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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고라 펌> 어제 법정 공판을 다녀와서
미니민이 조회수 : 241
작성일 : 2008-07-24 12: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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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번호 2008고단3294 최용근)
어제 바로 올리지 못하여 미안합니다. 너무 지쳐서 도저히 글을 을릴수가 없었습니다. 다행히 몇분 올린글이 있어 안도하면서 감사한 마음과 함께 쉴수 있었습니다.
좁은 복도에는 6개의 공판장이 있었고 523호 공판장은 그 가운데에 있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미 4시부터 긴 복도를 거의 메우고 있었고 4시에 시작하기로 한 공판은 앞의 공판들의 지연으로 6시 10분경 시작할 수 있었으나 방청객들에게 (판사)김민기법관은 차 한잔을 하고 왔으면 좋겠다고 양해를 구하여 6시 35분경 시작이 되었습니다. 이어 경찰관 4명의 보호아래 증인으로 방강수와 권오준(?) 이 증인석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30여석 좌석에 앉은 방청객과 두날개에 각각 약25명씩 꽉 매워 섰으며 앞줄에 쪼그리고 앉으신 몇 분 모두 8~90분이 방청석에 참석 하였고, 복도에서 보지 못하였던 나이 많은 부부등등이 계셔서 생각해보니 증인석의 가족이나 친구들도 오지 않았을 까 싶었습니다.
여기서 잠시 글을 읽는 분들께 양해를 구합니다. 객관적으로 보고자 하였습니다. 그러고 제일 뒷자리에서 듣게 되고 발언자들의 목소리가 작아서 다소 잘못 들은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봅니다. 지적해 주시고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판사는 먼저 변호사에게 논지의 확인을 부탁하였습니다. '사망'이 있다고 주장하는 것인가? 변호사께서는 그 부분을 검사측에서 밝혀주기를 바란다는 이야기를 하였으며, 판사는 이 공판에서 검사가 그 사망 여부의 사건 해결을 하였는가 아닌가를 묻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하는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제가 느낀바로는 변호인측에서는 '사망'이라는 실체가 없는 가운데 접근해 가는 부분이 힘든것 같았으며 그래서 명확하게 판사에게 공판의 논지 정리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았고. 검사측에서는 없는 사망을 어쩌라고? 다소 느긋한 모습이었습니다. 명확한 방향성 제시를 요구한 판사의 지적은 다음 공판 준비를 위해서도 변호인에게 도움이 되었을 것으로 보였습니다.
이어 증인 공판이 시작 되었습니다.
증인 방강수와 권오준은 서울경찰청 4기동대 3중대 소속이며 소대가 다르다고 하였습니다.
증인 방강수의 외모는 호리호리한 편이었으며 나약해보이고 목소리도 약하고 발음이 흐려 귀를 기우러 들어야 하였습니다. 변호사의 질문에는 거의 '잘모르겠다' '기억이 안난다'로 일변 하였으나 기어들어가는 소리였습니다. 심폐소생후 스타렉스로 강북삼성병원으로 옮겨졌다고 들었다 하였습니다. (본인은 의식이 없었던 관계로) 병원 기록에 '엎펴서 들어왔으며 의식은 명료한 상태'라 되어 있는 부분과 의무 기록에 '실신한 상태로 누워있다'란 표현의 상반된 부분을 판사가 지적하고 전체 의무기록을 조금더 대조하여 보아야 한다고 변호사에게 권고 하였습니다. 중대장은 곽형준, 소대장은 박형기(잘못 들었을 수 있습니다)라 하였습니다.
방강수의 상반된 진술이 나올때 방청석에서 다소 'ㅋㅋ' 또는 '우~' 하는 소리가 세차례 정도 나온 후에 판사가 방청석을 나무라는 소리를 하였습니다. "촛불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여기에 모여서 소리를 내면 좋겠는가?" 즉 반대자도 있다는 지적과 함께 방청석은 나만의 집단적 소리를 내어서는 안된다는 논지와 사법부의 권위가 여러분으로부터 나오는 것이기도 하다 지켜달라는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진행자로서 혹 있을지도 모르는 감정적 격앙을 우려한 경고였으며 비교적 객관성을 유지하였다고 평하고 싶습니다. 또한 방청석에서도 곧 숙연히 귀담아 듣는 자세를 취함으로써 훌륭한 모습을 보였다고 봅니다. 5시에 에어컨 가동이 중단되어 무척 더운 가운데에서 양복입으신 변호사분과 제복입은 검사분 점점 얼굴이 열로 붉어져 가는 가운데 좁게 끼어서서 끝까지 조용히 자리를 지키신 분들의 열정에 저도 숙연해졌습니다.
증인 권오준은 중키에 노란티를 입고 비교적 자기 표현과 설명을 하였으나 증언중에 계속 의자를 약간씩 좌우로 흔드는 모습을 보였으며 뒤로 갈수록 목소리가 작아들어감을 보면서 불안정한 감정을 엿볼수 있었습니다.
저녁 8시 10분에 권오준의 짧은 진술을 마치고 다음 공판 일정을 잡았습니다.
8월 13일(수) 오후 4시 30분
사건번호 2008고단3294 최용근 담당판사 김민기
소님은 염려하였던 것보다 혈색이나 표정이 좋아 보였습니다. 시종 침착하게 증언을 듣고 있었구요. 끝까지 피곤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으며 옆 모습이었으나 눈이 맑은 분 같았으며 그 눈을 똑바로 증인을 바라봄으로써 의지가 있는 분으로 느껴졌습니다. 아쉬운 점은 각 증인들의 발언 후 직접적인 질문 시간을 주었는데 방강수 증인에게 "어디에서 실신하였나?" 하는 모호한 질문 하나 만을 하는 것으로 끝내었던 점. 개인적으로 소님의 어떤 마음이 작용한 것인지 알수 없었으며 조금 더 적극적으로 증인과 판사의 감정을 파고 들어갔었더라면 좋지 않았을까하는 하는 심정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법적인 이해가 부족하니 더 무엇이라 표현 할 수가 없겠습니다.
끝으로 복도에서 두어시간 기다릴때 나누었던 이야기를 적습니다.
밀행스님, 미소한번, 푸른장미,행운소녀,78lego,고수,아카식,김예림,해찬솔,esp,딸기쉐이크,벌레,별헤이는밤,착하게살자,지은이.블루아쿠아,쥐새키잡는날,테리,민주시민,민주시민2,진실을찾자,써니텐,안은철님외 30여명이 계셨습니다.
참석하게된 동기는
법대생으로서 사건의 전개과정을 보기 위해서,
진실을 알고 밝혀지는 것을 보기 위해
상대편 증인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어서
또랑님을 직접 보고 싶어서
방상경의 모습이 사진과 동일인인지 확인해 보고 싶어서
양심선언을 기대해 보면서
시민의 마음과 법정의 마음이 같은지 다른지 알고 싶어서
또랑소님의 결론이 어떻게 나올지 궁금하여서
시민이 보고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어서
또랑소님께 위로가 되고 응원을 보내고 싶어서
시민의 관심과 참여를 보여 재판이 소님께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등등 그 이유를 말씀해 주셨습니다.
어느님 말씀처럼 이 모두에 대한 복합적인 마음으로 오셨으리라 여겨집니다.
복도의 기다리는 긴 줄은 한컷 올리고자 얼굴이 안나올수 있게 먼 모습으로 두컷 찍었었습니다. 아침에 올리려고 작업하는 데 시간이 너무 걸리고 그 모습이 노력에 비해 의미가 적은것 같아 원본사진을 지웠습니다. 사진을 찍자 염려를하셨던 분이 직접 사진을 확인하고자 제 카메라를 뺏듯이(^^)하셨는데. 당시에는 무심히 넘어갔는데 생각해보니 미안한 일이었습니다. 염려드러 죄송^^아이디 밝히는 것도 이 공판에 오는 것도 뒤에 누가 노려보는 듯 겁이 난다는 말씀을 해 주신 분도 계셨습니다. 그래서 돌아오는 길에 몸도 무겁고 마음은 더 슬펐습니다. 사실 저도 조금은 무섭거던요.
그리고 아고라 글들이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가는 순기능도 있고
상대편의 답변을 준비해 주는데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변호사가 하는 대부분의 질문이 이미 이야기즐에서 나왔던 이야기들 이었기 때문입니다.
돌아오는 길에 이런저런 걱정반 염려반 하다가 갖은 결론은 아고라는 아고라의 역할대로 가는 것이라 생각해 보았습니다. 많은 분들이 잃어가면서 더욱 현명해져 가는 듯 하니까요.
IP : 211.52.xxx.26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감사요.
'08.7.24 1:39 PM (121.88.xxx.149)궁금했었는데 과연 사건의 결말이 제대로 풀릴지 걱정되네요.
사망추측되는 여성의 이름도 아는데 추적이 안되는지 ...이렇게 글을
읽으면서도 궁금증은 해소가 안되네요.2. 감사합니다.
'08.7.24 6:31 PM (222.97.xxx.227)글 잘 읽었습니다.
더운 날씨에 내 일처럼 법정을 지켜주셨던 모든 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정말 무서운 세상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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