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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교육관 차이로 남편과 다퉜어요
어젯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남편 하는 말이
자기가 생각하는 교육 목표는 좋은 대학을 보내는 것이라는 거예요.
딱 집어 서울대 연고대 이대 서강대까진 가야 한다고요.
그게 무엇보다 인생을 살아가는 데 필요하다고요.
교육관에 대해선 여러 번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지만,
그때마다 전 '남에게 베풀 줄 알고 배려할 줄 알고, 통찰력 있고 자기 힘으로 생각할 줄 아는'
그런 아이로 키우고 싶다고 말했고 남편도 별다른 토를 달진 않았거든요.
그런데 갑자기 어제 해머로 머릴 쾅 치네요.
전 지금도 머리가 멍합니다.
뭐 이런 걸 남편이라고 믿고 결혼했나 싶기도 하고.
그 척박하고 속물적인 사고 방식에 화가 나기도 하고.
이후 계속된 대화는 더 절망적입니다.
애들은 스무살 까진 자기 앞길에 대해 생각할 필요도 없고
공부나 열심히 하는 게 최우선이다.
그러면 직업 얻고 그러면 된거다. 기가 막혔습니다.
솔직히 남편의 성장 과정이 어떤 것이었는지 의심이 됩니다.
사교육 과외 학원 열심히 받고 외고 졸업 후 sky 중 하나 들어가
남들보다 이른 나이에 알만한 기업에 입사한 남편..
불쌍하단 생각도 들지만, 아이 교육에 대해서니 열을 먼저 받게 되네요.
전 이야기했죠 내가 말하는 그런 아이.. 생각할 줄 알고 통찰력 있고..그런 아이로 큰다면
딱히 공부공부 대학대학 안 해도 충분히 자기 앞가림 할 수 있는 아이로 성장할 거라고
아 너무 답답합니다.
그리고 나서 오늘은 이에 대해선 별이야기 안했는데,
아침 일찍 회사로 내뺐네요. 안 가도 되는 날인데.
성적 때문에 자살한 초등학생도 있다고, 그런 애가 되면 좋겠냐고 했더니
그런 애가 어딨냐고 신문 기사를 가져와보라고 큰 소리 칩니다.
뭐든 근거를 요구하고.. 정작 자기는 근거 없이 불평하고.
진짜 짜증났어요. 같이 아이 키우고 싶지 않아요.
이런 차이 어떻게 극복하나요.
극복할 수는 있을까요?
1. 몸이 아픈 아이를
'08.10.12 6:26 PM (211.177.xxx.21)보면 달라지실거예요.
저희 시누네가 그랬었어요. 아이는 무조건 전교 1등이어야 한다고. 공부밖에 살길이 없고 SKY가 무슨 인생의 성공인양...
걸음마 할때부터 떠올릴 수 있는 사교육이란 사교육은 다 시켰어요. 그렇게 많은 유아 프로그램이 있다는건 그때 알았죠.
그 시누를 동생네가 무척 부러워 했어요. (둘째와 셋째딸 사이) 자기네도 무조건 그렇게 키운다고 각오하고 살던데요.
그럴때 둘째네 집에 둘째 아이가 태어났는데 미숙아였고 탯줄이 목에 감겨서 아이가 정상이 아니었어요. 죽을 고비 몇번 넘기고 수술도 여러차례... 스파르타로 키우던 큰애가 건강하다는 것 만으로도 감사할 줄 알게 되시더라구요.
그리고 그 언니네를 존경하던 셋째네도 자기애를 낳고 보니 건강히ㅣ 태어나준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면서 가치관이 바뀌더라구요.
아시죠? 요즘엔 환경 오염으로 중병아닌 만치병이라 일컫는 아토피와의 전쟁 만으로도 아이들이 얼마나 힘든지. 정말 건강하게 태어나 주는 것만으로도 제 할몫은 다한겁니다. 반듯하고 자기 역할 할줄 아는 아이로만 커주면 더 이상 바라면 욕심이죠.
아이 태어나기 전에 신랑과 같이 잘 얘기하세요. 아이 태어난 다음에는 의견이 분분해도 아이 위해서 큰소리 내고 싸우시면 안되니까요. 결국엔 애기 아빠도 가장 바라는건 아기의 행복일 꺼예요.2. 이제임신3개월
'08.10.12 6:36 PM (222.108.xxx.62)저도 아기 앞에선 아빠 엄마 의견 차로 다투는 모습 보이기 싫어서..
확실히 이야기했으면 좋겠어요.
그치만 저런 남편 생각은 제가 정말 싫어했던 제 아빠의 모습과도 너무 닮아있네요.
제 발등을 찍고 싶어요.3. .
'08.10.12 6:40 PM (222.106.xxx.11)이것 말고도 부부는 싸울일이 많은 거 같아요.
그런데 제 경험상, 부부싸움을 할 때는 '니말은 틀리고 내말이 맞다!'라고 극단적인 감정발산을 하게되면
오가는 말들이 쓸데없이 격해지는 거 같아요.
(쓸데없이 라는 심한 말을 쓰는 이유는, 그렇게 싸우다보면 감정상함이 괜히 너무 커진다는 의미에요.. 저도 겪어봤어요)
남편분도 아이가 잘되라고 그렇게 말씀 하시는 거고,
훌륭한 대학 가서 안정적인 직업을 가지면 좋다는 게 단지 천박하고 속물적이기만 한 사고방식은 아니잖아요.
원글님도 아이가 좋은 대학 가서 전문직 갖고 유복하게 사는 게 속물적이라서 싫으신가요? 아니잖아요..
단지 그건 좋은 인성에 따라오는 두 번째 조건일 뿐인거죠.. 원글님 생각에는요..
남편분 말씀하시는 그런 세속적인 성공이랑, 원글님이 인정하시는 '인성'이랑 한 인간안에 공존할 수 있는건데,
무슨 자살얘기가 나오고, 신문을 가져와보라는둥, -.-;;; 자살 같은 그런건 극단적인 케이스인데,
이번 부부싸움에서 말할 필요가 없었던 이슈 같아요.
누구 가치관이 옳고 누가 잘못하고 잘하고를 떠나서, 상황을 원글님쪽으로 끌어오는 대화의 기술을 키워보세요.
그러면 싸움도 수월해지고(전혀 안 다툴 순 없거든요), 싸워도 뒤끝이 오래 안가고, 남편도 내말 듣게 되더군요..
저도 아직 100%는 못합니다만.. 훨씬 나아졌거든요.
제가 보기에는 이번 부부싸움은 니말은 틀리고 내말이 옳다, 보다
'사람이 행복해지려면 뭐가 먼저냐?' 의 문제를 가지고 다투신 거 같아요.
그리고 남편이 그런 식으로 답답하게 얘길 하더라도,
원글님이 목소리 쫙 깔고 정색하고
'그것도 좋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다, 안정된 정서를 바탕으로 해야 공부도 더 잘할 수 있는거라'고,
그렇게 압도해버릴 수 있었을 거 같아요.
그 다음에 남편이 모라모라 반박을 하더라도 원글님 말이 무조건 옳은 상황이 되는건데요..4. 이제임신3개월
'08.10.12 6:50 PM (222.108.xxx.62)쩜님 대화의 기술을 저도 익히고 싶어요.. ㅠ
근데 사람 자체가 정이 떨어지니깐 저도 안면 몰수하고 말이 날카롭게 나가게 돼요.
부부싸움의 원인이 그러고보니 참 근본적인 문제였네요. ㅎㅎ
저도 철이 더 들어야겠죠.
쩜님, 맨윗님 긴글에 답변 감사합니다. _ _5. como
'08.10.12 6:50 PM (125.181.xxx.171)근데요. 저희부부는 반대네요. 제가 남편처럼 아이공부에 목숨걸고... 우리남편은 공부가 다가 아니라고....교육땜시 맨날 싸우더니 지쳐서 ,이젠 저보고 저알아서 하라고...하지만 교육이야기 나오면 아직거품 뭅니다.결혼10년차ㅋㅋㅋ
6. 은실비
'08.10.12 6:54 PM (219.89.xxx.172)자녀 교육땜에 다투지들 마세요.
정작 본인인 아이들은 별 관심없다고 합니다. ㅎㅎ7. 이제임신3개월
'08.10.12 6:56 PM (222.108.xxx.62)ㅎㅎ como님 대선배시네요. 물론 공부 중요하죠.
저도 3개월차에 온갖 태교책 다 들여다보면서
음악 그림 등 적절한 자극^^;; 과 언어 교육에 목숨걸고 있어요.
근데 울남편의 애들은 생각할 필요도 없다는 말에 저도 너무 오버힛트 되어서..
자신이 그렇게 살아왔고 그게 정답이라 생각한단 거겠지요?
저 또한 외부의 압력을 받으며 살아왔지만 대학이 유일한 목표라곤 생각하지 않는데..
어렵네요ㅠㅠ;;8. 이제임신3개월
'08.10.12 6:57 PM (222.108.xxx.62)은실비님^^ 허탈하면서 웃음이 나오네요
그러게요.. 정작 애들은 별 관심도 없고 아직 너무나 어린데 ^^;;
애기한테 민망하네요.
그래두 여러 가질 접하게 해서 행복의 길을 스스로 찾게는 해주고 싶어요.. ^^;9. ㅇ
'08.10.12 6:57 PM (123.214.xxx.222)'남에게 베풀 줄 알고 배려할 줄 알고, 통찰력 있고 자기 힘으로 생각할 줄 아는' 명문대생도 많고 학벌도 낮고 '남에게 베풀줄도 모르고 그런사람도 많아요
미리 일어나지도 않은 일로 다툴필요 없으세요
자기자식 공부 못하는걸 바라는 부모는 한명도 없음에도 일등부터 꼴등까지 있으니까요
성적 때문에 자살한 초등학생 뭐 이런극단적인 말까지 하실 필요는 없었는데
입씨름 하다보면 삼천포로 가기 마련이지요
엄마 아빠 맘 편하고 화목한 가정이 최고입니다10. 은실비
'08.10.12 7:03 PM (219.89.xxx.172)부모가 서로 다투지않고, 화기애애한 가정 분위기보다 더 좋은 교육이 있나요?
근데, 복중의 아이를 두고 다투시다니요? ㅎㅎㅎ 사랑싸움이거니 짐작합니다. ㅎㅎㅎ11. 이제임신3개월
'08.10.12 7:17 PM (222.108.xxx.62)ㅇ님/맞아요 전 자연히 똘똘하게 자기 생각 있고 하면 명문대는 걍 자연스레 될거라 믿거든요..
그런 전인교육은 중요치 않고, 대학 위한 공부만 하면 된다는 남편 생각이 넘 좁다고 느껴서
제가 실망한 점 땜에 싸우게 된 거죠.
미워서 밥도 안 차려주고 있네요. 회사서 밥 먹고 온다더니 일찍 들어와서리..
사랑싸움 아닌데.. 남편 미워요.. ㅠ.ㅠ12. 글쎄요..
'08.10.12 7:23 PM (119.64.xxx.114)딱히 교육관이 다른게 아닐 수도 있어요.
남편분은 직접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입장이니까
학벌이 아이 인생에 많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걸
몸으로 느꼈기 때문에 그렇게 말하는 것일 수도 있거든요.
강조점이 다를 뿐, 맘 속으로 생각하는건 크게 다르지
않을 듯...
사실, 좋은 학교 나오면 세상 살기가 더 편해지는 건
일반적인 사실이잖아요. ^^13. ㅎㅎㅎ
'08.10.12 7:29 PM (58.120.xxx.245)임신3개월이시라면서 벌써 싸우세요?? ㅎㅎㅎ
아이는 아이가 알아서 큽니다
엄마나 아빠가 이런 애로 자라라 주문하는게 아니라요
생활속에선 인성을 가르키고 실제적인 학습에선 좋은대학갈정도 실력을 위한 공부를 하면되구요
두길이 서로 다른건 아니거든요
두개를 다 잘해낸다면 부모로서 자식이 고마운거지
내가 키운대로 컷구나가 아니랍니다.
그리고 아이앞에 어른으로서 엄마가 너무 단정적으로생각하고 남의생각에 결론을 내버리면
참 할말이없고 서로 답답하게되요
늘 오픈마인드 ...내생가은이렇지만 네생각은 나와많이다르니
우리 서로 얘기해볼 여지가 많구나 하셔야죠
이런사소한 문제에 자살까지 비약하시다면 앞으로 자녀분 키우시며 남편하고도그렇고
자녀분하고도 대화하기 힘들어요
여유있게 편하게 생각하세요
자식은 내배를 빌어 나올뿐 내 대신도 아니고
내가 어떻게 할수도 없는 존재거든요14. ...
'08.10.12 8:47 PM (125.177.xxx.36)ㅎㅎㅎ 부모가 아무리 싸우면 뭐합니까
애는 딴 생각 할텐데요
앞으로 애낳고 더 살다보면 그거보다 싸울일 많아요 남편이나 님 생각도 많이 달라질거고요15. 뭥미~
'08.10.12 9:22 PM (221.162.xxx.34)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놓고 '교육관'이라니...ㅋㅋㅋ
결혼하시기전엔 결혼이 과연 어떤건지 몰랐듯이,
출산과 육아 역시 님이 생각했던것과 많이 틀려진답니다~
또 부부의 교육관이 어떠하든,
아이는 자신의 그릇대로 자라구요^^
부디 부부간 충돌은 아이 탄생후 해도 늦지 않으시다는 1인!!!!!!!!!!16. 가치관이 다르면
'08.10.12 9:29 PM (59.25.xxx.166)계속 다투게 됩니다
서로에게 가장 귀하고 소중하고 예쁜 자식이니까요
전 이 문제로 싸울일이 가장 많다고 생각해요
다행히 울 부부는 일치되므로 싸울 일 없지만
그렇지 않은 집은 많이들 다툽니다
심지어 대학만 보내면 이혼이다 라고 속으로 벼루고 있는 집도 있고요
제가 보기엔
잘 꺼집어 낸 주제였다고 봅니다
서로가 생각하시는 바를
어설프게 말로써 풀지 마시고
많은 교육서적이 나와있으니
각각의 가치관에 맞는 책들을 사셔서
교환 해 읽으시고
서로의 생각을 조율하시는게
모두의 행복을 위해 좋을것 같습니다
원글님의 품성도 좋아보이고^^
남편분의 현실적인 생활능력도 좋아보입니다^^
그래서 애기도 좋은 유전인자 받아 나올겁니다~~17. 싸울 필요도 없어요
'08.10.12 10:18 PM (211.192.xxx.23)임신중이건 다 큰 아이건 부모의 교육관대로 커주는 애들이 얼마나 되겟습니까...
원글님의 말이 이론상 좋아보이지만 그런 아이가 성적이 바닥이면 원글님 만족하시겠어요?
마찬가지로 공부는 엄청 잘하지만 다른 면이 안 좋으면 남편분도 그거 고치게 할겁니다,,
임신중에 그런일로 싸우다는거 애들 키워본 입장에선 참 부질없어 보여요,,맛있는거 드시고 기분 푸세요...18. ..........
'08.10.13 2:40 AM (61.66.xxx.98)명문대학도 가고
'남에게 베풀 줄 알고 배려할 줄 알고, 통찰력 있고 자기 힘으로 생각할 줄 아는'
이런 성품도 갖춘 아이로 키우면 되지요.
명문대 가는거랑 그런 성품갖는게 서로 충돌하는것도 아닌데
별걸갖고 다 싸우시네요.19. 저도
'08.10.13 9:01 AM (220.70.xxx.230)남편도 성품 곧은 아이로 키우고 싶어합니다...
하지만 이넘의 사회가 받아주질 않아서 문제이고,
아무도 알아주지 않고, 평가받을 수 없으니 다들 그렇게 목매달고 공부시키나 봅니다 ~20. ㅎ
'08.10.13 9:34 AM (118.32.xxx.193)지금은 그런일로 싸우셨죠?
낳으시면 애를 먹이고 재우는 1차적 문제로 싸우게 됩니다..
저희는 남편이 착해서 안싸우는데..
저희부부 요즘 고민은 어떻게하면 애를 잘 먹이고 잘 재우느냐..(이제 6주된 아기예요..)이겁니다..
저는 그런 님네가 부럽네요^^
저희는 그 즈음에 싸울 정신도 없었어요.. 제가 하루종일 위액까지 토하고 수액맞고 그러느라요..
헤헤.. 뱃속 아기는 마음씨도 곱고 넓으면서도 공부도 잘하는..
엄마 아빠 둘의 바램을 다 이뤄주는 사람으로 자라날겁니다!!21. 이제임신3개월
'08.10.13 10:16 AM (222.108.xxx.62)윗님들 서툰 엄마인 제게 덕담까지 해주셔서 넘 감사해요..
희한하게 입덧이 별로 없네요 기운만 없고 ^^;
저도님/맞아요 남편도 그러더라고요. 그런 걸 어떻게 평가하냐.
우리사회는 대학 라벨 하나로 평가하는 사회다..
결국 잘 되길 바라는 건 같은 마음이겠지요.
딴일로 싸워서 냉전 중이지만 교육 문제는 더 많이 이야기하고 의견을 나눠야 겠어요.
고맙습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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