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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유명인사가 썼던글 누구였죠?

눈뜨니 없어라 인가 조회수 : 646
작성일 : 2008-07-07 22:37:09
여기서 참 감동깊게 읽었던 글인데
한번 결혼에 실패하고 비로소 깨닫게 되었던 행복에 관련된 것이었는데..아시는분 알레주세요
IP : 121.133.xxx.138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김한길
    '08.7.7 10:38 PM (211.245.xxx.139)

    씨가 쓰면 눈뜨면 없어라.. 말씀하시는 듯 해요

  • 2. 이어서..
    '08.7.7 10:38 PM (211.245.xxx.139)

    문화부 장관이면서 현 국회의원이자 탤런트 최명길의 남편인 김한길이

    초대 문화부장관이었던 이어령 선생님의 딸 이민아씨와 이혼한뒤 쓴

    글의 일부..



    결혼생활 5년동안 우리가 함께 지낸 시간은 그 절반쯤이었을 것이다.

    그 절반의 절반 이상의 밤을 나나 그녀 가운데 하나 혹은 둘다

    밤을 세워 일하거나 공부핻해야 했다.



    우리는 성공을 위해서 참으로 열심히 살았다. 모든 기쁨과 쾌락을 일단 유보해두고

    그것들은 나중에 더 크게 왕창 한꺼번에 누리기로 하고 우리는 주말여행이나

    영화구경이나 댄스파티나 쇼핑이나 피크닉을 극도로 절제했다.



    그 즈음 그녀가 간혹 내게 말했었다.

    "당신은 마치 행복해질까봐 겁내는 사람 같아요."

    그녀는 또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다섯살때였나봐요. 어느날 동네에서 놀고 있는데 피아노를 실은 트럭이 와서

    우리집 앞에 서는 거예요.난 지금도 그때의 흥분을 잊을수가 없어요.

    우리 아빠가 바로 그 시절을 놓치고 몇년뒤에 피아노 백대를 사줬다고 해도

    내게 그런 감격을 느끼게 만들지는 못했을 거예요."



    서울의 어머니는 어머니대로 내게 이런 편지를 보내시곤 했다.

    "한길아 어떤때의 시련은 큰 그릇을 만들어 내기도 하지만 대개의 경우 시련이란

    보통의 그릇을 찌그러뜨려 놓기가 일쑤란다."



    ANYWAY

    미국생활 5년만에 그녀는 변호사가 되었고 나는 신문사의 지사장이 되었다.

    현지의 교포사회에서는 젊은 부부의 성공사례로 일컬어지기도 했다.

    방 하나짜리 셋집에서 벗어나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언덕위에 3층짜리 새집을

    지어 이사한뒤 한달뒤에 그녀와 나는 결혼생활의 실패를 공식적으로 인정해야만 했다.

    바꾸어 말하자면 이혼에 성공했다.



    그때 그때의 작은 기쁨과 값싼 행복을 무시해버린 대가로...

  • 3. 필 받아 ^^
    '08.7.7 10:41 PM (211.245.xxx.139)

    인터넷에 많이 나온 법륜스님의 주례사보다 제가 개인적으로 더 좋아하는 주례사 하나 퍼 왔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구본형 선생님의 글이예요..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얼마 전에 생애 처음으로 주례를 섰다. 주례를 서기에 나는 너무 젊다고 고사했었다.

    그러나 결국 서게 되었다. 모든 것에 시작이 있듯이 나도 주례를 시작할 나이가 된 모양이다.

    부탁을 받고 내심 당혹스러웠던 내밀한 이유는 나이의 문제가 아니라, 주례의 자격 때문이었던 것 같다.

    주례란 사랑하는 두 사람의 젊은이가 인생을 함께 하려고 결심하면서 그 시작을 주간해주길 바라는 사람이니 그들의 결혼생활에 귀감이 되는 인격과 실천이 있어야 할 것이다.

    그게 마음에 걸렸다. 나는 그런 사람인가?



    처와 나의 주례를 서주신 분은 대학의 은사이신 길현모 선생님이셨다.

    이제 여든이 다 되셨고, 많이 아프시다.

    그러나 그 분은 늘 내 인생의 빛으로 남아 계신다.

    먹고 사느라고 많이 찾아뵙지 못했다.

    그러나 내게 어려운 일이 닥칠 때마다 '그분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하고 자문해 보곤 했다.



    내 인생의 힘든 길목에 언제나 그 분은 서 계셨다.

    당당하게 그러나 여유롭고 넉넉한 사고의 폭으로 내 속에 들어와 계신다.

    나는 그들에게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이제는 부부가 된 젊은 사람들은 사귀면서 여러 번 우리 집에 와 함께 저녁도 먹고, 술도 했다.



    그들은 결국 결혼했고, 나도 결국 주례를 서게 되었다.

    신부는 마산 사람인데 서울에 유학하여 대학을 마치고 내 처가 다니던 직장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하였다.

    객지에서 혼자 고생한다고 처가 마음을 많이 써 주었고, 그녀 또한 처를 잘 따랐다.

    신랑은 울릉도 사내인데 역시 서울에 와 대학을 마치고 회계사로 사회생활을 시작하려는 젊은이다.





    결혼식이 임박해지면서 주례사 걱정이 되었다.

    그러다가 더 이상 걱정하지 않았다.

    그날 그냥 하기로 마음먹었다.

    산다는 것은 화려한 것이 아니다.

    아름다운 치장과 화려한 장식으로 결혼식은 시작되지만,

    인생은 늘 그렇게 화려한 외양을 가지는 것이 아니다.

    수수하고 평범한 일상들이 만드는 얽히고 설킨 온갖 사연을 싣고 흐르는 강물과 같은 것이 인생이다.





    나는 20년간 결혼생활을 통해 터득한 비법 하나를 알려주려고 마음먹었다.

    강물처럼 그렇게 담담하게 전해보려고 했다.

    함께 어울려 잘 살려면 단 한 가지 방법 밖에 없다.

    상대방의 좋은 점을 보아야 한다.

    그리고 그 점을 살려주어야 한다.

    둘이 함께 있으면서 더 좋은 '우리'가 되려면 이 방법 밖에는 없다는 것을 알아내어 실천하는 데는 아주 많은 시간이 지나게 마련이다.



    결혼생활의 시작은 대부분 상대방을 설득시키느라고 다 지나간다.

    그러다 싸우고 여러 번 반복하면 지치게 된다.

    지치면 무관심해지고, 무관심이 길어지면 결국 파국으로 간다.

    옛날 사람들은 그러려니 하고 오래 참다 보면 또 그럭저럭 살게 되지만,

    요즈음의 젊은 부부들은 그렇게 오래 참아주지 않는 것 같다.

    다른 짝을 만나 다시 시작하면 더 잘 될 것 같지만 그럴 가능성은 아주 드물다.



    사람의 좋은 점을 보지 못하면 그 사람과 잘 지낼 수 없다.

    나는 젊어서 술을 먹고 늦게 들어 온 적이 많았는데, 처는 그것을 싫어했다.

    나는 그녀가 이해해주기를 바랐다.

    친구는 좋은 것이고, 사회생활에는 불가피한 일들이 늘 있는 것이니까

    그걸 이해 못하면 좋은 여자가 아니라고 생각했었다.



    집에 들어오면 쉬고 싶었다.

    자다 깨다 하면서 TV 채널을 돌리다 답답하면 차 타고 휭하니 함께 나가 바람 쐬고, 맛있는 것 사먹고 돌아오면 되는 것이라고 여겼다.

    쉬는 날 설거지해 달라 하고, 청소해 달라고 하고, 뭘 들어달라 하고, 닦아달라 하면 저는 뭐 하러 시집왔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심지어 함께 놀고 여행하는 것조차 어떤 팽팽한 실의 양 끝에 있는 듯했다.

    모처럼 좋은 마음으로 여행을 떠나오게 되면 밖에서 싸우지 않고 돌아간 적은 별로 없었던 것 같다.

    가고 싶은 곳도 다르고, 먹고 싶은 것도 다르고, 걷고 싶은 길도 다르다.

    한 사람은 쉬고 싶고, 한 사람은 방에 멀건이 앉아 있으려면 뭐 하러 왔는냐고 화를 낸다.

    싸움의 소재는 한이 없고, 하나의 시비는 무한히 확장된다.

    이것이 바로 대부분의 젊은 부부들이고, 나도 그런 부부들의 하나였다.



    우리는 이제 별로 싸우지 않는다.

    물론 싸우지만, 몇 분 정도면 깨끗이 해소된다.

    아무 앙금을 남기지 않고 순수하게 연소된다.

    그러려니 하고 참는 것이 아니다.

    무관심해서 그런 것도 아니다.

    나는 처가 좋고, 처도 나를 좋아한다.

    함께 있으면 혼자 있는 것보다 훨씬 더 재미있다는 것을 서로 안다.



    처는 사물의 감을 감지하는 데 뛰어나다.

    대충 그녀의 말을 따르면 좋은 선택이 된다.

    그러나 조금 겁쟁이다.

    예를 들어 한라산에 눈이 내리면 그 근처에서 적당히 즐기다 내려오려 한다.

    그러나 단단히 차려 입고 산으로 오르면 설경을 즐길 수 있다는 내 말을 잘 따라준다.

    왜냐하면 그러면 고생스럽긴 하지만 아주 진귀한 구경을 할 수 있으니까.

    그리고 그 고생이라는 것이 마음먹기에 따라 달라지는 것임을 알기 때문이다.



    우리는 오랜 시간이 흐른 다음에야 자기가 바라는 대로 해도 서로 어울리기 시작했다.

    서로 자기가 바라는 것을 말하면 그것이 곧 상대방의 기쁨이 되었다.

    처의 기쁨을 따르다 보면 그것이 곧 나의 즐거움이 되었다.

    옛날에도 그런 기쁨이 우리들 마음에 없었다면 함께 인생을 시작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때는 아마 '나'라는 것이 도대체 무엇인지 몰랐기 때문에 스스로 나를 믿을 수 없었을 것이다.



    일상 속에서 사소한 갈등들이 생길 때마다 우리가 다투게 되었던 것은 상대방을 믿지 못했기 때문이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 자신을 수용하기 어려웠기 때문일 것이다.

    '화'라는 것은 주로 어떤 상황 자체 때문에 분출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상황을 잘 처리하지 못하는 자기 때문에 증폭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누구도 일방적으로 옳을 수는 없다.

    시비는 누구의 기준인가가 중요하다.



    젊은 부부들의 다툼은 결혼생활의 양념과 같은 것이다.

    맵고 톡 쏘고, 간혹 쓰기도 하고 달착한 소스 같은 것이 다툼이다.

    다툼은 성질이 다른 두 가지의 재료가 서로 섞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양념이다.

    중년이 될수록 서로 닮아가다 보면 -

    이 말의 뜻은 자기를 상대에게 맞추었다는 뜻이 아니라,

    반대로 상대를 나에게 맞추지 않게 되었다는 뜻에 가깝다 -

    이질적인 것이 서로에게 다른 매력적인 맛을 주는 재료가 되어 별 양념 없이도 둘이 섞여 결국 좋은 음식이 되는 것 같다.



    그 사람이 원래의 그 사람으로 남아 있어 준다는 것은 매력적인 일이다.

    살면서 그 사람이 나에게만이라도 자신의 진면목을 보여줄 수 있도록 허락한다는 것은 아름다운 일이다.

    함께 있어 마음이 편치 않다면 편안한 자유로움은 불가능하다.

    부부는 서로에게 편한 사람들이다.

    서로는 서로에게 휴식이고, 여가며 취미다.

    어쩌면 방구이거나 트림이거나 자다 깬 눈의 눈꼽인지도 모른다.

    언제고 안아주고, 안길 수 있는 것이다.



    세월이 아주 많이 흐른 후에 나는 그녀의 품에서 눈을 감게 될 것이다.

    주름진 손으로 나를 쓰다듬어 보내줄 것이고,

    나는 그녀의 주름진 얼굴 속에서 내 인생을 보게 될 것이다.

    바라건데 내가 주례를 선 그들 역시 깊이 사랑하여 서로가 서로에게 원래의 자신일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하여 혼자일 때보다 함께 있어 더 좋은 사람들이 될 수 있기를 기원한다.





    오늘 이 글을 읽은 이들은 부디 꽃 한 송이를 가지고 집으로 들어가라.

    아름다움의 절정에 줄기에서 잘려 나온 꽃을 보며, 며칠 후 그 꽃이 시들 것임을 이해하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움의 절정에서 절대로 스스로 내려오지 않는 그 꽃의 견고한 생명력을 감지하라.

    삶은 사라지는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처절하게 아름다운 것이다.



    그대, 오늘을 눈부신 하루로 만들어라.

    오늘의 빛 때문에 눈멀어라

  • 4. 굳세어라
    '08.7.7 11:24 PM (222.112.xxx.103)

    좋은 글이네요.. 좀 퍼갈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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