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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아이들

스페셜키드 조회수 : 226
작성일 : 2008-07-09 03:13:54
전 시골에 살아요.
제가 사는 시골에서 농사를 짓는것은 아니지만
도시에서 농사도 짓고요.
아이들이 도시로  학교를 다니지요.
원래 도시에서 살았고 부모님은 농사를 지으셨지만
남편이 사업을 시작하기 전인 3년 반 전까지만 해도
도시에 살았으니 도시사람인지 시골사람인지 모르겠습니다.

아이들은 유치원이나 학교를 쭉 도시로 다녔고
무려 3년 반이란 시간을 아이들을 등하교를 시켰지요.
데려다주고 데려오고...

많은 장단점이 있겠지만
예를들어서 아이가 산만하다거나 근처에 친구가 없다거나
집에서 학교와의 거리가 너무 멀다거나...
그런데 인정이 많거나 생각이 깊거나
또 이런것은 보면 그리고 그렇게 바쁜 엄마아빠와 사는데도
그렇게 드센 엄마와 사는데도 착한 마음을 지닌 아이들을 보면
이만큼 사는것도 시골에서 사는 덕분인것도 같고...

지난 일요일에 옆집에 조카들이 놀러왔어요.
언뜻보면 아무 상관이 없을것 같은
옆집에 손님이 왔는데 저희집과 아무런 상관이 없지요.

그.런 .데 그게 상관이 있더라구요.
시골에는 담이 있으나 마나 내지는 있던지 없던지
또 담이라는 경계가 모호하고 그렇지요.
그냥 다 함께 사는거지요.
뉘집 밥숟가락 몇개까지는 못헤아려도 서로 다 아는 ...
앞으로 쭉 이웃이 되어야할 새로 이사들어온다는
절대 이웃이 되어서는 곤란할것 같은 왼쪽의 옆집 아주 이상한 이웃을 빼면 말입니다.

지금 이야기는 오른쪽 옆집 이야기이구요.
제가 집에 있는 시간이 드문드문 드물기도 한데
그 날은 아이들과 같이 집에 있었어요.
아침이였고 늦은 아침에 둘째가 빨레를 널고 있었어요.
마당의 빨레줄에...
도시아이들은 9살짜리가 혼자서 빨레를 널어본 아이가 몇이나 있을까요?
옆집의 사촌아이들이 흑염소 감옥밖에서 흑염소를 구경하다가
대뜸 저희아이에게 그러더군요.
"너 혼자 사니?" 아이가 분명 "아니"라고 답했음에도
그 옆집에 있던 아이들은 울집아이를 혼자사는 불쌍한??? 아이로 단정짓는듯한...
"엄마없니?" 기타등등으로 미루어보아...

주방에 있던 전 좀 화가났어요.
도시아이들의 무례함에...
작은아이에게 일부러 준비한 수박을 들여가면서 "수박 먹어라"라는 말을 했었지요.
그리고 시간이 조금 흘러서 점심때쯤인가
아이가 밖에서 놀고 있었고
그 아이들이 저희집으로 풀을 던지면 뭐라뭐라 하더군요.
제가 마루에 나가서 "울집에 떨어진 풀들을 니네들이 주울거니?
왜 남의집에 풀을 던지니? "라고 하니
그애들이 그러더만요." 엄마가 있구나.혼자 사는것이 아니네!"
전혀 풀을 주울 맘은 없는듯했고

가끔 티비에서 보면 시골은 그 뭐랄까
아주 못살고 가난하고 힘들고 일많고
문제가 있어서 조부모가정이거나 편부모가정이거나
소년소녀가장가정이거나
물론 시골이 다 잘산다거나 다 못산다거나 이런것은 아니고
또 시골에서 특별히 잘산다는것은 전원주택같은 평화로움은
특별한 이야기??? 일수도 있겠으나 대개는 그런것만 방송되지요.
아마도 도시아이들이 그런것만 봐서 그랬을까요?
그애들도 자기 할머니집에 놀러온것인데...
그 도시아이들의 무례함이 화가나더만요.

그것은 제가 가난해서도 시골에 살아서도 아니고
그냥 싸잡아서 도시아이들이 시골아이들보다는 훨씬
무례하고 그렇다는 ??? 도시사람들이라서 기분나쁠수도 있겠지만요.
지극히 개인적인 견해이니 너무 노여워 하지는 말아주셔요. ㅜㅜ;

그런데 저도 불혹이라는 나이가 넘었으니
걍 한번 내뱉은 말일지라도 전혀 생각없이 한 말을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요.
제가 해마다 학기초면 학교에 바라는 말에 그런 글을 적거든요.

더불어 살고 남배려하고 인성적인 것에 신경써주시고
고정관념 심어주지 마라고요.
올해 아니면 올해말이거나 그것도 아니면
내년에는 아주 엄청난 일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
전 다시 도시로 이사를 갑니다.

남편은 지금도 가자고 가끔 난리를 피우지만
제가 이리 생각 저리생각해도 또 제 개인적으로는 지금 이곳이
여러가지 상황에 맞거든요.
내년이면 제 아이들이 다시 도시아이들이 되어서
촌놈이라거나 시골아저씨라는 놀림을 당하지는 않겠지만
(촌놈이라는 이유도 결코 옷이 꽤재재하거나 사투리를 쓰거나 가난해서가 아니고
단지 시골에 산다는 이유하나만으로 말이죠.)

도시의 노숙자들에게 설문조사를 하니
시골에서의 삶을 노숙자보다도 더 실패한 삶으로 여긴다는 통계가 나왔다더군요.
참 어이없는 일이지요?
시골분들은 아직도 도시사람들보다는 좋은 사람들이 더 많은데...
또 남에게 피해를 끼치는 일도 좀처럼 드물고
또 그 노숙자들보다는 훨씬 아니 비교도 안될만큼
떳떳하고 월등한 생활수준을 유지하고 계시는데
어쩡쩡한 제가 참 도시아이들때문에 맘이 상했네요.

내년이면 어떠한 이유로든 제 아이들이 다시 완전한 도시아이되겠지만
지금처럼 도시반 시골절반 아이말구요.
제 아이들도 그처럼 아무런 생각없이 무례한 도시아이들이 될까요? 글쎄요!!!
IP : 61.80.xxx.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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