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하고는 별로 좋지 않게 헤어졌어요.
제게 상처주는 말도 했고... 제가 안해주었으면 하는 행동도 했고요..
사귀자고 했다가 아니라고 했다가 아직 좋아하는 것은 아니지만 사귀자고 했다가..
갈팡질팡 했지만 결국 사귀다가 얼마 안가 우린 헤어졌어요. 아마 그 사람은 저에 대한 확신이 없었겠죠..
데이트 때도 근사한 곳은 아니더라도 꽤나 분위기 있는 곳에 갈법도 한데..
기사식당이나 2인분에 만원하는 횟집, 분식점 같은 곳에 데려가기도 했어요.
전 그러는게 괜찮았는데.. 친구들은 직장도 있는 사람이 그게 뭐냐고 뭐라 하더라구요.
처음부터 그러는데 결혼이라도 하면 얼마나 심해지겠나고 친구들이 안좋아 하더라구요. (사족이지만 근데 진짜 데이트 때 돈을 안쓰는 남자들은 정말 결혼 후에도 아내에게 돈 쓰는 것을 아까워 하나요? )
그런데도 이상하게 그 사람이 제게 잘해 줬던 기억만 나요. 음식시켰던것 맛없어 하니까 바꿔주기도 했고, 늘 혼자 모든 일을 감당하던 제게 조언을 주기도 했고, 물건값 혼자 흥정하는 것에 익숙했는데 남자가 대신 해주니까 굉장히 좋더라구요. 제 짐도 다 들어주고.. 식당에 가서 음식 나오면 챙겨주고.. 힘든 일 있으면 회사 가야 하는데도 밤새 통화해서 들어주고.. 제가 심적으로 정말 많이 의지했어요. 비오는데 무작정 기다리고 있고.. 늘 시간보다 먼저 와서 기다리고 제가 좀 늦어도 한번 기분나빠 하지 않았어요.
그 의지가 지나쳐서 나중에는 무슨 일만 생기면 그 사람에게 제가 전화하게 되고, 제가 귀찮게 했어요.
결국, 이 모든 것들을 다 덮을만큼 그는 제게 상처를 주기도 했지만 그 상처보다 잘해주었던 기억이 더 커요.
그냥 안만나도 좋으니까 어떻게 사는지 연락이라도 하고 살고 싶은데..
아마 이런 저의 마음도 부담스러워 하겠죠? 할수 있다면 부담되지 않는 선에서 옆에라도 있고 싶어요.
그래도 연락을 하지 않는 것은 그 사람을 위해서예요.
제게 상처되는 말과 행동을 했음에도 이상하게 그만한 사람이 없는 것 같아요. 원래 여자는 다 이런걸까요?
하지 말라는것 싫어하는 것 다 안하고서라도 다시 만나고 싶어요. 의미없는 집착이겠지만..
어떤 것이 현명한 길인 줄 알고 결국 그 길을 가겠지만 그 가는 길이 제겐 참 버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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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좋게 헤어졌는데도 좋은 기억만 생각나는 이유..
나름대로 조회수 : 958
작성일 : 2008-08-07 22:31:50
IP : 211.217.xxx.225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저도
'08.8.7 10:55 PM (116.122.xxx.99)그랬어요.. 이상하게 좋았던 일들만 자꾸 생각나고, 친구로라도 가끔 안부 묻는 사이로라도
남아있으면 좋겠다 싶더군요. 그런 시기가 있더라구요. 시간이 흘러 다행히 지나갔지만요.
전 요즘 이상하게도.. 그 사람 곁에 있는 그녀, 그러니까 그의 와이프가 된 그녀와
친구로 다시 지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곤 해요.
내 남친이였던 그와 그녀가 엮이기 전에 그녀와도 살짝 친하게 지냈거든요.
이런 생각 들 때마다.. 내가 미쳤구나.. 싶기도 해요. ㅎㅎ2. 다 그래요
'08.8.7 11:02 PM (220.83.xxx.119)...
3. 일편단심
'08.8.7 11:06 PM (222.98.xxx.245)방법은 새 술로 담그시면 됩니다.
기억은 다른 기억으로 덮는 방법이 좋아요.4. ..
'08.8.7 11:30 PM (116.122.xxx.100)좋았던 기억이 더 오래가고 나쁜 기억은 빨리 잊혀져서
사람이 온전한 정신으로 살아지는거라 생각합니다.
나쁜 기억이 더 오래 간다면 벌~~써 다들 괴로와 미쳤을거에요.
추억이란게 그래서 아름답다잖아요.
좋은 기억의 엑기스=추억.5. 안좋게 헤어졌는데
'08.8.8 8:54 AM (121.131.xxx.127)좋았던 기억이 남는 이유는
자존심 때문이라고 읽은 기억이 있습니다
안좋았던 기억은
그 사람과의 시간에 대한 후회,
선택에 대한 후회,
내가 사랑이라고 생각햇던 것에 대한 후회라서
좋았던 걸 선택적으로 기억하려는 무의식이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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