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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오늘이 마지막 근무예요

이젠 백수 조회수 : 1,723
작성일 : 2008-10-17 11:35:47
학교 졸업하고  이 직장에  들어와   10년  근무하면서   연애도 하고, 결혼도 했는데...

지금  회사  사정이  많이 어려워  제가  그만두기로 했는데, 오늘이  마지막날이예요


유난히  추운  이 사무실에서 (난방을 많이 해도 발이 시려워요 ㅠㅠ)  올겨울  지내지  않아도   되어 좋고....
아침마다   떠지지도  않는 눈  비비며 일어나  50분  버스에서 시달리지  않아도 되서 좋고...
미운  직장동료,  잔소리쟁이  사장님  얼굴 안봐도 좋고...
하루종일  남편 출근시키고, 잠옷입고   뒹굴뒹굴  거릴   생각에  좋고...

근데요..

10년동안  지냈던 익숙했던   사무실 풍경,내 책상,  내 컴퓨터가  없어진다고 생각하니  울적합니다
출근하자마자 마시던 커피 한잔도   오늘이  마지막이라니....
많이 미워도  했지만....  지금 저한테  미안해서   줄담배   피시는   사장님도 안스럽고...
내가  나가면 내가 하던 일까지  떠 맡아야  하는  직장동료들도  안스럽고..(일이 많이  줄었긴 합니다만)


서른도  훌쩍 넘은  단순  사무직인  제가  이제  여길  나가면  다시는 직장  구하긴   힘들거 같으니, 이젠 평생 살림만 열심히 해야 겠죠?     살림엔   젬병인데....ㅠㅠ


여자도 벌어야 한다는  시어머니는  어찌  뵐까요?

빠듯한   살림에서  월급날   조금씩  드리던  친정엄마  용돈은  이제 어쩔까요?

아직  집  대출금도  남았는데, 대출금   갚느라   여웃돈은  정말이지   정말이지  하나도 없는데..ㅠㅠ


근데요.................. 하하하하하
결혼 5년만에  불임병원 다니며   의학의 힘(?)으로  지난달에  제가  임신을  했답니다  ^^
3년동안  병원 다니며   주사맞으며   힘들었던   기억  하나도 안 나요
아이 필요없다며   고생하지  말라며   비 협조적이던   남편이  첫 초음파  사진보며  울더군요  하하하


5년만에 아이  가졌다는데도   축하한다는  말보다  직장은 어쩔거냐던  시어머님 생활비,약값이  걱정이긴  합니다만  그래도  어떻게든   되겠죠?  

얼른 이 회사   사정이 좋아졌으면 좋겠고, 남편 승진해서  월급  많이  받아오면 좋겠고,
뭣보다  우리  소중한 아기  건강하게  태어났으면  좋겠어요  하하하하

저 이제  집에서   뭐하고  놀죠?      한번도   쉬어본적이 없는데...^^;
IP : 211.216.xxx.66
1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태교
    '08.10.17 11:37 AM (118.39.xxx.120)

    많이 하시구요...임신하신거 축하드려요...

  • 2. 짝짝짝
    '08.10.17 11:39 AM (210.210.xxx.105)

    님 글 보니까 여러 생각들이 다 귀 옆에서 들려주시는 듯 정말 와닿네요.
    우선 건강하게 순산하시도록 건강 관리 잘하시구요.
    복덩이가 좋은 일 많이 가져다주길 바랄게요.
    그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 3. mimi
    '08.10.17 11:40 AM (61.253.xxx.30)

    임신하셨으면 그냥 바로 백수되셔도 됩니다...임신초기에 유산위험등으로 휴직하고 직장그만두는경우도 많습니다...아무튼 축하드립니다...어렵게얻으신 생명이니 더 정성으로....

  • 4. 축하해요^^
    '08.10.17 11:42 AM (121.169.xxx.120)

    아이 위해 태교도 열심히 하시고
    음악 듣고 영화보고 요리하고 살림하고 ㅎㅎ
    전업 주부도 할 일 많답니다^^
    임신 축하드려요,.맘 편히 몇 달 뒹굴?하시고 쉬엄쉬엄 즐거운 일만 생각하세요
    외벌이 되시니 이 집 저집 보내는 돈도 살짜쿵 줄여보시고요^^

  • 5. 아!
    '08.10.17 11:44 AM (218.147.xxx.115)

    감격스럽네요.
    5년동안 병원다니시다 귀하게 얻은 아이.
    남편분 아내가 안쓰러워 속마음 감춰가며 격려했지만
    그리 귀하게 찾아온 아이 앞에서 눈물이 ...

    원글님 귀한 아기랑 몸관리 건강관리 잘 하시고
    오랜 직장은 사실 시원섭섭 하지만 지금 가장 중요한 거 생각하시고 미련 놓으세요.
    그리고 태교 잘 하시고 아이도 순산하시고 잘 키우시다
    여유 생기면 다시 직장 잡으시면 돼요

    없을 거 같아도 또 직장도 찾다보면 인연이 있어요.
    축하드려요.^^

  • 6. 1
    '08.10.17 11:55 AM (121.88.xxx.195)

    임신 축하드립니다. 5년만에 임신이면 다녔던 직장도 잠시 접고 쉬셔야할 판인데요 뭘.
    10년 다닌 직장 끝까지 유종의 미를 거두시고 그간 미운정 고운정 들었어도 착실히 월급주시면서 보살펴주신 사장님과 직원들에게 좋은 인상 남기고 오셔요. 지금은 믿기지 않겠지만 2~3년 내에 다녔던 직장에서 다시 부르거나 그 직장에 있던 사람들이 님을 다시 사회로 부를 날이 있습니다. 정말 그렇다니깐요. 넘어진 김에 쉬어간다고 지금은 건강히 아이 낳고 알뜰히 살림하는 법 익히면서 재취업을 준비해 보세요. 35살까지는 여자도 재취업 많이 합니다. 끝까지 화이팅하세요!!

  • 7. 우와
    '08.10.17 11:58 AM (222.98.xxx.209)

    부러워요..백수
    아 난 언제쯤 그래보나..
    임신 축하드리구
    태교에 힘쓰세요
    지 먹을껀 다 갖고 태어 난다는데
    엄마 힘들까봐 미리 쉬라고 아이가 그렇게 백수 만들었나?
    ㅎㅎㅎ
    복덩이 맞네요

  • 8. 아기
    '08.10.17 12:17 PM (221.138.xxx.39)

    건강하게 낳아서 잘 키우세요.
    아기 가진거 축하드립니다. ^^

  • 9. ..
    '08.10.17 12:21 PM (121.129.xxx.49)

    축하드리려고 로긴 했답니다. 좋은 엄마 되실 거예요. 추카추카!!!

  • 10. 축하드려요.
    '08.10.17 12:29 PM (121.98.xxx.45)

    아쉽구 헛헛하시겠지만, 하늘의 뜻이네요.
    아가 건강하게 태교 잘 하시구요, 이쁜 아기 낳으시라구요...
    10년 간 직장 다니시면서 평일 낮에 누려보지 못했던 것 당분간 누리시면서 계획하세요.
    친구도 좀 만나시구요...
    아기로 인해 더 좋은 일 많이 일어나셨음 좋겠네요. 홧팅~!!!

  • 11. 조선폐간
    '08.10.17 12:29 PM (59.18.xxx.171)

    실업급여는 꼭 잊지말고 챙겨 받으세요. ^^

  • 12. 기 죽지 마시고
    '08.10.17 12:36 PM (211.218.xxx.83)

    必실업급여!!!

    시어머님...변하지 않으시겠지만
    어렵게 아이가진 며느님 이쁘게 품어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네요.

    저도 오십줄에 '사무직'이지만
    이런 업무도 여기서 종치면 끝이라는 생각에 동질감이 듭니다.

    태교에 힘 쓰시고
    잘 드시고, 운동 간간히...알죠? 힘내세요!!!

  • 13. ㅎㅎㅎ
    '08.10.17 12:40 PM (59.10.xxx.219)

    한직장에 오래계신 분들은 직장 구하기 쉬워요------ 이렇게 답글 달려고 했는데ㅎㅎㅎ
    아이가 생겼다니 축하드려요~~
    아이생각하셔서 좀 편히 쉬시는게 좋을듯 한대요...
    실업급여 꼭 챙기시고 퇴직금도 요즘처럼 어려운시기에 어디 투자하지 마시고 주머니에 꼭꼭 넣어두세요..

  • 14. 제목 보고
    '08.10.17 1:03 PM (147.6.xxx.176)

    위로할 일인줄 알았는데 축하할 일이네요^^
    아기 건강하고 이쁘게 잘 태어날꺼예요.
    그렇게 힘들게 임신하셨으면 회사사정 아니라도 쉬셔야지요.
    결혼전엔 가정경제를 책임지는 남자들이 불쌍해보이더구만 결혼하고 나니 여자라고 가정경제를 걱정 안하는 것도 아니고 살림에 육아까지 치이니 여자들이 훨씬 불쌍해요, 그쵸?
    저도 한 두달만 쉬고 싶은 맘이 막 생기지만 꾹꾹 눌러 참고 있답니다.
    뭐 쉬려면 못 쉴 형편은 아니지만서두 그 두달간 제 월급 + 애 맡기는데 드는 돈 + 유치원비 하면 너무나 마이너스가 커져요. ㅠ.ㅠ
    암튼 너무너무나 축하드려요!

  • 15. 솔이아빠
    '08.10.17 1:07 PM (121.162.xxx.94)

    아 정말 축하합니다.
    복덩이를 얻으신거예요....

    태교 잘 하시고 예쁜아이 낳으세요.

  • 16. 아꼬
    '08.10.17 2:11 PM (125.177.xxx.145)

    아이를 위해서도 이쯤에서 쉬시는 것 당연해 보입니다. 오년을 기다린 아이인데 아이가 올 때 엄마가 만반의 준비를 하고 한껏 기다린 반가운 마음으로 반긴다 생각하시고 태교 많이 하세요.
    첫애에 대한 사랑과 기대때문에 전 철이 들었는데 원글님은 철은 쉬엄쉬엄 천천히 들고 들뜬 마음으로 기쁨만땅에 매일이 행복으로 충전 되시길 바랍니다.
    얼매나 좋아요. 이쁜 아가를 만난다는 게 많이많이 축하드립니다.

  • 17. 로얄 코펜하겐
    '08.10.17 2:30 PM (121.176.xxx.155)

    초음파 보며 남편이 울었다는 부분에서 저도 눈물이 났습니다..ㅠㅜ
    남편분 정말 훌륭한 아버지가 되실 거예요.
    아내가 마음 고생 할까봐 그까짓 아이 필요없다며 시큰둥했지만 속으론 간절히 아이를
    원하고 있던 마음 깊은 남자였구만요..ㅠㅜ
    님 행복하세요..

  • 18. 백수아니고
    '08.10.17 2:52 PM (210.217.xxx.131)

    엄마되시는 거예요. 축하드려요.
    내 아이를 위해서 좀 일찍 퇴사했다고 생각하세요. 행복하게 생각하세요.
    내 귀한 자식을 무엇과 바꾸겠어요.
    월 180정도 밖에 안되는 신랑 월급땜에 어린아이 두고도 회사 못 그만 두는... 몸이 아파서 병원 다니면서도 그만 못두는 직장가진 저보다 훨씬 행복하시네요.
    건강 챙기시고 관리 잘하셔서 순산하시기 바래요.^^

  • 19. 정~~말
    '08.10.17 9:59 PM (58.226.xxx.210)

    축하드려요...
    잘 그만 두셨어요... 아이때문에라도 푹 쉬세요.. 할일은 쉬다보면 무궁무진 하답니다..
    태교 열심히 하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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