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홍차 08.09.23 01:01 http://cafe.daum.net/cmcbnj/Mx20/47
아침부터 눈물바람을 합니다. 로비에서 출입을 차단당해 바닥에 피켓을 들고 앉은 우리를 보고, 출근한 조합원은 대성통곡을 합니다. 분노의 눈물입니다. 약해져서가 아니라 분하고 억울해서 칼을 가는 결의의 눈물입니다. 병원은 점점 더 우리를 '강한 투사'로 단련시키고 있습니다!
새벽의 깡패 폭력침탈로 돗자리 위에서 하루를 보냅니다. 깡패들과의 몸싸움으로, 파견업체 본사발령 때문에 근무 못시키겠다는 병원의 냉대로 몸도 마음도 지칠대로 지쳤습니다.
그래서 죄송스럽게도 점심시간 선전전을 오늘 하루 쉬었습니다.
아침의 폭력침탈로 인해 병원 분위기는 뒤숭숭합니다. 선전물을 직접 받아보지 못한 직원과 환자들도 웬만큼 소식을 다 알고 있습니다.
본사발령으로 근무 못하게 된 직원 대신, 근무표가 갑자기 바뀌어 나와서 일하는 직원, 일 배운지 얼마 되지도 않은 신규직원들 때문에 어떤 병동의 업무는 거의 마비상태입니다. 환자를 제 시간에 검사실로 모셔다 드리는 일을 하는 이송업무 직원 두 명이 본사발령으로 병원으로부터 근무 거부를 당했고, 이에 분노한 다른 직원마저 병원의 폭력행사에 항의하며 업무거부를 했습니다.
신규입사자들에게 미안하지만 어쩔 수 없다고 상황설명을 한 뒤 항의의 표시로 일 가르쳐주기를 거부하고 혼자 근무한 직원들도 있습니다. 신규사원들마저 병원의 상태를 알기에 '이해한다'고 이야기할 정도입니다!
새벽 출근시간대의 폭력침탈, 세번째의 깡패투입으로 더 많은 직원들이 우리 투쟁을 응원해주기 위해 농성장을 방문합니다. 먹을거리를 사들고 오고 후원금을 모아서 봉투를 가져다줍니다. 깡패 덕에 저희 인기 급상승입니다!
비록 힘든 하루를 보냈지만 저녁 촛불문화제는 점점 더 즐거워집니다.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전국비정규노조연대회의, 불안정노동철폐연대, 학생들, 민주노총, 보건의료노조, 서울경인공공서비스노조 등등 많은 곳에서 연대를 오셨습니다. 환자, 보호자들도 늘 그렇듯 대거 참석해서 저희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귀기울여 주십니다.
처음엔 농성하는 것도 조심스럽고 마이크 잡고 말하는 것도 꺼리던 아줌마 조합원은, 이제 시키지 않아도 말 좀 하겠다며 마이크를 잡고 대중 앞에 나서 구구절절, 자신의 심정을 이야기하여 심금을 울립니다.
아침부터 종일 울면서 근무했다. 2년 6개월 근무하며 일하기 싫은 적은 오늘 처음이다. 환자들의 똥오줌,피,가래도 더럽지 않게 생각하고 즐겁게, 성실히 일했는데... 우리는 아무리 뜨거운 태양이 비춰도 맨얼굴 당당히 드러낼 수 있다. 그러나 병원은 어둠에 숨어 얼굴도 못 내민다. 우리 투쟁 너무나 정당하다. 반드시 승리하겠다.....
너무나 가슴을 울리는 말이기에 듣는 사람들이 숙연해지고 눈시울이 뜨거워집니다.
촛불문화제를 마치고 연대단위들과 간담회를 했습니다. '다함께'라는 단체에서 강남역에서 퇴근길 지지서명을 받는데, 많은 분들이 언론에서 보고 내용을 알고 있다며 적극적으로 서명을 해줘서 많이 놀라셨답니다! 우리 이야기가 많이 알려지긴 한 모양입니다.
간담회하는데 빗방울이 하나둘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비를 약간 맞으며 어렵사리 간담회를 마치고 구름다리 아래로 옮겨 비를 긋습니다. 오늘밤은 어디서 보낼까 한참을 고심합니다.
결국 진보신당에서 야외용 텐트(말 그대로 텐트입니다!)를 가져다주셔서 구름다리 아래, 우리 농성장 바로 옆에 그럴듯하게 텐트가 쳐집니다. 밤 열한시가 넘어서야 지붕과 벽이 있는 우리의 보금자리가 마련되었습니다.
병원 보안과 직원들은 열심히 카메라로 우리의 텐트를 찍습니다!
용역깡패들은 어김없이, 여유있는 발걸음으로 어슬렁거리며 우리의 동태를 살핍니다. 오늘밤도 병원은 또 용역깡패를 시켜 농성장과 텐트를 철거하고 난장판 만들기 시도를 하겠지요!
당장 비바람을 피하기 위해 농성장을 약간 옮겼지만 저희는 앞으로도 계속 농성을 지속할 것입니다. 병원에서 아무리 용역깡패를 동원해서 저희를 짓밟고 협박해도 저희 정당한 요구, 비정규직 정규직화, 부당 전직 철회, 고용안정 보장을 목청껏 외치며 승리할 때까지 힘차게 싸울 것입니다.
더 많은 분들의 지지와 연대 부탁드립니다.
내일은 비정규직 1만인 선언집회에 저희도 갑니다. 그래서 병원 내 촛불문화제는 하루 쉽니다. 이제 저희도 앉아서 누군가 우릴 도와주길 기다리기만 하지 않고 전체 비정규직노동자들, 투쟁하는 분들을 직접 만나 함께 이야기나누고 저희의 문제를 알려나가겠습니다. 그리고 밤에 함께 농성장을 지켜달라고 요청드리고 손맞잡고 병원으로 돌아오겠습니다.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펌] 텐트를 새로이 쳤습니다!
김민수 조회수 : 254
작성일 : 2008-09-23 04:49:00
IP : 61.85.xxx.158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
'08.9.23 9:23 AM (219.255.xxx.59)어휴..
아주 정상인곳이 하나도 없군요 ..
물론 예전에도 그랬겠지만..요즘은 남의 일 같지가 않습니다 ..2. ,
'08.9.23 12:00 PM (220.122.xxx.155)성모병원 얘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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