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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께 자리양보 않해서 혼난적 있으세요??

너무해 조회수 : 898
작성일 : 2008-07-23 19:37:30
저 방금.. 호되게(?) 욕먹고 혼났는데 너무 억울(서러워서)해서 혼자 질질 주르륵 계속 울었네요;;;;

사연인즉 시발역이라 타기만 하면 앉을 수 있는데 갑자기 몸이 안좋아지고 힘이 없고 식은땀이 나서

앉아가려고 하나를 보내고 기다려서 탔어요(닫연히 일반석)

식은땀이 나니 부채질을 연신해대며 앉아있는데 출발전 마지막에 백발의 어르신이 타시더라고요

굉장히 정정하고 건장하셨음. 평소같으면 눈치(^^;;)보다 일어났을텐데

힘든지라 그냥 앉아있었습니다.ㅠㅠ 근데 두리번 거리시더니 제앞에 서시는 겁니다.ㅠㅠ

저20대 후반인데 동안이라;;;; 왠만해선 20대초반정도로 봅니다.

출발하고 1분정도 지났을까 갑자기

"요즘것들은... 내 나이가 80인데 말이야 이런대우를 받아야겠어? 아무도 일어나지도 않고 부채질이나 하고 앉아있고 말이야" 이러시는겁니다..
헉..... 순간 일어나야되겠구나 싶었지만.... 얼굴은 멀쩡해 보이지만 몸이 정말....
처음부터 안일어난 제가 잘못한거죠.. 하지만......어쨌든.....

제 옆 40대초반정도 돼보이시는 아주머니가 일어나셨습니다.
"아이고 어르신 몰라뵈서 죄송합니다. 여기 앉으세요" 라고 했더니 이 어르신
"아니 옆에 새파랗게 젊은사람이 있는데 당신이 왜일어나"라고 하십니다.
그분 무안해서 다시 앉으십니다.

그옆 지켜보시던 다른 40대초반 아주머니 왈 "요즘애들 공부하느라 힘들어서 그래요"
이 아주머니 앞에 눈감은 남학생이 있었거든요.

그러니 이 어르신 왈 "아니 왕년에 누군 공부 않했나? 공부가 뭐대수라고 난리야?"

그러니 다른 남자분이셨나 일어나셨습니다 "여기 앉으십쇼" 그제야 앉으십니다.
그러더니 위 눈감은 남학생에게 "야! 너 눈안떠? 어디서 눈감고 자는척이야? 넌 애미애비도 없냐" 라고 하십니다.
그 남학생 눈뜨고 황당해 합니다.
그러니 그앞 어떤 어르신이 눈짓 손짓으로 그냥 일어나라 하십니다. 더 화를 당할까봐..

앞에 부채질 얘기도 있고 저한테도 들으라는듯 그러시는거 같길래
쳐다보고 허탈한 웃음을 띄었습니다. 부채질하면서..ㅠㅠ

그것도 잠깐 저를 홱~ 돌아보시더니 "너도 마찬가지야 부채질이나 하고 앉아있고 머하는거야?" 라고하시며
"아무튼 요즘 것들은.. 내나이가 80인데 말이야.. 참나.... 블라블라블라~~~~"

순간 주위 시선이.... 안됐다고 하는 눈빛도 있긴 했는데 너무 따가워서
"어르신~ 죄송한데요.. 제가 몸이 좀 안좋아서요." 라고 했습니다.
그러니 그어르신 "시끄러! 누군 왕년에 안아팠나, 몸한번 안아파본 사람이 어디있어?"라고 하십니다.
이런저런 더 말하고 싶었지만 어르신이라 대드는거 같이 보일까바 접었습니다.  

정적........... 갑자기 몸아픈것도 서럽고
누가 알아주길 바라는건 아니지만
노인복지회관에서 1~2주에 한번씩 봉사하고 있는데 회의가 들면서
그 많은 사람앞에서 창피하고,,,
평소에 맨날은 아니지만 어르신분들 뵈면 일어나고
어제도 2시간 거리를 1시간은 어르신들 많은 국철이라 계속 서서 갔는데요..
막 억울한겁니다........... 그래서 그냥 눈물이 나서 눈 뻘~개 같고 주르르 거렸어요
나이가 있으니 소리내서 울겠습니까 그냥 연신 부채질 하면서 고개 꼿꼿이 들고 눈물닦아내면서...

7정거장 정도 지나고  3정거장 남았는데 맹인분이 들어오시는데 그 어르신옆 문쪽에 앉으신 어떤분이
여기 앉으세요 라고 양보하셨습니다. 저 더는 안되겠어서 그냥 일어나서 문앞에 서있었습니다
계속 주르륵 거리면서..;;;;;;;;;;; 3정거장 지나고 내려서 지하철에 앉아서 더 울다가..;;;;;;;;;;;;;;;
좀전에 들어왔네요.. 친구한테 전화하고 들어와서 가족한테 말하고..

그깟일로 왜 우냐고 하네요................휴............
암튼 너무 하셨다 싶어서 너무하지 않았냐고 하소연하려고 썼습니다.

전에 이런글 읽은적 있는데요. 치마를 입고 의족을 한 어린 여학생이 노약자석에 앉아있으니
어떤 어르신이 호통을 치신겁니다. 젊은게 여기 앉아있다고 그 학생 무안해하며 절뚝거리며 일어났다네요.
또 만삭안된 임산부가 앉아있어도 임산분지 뭔지 모르고 호통치는 어르신...
회사일로 파김치가 돼서 겨우 앉았는데 무조건 어르신만 보면 양보해야되는....
보통 남자어르신이 많이 혼내시던데.... 이런거 너무 하지 않나요....

또 여자들 주로 멋으로 신지만 굽신고 돌아다니면 발, 다리, 온몸이 너무 아픕니다...(평소에요..^^;;)
안신으면 되지않냐라고 하시면 할말없습니다...;;;;
저는 절대 노약자석엔 앉은적 없는데 아무튼 특히나 그곳은 "노(老)자석이 "노약자"석 아닌가요?

휴..... 이상 넋두리 였습니다.ㅠㅠ
IP : 125.132.xxx.207
1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저도 여러 번
    '08.7.23 7:42 PM (122.37.xxx.197)

    이제는 저도 그냥 자리에서 일어서지 않고 싸우렵니다...

  • 2. 지하철
    '08.7.23 7:45 PM (211.187.xxx.247)

    타면 간혹 좀 심하신 어른들 많습니다. 맘 푸세요.....저도 예전에 한번 앉아 있다 눈감고
    있었어요..사람 넘 많고...힘들고해서 눈딱뜨니 멀쩡한 아저씨가 이제좀 일어나시지 해서
    순간 저 임산부인데요...했어요. 기분나빠서 ...두세정거장 가다 불편해서 그냥 내렸던 기억이... 그래서 아무리 자리없고 힘들어도 노약자에 안갑니다. 일반석에 떡하니 앉은 어른들
    보면 어쩔땐 노약자석으로 가라고 싶을때 있어요. 거긴 앉을수 없으니...

  • 3. ...
    '08.7.23 7:46 PM (125.187.xxx.90)

    꼭 어르신만 아니라, 임산부,어린 아이랑 같이 탄 엄마의 경우 제 옆에 서지 않아도
    자리 양보합니다
    뭐, 원글님 경우처럼 몸이 심하게 좋지 않는 특수의 경우가 아닌이상요..

  • 4. 그냥
    '08.7.23 7:59 PM (203.90.xxx.234)

    자연재해라고 생각하세요. 길가다 갑자기 소나기 쏟아지는 식이요. 그렇게 외쳐대는
    분들 젊은 남자한테는 못 그럴거예요. 무서워서요.

    저도 지하철이랑 버스에 노약자석 생긴 이후로는, 임산부나 어린애 데리고 타신 분
    아니면 자리 양보 안해요.

  • 5. ..
    '08.7.23 8:05 PM (116.44.xxx.34)

    아이고. 진짜 몸도 안좋으신데 봉변(..이라고 표현해도 될꺼같네요-_-) 당하셨네요. 나이 드신 분들께서 그런 방식으로라도 권위를 확인받으려 하는 분들 계시던데 말이죠.(웃긴건 덩치 좋은 남학생들한테는 잘 안그러시죠. 타겟은 꼭 만만한 여자들=_=) 여기다 억울한거 쏟아놓으시고 싹 잊어버리셔요. 토닥토닥.

  • 6. caffreys
    '08.7.23 8:06 PM (203.237.xxx.223)

    모든 사람이 다르듯
    노인들이라고 다 그렇지는 않을 것입니다.
    일어나도 괜찮다고 앉으라며 젊은 사람들도 하루 종일 일하고
    다리 아프지 않겠냐는 분도 계셨습니다.
    남의 거 내꺼라고 우기는 인간들의 한 부류라 생각하세요

  • 7. 참..
    '08.7.23 8:07 PM (125.186.xxx.132)

    젊은 사람이 자리를 양보하면, 고맙단 생각보단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참 많은거 같아요

  • 8. 에효..
    '08.7.23 8:24 PM (221.149.xxx.67)

    전 지난번에 만삭인 분한테 소리지르는 분도 봤네요.다른 자리도 많았는데 왜 유독 그분한테만 그랬는지..어린것이 어른도 몰라본다고...임산부 그분...정말 힘들어보이시던데..그분 자리만 노리시더군요....

  • 9. 인천한라봉
    '08.7.23 8:48 PM (118.91.xxx.45)

    저도 임신해서 만원버스타구 다닐때 제일 서러웠어요.. 사람들이 배를 자꾸쳐서..ㅠㅠ
    무서웠구요..

    가끔 그런 분들 만날때도 있어요. 때리구 욕하는사람도 봤는걸요.. 울지마세요.. 토닥

  • 10. 부산맘
    '08.7.23 8:53 PM (122.254.xxx.90)

    그런 영감들.. 어디가서 지 스테미너 자랑하고플땐 허리힘좋고 다리힘 좋은척 하겠지요? 그런데 어찌 꼭 지하철이나 버스만타면 그 좋다던 허리며 다리에 힘이 없어지고 아픈지.. 참 웃기는군요.. 남자들은 늙어도 남자인지라 맘에드는 여자 앞에선 온갖쎈척 다할꺼면서 자리 양보 받고 싶어서 막말까지 다하고.. 이래서 못먹어도 배워야한다는... 참 무례한 사람이네요. 자리양보 안하는 사람보다 그 영감이 더 에의 없는줄 자신은 인식 못하겠지요? 얼마든지 좋게 말할수 있는데...

  • 11. 나이 먹었다고
    '08.7.23 9:34 PM (218.48.xxx.30)

    모두 다 어른 아니라는 생각 듭니다

    나이에 비례하게 철들고 타인에 대한 배려가 생겨나는 거 당근 아니죠

    지나가다 돌뿌리에 발 걸려 넘어졌다고 생각하고

    스스로를 잘 위로해주세요

  • 12. 저는요
    '08.7.23 10:18 PM (125.146.xxx.124)

    아주 오래전이긴하지만..20대초반에 회사 퇴근하고 집갈때 너무 피곤해서
    버스 운전사 아저씨 뒷쪽으로 두번째 바퀴 튀어올라온데가 있거든요
    거기 앉아서 고개를 팔로 감싸고 자면서 집가는 중이었는데
    어떤 아주머니가 제가 앉은 자리에 양쪽으로 팔뻗어서 잡고 가는 중이었는데
    할아버지가 타시더니 지팡이로 저를 때리시면서 어른이 탔는데 일어나서 자리 안비키고
    젊은게 그러고 앉아있다고..저는 자다가 얼마나 놀랐는지 몰라요
    나이도 아직 어리고 모르는 어른이 갑자기 때려서 완전 후달거리면서
    뒤로 가서 서있다 내렸답니다.. 서있을때 앞에 제가 앉았던 좌석 손잡이 잡고 있던 아주머니가
    할아버지 자고 있는 사람한테 너무 하지 않으시냐고 한마디 해주셨는데 그땐 너무 당황하기도 하고 어른들한테 말대답할 주변머리도 없어서 눈벌개서 울기만 했죠
    환장하죠.. 억울하고 분하고 ㅡ.ㅡ;;
    지금은 교양없고, 상식없고, 미친 사람들 많으니 조심해서 살자..그렇게 생각합니다 ㅋㅋ
    원글님 워낙 이상한 사람들 많아요.. 울지마세요.. 토닥토닥 ^^

  • 13. 조중동박멸
    '08.7.23 11:50 PM (123.248.xxx.41)

    그런일로 우시다니...아직 너무 순수하고 착하세요.
    저도 예전엔 그랬지만...흐흐 이제는 한소리 해줄수 있는 세월의 때가 묻었습니다.
    어르신...이라고 꼬박꼬박 글로 쓴것만 봐도 참 착한 처자일세.
    나같으면 노친네, 노친네라고 속으로 욕해주며 썼을걸요.

  • 14. 원글
    '08.7.24 12:24 AM (125.132.xxx.207)

    으앙-감사드려요ㅠㅠ
    넘 든든하고 위로 돼서 다 제 언니, 오빠 해주셨음 좋겠어요~!!
    많고 많은글에, 바쁘실텐데 말씀들은 또 어찌나 잘하시는지 정말 82님들 최곱니다!!(^^)(__)

  • 15. 00
    '08.7.24 11:53 AM (220.85.xxx.202)

    할아버지 너무 하셨네요.. 노약자석도 아니고 일반석인데..

  • 16. 미소쩡
    '08.7.24 12:17 PM (121.129.xxx.42)

    안영하세여...^^ 님과함꼐 같은날 당했(??)나 봐여.^^
    저도 그냥 잊어버리자고 하기엔 너무 분해서....그쵸???^^
    건강하시구여...여름 잘 나세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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