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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권이 된 남편
85학번입니다만 학교 다닐 때 시위는 커녕 철학서적 한권 제대로 안읽은 사람이었습니다.
남들 민주화를 위해 시위할 때 취직을 위해 공부하고
남들 노동운동 할 때 진급을 위해 일하던 사람이었습니다.
저는 87학번입니다.
남들 도서관 갈 때 시위하고, 남들 영어단어 외울 때 불온서적 읽고, 남들 취직할 때 위장취업했습니다.
남편에게 부부는 정치적, 교육적 성향이 같아야 한다고 강요하면서 여러가지 책을 강권했지만
사실 먹고 살기 바쁜 마당에 어디 그럴 시간이 있었습니까?
그런데 요즘 남편은 극렬운동권이 되었습니다.
일요일에도 전화를 하니 남편은 시청 앞에 가고 있는 중이랍니다.
좀 쉬엄쉬엄 하라고 했더니 지금까지 했던 게 억울해서라도 집에 있을 수가 없다고 그럽니다.
이제 저랑 아이는 다음 주에 한국에 돌아갑니다.
아이와 통화하면서 걱정하는 아이에게 남편이 그럽니다.
"아빠는 데모를 하는 게 아니고 우리 가족을 지키고 싶은거야. 걱정하지마."
아....
정말 늦배운 도둑질 날 새는 줄 모른다더니
저는 평소에도 가장 존경하는 사람이 남편이었는데 쥐박이 덕분에
앞으로도 평생 존경하며 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인천한라봉
'08.7.1 11:33 AM (219.254.xxx.89)부럽습니다..
ㅠㅠ2. 꿈틀
'08.7.1 11:35 AM (220.74.xxx.83)님도 남편분도 존경합니다. 화이팅!!
3. 저랑
'08.7.1 11:35 AM (211.231.xxx.204)같은 취미 동아리 하는 분은 남편이 전교조이신데..요즘에 남편 얼굴 보기가 힘들다네요..그분도 가끔 남편 따라서 현장에 나가고 부창부수죠..요즘엔 중고대학생 자녀들과 함께 가는 부모들도 많잖아요..이 땅의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선 나서야해요..
4. 정말
'08.7.1 11:36 AM (58.149.xxx.76)대단한 부부이시네요. 부럽삼, 이제 부부 뚜엣으로 시청가게 되는 건가요? 백만대군이 모이는거네요.
5. 사과나무
'08.7.1 11:37 AM (123.111.xxx.31)^^ 명바기가 좋은일도 가끔은 해요..저희는 그 반대!! 저는 암 생각없이 룰루 랄라 스타일이었는데.. 남편이 뉴스볼때마다.. 향이나 겨레 관점에서 항상 얘기를 해주니.. 어느순간.. 많은 진실을 알아버려서.. 요즘 남편이 절 걱정할정도예요.. 밥은 먹으면서 할일하라고.. 요즘 느끼는건데.. 부부가 한맘이라는게 넘 감사해요..
6. 레몬트리
'08.7.1 11:43 AM (210.2.xxx.196)ㅋㅋㅋ남편분이 우리 남편과 비슷하네요. 다른 점은...우리 신랑은 아직 모르쇠란 겁니다. ㅠㅠㅠ 무임승차족이라고도 막 욕해도 요지부동. 에혀
`7. 으쌰으쌰
'08.7.1 12:00 PM (218.237.xxx.252)존경합니다..
저와 현 시국에 대해 무쟈게 비판적으로 얘기하는 저희 남편도, 아직도 행동없이 무임승차족이네요..;;8. 조중동아웃.
'08.7.1 12:03 PM (118.45.xxx.153)존경스런 남편분이삼~~
9. 혹시...
'08.7.1 5:07 PM (221.141.xxx.62)전에 남편이 자랑스럽다고 올리신 분 아닐런지?
그때 한국에 다시 돌아오시기 전에 일이 마무리되었음 싶다했엇는데,
정말 조금은 평화를 찾은것같아 기쁩니다
그리고.. 85, 공대생.. 제 남편도 그렇네요... 전 시국외면 무개념여인이었지만요...
암튼 다시 돌아오시는거 환영합니다... 얼굴도 모르지만... ^^;10. 부산남자
'08.7.1 6:57 PM (118.32.xxx.73)울 신랑 ,정치에 무신경하더니 요즘엔 나만 따라다녀요.
네이버 모 카페에 저 따라 가입하더니
제가 82쿡으로 오니 여기까지 따라 오네요.
지난 주말에 집에가면 바로 시청가게 준비하고 있으라고,ㅋㅋ
개념찬 남편이 됐습니다.11. 굿윌복주
'08.7.1 10:52 PM (222.97.xxx.166)요즘 시민들이 자유민주주의가 얼마나 중요한지 새로 깨닫고, 다들 운동권이 되어 가는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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