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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일 기자입니다. 고맙습니다. 카메라를 놓지 않겠습니다...펌>>
홍이 조회수 : 543
작성일 : 2008-09-02 10:24:29
독자여러분, 그리고 커널뉴스 생중계 시청자여러분 안녕하세요.
커널뉴스 현장생중계를 진행하고 있는 김태일 기자입니다.
먼저 지난 6월 11일부터 지금까지 80여 일 동안 커널뉴스 생중계를 시청해주시고 방송후원을 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리며 생중계 중단에 대한 논의 경과를 말씀드리겠습니다.
3개월 가까운 80여 일 동안 커널뉴스 생중계는 총 537시간 방송을 이어 왔습니다. 또한 저희 커널뉴스 생중계를 시청해주신 시청자가 모두 24만 791명에 달합니다.
사실 처음 생중계를 시작할 때는 이렇게 오랫동안 방송을 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습니다. 지난 4월 26일 2~300여 분이 청계광장에서 집회를 시작할 때 취재수첩 하나 달랑 들고 나갔습니다. 의례적인 집회거니 했었죠.
그러나 5월 2일 다시 청계광장에 모인 중고등학생들의 열기를 보면서 하루 이틀 사이에 끝날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날부터 매일 밤 촛불 취재를 위해 청계광장에서 밤을 낮 삼아 지냈습니다.
벌써 4개월이 지났습니다. 밤을 낮 삼아 지내지만 낮에도 쉴 수 없는 직업이라 낮과 낮으로 이어진 120여 일이었습니다. 덕분에 본의 아니게 다이어트를 했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많은 기자들이 그럴 것입니다.
취재기자인 제가 생중계 카메라를 잡게도 된 것도 우연한 계기가 있었습니다.
국회출입기자이다 보니 낮 시간에는 여의도 국회에서 상주하고 밤에는 촛불 취재를 위해 광화문으로 나가는 것이 생활이 되었죠. 그런데 하루는 광화문으로 가는 길에 KBS 본관 앞을 지나게 되었습니다. KBS 주위 인도를 따라 촛불을 든 시민들이 길게 늘어서 있는 것을 본 것이죠. 그냥 갈 수가 없었습니다. 취재수첩을 꺼내들고 이것저것 물어보며 인터뷰를 통해 시민들이 KBS 앞에서 촛불을 든 이유를 들었습니다.
부끄러웠습니다. 같은 언론인인 저도 미처 깨닫지 못했던 언론방송의 위기극복을 시민들이 더 열망하고 있다는 것에 부끄러웠고 그것을 몸소 실천하는 양심에 죄송스러웠습니다.
그래서 조그만 인터넷신문사에서 일하는 제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봤습니다. 취재기자가 취재만 잘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지내 온 탓인지 뭘 해야 할지 모르겠더군요. 하지만 고민은 이내 끝을 맺었습니다.
KBS 앞에서 촛불을 든 시민 한 분의 말씀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사실 제가 고생길로 접어드는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그분께서 이런 말씀을 하시더군요.
"여기서 촛불 들고 있는 것을 아는 사람이 없고 KBS 노조원들도 우리 싫어해. 대한민국 제일가는 방송국에 일하는 사람들이 카메라 한 대 들고 와서 찍어가는 사람도 없어"라고 푸념 섞인 말씀에 저의 안이한 생각이 일순간에 무너져 내렸습니다.
KBS 노조원이 반겨주지 않는 KBS 앞 촛불은 그야말로 다른 방송사 앞 촛불과는 달리 적막강산 그 자체였습니다. 그래서 냅다 근처에 있는 사무실로 달려가 컴퓨터에 꽂혀 있는 PC카메라를 뽑아서 노트북에 연결했습니다. 그러고는 KBS 본관 앞에 세워 둔 차에 PC카메라를 설치하고 시민들의 모습을 중계하기 시작했습니다. 이것이 커널뉴스 생중계의 첫 출발이었습니다.
그런데 며칠 뒤 이름만 대도 알만한 유명한 드라마를 찍은 촬영감독님의 전화가 왔더군요.
"무슨 생중계를 PC카메라로 하냐. 어두워서 볼 수가 있어야지. 내일 카메라 빌려 줄 테니 그걸로 중계해라"라고 말하고는 툭 끊더군요. 평소에 알고 지내는 사이지만 중계를 보고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다음 날, 정말 예상치 못했던 비디오카메라가 도착했습니다. 그것도 삼각대와 무선마이크까지 세트로 말입니다. 사진카메라는 다룰 줄 알지만 방송용으로 쓰는 6mm 카메라는 처음 사용하는 것이라 밤새워 카메라 기능과 사용법을 공부했습니다.
이렇게 시작된 생중계가 이제 80일 되었고 그동안 주변기기들을 사들이며 아름아름 익혀온 기술도 꽤 늘었습니다. 덕분에 제 차가 중계차로 둔갑했고 차안에는 온통 기계와 부속품으로 가득 차 버렸습니다. 제 스스로도 제가 취재기자인지 카메라맨인지 앵커인지 분간이 안갈 때가 있을 정도입니다.
그러나 당찬 시작은 좋았지만 한계가 눈에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생중계가 지속되면서 장비와 사람이 늘고 그에 따르는 부대비용도 만만치 않게 늘기 시작했습니다. 움직이면 돈이다라는 말이 있듯이 조그만 신문사에서는 감당하기 힘든 비용이었습니다.
원래 인터넷신문사를 유지하는 것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터에 생중계까지 한다고 적자를 더 내고 있으니 견딜 방법이 없는 상황으로 가더군요. 그래서 부득이하게 8월까지만 생중계를 하겠다고 방송을 통해 알렸습니다. 말을 하면서도 실망할 시청자들의 모습이 눈에 선했습니다. 그러나 뾰족한 방법이 없는 한 더 이상의 중계는 현실적으로 무리였습니다.
그동안 생중계를 보시는 시청자 분들이 '커사모'(커널뉴스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라는 카페를 만들어 중계팀에게 많은 격려를 해주셨는데 생중계를 지속할 수 없다는 말에 모두들 이만저만 걱정이 아니더군요. 사실 이렇게까지 심각하게 생각하실 줄은 몰랐습니다.
그리고 현장에 나갈 때마다 만나는 독자들이나 시청자들의 방송중단을 안타까워하는 모습에 내부적으로 많은 고민에 쌓였습니다. 생중계 지속이냐 중단이냐를 놓고 많은 논의를 했습니다.
지나한 고민의 과정은 생략하고 결론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카메라를 놓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이왕 할 거면 더 보강해서 제대로 하겠습니다"
이러한 결정에는 24만 명이 넘는 시청자가 큰 힘이 되었고 지난 29일 현장에서 만난 한 시청자 분의 안타까워하는 눈빛을 도저히 거스를 수 없었습니다.
그동안 생중계를 하면서 경험한 노하우를 살려 부족했던 부분을 보강할 생각입니다. 진짜로 이왕 이렇게 다시 시작하겠다고 마음먹었으니 해 볼 생각입니다. 인력을 보강하는데 는 한계가 있어서 최대한 중계효율을 높이는 장비보강 쪽으로 진행할 생각입니다. 13년 된 폐차 직전의 중계차도 계속 말썽을 부리고 있어 이 부분도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이제는 시청자 여러분의 도움이 절실합니다.
자발적 시청료에 연연해 할 수밖에 없는 사정을 구구절절 설명 드리지 않아도 잘 아실 것입니다. 변변한 수입구조가 없는 인터넷신문사의 한계이기도 합니다. 물론 대부분의 인터넷신문이 비슷한 실정입니다.
그동안 많은 분들이 ARS나 기타의 전자결재 방법을 도입하라는 제안을 해주셨습니다. 물론 해야 합니다. 하지만 당장의 부대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이라 어렵습니다. 대부분의 전자결재 후원금이 최소 1~3개월 정도 뒤에 저희 신문사로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우선은 직접후원을 해주시고 여력이 되시는 분은 휴대폰 정기후원도 같이 부탁드립니다. 직접후원과 정기후원을 통해 안정적인 운영구조가 정착되면 그때부터 ARS 등의 다양한 방식을 도입하겠습니다.
끝으로 지난 7월과 8월에 십시일반 후원에 동참해주신 독자, 시청자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인터넷신문 커널뉴스 홈페이지에 오시면 자세한 현황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www.humanpos.kr/news/index.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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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219.255.xxx.59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노을빵
'08.9.2 10:30 AM (211.173.xxx.198)또 감동의 눈물에...목이 메어오네요
이렇게 고생하시고, 돈도 안되는 일에 적자까지 봐가면서 몸을 던지는 분들이 계시는데, 우리가 촛불을 내려놓아야 하는가요
집회때마다 빠지지않고 와주시는 인터넷방송 기자님들과 시민기자단,한겨레기자님들께 너무 감사드립니다.2. 메지로
'08.9.2 10:38 AM (211.55.xxx.130)작은 성의만 보이고 왔습니다. 엥효...로또 1등 안되나? 후원할 곳이 너무 많습니다.
부~~~~~자이고 싶어요.3. 커널뉴스
'08.9.2 10:45 AM (220.122.xxx.155)http://www.humanpos.kr/news/index.html
저도 로또 4등이라도 됐으면 좋겠어요.
다만 몇만원이라도 ...성금하게.4. 홍이
'08.9.2 10:47 AM (219.255.xxx.59)만원씩만 냅시다
저도 만원내고왔어요
그대신 많은분들이 동참해주세요 *^^*5. 독립만세..
'08.9.2 10:49 AM (59.13.xxx.2)작은 금액이나마 송금하고 나니 제 가슴이 좀 시원 합니다...
6. 정
'08.9.2 10:54 AM (211.42.xxx.71)조금 보태드리고 왔습니다.
7. 임부장와이프
'08.9.2 11:51 AM (125.186.xxx.61)성의만 표시하다보니 손이 좀 부끄러운 감이 없지않아 있지만 그래도 십시일반이라고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8. .....
'08.9.2 11:54 AM (222.234.xxx.250)아... 감사합니다. 저도 조금 보태드리고 왔습니다.
9. 참
'08.9.2 1:19 PM (66.215.xxx.89)안그래도, 커널 뉴스 잘 보고 있었는데, 내일 한국에 계시는 엄마께서 조금 입금해 주시기로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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