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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 당신이야 말로, 反이명박 민심을 거저 먹으려고 하지 마십시오 (이인규 vs 주경복)

조회수 : 646
작성일 : 2008-07-22 08:30:10
원글. http://blog.naver.com/ejparkchoi/90032793190



  

<이 글은 프레시안에 이범씨가 기고한 '주경복 서울시교육감 후보, 촛불을 하이재킹하려 하는가?라는 이범씨의 글을 페러디해서 썼습니다.>

http://www.pressian.com/scripts/section/article.asp?article_num=6008070214115...

이범 곰TV 이사님께



이범 곰TV 이사님, 저는 사상 최초로 주민직선으로 치러지는 서울시 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주경복 선본과는 별 상관 없는 서울 사는 주부입니다. 저는 작년 말까지 이범씨 같은 스타강사들을 보면서 부럽다는 생각을 가지고 고된 노동에 시달리던 학원 강사 일을 했던 사람입니다. 지난 대선 때도 이명박 후보의 교육정책의 위험성과 후진성에 대해 너무도 잘 알고 있었지만, 학원에 묶인 몸이라 입에 단내가 나도록 수업만 할 수밖에 없었고, 총선 때는 진보신당 심상정 후보의 정책에 대해 지지를 아무리 선언해봤자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 그냥 민초입니다. 이 번 교육감 선거에 대해서는 많은 관심을 가지고 블로그에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미쳐가는 한국 교육에서 뭔가 새로운 계기를 마련하지 않으면 안되겠기에 당신처럼 아무곳에나 관여하고 싶지만 저에게는 별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군요.



주경복 선생님과는 직접 만나본 적도 없고 친분도 없는 사이입니다. 그런데 두달 전 즈음인가 초등교사인 후배가 "선배, 서울시교육감 선거가 직선제래. 주민들이 움직여야 하는 것 같아."라고 말하더군요. 그래서 저는 블로그에 서울시교육감 관련한 이야기들을 올리게 되었고, 어찌하다보니 블로그가 많은 분들의 주목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5월 하순께 이범씨가 이인규 후보의 정책위원장을 맡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듣게 되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이인규 후보의 이름이 아닌 '이범'의 이름으로 쓰여진 이번 프레시안 기고를 보면서 씁쓸한 마음 지울 수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지난 총선 심상정 후보를 지지했지만 연설원으로 이범씨가 나섰을 때도 우려의 마음을 갖고 있던 저로서는, 그저 소문을 확인하고 '그러면 그렇지...'라고 생각할 뿐입니다.



당신 말처럼 교육감은 '교육대통령'이라고 불릴 정도로 그 권한이 막강합니다. 학생들을 가혹한 경쟁으로 내몰고 사교육비를 치솟게 만드는 이명박식 교육정책을 막아내는 고리가 될 것입니다. 아무리 정부가 자사고 100개를 만들고 싶어도 교육감이 인가해주지 않으면 꼼짝 못합니다. 0교시, 우열반, 수준별 이동수업, 일제고사, 영어몰입교육 등 이명박표 교육정책들의 운명이 대부분 교육감에 달려있습니다. 그러니 촛불 민심이 '미친 교육'에 대한 대안으로 반(反)이명박 성향의 교육감 후보를 찾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고 보인다는 당신의 인식에 동의합니다.






이인규 후보는 '反이명박' 후보가 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인규 후보는 '반이명박 국민후보'로 부족한 면이 아주 많습니다. 출마하겠다는 동기 자체가 우려스럽습니다. 당신이 '반이명박'이라고 규정한 내용이 단순히 이명박 대통령이 시작한 교육 정책이라고만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0교시, 우열반, 영어몰입교육, 특목고 자사고 확대 등은 단순히 이명박이 명명하고 시작했더라도, 이명박의 교육정책의 기조인 교육시장화 정책은 노무현정권 시절부터 아니 그 이전부터 꾸준히 진행된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인규 후보가 노무현 정부의 대통령 교육자문위원이었다는 사실을 상기해보면 교육 시장화 정책의 연장선상의 가운데 서 계신 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주경복 후보 선본을 구성하고 있는 분들은 '반이명박 교육'을 걸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들어가보면 이명박의 교육 정책뿐만 아니라 교육을 상품화하는 신자유주의 교육정책에 쐐기를 박으려는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이인규 후보 또한 반이명박 '시민후보'가 되려 하시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저는 주경복 후보와 관련하여 '이인규 후보와의 차이가 뭐냐'는 질문을 받아본 적이 없습니다. 왜 이런 질문 당신은 많이 받았는데, 주경복 후보를 지지한다는 말들을 공공연히 하고 다닌 저에게는 아무도 하지 않았을까요? 저는 당신처럼 유명인이 아니어서일까요? 그 이유는 주경복 후보가 이미 촛불후보로 대중들에게 각인되었고 더 이상의 질문이 필요없을 정도로 이인규 후보와는 차별점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동안의 이인규 후보의 발언이나 홈페이지에서의 정책을 봤을 때 정치적 색깔을 전혀 파악하기 힘든 '反이명박, 反전교조'라는 선언만이 존재하는 것을 보면서, 단정적으로 대답할 수 있었습니다. 이명박이나 전교조라는 대상은 현재 국민들이 반감을 가지고 있는 대상이며 그 대상에 대해 반대하는 것만으로도 주목 받을 수 있는 구호이기 때문입니다. 헌데 여기서 하나의 질문이 던져집니다. 반이명박, 반전교조의 내용은 무엇이냐는 것입니다. 주경복 선본의 반이명박은 반시장주의 교육, 반신자유주의 교육인 것 같습니다. 허나 이인규 선본의 반이명박은 구호로서만 존재할 뿐 그 내용이 불분명합니다.







이인규 후보의 정책은 촛불 민심을 혼란시키고,

전교조에 대한 대중적 이미지를 악용한 기회주의적 시도입니다.



그런데 오늘 이범씨의 글을 보고 저는 자신있게 글을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인규 후보의 정책은 촛불민심을 혼란시키고, 전교조에 대한 대중적 이미지를 악용한 기회주의적 시도"라고 말입니다. 이범씨는 초·중·고교 교육현장의 경험을 말씀하십니다. 이인규 후보의 정택은 그가 학교에서의 경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관성이 없고 매우 애매합니다. 학교란 집단은 매우 다양한 계층과 견해의 사람들이 모여있는 만큼 다양한 요구가 분출되는 곳입니다. 이말은 뒤집어서 다양한 요구들이 하나도 모아지는 것도 결코 쉽지 않음을 보여줍니다. 문제는 이러한 다양한 요구를 융합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인규 선본의 정책을 보면 0교시, 우월반에는 반대하면서 '창의성 자율 학교'라는 이름으로 자사고, 특목고를 흡수하겠다고 합니다. 0교시나 우월반, 그리고 자사고나 특목고가 한국 교육에서의 경쟁을 심화시키는 것을 기본 줄기로 하고 있는 것을 모르실리 없는데, 이 둘을 분리시키겠다고 합니다. 말이 좋아 '창의성 자율학교'이지 이것이 경쟁 중심의 교육 풍토 내에서는 결코 제대로 설 수 없다는 것을 몰라서 그러십니까? '외국어고등학교' '과학고등학교'가 영재들을 특성화시켜 제대로 교육시키겠다는 본래의 의미를 완전히 벗어난 것도 그 취지와 이름이 나빠서가 아닙니다. 교육현장의 목소리라하면 학부모들의 요구일텐데, 학부모들의 요구는 자식이 조급 고생하더라도 자기 자식 좋은 대학 보내는 것입니다. 이 요구 그대로 시행하기 위해서는 그냥 이명박식으로 교육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식일지도 모릅니다.



여러 줄 서열화를 말씀하셨습니다. 이범씨께서는 정시 정원보다 수시 정원이 더 많다는 것이 근거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허나 이범씨께서 전제하신 정시는 수능으로 한 줄 세우는 전형이고, 수시는 내신성적과 논술이 중요하게 반영된다는 것은 거짓입니다. 수능 등급화 이후에 정시 전형 또한 논술, 내신, 수능이 복합적으로 적용되는 전형으로 보는 것이 옳습니다. 또한 수시가 내신과 논술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여러 줄 세우기라는 주장 또한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현재의 한국 교육의 상황에서 내신과 논술이 여러 줄 세우기가 될 수 있는지요. 이것 또한 한 줄 세우기의 다른 양상일 뿐입니다.



이범씨께서 말씀하신 입학 사정관제는 단순히 받아들이고 생각할 문제가 아닙니다. 과연 대학에서 입학 사정관으로 누구를 내세울 것이며, 현재 한국의 교육 상황에서 진정으로 청렴하고 객관적으로 학생들을 평가할 사정관 인력은 도대체 어디에 존재한다고 보십니까? 입학 사정관제는 이범씨게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순진한 문제가 아니며, 겁토없이 적용되어서도 안 되는 것입니다. 자신의 창의성과 리더십을 바탕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제도는 입학 사정관제도로 구체화될 수도 없으며, 수많은 비리 사건을 예고하는 위험한 제도입니다.



대기업 정규직의 취업률은 이미 대학의 서열을 좌우하고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허나 이범씨가 제기하신 국내 굴지의 그룹 인사담당 부서에 '강남에 사는 서울대·연고대 출신, 토익성적만 높은 지원자, 지나치게 자격증이 많은 지원자를 주의하라'는 지침이 일반화되고 있다는 말은 지나치제 일부의 상황만을 부풀려서 하시는 말씀입니다. 여전히도 대부분의 기업에서는 출신 대학과 영어 점수, 자격증, 성별로 지원자를 선발하고 있습니다. 당신이 말한 지침이 굳이 있더라도 최근 대학 서열 순위가 전혀(!) 바뀌지 않은 것이 이를 정확히 반증합니다.



당신이 말한 '남들 안 해본 1등을 해보기 위해 필요한 창의적 인재'들을 교육하는 방식 또한 중요합니다. 그러나 1등의 축에는 커녕 4,5등에도 들지 못하는 이 땅의 수많은 초,중고생들은 지금의 학교에서 소외되고 있는 것처럼 계속 소외시켜야 된다는 말씀처럼 들립니다. 또한 이러한 트렌드를 강조하는 입장은 당신이 그토록 혐오하던 '이명박식' 교육정책과 맞닿아 있습니다. 바로 이 부분이 주경복 후보의 정책과 당신이 지지하는 이인규 후보의 정책이 다를 수밖에 없는 차이입니다.



또한 당신이 말한 탐구형, 토론형 수업 방식조차 새로운 이야기가 절대 아닙니다. 이미 90년대 말부터 시행된 7차 교육과정의 기조가 그러했고, 이는 이미 학교 현장에서 많은 혼란을 낳았습니다. 말이 좋아 탐구형, 토론형 수업 방식이지, 교사들은 위에서 내려지는 지침에 무기력했고, 아이들은 더 많은 사교육에 시달렸습니다.



당신이 주장한 다양성 교육의 기조에 맞게끔하려면 이인규선본이 제기한 선지원 후추첨 방식이 아니라 철저한 경쟁 지원 방식이 되어야 맞습니다. 자신이 받고 싶은 교육을 위해 지원했으나 추첨에서 떨어진 학생들은 다양성 교육에서 배제하실 겁니까? 당신의 교육 정책이 일관성이 없음이 여기서 이렇게 드러납니다. 당신이 말한 혼란을 피하는 방법이 그것이라면 동의할 수 없습니다. 일관성 없는 교육 정책은 더욱 학생과 학부모를 혼란시키는 것을 우리는 아주 여러 번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선지원 추첨 방식을 택할 경우 절대로 사교육과 선발경쟁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 하셨는데 그 근거는 무엇입니까? 이범씨의 글 어디에도 그 합당한 근거를 찾을 수가 없습니다.







당신이야 말로, '反이명박' 민심을 거저 먹으려고 하지 마십시오.



당신이야 말로, 반이명박의 민심을 거저 먹으려고 하지 마십시오. 앞에서 보았듯이 당신이 제기한 이인규 후보의 정책공약은 일관성이 없고 들쭉날쭉합니다. 다시 말해 이러한 교육정책을 통해 실현하려는 목표가 불분명하다는 것입니다. 목표가 있다면 선거에서의 당선만이 목표인 교육 철학 없는 정책들입니다. '참여민주주의'라는 그럴듯한 말로 포장하고는 있으나, 대중들의 불만을 잠재우는 선에서 모든 정책을 매듭지으려는 모습이 역력히 보입니다. 하긴 당신의 말씀처럼 민주당, 한나라당, 민주노동당, 자유선진당 등의 인사가 골고루 모여있는 집단이라 그러한 것이 당연하리라 생각합니다.



지금의 교육정책에 대해 '미친교육'이라 규정하고 반대하는 사람들은 그것이 이명박의 정책이어서가 아니라, 시장화 교육을 전면화했기 때문입니다. 정도와 수준만 달랐지 노무현도 했고, 김대중도 했고, 심지어는 이인규후보가 회원이라는 박사모의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었어도 진행되었을 정책입니다.  







또한 왜곡된 '反전교조'에 기대지 마십시요.



국민들이 전교조에 대해 비판적인 인식을 갖고 있는 이유는 매우 다양합니다. 저 또한 전교조에 대해서 마냥 박수치는 사람도 아닙니다. 허나 당신이 말하는 이인규 후보를 비롯한 선본의 구성이 전교조에 속해 있었던(?) 사람들이 주축이고 현재는 전교조를 비판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은, '청와대 뒷산에 올라 아침이슬을 들으니 나 학생 운동할 때 생각이나서 괴롭다.'는 이명박의 태도와 매우 흡사합니다.







끝으로 간곡한 부탁을 개인적으로 드리자면,



나는 당신이 한국 교육에 대해 뭐 대단한 사람인 마냥 나와서 이야기할 때 참으로 우습습니다. 스타강사를 내세우면 발언하는 것은 좋습니다. 말 그대로 스타이니까요. 허나 '억대 연봉을 버리고 나온 자신이 기특하다'면서 곰TV 이사 타이틀로 자신을 소개하는 당신, 절대 기특해 보이지 않습니다. 학원가에 대해 아는 사람들은 알지 않습니까? 이른바 스타강사라는 것이 교육에 대한 열정으로만 가능한 것이 절대 아니라는 것을요. 당신은 수완이 좋아서 돈 많이 번 장사꾼일 뿐입니다. 저는 나름 진보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으로서 돈이 필요해서 사교육에 몸담긴 했지만 하는 내내 부끄러웠습니다. 그래서 사람들 앞에서 자랑스럽게 나의 직업을 말하기 어려웠습니다. 사교육 시장이 얼마나 이 사회에 해악을 많이 끼치는지 직접 겪어보면서 더욱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당신이 학원가에서 나오게 된 것이 양심에 의한 것이 아니라 지분 싸움이 직접적 원인이었다는 것도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으니, 사람들 앞에서 과도하게 자기 포장하지 마십시오. 그것이 지금도 새벽까지 어느 학원에선가 원장의 눈치 보며 노동자 취급도 못 받고 퇴직금도 수당도 없이 강의하고 있을 많은 무명(?)강사들에 대한 예의입니다. 어디 가서 교육 전문가라고 말하기보다는 상업 전문가라고 말씀하십시오. 당신이 한 사교육은 교육이 아니라 서비스업, 상업일 뿐입니다. 하기에 나는 당신이 교육 전문가인 척 나서는 모습이 참으로 우습습니다.
IP : 211.48.xxx.252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하바넬라
    '08.7.22 8:34 AM (218.50.xxx.39)

    이분이 밀고 있는 이인규 후보 학교운위에게 전화해서 지지 선언해달고 했었죠.

  • 2. 구름
    '08.7.22 8:34 AM (147.47.xxx.131)

    저기 이범씨 이인규 선대위 그만 두었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 이 기사가 지금 시의적절한지 모르겠습니다.

  • 3.
    '08.7.22 8:37 AM (211.48.xxx.252)

    (오해를 없애기 위해서) 최근에 이범씨는 이인규진영에서 빠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글을 퍼온 이유는 이 글을 통해 이인규후보와 주경복후보의 정책을 비교해 볼 수 있다고 생각해서입니다. 이범씨에 대한 의견보다는 후보자들의 정책비교 측면에서 글을 읽어 주셨으면 합니다.

  • 4. 구름
    '08.7.22 8:39 AM (147.47.xxx.131)

    예... 그러하시다면....^^

  • 5. ㅋㅋ
    '08.7.22 9:10 AM (203.234.xxx.117)

    저도 저 5번 현수막에, 당선하려 안달한 사람이군! 이란 인상을 지울 수가 없었는데 확실하게 조목조목 짚어주신 글을 보니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교6감선거, 꼭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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