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큰 우환이 있어서 한참동안 인터넷은 물론이고 아무런 활동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어제 오랫만에 들어온 82쿡에서 집회 생중계 링크를 보고, 밤을 샜습니다. 너무 너무 마음이 아팠습니다.
전 최루탄에 울며 집회를 한 마지막 세대였습니다. 전경한테 맞아 본 적도 있고, 연행된 적도 있고, 자정이 다되도록 종일 뛰어다닌 날들도 있습니다. 뭔가 옳은 일을 하고 있다는 뿌듯함도 있었지만, 많이 무섭기도 했었습니다. 사수대를 하다가 심하게 다친 선후배동기들. 곤봉을 휘두르며 달려오는 전경들은 지금 생각해도 오금이 저립니다.
지난 10년 동안 저는 많이 변했습니다. 풋내기 신입생에서 한아이의 엄마가 되었으니까요.
어제 오늘 경찰들의 폭력과 시민들의 아름다운 참여를 보면서 내가 10년간 너무 편하게, 쉽게 살았구나 생각합니다. 세상이 다시 이렇게 될 줄 몰랐습니다. 정치란 다만 무기력하고 환멸스러운 대기로 나를 감싸고 있었습니다. 저에게도 잃어버린 10년이 있었군요.
오늘 오후엔 전단을 만들고 150여장을 복사해 동네에 다 뿌렸습니다. 그래도 서울에서 열심히 싸우고 계신 분들께 죄스런 마음이 사라지지 않습니다. 여러분 감사합니다.
유독 싹싹하게 굴던 예쁜 후배 하나가 지금 유치장에 있고, 좀 전에 방송에서도 아껴주시던 선배 얼굴을 보았습니다. 마음만은 달려가는데... 인터넷을 통해서라도 함께하고 싶은데...오늘은 눈을 좀 붙이려고 합니다.
부디 모두 밤새 안녕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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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제 자러 갑니다. 밤사이 모두들 무사하길...
캐롤라인 조회수 : 283
작성일 : 2008-06-02 03:20:09
IP : 121.149.xxx.53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민주시민
'08.6.2 3:27 AM (59.13.xxx.46)네 푹 쉬시고 낼도 아니 오늘이군요, 다시 한맘으로 뭉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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