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중인터뷰] 문용식 사장 "인터넷 마녀사냥 시작됐다"
나우콤 문용식 사장과 쇠창살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았다. 25일 서울구치소 3번 면회실. 문 사장과 10분 남짓 이야기를 나눴다. 오순도순 정겨운 이야기가 아니었다.
문 사장은 지난 16일 검찰에 구속됐다. 나우콤이 서비스하고 있는 PD박스 등이 저작권을 침해했다는 혐의이다. 구속된 지 9일째를 맞고 있는 그는 건강해 보였다.
문 사장은 많은 이야기를 짧은 시간에 하기 위해서 속사포처럼 단어를 뱉어냈다. 주어진 시간 동안 하고 싶은 말을 하지 못하면 꼬박 하루를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문 사장은 "구속적부심이 어제 기각됐다" "다음카페에 나와 관련된 카페가 만들어졌다고 하던데…" 라며 최근 상황에 대해 조목조목 설명을 이어갔다. 조그마한 메모지에 쓴 내용을 빠르게 읽어 내려갔다.
문사장이 구속되자 다음에는 ‘철창에 갇힌 촛불 문용식(cafe.daum.net/candle-moon)이란 까페가 만들어졌다
문 사장은 거침이 없었다. 그는 지난 85년 학생운동을 하면서 민주화추진위원회 사건으로 3년 정도 옥고를 치른바 있다.
문 사장은 그것을 염두에 둔 듯 "원래 징역체질이라…"며 철창 너머로 싱거우면서도 무미건조한 웃음을 보내왔다.
인터뷰 내내 문 사장 뒷편에 앉아있는 교도관이 열심히 문 사장과의 대화 내용을 적고 있는 익숙한 풍경(?)이 조금은 신경 쓰였다. 하지만 애써 관심에 두지 않기로 했다.
-구속된지 9일째다. 그동안 검찰의 수사를 한번도 받지 않았다고 하던데?
"한번도 안 받았다. 수사할 게 더 없다. 원래 징역체질이라…(싱거운 웃음이 창살너머로 흘렀다). 검찰 덕분에 구치소에 들어와 술, 담배를 끊었다. 건강은 아주 좋다."
-일본 출장중에 구속된다는 사실을 통보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수사기간 동안 출국금지 상태였다. 일본출장으로 출국금지가 해제됐다. 검찰이 출국금지를 스스로 해제했다면 구속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닌 것 같은데, 갑자기 구속으로 선회한 이유가 무엇이라 보는가?
"그때는(관련 혐의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끝난뒤) 구속 수사할 방침이 아니었다. 그리고 검찰 내부적으로 판단해 나에 대한 출국금지를 풀어 준 것이다. 그런데 갑자기 구속수사로 방향을 바꾼 것은 대검찰청의 지시를 받았기 때문이다. 대검 지시가 있고 난 뒤 한순간에 바뀌었다.
(대검이 지시했다는 사실은)검찰출신의 신뢰할 수 있는 한 변호사가 검찰에 직접 확인한 사실이다. 갑작스런 검찰의 바뀐 태도를 어떻게 이해할 수 있겠나? 정황상 촛불시위로 인한 아프리카 서비스에 대한 것으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그동안 저작권과 관련해 여러가지 사건이 있었지만 구속된 사례는 거의 없다. 형평성의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데?
"이명박 정부는 인터넷에 대한 이해가 너무 낮다. 무능력하다. 그동안 인터넷으로 변화된 상황을 파악할 능력이 되지 않는다. 문화부 장관을 앞세워 인터넷에 대한 마녀사냥을 하고 있다. (나의 구속이)이런 시작의 한 접점이라고 본다.
만약 지금과 같은 식이라면 우리나라 3천700만명의 네티즌들은 모두 범법자가 될 수 밖에 없다. 저작권법의 시대착오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모든 인터넷 사업자, 나아가 모든 네티즌들을 언제든지 옭아 맬수 있다."
-검찰의 기소 시점은 언제쯤으로 보고 있는지.
"구속된지 10일 동안에 검찰은 기소할 수 있다. 또 수사가 더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10일 연장할 수 있다. 어제 검찰이 구속기간을 10일 더 연장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앞으로 10일안에 검찰이 기소할 것으로 본다.
그러나 검찰은 아직 나에 대해 수사할 것이란 통보가 없다. 더 수사할 것이 없는데 뭐하러 부르겠나? 혹여 부르더라도 묵비권을 행사할 것이다. 검찰의 수사에 협조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모든 것은 재판 과정에서 조목조목, 소상히 밝힐 것이다."
-정보통신 관련 CEO들이 문 사장에 대한 탄원서를 제출하고 있다.
"정확히 누구누구인지는 모르고 있다. 고마운 일이다. 어제 기사 보니까 경찰청장이 최근 시국과 관련해 인터넷 방송을 통한 선전선동도 좌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아프리카 대표인 나를 구속시키고 이젠 개인의 인터넷 방송까지도 수사 하겠다는 것이다.
앞으로 개인 방송국을 진행하고 있는 BJ(브로드캐스팅쟈키)에 대한 수사로 확대될 것이다. 경찰청장의 말은 그 신호탄이다. 정권 차원에서 인터넷에 대한 마녀사냥이 시작됐다."
-큰 아이가 고2라고 하던데.
"큰 애만 하더라도 인터넷 세대이기 때문에 나와 관련된 여러 소식을 인터넷을 통해 검색해서 알고 있을 것이다. 뭐가 옳고 그른지는 아이 스스로 다 알고 있을 것이다. 아이에게 부끄러움이 없고 아이도 나를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함께 면회를 간 문 사장의 부인은 "아이가 아빠 힘내라고 했다"며 문 사장에게 한마디 했다. 문 사장의 목소리는 3호 면회실을 쩌렁쩌렁 울렸다. 마이크로 전해져 오는 목소리는 우렁찼고 자신감에 넘쳐 있었다.
문 사장의 부인은 "면이불을 넣으려고 하는데 교도관이 규정상 안된다고 한다"며 남편에게 안타까운 모습을 보였다.
문 사장은 "안에서 다 팔고 있고 필요한 것은 다 샀다"며 걱정하지 말라고 위로했다. 그러나 부인은 "당신 아토피가 있어 면이불 아니면 불편할 텐데…"라며 걱정의 눈빛이었다.
면회를 끝내고 돌아서는 기자의 뒷편으로 '여러분의 어려움을 함께 나누겠습니다'라는 서울구치소 민원센터의 문구가 선명하게 보였다. 그 문구 오른쪽으론 '법치로, 정의로, 미래로'라는 글귀가 보였다.
인간에게 가장 큰 규제는 무엇일까. 무엇보다 신체의 자유를 구속시키는 것이 아닐까. 헌법에는 '신체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 물론 법적 잣대에 의해 신체의 자유는 제한받을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법적 잣대가 상식적 일 때 누구나 받아들인다.
법적 잣대에 형평성 문제가 불거지고 상식적이지 않을 때 법은 법이 아니라 권력으로 치닫는다. 정치적으로 해석될 수 밖에 없다. 그로 인해 신체의 자유를 침해받는다면 그만큼 더 큰 상처는 없을 것이다.
문 사장은 "이번 구속은 이해할 수 없는 것"이라며 법적 잣대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상식적이지 않다는 지적이다.
구치소안에서 문 사장은 이름도 없다. 면회 대기실에서 기다리고 있는 동안 계속 숫자만이 안내방송을 통해 흘러나왔다.
"천몇번, 2천몇번...14회 면회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서울구치소 수감자들에게는 이름대신 숫자가 부여된다. 문 사장의 수감번호는 '1298'. 그는 최근 특별관리대상의 수감자로 분류돼 현재 독방에서 하루하루의 긴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한편 국회의원과 정보통신업계 CEO들의 문 사장에 대한 탄원서도 줄을 잇고 있다. 지금까지 천정배 의원을 포함한 국회의원 10명과 허진호 인터넷기업협회장을 비롯한 정보통신업계 CEO 13명이 탄원서를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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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사장 옥중인터뷰(펌)
펌 조회수 : 389
작성일 : 2008-06-26 14:41:27
IP : 70.173.xxx.188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광화문
'08.6.26 2:44 PM (218.38.xxx.172)참...
2. 정말
'08.6.26 2:50 PM (116.125.xxx.208)시대착오적이고..무식하고...할말없어지게만드는 정부예요...ㅠㅠ
이게 공안정국 아니면 뭡니까...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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