로 말해요
    19년 살더니 이젠 뭐 산다면 거의 포기하고 알았다고....

  • 6. ...
    '08.12.9 12:17 PM (142.68.xxx.239)

    내년 1월에 가전이 싸진다더라....
    그말이 내년에 사자는 뜻이었던것 같은데요...
    단지 원글님이 먼저 말씀하시는 바람에 발뺌을 하시는거지요...
    집안 살림 장만하는데 것도 김치 냉장고 뭘그리 참견을 하시는지...
    전 말만들어도 숨이 막히는거 같아요...
    그냥 사면 않돼나요...
    김장할려면 꼭 필요하잖아요...
    윗분 말씀처럼 그냥 할일 하시고 스트레스 너무 받지마세요 ...

  • 7. 속상해
    '08.12.9 12:33 PM (59.4.xxx.33)

    정말 산넘어 산이지요.
    제가 젤로 살면서 힘들어 하는게 남편과의 관계랍니다.
    그냥 두리뭉실하게 살고 싶어요.
    몇년살다 말것도 아닌데...

  • 8. ...
    '08.12.9 12:34 PM (222.106.xxx.201)

    남편분이 알뜰한 건 좋은데...지나쳐서 쪼잔한 남자 될 수 있겠네요
    사줄 거 걍 필요할때 사주지..그리고 그만한 일에 이혼하자는 것도 우습구요
    속좁은 남자가 쓸데 없는 권위의식 남성 우월의식은 강하답니다 열등감의 이면이지요
    남자들이 나이들면서 더 쫀쫀해지고 예민해지고 여성홀몬이 과다분비되어선가요?
    제 남편도 46인데요 젊을땐 컴끼고 살면서 집안 일에 무관심하던 사람이...
    이제 나름 자기관리한답시고 어찌나 집안 일에 잔소리를 하고 참견을 하는지요
    나이들어 가면서 남편이 좀 편하게 해 주면 좋으련만..산 넘어 산이네요
    제발 집안 일은 아내에게 맡겨 달라고 하세요 바깥 일이나 잘 하시고..
    제가 열 받네요

  • 9. ...
    '08.12.9 12:40 PM (222.106.xxx.201)

    그리고 남들 이미 다 있는 김치 냉장고를 이제사 사는 건데...
    아내가 사치하는 것도 아니고 두고두고 가족들 먹거리 저장할 필수품 장만하는건데
    왜 그리 속좁게 구시는지...댓글 보여 주세요
    얼마나 큰소릴 냈는지 모르지만 남편분이 이미 사기로 다 결정한 상태에서
    또 뒤로 미루는 걸로 들리기에 충분한 발언을 하셨네요
    남편분이 먼저 사과하시면 큰소리 낸 거 사과하세요

  • 10. 속상해
    '08.12.9 12:41 PM (59.4.xxx.33)

    절대 알뜰한건 아니에요. 펑펑씁니다.
    남편이 원하는건 자기 무시하지 말라는겁니다.
    제가 무시한적 없거든요.
    괜한 자격지심이지요.
    눈치보고 사는게 누군데..

  • 11. 진짜.....
    '08.12.9 12:53 PM (121.157.xxx.127)

    아니, 귀금속이나 모피(나혼자 걸치는)을 산다는것도 아니고..
    가족들이 다 사용하는 생활가전을 산다는데... 뭐 일일이 상의해야하는건지..
    전요. 내몸에 바르는거 아닌이상 생활가전이나 주방가전은 내가 알아서 삽니다.
    물론 생활비 남편에게 매달 받는처지지만..
    어지간한거는 생활비에서 모아서 사고요, 20만원 넘어가는것은 달라고 요구합니다.

    그리고 이혼이요?
    저도 11년 살면서 남편한테 숨이 막혀 '당신과 더이상 살다가 정신분열이 오던지 저산소증으로 숨막혀 죽을거야' 했더니요. 남편왈 "난 답답해서 숨이 막힐지경이다!" 이러더군요.
    피해자는 저라고 생각했는데, 그말듣고 남편도 같은 피해자였구나 생각했어요.
    그뒤로 싸움은 없고 저의 궁시렁만 늘었어요.

  • 12. ...
    '08.12.9 1:00 PM (222.106.xxx.201)

    남편 분 자존감이 낮은 분입니다 마음에 상처도 있는 듯... 그런 사람은 자기애가 참 강하고요
    상대방의 말에 쉽게 분노하고 못견딥니다
    저희도 부부가 함께 상담이나 세미나 받으러 다닐려고 합니다
    문제의 근원을 해결하지 않는 이상 살면서 언제든지 이런 일은 반복될거 같아서요
    부부가 받는 8주코스의 부부사랑만들기 프로그램 추천합니다
    메일 주시면 자세한 거 알려드릴께요 rahel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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