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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 불안해하면 유난 떠는 건가요

씁쓸 조회수 : 990
작성일 : 2008-12-04 14:53:15
안녕하세요

오늘 친한 언니와 통화하다가 먹거리 얘기가 나왔습니다.
언니에게 돌 지난 아기가 있거든요. 언니 요즘 먹거리 때문에 불안하지? 라고 물어보고
당연히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눌 줄 알았어요.

근데.. 아니...난 그런 거 신경 안쓰고 산다. 라는 짧은 답.
순간적으로 당황스럽더라구요. 아기 키우는 엄마라서 저보다 훨씬 예민할 줄 알았는데 이게 제 착각이었나봐요.

그냥 아무거나 잘 먹는 아이로 키울 거랍니다. 멜라민이니 광우병이니 그런 거 모르겠고 알고 싶지도 않고
또 그런 거 신경 쓰기 시작하면 끝도 없다면서요.

저더러 너는 요리에 관심 많아서 그런 거 따지고 사냐고 하더라구요.

근데 제가 이렇게 유난 떤다는 소리를 처음 들은게 아니랍니다. 회사에 동기와 도시락을 먹으면서 먹거리 얘기를 했다가 똑같은 대답을 들었어요. 그렇게 하나씩 따지고 들면 먹을 거 하나도 없다. 유난 떨지 마라..라구요.
그 동기는 먹거리 불안해서 도시락을 싸 오는 건 아니었거든요. 나가기 귀찮고 돈 아끼려고 싼대요.

전 30대 초반이고 아직 아이는 없지만 아이를 낳아도 정말 걱정스러울 것 같은데, 애기 키우는 다른 친구들은 제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먹을 거리에 대해서 관심이 없는 걸 보면서 제가 유난을 떠는 건지 정말 모르겠습니다.

회사에서도 또래 결혼한 후배들과 장보는 것 얘기를 해도 저만 민감해요. 다들 대형마트 3사에서 미국 소고기를 파는 것도 모르고 있고, 또 굳이 가려서 안 먹지도 않는답니다. 한살림이니 생협도 전혀 모르구요. 점심때 가끔 설렁탕 먹으러 가자고 할때가 제일 난감해요. 저만 싫어하거든요;;;

아까 통화하면서 마지막에 농담으로 언니 우파인가보네 ㅎㅎ 라고 했는데 그것도 딱 정색을 하더라구요.
난 그런 거 모른다. 우리집은 신문도 안본다. 라구요...

오랫만에 통화한 언니랑 왠지 모르게 불편하게 전화를 끊고 나서 일도 잘 안됩니다. 언니도 기분이 별로인 것 같더라구요. 제가 너무 잘난척 하는 걸로 보였을 지도 모르겠어요.

그렇다고 뭔가 사과를 하기도 그렇고 마음이 답답해서 글 썼습니다. 82 회원님들은 제 마음 아실텐데...
저만 유난 떠는 거 아니잖아요. 그렇죠? ㅠㅠ
IP : 61.82.xxx.123
2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무식이죠..
    '08.12.4 2:55 PM (116.34.xxx.83)

    그런 성격은 무던한게아니라 무식이죠..
    중국에서 애들 분유먹이고 죽어나간거 모른답니까.. 모르니까 그러겠죠.. 알면 그런 소리가 나올까요
    다 무식한거죠.. 무식앞에 장사 없다는 진리! 무식하면 용감하죠..

  • 2. 바보들
    '08.12.4 2:56 PM (122.43.xxx.115)

    저는 세상에서 제일 싫은 말이 먹거리 걱정하는 얘기할 때 "그렇게 따지면 먹을 거 하나도 없다"는 말이예요.
    먹을게 없으면 따져서 먹어야 하는 거 아닙니까???

  • 3.
    '08.12.4 2:56 PM (221.146.xxx.140)

    전화한 분은 보통보다는 무던하고, 글쓰신 분은 보통보다는 민감하신 것 같은데요. 제 주위 사람들을 대비해서 보면..

  • 4. 흐흐..
    '08.12.4 2:59 PM (124.49.xxx.213)

    그렇게 대범하고 무심하게 먹다가 애들 아토피로 고생하는 1인입니다.
    그저 옛날 생각해서 - 우리 땐 그냥 먹고도 잘 살았...- 괜찮겠지 했더랍니다.
    듬뿍 듬뿍 좋아하는 거 마구 먹고, 달고 맵고 기름지고... 거침없이 먹고 먹였습니다.
    그 결과는..........ㅠㅠ
    나중에 고생해보면 후회하겠죠.
    특히나 멜라민 광우병 이런 건 후회할 새가 없으니.... 어쩌겠어요.
    걱정 마시고 아는 사람들은 알고 실천하며 살아야죠. 굴하지 말구요.^^

  • 5. 저두요
    '08.12.4 3:04 PM (219.240.xxx.253)

    저도 맨날 그런 주변사람들때문에 속터져요
    심지어는 호주산 고기가 미국산 고기보다 더 좋아 아앙 그럼 이제 호주산 먹어야 겠네라고
    말하던 3살짜리 애 엄마도 있었어요 ㅠㅜ
    아니 그게 단순비교가 되는 거랍니까

    다른 사람은 미국산 쇠고기 삼만원어치 사서 몇가족이 배부르게 맛있게 먹었다고 자랑하는 사람이 제 주변에 있어요 붙잡아 놓고 가르칠수도 없고 자긴 그런거 신경안쓰고 산다고 하는데
    4살짜리 자기딸도 그럼 미국산 먹였을꺼 아녜요 속이 터집니다요

  • 6. ..
    '08.12.4 3:09 PM (61.40.xxx.234)

    언니가 좀 심하시긴 했는데요
    통화하기전에 좀 기분이 안좋았을수도 있겠구요.
    아기 키우는 엄마가 멜라민도 알고싶지 않다는건 님이랑 그런 대화를 하는게
    단순히 싫어서 그런걸수도 있어요.
    저도 먹거리에 관심이 많긴 하지만 제주변에 통화하면 매일 그런 얘기만 하는 친구가 있어서
    그런지 그 친구랑 음식 주제로 얘기하다보면 그냥 피곤해져서
    얼버무리고 피하고 싶어지더라구요.
    관심이 없고 무시하는건 아닌데 정말 얘기하다보면 맘놓고 먹을꺼리가 없어서
    저도 답답해지거든요..
    내가 직접 농사짓고 만들지 않는 이상 대안이 확실히 있는것도 아니고
    의심하려들면 정말 기존제품중에 안심하고 먹을만한 식재료가 뭐가 있을까 싶네요.
    안먹고 살수는 없고 오히려 그렇게 대놓고 난 신경 안쓴다 그래도
    다들 마음 속에 의심과 불안은 가지고 있겠지요
    님이 자꾸 말을 꺼내서 마음속의 불안을 상기시키는게 상대방은 짜증날수있어요.

  • 7. 식문화에
    '08.12.4 3:11 PM (221.153.xxx.84)

    전혀 관심없는 사람인가 보네요.
    여기 회원들은 아무래도 음식에 대한 관심이 많은 분들이 모이시니까
    여기서는 당연한 관심사니까 다른 곳에서 화제가 되지 못하면 좀 의아하기는 해요.
    저도 그런 경우 많이 느끼거든요.

    근데...광우병이나 멜라민이나....먹는 문제만이 아니라 시사문제 아닌가 싶어요.
    왜, 세상사는 일에 관심들이 없으실까......

  • 8. 유난떠는게 아니라
    '08.12.4 3:12 PM (122.100.xxx.69)

    얘기해주면 고맙죠.
    사실 살아가다보면 그런데 신경 쓸 틈 없는 사람도 정말 많거든요.
    고로 뭐가 좋은지 나쁜지 모르고 따질 시간도 없고...
    그래서 저는 누가 가르쳐주면 고맙다고 할것같은데.
    큰마트 쇠고기 문제도 저처럼 이렇게 인터넷에 죽치고 있는 사람만 알지
    실제로 바삐 아르바이트 다니고 이것저것 배우러 다니고 애들 데리고 어디 자주가고 하는 엄마들은
    또 모르더라구요.
    이런거 모른다고 무식한건 아니죠.
    모르면 가르쳐주면 되고 가르쳐줘도 안받아먹는건 그 사람들 팔자죠 뭐..

  • 9. 적당한
    '08.12.4 3:15 PM (125.181.xxx.43)

    통제와 절제는 현대 사회에서 필수라고 생각해요... 특히 먹는 문제에 있어서는 더 꼼꼼하게 따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원글님이 유난떠는게 아니라, 그 통화하신 분이 무지하고 무식한거죠...
    삶을 유지하는데 치명적인 결함이 있는 것을 가지고, 유난이라니요...-_-;;;

  • 10.
    '08.12.4 3:44 PM (121.168.xxx.10)

    주위도 대체적으로 그런 편이예요. 유난떤다, 골치아프게 신경쓰느니 편하게 먹는 게 더 건강한 거다, 심지어 오래 살고 싶은가보네-_-; 합니다. 그러면 그러죠. 사는 동안 아프지 않고 살려고 이러는 거다! 라고요. 얘기 안 하고 저 혼자 알아서 챙겨먹은지 꽤 됩니다.

  • 11. 저도...
    '08.12.4 3:47 PM (117.110.xxx.23)

    저도 먹을거 엄청 고르고 따지고, 한살림에서 주로 사다먹는데요
    성격상 말을 꺼냈다 안통하는 사람하고는 다시는 화재에 올리지 않는 성격이라
    먹을거리 얘기가 나와도 걍 모른척 넘어가요..
    의외로 먹을거리 까다롭게 고르는 사람이 아픈데는 더 많더라~라는
    시각을 가진 젊은 사람들이 많더라구요..
    정치, 종교에서 추가로 먹을거리 얘기는 민감한거 같애서 저는 얘기를 않하게 되었어요.ㅡ.,ㅡ

  • 12. 그냥..
    '08.12.4 3:47 PM (115.138.xxx.150)

    좌파 빨갱이로 유난 떨면서 살려구요..
    그게 내 가족 지키는 방법인데 어떻게 포기하겠습니까...
    어떤 엄마가 저보고 그러더군요..
    너무 많이 알면 골치 아프니까 대충 눈감고 귀닫고 살래요..
    근데 못 그러겠어요..

  • 13. .
    '08.12.4 3:50 PM (220.122.xxx.155)

    그런 사람들 특징이 그렇게 따지면 먹을거 하나도 없다, 딱 요 답만 돌아옵니다.
    어떻게 그렇게 똑같을수가.... 그럼 미국고기 사먹으라 얘기하시지 그랬어요. 멜라민 들은 초유도 사먹이고, 길거리 자판기 커피도 막 뽑아마시고...

  • 14. 그러다
    '08.12.4 3:51 PM (211.57.xxx.18)

    자기자식이 아토피가 심해지고 10년 20년후에 광우병 걸리면 땅을 치면서 나라 원망할겁니다.
    원글님이나 우리가 유난을 떠는게 아니고 지극히 정상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 15. 씁쓸
    '08.12.4 3:59 PM (61.82.xxx.123)

    원글입니다. 댓글 보고 마음이 많이 위로가 되었어요. 내내 마음에 걸렸거든요.
    같이 살림하는 입장에서 정보 교환 좀 하고 싶어서 말 꺼낸게 화근이었어요.
    제가 뭔가를 강요한 것도 아니고(미국 소고기 절대 먹지 마라 등) 언니가 사는 방식이 틀렸다고 말을 한 것도 아닌데 서먹해져버렸네요. 전에 이런 주제로 얘기한 적은 없었거든요. 통화도 6개월만에 한거라서요.

    위에 글 쓰신 분들처럼 나만 혼자서 챙겨 먹어야 되나 싶습니다. 그런데 내 아이들은 어떻게 해요.
    건강하게 세상 살아야 할 아이들이 너무 걱정스럽습니다. 아마 음님 말씀처럼 제가 보통보다 민감해서 (맞는 것 같습니다;;) 아직 낳지도 않은 아이 걱정까지 하는 건지요.
    앞으로도 오늘 같은 일이 많아질 것 같은데 아예 입 닫고 살아야 하는지 고민됩니다.

  • 16. 나중에..
    '08.12.4 4:48 PM (125.178.xxx.80)

    내가 어떤 피해를 당하면 대신 아파해줄 사람 하나도 없습니다.
    내 몸과 가족을 지키는 건데 유난 좀 떨면 어떤가요. 아니, 유난도 아니지요. 우리나라 사회는 이상하게 되어서, 누가 권할 때 거절하면 이상한 사람이 되어버리는 듯 해요.
    그렇게 따지면 먹을 거 하나도 없다고요? 그럼 우리 가족은 굶고 사나..-_-;;;
    닥쳐서 후회하고 그럴 문제가 아닌데, 너무도 당연하게 생각하고 무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 17. 이 상태
    '08.12.4 4:51 PM (123.99.xxx.6)

    지금 여기서 아무것도 모르면 무식이 죄가 되는 세상입니다 광우병은 전혀 많이 먹고 적고를 떠나서 조금만 먹어도 걸린다는걸 알면 게다가 아이들 이빨이 빠지고 새로 나는 시기가 가장 면역력이 약해서 최고 발병율이 높다는걸 알면..그리고..게다가....슬프지만.. 그 광우병 환자가 만약 치과를 간다거나 수술을 했는데 정말..만약 병원에서 우교수님 말씀처럼 130도 이상 최소 4시간 이상 열소독을 하지 않음 누구라 걸릴수 있다는걸 알면.... 그런 소릴 못할텐데 말이죠

  • 18. 저도
    '08.12.4 5:02 PM (211.192.xxx.23)

    한살림 먹고 유기농이나 원산지 따지고 베이킹 하고 그러지만 나가서는 될수있으면 티 안냅니다,
    솔직히 자연스레 드러나는게 아니라 그런소리 자꾸 하는 사람보면 피곤하기도 하고,,
    그냥 자기혼자 먹고말지 뭐 저렇게 동네방네 떠느나,,하는 생각이 솔직히 들어요,
    어차피 그런분들은 소고기 원산지니..뭐니 말해줘도 안 들으니까 말도 안 합니다..
    여기서나 얘기하지요 ㅎㅎ

  • 19. 굳세어라
    '08.12.4 5:37 PM (116.37.xxx.143)

    제가 홈베이킹을 배울때 짝이 젊은 처자인데 과외선생님이더군요. 그래서 이런저런 이슈를 슬쩍 던지면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고 요리를 배우길래 혹시 쇠고기 요리 많이 하냐 물었더니 난 불안해서 못하겠던데 하니 절 별나라사람 취급하던데요.. 어쩌다 아이 먹거리 얘기가 나와서 불안해서 살겠냐 했더니 자기는 막 키울거랍니다. 아무것도 가리지 않고 아무거나 막 먹이고 막 키울거라고 아이도 않낳아서 저리 쉽게 말하는지.. 저보고 굉장히 까다로운신가보다 그러던데요.. 쯥... 우울하더군요..

  • 20. ..
    '08.12.4 8:44 PM (211.237.xxx.199)

    원래 무식하면 용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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